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공소사실 중 I에 대한 2016. 8. 8.자 사기의 점, O에 대한 사기의 점, Q에 대한 사기의 점은 각 무죄.
이유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I에게 2015. 7. 28. 1억 원을 빌린 것은 사실이나 기망한 사실이 없다. O에게 2016. 3. 17. 미화 2만 달러, 2016. 8. 2. 미화 7,500달러, 합계 27,500만 달러를 차용한 것은 사실이나 공소사실과 같은 기망하지 않았다.
O의 2016. 7. 4. 6,000만 원, I의 2016. 8. 8. 7,000만 원, Q의 2016. 10. 28.부터 2016. 11. 7.까지 2억 원은 모두 주식회사 H(이하 ‘H’이라 한다)에 투자한 것이고, 피고인은 카타르 담수설비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수주 진행하여 기망이라 볼 수 없으며,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기망행위를 하지 않았다.
Q에게 2017. 3. 14. 및 2017. 3. 15. 합계 5,000만 원을 차용한 부분은 신용장 미화 약 68만 달러 중 남은 금액을 주식회사 T(이하 ‘T’라고 한다)로부터 수령하면 변제하기로 하였으나 T로부터 돈을 받지 못하여 변제하지 못한 것이므로, 기망을 하지 않았고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인정 사실
원심과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로 알 수 있거나 인정되는 사실은 다음과 같다.
카타르 수전력청은 2015. 3. 12. 이 사건 공사를 5개의 패키지로 나누어 A, C 패키지는 그리스 AK와 현지 AL 컨소시엄, B패키지는 현지 AM, D패키지는 N(이하 ‘N’이라 한다), E패키지는 AN와 쿠웨이트 AO 컨소시엄과 각 계약을 체결하였다. AP은 2015. 4. 9. 이 사건 공사계약의 수주현황을 보도하였다.
I은 2015. 7. 28. O에게 1억 원의 수표를 받아 피고인에게 교부하였다(공소사실 제1의 가항). 피고인은 2015. 7. 29. 1억 원 수표를 개인 명의 W은행 계좌에 입금하였다. 피고인이 입금한 1억 원은 2016. 4. 25.까지 각종 생활비와 처 AQ 명의 계좌 등으로 인출되었다.
피고인은 2015. 8. 8. 카타르로 출국하여 2015. 8. 11. 입국하였고, 2015. 11. 14. 카타르로 출국하여 2015. 11. 20. 입국하였는데, 카타르에서 현장에 대한 시찰 등을 하였다. 피고인은 2015. 11. 14.~20. AR, AS, AT과 동행하였고, 이 사건 공사 관련 자들과 만났다.
피고인은 2015. 12. 31. I에게 W은행 계좌에 있던 돈 1,500만 원을 송금하였다.
피고인은 2016. 1. 1.경 주식회사 G(이하 ‘G’이라 한다, 대표이사 U)에 영업담당 상무로 입사하였다. G은 카타르 현지에 X(이하 ‘G 현지법인’이라 한다)을 설립하였다.
피고인은 2016. 1. 7. I에게 이 사건 공사 중 ‘E패키지를 계약하자는 연락이 왔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카타르 현지에 있던 L은 2016. 1. 12. G과 이 사건 공사 중 D패키지에 관하여 미화 70만 달러의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은 2016. 1. 19. I에게 이 사건 공사 중 E패키지 수주가 먼저 된다고 하면서 이메일로 E패키지 도면을 송부하였다.
피고인은 2016. 3. 15.경 O에게 금전 대여를 요청하였고, O은 2016. 3. 17.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L의 계좌로 미화 2만 달러(약 23,648,135원)를 송금하였다(공소사실 제2항).
G은 2016. 3. 23. L에게 카타르 통화 272,250리얄(약 8,750만 원)을 송금하였다.
G 현지법인은 2016. 4. 2. 이 사건 D패키지 공사를 시행하는 N과 공급약정(Supply Agreement, 이하 ‘이 사건 공급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2016. 5. 30. G 부도를 대비하여 H을 설립하면서 대표이사는 피고인이, 사내이사는 I, O(부사장 직함)으로, 지분은 피고인이 50%, I, O이 각 25%로 정하였고, 자본금 1억 원은 피고인이 납입하였다.
