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3. 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망 C(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1990. 3. 31.부터 2017. 9. 25.까지 피고의 대표이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
2016. 4. 6. 피고 회사의 주주총회에서 결의된 임원 퇴직금 지급기준은 다음과 같고, 망인의 퇴직전 3년간 총 급여액은 206,000,000원이다.
망인은 2019. 2. 9. 사망하였는데, 그 상속인으로 자녀인 원고와 D(피고의 현 대표자이다), E 등 3인이 각 1/3 지분으로 망인을 상속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부터 6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망인이 피고 회사에 대해서 퇴직금 1,694,350,000원의 채권이 있는데, 원고는 망인의 상속인으로서 그 1/3인 564,783,333원의 채권을 상속하였으므로, 피고를 상대로 명시적 일부청구로서 그중 일부인 5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서 피고는, ① 망인은 장기간 동안 퇴직금 채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원고 역시 상속재산분할협의 당시 이를 문제삼지 않는 등 퇴직금 채권에 대해서는 면제 내지 포기가 이루어졌다고 보아야 하고, ② 설령 망인의 퇴직금 채권이 인정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에 따른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으며, ③ 망인의 퇴직금도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2012년 혹은 2016년 이후부터 계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판단
먼저 망인의 퇴직금 액수에 대해서 본다.
위 기초사실 및 인정근거에 따르면, 망인은 1990. 3. 31.부터 2017. 9. 25.까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 27년 5개월 이상 재직하였고, 망인의 퇴직전 3년간 총급여액은 206,000,000원이므로, 앞서 본 피고 회사의 임원 퇴직금 지급기준에 따른 망인의 퇴직금은 1,694,350,000원이 된다.
<1>
이에 대해서 피고는 망인의 재직기간이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던 2012년 혹은 2016년 이후부터 계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임원 퇴직금 지급기준은 단순히 임원의 근속연수에 따라 퇴직금을 차등 지급한다고만 정하고 있을 뿐 ‘근속연수를 위 결의 이후부터 계산한다’는 등 이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달리 퇴직금 계산에 적용되는 근속연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피고는 망인의 퇴직금 채권에 대해 면제 내지 포기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채권의 포기(또는 채무의 면제)는 반드시 명시적인 의사표시만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고 채권자의 어떠한 행위 내지 의사표시의 해석에 의하여 그것이 채권의 포기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도 이를 인정하여야 하나, 그와 같이 인정하기 위해서는 당해 권리관계의 내용에 따라 이에 대한 채권자의 행위 내지 의사표시의 해석을 엄격히 하여 그 적용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4050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해서 보건대, 망인이 상당한 기간 동안 퇴직금 채권을 행사하지 않았던 사정은 인정되지만, 망인이 명시적으로 퇴직금 채권을 포기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제출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사정과 함께 앞서 본 바와 같이 채권의 면제 내지 포기는 엄격한 해석으로 인정되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가 제시하는 다른 사정(원고가 상속재산분할협의 당시 이를 문제삼지 않았다는 점, 피고 회사의 여건상 망인에 대해서 퇴직금을 지급할 여력이 되지 않았고 이러한 점은 망인도 잘 알고 있었다는 점 등)이나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망인의 퇴직금 채권에 대해서 채무면제 내지 채권포기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한편, 피고는 망인의 퇴직금 채권에 대해서 퇴직급여법에서 정한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는데, 위 퇴직금 채권이 발생한 때로부터 소멸시효 기간인 3년이 도과하였으므로 채권이 소멸되었다고 주장한다.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이므로, 이사 등 임원의 퇴직금청구권에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임금채권의 시효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고 일반채권의 시효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대법원 1988. 6. 14. 선고 87다카2268 판결,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61312 판결,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적용을 주장하는 퇴직급여법은 ‘근로자’의 퇴직급여와 관련된 사항을 정하고 있는데 반해서 망인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임원’에 해당하므로, 결국 망인의 퇴직금 채권에 대해서는 퇴직급여법이 정하는 3년의 시효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망인에게 1,694,350,000원의 퇴직금을 지급할 채무가 있는데, 원고는 망인의 상속인으로서 그중 564,783,333원(= 1,694,350,000원 × 원고의 상속분 1/3)의 채권을 상속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채권의 범위 내로서 원고가 명시적 일부청구로 구하는 500,000,000원 및 이에 대해서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가 송달된 후 2개월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3. 3. 7.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장재용
각주1) = 망인의 재직기간인 27년 5개월의 3배수인 82년 3개월(= 82년 + 3개월/12개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