O은 2016년 6월경 H의 의령공장을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계약금 1,000만 원을 자기앞수표로 발행하여 임대인인 P에 지급하고(공소사실 제2항), H 명의로 P와 보증금 5,000만 원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O은 2016. 7. 4. H의 기업은행 법인계좌로 5,000만 원을 송금하였고[공소사실 제2항, 계좌에는 입금자로 AW(부사장님)이라 기재되어 있다], 같은 날 P에 4,000만 원(보증금 5,000만 원 – 계약금 1,000만 원)이 송금되었다.
피고인은 2016. 6. 9. G 대표이사 U과 이 사건 공사 프로젝트, G의 현지 법인, 서울사무소를 양수하는 약정을 체결하였다. 피고인은 2016. 7. 30.까지 인수대금 2억 원을 지급하고, 프로젝트(패키지) D, E에서 각 5억 원을 지급하되, 공사대금 수령 후 10일 이내 또는 2017년 3월 말까지 중 먼저 도래하는 날에 지급하기로 하였다. 서울사무소 인수대금 3,300만 원은 2016. 7. 30.까지 지급하고, D, E패키지 공사계약이 성사되면 효력이 발생하고, 공사의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대금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N은 2016. 6. 23. 피고인(G의 매니저) 명의로 공급약정서에 따른 세부 공급계획과 수량, 대금 미화 687,272달러로 기재된 진행통지서를 보냈다.
G은 2016. 6. 24. 주식회사 AX에 이 사건 공사 D, E패키지를 양도하고, 수주권한을 포기하는 내용의 ‘카타르국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권한 포기각서’를 작성하였다. G은 2016. 6. 30.경 최종 부도처리 되었다.
피고인은 2016년 8월경 이 사건 공사 D, E패키지를 포함하여 미화 3,435만 달러의 수주현황을 작성하였다.
O은 2016. 8. 2. L 계좌로 미화 7,500달러(약 840만 원)을 송금하였고(공소사실 제2항), I은 2016. 8. 8. H의 기업은행 법인계좌에 7,000만 원을 송금하였다(공소사실 제1의 나항).
피고인은 2016. 8. 11.부터 2016. 8. 16.까지 V, T 대표이사 AY, AZ과 함께 카타를 출장을 다녀왔는데, D패키지 현장을 방문하고, 구체적 설계에 대한 기술업무회의를 하였다.
피고인은 2016. 8. 31. I, O에게 D패키지에 대하여 수주금액이 미화 935만 달러이고, 파이프 제작단가가 150만 달러, 원자재 가격이 670만 달러 등인데, 주식회사 AU와 420만 달러에 납품계약을 체결하였고, 그렇게 하면 약 250만 달러(30억원) 남는다고 화이트보드에 써서 설명을 하였다.
O은 2016. 9. 8. H의 기업은행 법인계좌에 1억 원을 송금하였다. H의 기업은행 계좌에서 O의 계좌로 2016. 11. 15. 600만 원, 2016. 12. 12. 300만 원이 송금되었다.
2016년 9월경 T가 카타르 법인을 인수하였고, T의 AZ이 지분 49%를 취득하고 법인장이 되었다. 피고인은 2016. 10. 18부터 2016. 10. 21.까지 카타르 출장을 다녀왔다.
Q은 2016. 10. 28. 6,500만 원, 2016. 11. 4. 3,500만 원, 2016. 11. 17. 1억 원 합계 2억 원을 H의 기업은행 법인계좌로 송금하였는데, 적요란에는 ‘Q 대여금’이라 기재되어 있다(공소사실 제3의 가항).
N은 2016. 11. 15. G 현지법인을 제1수익자로, T를 제2수익자로 기재한 미화 664,272.53달러(약 8억 6,600만 원)의 신용장을 발행하였다.
피고인은 2016년 12월 Q에게 2억 원을 개인 차용하여 2016. 12. 31.까지 변제함을 약속한다는 차용증을 2016. 11. 7.자로 소급하여 작성하였다.
피고인은 2016. 12. 9. 1억 5,000만 원의 자기앞수표를 발행하여 ‘상기금액을 Y 회장님의 Agent Fee로 지불합니다’라고 기재하여 O에게 주었고, O은 이를 Y에게 전달하였다.
피고인은 2016. 12. 28. 카타르로 출국하여 2017. 1. 13. 귀국하였는데, 이후 카타르로 출국한 자료는 없다.
2017. 3. 7. H의 AJ은행 법인계좌에 760,710,673원이 입금되었다. 2017. 3. 9. T는 4억 7,000만 원, BA은 3억 원을 H의 법인계좌로 각 입금하였으나 내국신용장결제로 769,958,289원이 다시 출금되었다.
2017. 3. 7. H의 AJ은행 법인계좌에서 O에게 300만 원, O의 처 BB 명의 계좌에 1억 300만 원이 각 송금되었다.
Q은 2017. 3. 14. 2,500만 원(입금자 BC), 2017. 3. 15. 2,500만 원(입금자 BD)을 H의 법인계좌로 송금하였다(공소사실 제3의 나항).
피고인은 H의 AJ은행 법인계좌에 약 5,400만 원을 입금하였는데, L에게 받은 돈 입금이라는 메모를 하였다.
Z 주식회사는 2017. 7. 5. H의 기업은행 법인계좌로 1억 5,000만 원을 송금하였고, 곧바로 I에게 5,000만 원, O에게 4,000만 원이 송금되었다.
N은 2017년 8월경 L에게 계약 취소를 통보하였다.
피고인은 2017. 8. 30.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에 ① G의 부도로 인하여 카타르 담수 프로젝트 발주가 취소되었고, ② 카타르 법인 지분은 현지인 BE에게 무상양도 되었으며, ③ G의 서울사무소를 인수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가압류이의 신청서를 제출하였다(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17카단100926호 가압류이의).
Q은 피고인에 대하여 2억 원의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 피고인이 이의신청을 하지 않아 2017. 9. 14. 지급명령이 확정되었다(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17차1054).
I, O, Q은 2017. 10. 31. 진주경찰서에 피고인을 공소사실과 같은 내용으로 고소하였다.
피고인은 2017. 11. 10. L에게 ‘예상했던 공사수주(B, D, E)가 모두 실패로 끝났다, H에서 나간 돈에 대하여는 개인적으로 차용한 돈이므로 조속히 반환 바란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2015. 7. 28. I이 교부한 수표 1억 원에 대한 판단(공소사실 제1의 가항)
피고인이 2015. 7. 28. I에게 에이전트 L에게 보낼 돈이 필요하여 1억 원을 수표로 교부받아 L에게 송금하지 않고, 생활비 등 개인용도로 사용하였다. U은 G 현지법인의 운영비는 G에서 부담하였다고 진술하고, 피고인에 대한 수사기관의 피의자신문조서에도 피고인이 개인용도로 사용하였다고 인정한 진술이 기재되어 있다. L에 대한 에이전트비라는 구체적인 용도 내지 명목을 특정하여 돈을 빌렸는데 개인용도로 사용하였다.
I은 피고인이 ‘B패키지를 수주하였다’거나 ‘선급금을 곧 받을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별도의 변제기나 이율 등을 약정하지 않았다. 피고인도 B패키지의 수주와 선급금의 존재를 언급하며 돈을 차용하였다고 인정한다. 당시 B패키지에 대한 계약은 성사되거나 계약 체결이 구체화 되지 않았다.
1억 원이 그 후 H의 출자금으로 전환하기로 약정한 사정은 I이 1억 원을 송금할 당시 차용용도를 믿고 송금한 것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용도와 다르게 사용하였으므로 편취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O이 L에게 송금한 미화 27,500달러에 대한 판단(공소사실 제2항)
앞서 인정한 사실에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선급금이 들어오면 갚겠다고 기망하여 O에게 돈을 편취한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2016. 3. 17. L에게 송금된 미화 2만 달러는 2016. 4. 2. D패키지 공급약정 체결과 근접하여 계약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정해진 시점으로 보이는데, D패키지 공급약정에는 선급금이 적용되지 않는다. 2016. 8. 2.에는 D패키지 공급약정이 체결된 이후로 아래 마.항과 같이 O이 이 사건 공사와 H의 운영에 개입하던 시기였으므로, 선급금의 존재 여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U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의 기재와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은 ‘B패키지는 선급금이 있었으나 D패키지는 선급금이 없었다’는 취지이다. O은 카타르에서 L이 한 역할, D 패키지 공급약정의 진행 사항, 내용을 알 수 있었다. O의 진술과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더라도, O, I이 선급금이 들어왔는지 확인하거나 변제를 독촉한 자료는 없다.
계약서를 확인하면 쉽게 선급금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피고인이 계약내용을 숨기고 O을 기망할 이유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O은 2016. 9. 8. 1억 원을 빌려주면서 2017. 3. 7. 원금과 이자를 변제받을 때까지 따로 이자를 지급받았는데, L에게 송금한 돈에 대하여 변제기나 이율을 정하지 않았다.
L은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카타르 현지법인에서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남은 돈을 반환하기도 하였으므로, 이 돈은 카타르 법인의 운영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O이 2016. 6.경, 2016. 7. 4. 송금한 6,000만 원 및 I이 송금한 2016. 8. 8. 7,000만 에 대한 판단(공소사실 제1의 나항 및 제2항)
앞서 인정한 사실에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I, O이 피고인에게 기망당하여 돈을 대여하였다고 한 이 부분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과 I, O은 변제기나 이율을 정하지 않았다. 특히 O은 2016. 9. 8. 1억 원을 빌려주면서 2017. 3. 7. 원금과 이자를 변제받을 때까지 따로 이자를 지급받았다. O은 대여금과 투자금을 명확히 구분한 것으로 보인다.
돈을 송금한 시기는 H이 설립되고, N으로부터 1차 물량을 접수하여 납품을 준비하는 단계였다. O은 공장을 임차하는 계약을 직접 체결하고, Y에게 에이전트비를 전달하는 등 H의 부사장으로 운영에 관여하였고, I과 O은 H의 의령공장에서 근무였으며, 1개월분의 월급을 받았다. H 법인계좌로 송금한 돈이 투자금이라고 볼 여지도 있다.
I은 H을 그만둘 무렵 피고인, O 등과 사이가 틀어졌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는데, 대여금을 빌려준 대가로 형식상 지분을 받은 것이라면 회사의 운영에 개입할 필요도 없고 피고인, O과 사이가 틀어질 이유도 없다. 공소사실 기망내용 중 별건 채무 2억 원을 갚아주겠다고 한 부분은 차용금이라면 쉽게 납득이 되지 않으나 투자금이라면 수익 분배에 따라 기존의 개인 채무도 해결할 수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I, O이 H의 운영에 관여하고 있어 이 사건 공급약정을 확인하면 선급금의 존재 여부를 쉽게 알 수 있었다. I, O이 선급금이 언제 들어오는지를 확인하거나 변제를 독촉한 자료도 없다.
원심은 이 사건 공급약정의 ’특별 조건 및 공급세부사항‘에는 “15. 구매자는 필요한 물품을 확인하기 위한 진행통지서(Notification to Proceed)를 공급자에게 발행하여야 하며, 공급자가 진행통지서 없이 물품을 제조 및 또는 인도하는 경우, 공급자가 초래한 모든 손해 또는 비용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고, 이 사건 공급약정의 중단 및 종료에 관하여 ”10. 1. 1. 구매자는 서면통지를 통해 언제 어떤 이유로 든지 공급약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중단할 수 있다. 10. 4. 1. 다른 규정에도 불구하고 14일 전에 서면으로 통지함으로써 종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이 사건 공급계약이 확정적으로 체결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공급약정에 따라 1차 물량 접수를 받아 납품이 진행되었고, 이 사건 공급약정 부칙(SCHEDULE) B에 납품 물량의 단가 및 수량, 총 계약금액(미화 935만 달러)이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앞서 본 계약 조항을 N에 해제권을 유보하는 특약으로 볼 수 있고, 확정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음에도 확정계약이 체결된 것처럼 기망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공사에 따른 수익구조는 지정된 원자재 회사에서 원자재를 구매하여 가공을 거친 후 N과 체결된 계약에서 정한 금액에 따라 납품하는 것이므로, H이 직접 가공을 하지 않았다고 하여 계약의 실체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H의 지출내역에 의하면 가공과 관련한 비용이 지출된 것이 확인된다.
H은 신설법인으로 신용장을 받을 수 없고, 이를 위해 T의 명의를 이용하였고, T는 신용장 개설 후 들어온 대금을 H의 법인계좌에 송금하기도 하였으므로, 이 사건 공급약정에 따른 권리의무가 실질적으로 T에 귀속된다고 보기 어렵다. H 법인계좌에서 지출된 자금들도 실제 이 사건 공급약정에 따른 물량을 납품하기 위한 가공 등에 사용되었다.
I과 O은 돈을 모두 H의 법인계좌로 송금하였는데, 개인적인 차용금이라면 법인계좌로 송금할 이유가 없다.
Q이 2016년 11월경 송금한 2억 원에 대한 판단(공소사실 제3의 가항)
앞서 인정한 사실에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Q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기망행위를 하여 차용금 명목으로 돈을 편취하였음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Q은 O의 소개로 피고인을 알게 되었고, 2016년 7월경부터 AV, AU 등과 접촉하면서 이 사건 공급약정에 따른 물품 납품을 위해 견적을 받고 협상을 하는 등 H의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였다. Q은 철강 구매와 금융업무를 담당하였다. 이 사건 공급약정에는 품목별 수량과 단가가 책정되어 있었으므로, 이 사건 공급약정에 따른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원자재의 납품단가가 얼마로 결정되느냐가 핵심이다. Q은 2016년 7월경부터 이 사건 공급약정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원자재 가격의 협상을 진행하였다.
Q은 AU 출신으로 관련 업체를 운영하다가 2016. 11. 1. 정식으로 H에 입사하면서, 자신이 운영하던 BF을 폐업하였다. Q은 BF이 H으로부터 받아야 할 물품대금 6,500만 원을 지급받아 다시 H 법인계좌에 입금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Q은 사업 내용의 전반을 알고 있었고, 이 사건 공급약정에 따른 사업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자신의 사업까지 폐업하고 H에 입사한 것으로 보인다. 계좌의 적요란에 ‘Q 대여금’을 직접 입력하여 금원의 성격을 분명히 하는 등 당시 상황에 따른 주체적인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기망 당하여 한 처분행위(대여)라고 보이지도 않는다].
Q은 2016년 11월 T 명의의 신용장을 직접 보았고, 신용장을 가지고 이른바 ‘L/C 네고’를 직접 하여 신용장에 기재된 금액도 알고 있었다. Q은 2017. 3. 9. H의 법인계좌에 입금된 돈을 잘못 입금이 되어 다시 반환되었다는 사정을 알고 있어 신용장의 기재 금액이 계약 총액이 아니라 1차 물량에 대한 금액임을 알고 있었다.
Q은 Y에게 1억 5,000만 원을 지급하게 된 이유에 대하여도 상세히 알고 있는데, Q이 H의 운영에 깊이 개입하였음을 의미한다. Q이 H의 수익 배분과 무관한 직원이었다면, 이 같은 사정을 알기 어려웠을 것이고, 2억 원을 대여하였을 것이라 보기도 어렵다.
Q이 2017. 3. 14. 및 3. 15. 송금한 5,000만 원에 대한 판단(공소사실 제3의 나항)
앞서 인정한 사실에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Q이 기망 당하여 돈을 대여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Q은 2억 원에 대하여 소급하여 차용증을 작성하고, 이를 근거로 지급명령을 받을 정도로 금전 관계에 대한 서류상의 정리를 명확히 하였다(2억 원 중 6,500만 원은 Q이 기존에 운영하던 업체의 물품대금을 정리한 후 다시 대여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Q은 당심 법정에서 2017. 3. 14.과 3. 15. 5,000만 원에 대하여 누구한테 빌려 회사에 입금한 것은 있는데, 기억이 잘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H 법인계좌에 입금한 5,000만 원이 Q이 BC이나 BD에 빌려서 다시 개인 자격으로 대여한 돈인지, Q이 주선으로 BC이나 BD가 H에 대여한 돈인지 명확하지 않다. Q의 진술에 의하면 가공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렸는데, 이 돈 역시 대여금인지 투자금인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
2017년 3월은 2017년 1월 신용장 개설에 따라 T로부터 받은 대금이 있었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급약정이 체결되어 실제 납품도 이루어진 상황이었으며, Q은 신용장 결재 후 받아야 할 대금이 얼마인지도 알 수 있었다.
피고인은 2017. 5. 2. L으로부터 5,400만 원을 송금받아 H의 법인계좌에 입금하는 등 5,000만 원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