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해양과학기술의 창의적 원천기초연구, 응용 및 실용화연구와 해양분야 우수 전문인력의 교육 · 훈련을 통하여 국내 · 외적으로 해양과학기술의 연구개발을 선도하고 그 성과를 확산함을 목적으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법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으로서 해양수산부 산하의 공공기관이고, 그 부설기관으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이하 '이 사건 연구소'라고 한다)를 두고 있다.
원고는 2016. 3. 2.부터 이 사건 연구소의 B사업단(이하 'B'이라고 한다)에서 근무한 사람이다.
이 사건 사업의 경과
산업통상자원부는 2014. 5.경 C 설계엔지니어링의 자립화를 위한 기반 구축과 고급 기술인력 양성 등을 목적으로 하는 C 고급기술 연구기반구축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고 한다)을 2015년도 국비지원 대상사업으로 선정하였다. 이에 따라 2015. 8.경 이 사건 연구소가 주관기관이 되어 사업기간을 2015. 8. 1.부터 2020. 4. 30.까지로 하고, 사업비 대부분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지원받으며, C 산업의 엔지니어링 연구기반을 설립하고, 대형 EPC 프로젝트를 수주하여 국내 기업 등을 참여시키며, 고급기술인력을 양성할 교육 및 훈련 통합체계를 구축하는 것 등을 구체적인 추진 목표로 하는 이 사건 사업계획이 수립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2015. 12. 29. 이 사건 연구소에 B을 설치하였다. B 설치 및 운영지침, B 세부운영기준에 의하면, B은 이 사건 사업과 C 역량강화 협력사업 및 이와 관련된 사업 등을 그 업무범위로 하고, 위 업무가 종료되고 그 성과를 사업화하기 위하여 설립하는 '사업화 기업'이 설립되면 자동 폐지(해단)되는 한시적 조직이며, 이 사건 연구소와 별도의 인사체계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연구소의 D본부장은 2019. 2. 8. B 고유업무의 조기 완수 및 예산 추가증액 요구 불수용에 따른 인건비 부족을 이유로 B의 해단을 요청하였고, 2019. 3. 8. 위 연구소 기획총괄위원회에서 이를 의결하였다. 이에 따라 B은 2019. 5. 15.자로 해단되었고, 이 사건 사업은 D본부에서 수행하게 되었다.
원고의 근로계약 체결
원고는 2015. 12.경 이 사건 연구소의 직원 채용 공고(근무지역 및 부서를 B로 한정하고 있다)에 따라 2016. 1.경 응시원서(직무분야: 연구행정/마케팅, 응시분야: 해외 마케팅 전략 및 기획)를 제출하여 채용되었고, 2016. 3. 2. 이 사건 연구소와 사이에 계약기간 2016. 3. 2.부터 2017. 3. 1.까지의 B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2017. 3. 2. 계약기간을 2017. 3. 2.부터 2018. 3. 1.까지로 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
원고는 B 동료가 B 부단장의 회의비 부당 정산 등 비리 의혹에 관하여 감사원에 제보하는 과정에서 위 동료에게 '회의비 정산 목록'을 제공한 이유로 2017. 9. 26. 직무정지 조치되었고, 2018. 2. 28. 이 사건 연구소로부터 '2018. 3. 1.부 퇴직(계약종료에 의함)을 명한다.'라는 인사명령을 받았다.
원고는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8. 16. 원고에게 정당한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2018. 3. 2.자 근로계약해지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하였고, 피고는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하였다(부산지방노동위원회 E 판정).
피고의 근로계약 종료 통지
피고는 위 부산지방노동위원회 판정에 따라 2018. 10. 1.경 원고와 사이에 계약기간 2018. 3. 2.부터 2019. 3. 1.까지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2019. 3. 2.경에는 계약기간을 2019. 3. 2.부터 2019. 5. 15.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한 근로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피고는 2019. 3. 19. 원고에게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2019. 5. 15.을 기하여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됨을 통지(이하 '이 사건 통지'라고 한다)하였다.
한편 원고는 2016. 3.경 이 사건 연구소에 입사하여 B 내부 사무국의 F팀장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6. 7.경부터 기술 엔지니어링 그룹의 G팀으로 부서를 이동하여 H인증 업무를 담당하였고, 2017. 12.경 프로젝트 그룹의 I팀으로 부서를 이동하여 품질기준, PQ절차 및 관리 표준 업무를 담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호증, 을 제1 내지 11, 15, 16, 2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는 2016. 3.경 피고와 사이에 계약기간 1년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2년을 초과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으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 한다)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다. 피고가 원고에게 한 이 사건 통지는 해고에 해당하는데, 계약기간 만료 내지 B 폐지는 정당한 해고사유가 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9. 5. 15.자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2019. 5. 16.부터 2021. 4. 30.까지의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의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또는 제6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8호 나목에서 정한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 · 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에 따라 설립된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연구업무에 직접 종사하는 경우 또는 실험 · 조사 등을 수행하는 등 연구업무에 직접 관여하여 지원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되지 않는다. 이 사건 근로계약은 계약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위와 같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된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5374 판결 등 참조).
한편,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따라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란 건설공사, 특정 프로그램 개발 또는 프로젝트 완수를 위한 사업 등과 같이 객관적으로 일정 기간 후 종료될 것이 명백한 사업 또는 특정한 업무에 관하여 그 사업 또는 업무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까지로 계약기간을 정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8, 19, 2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실질적, 객관적으로 일정 기간 후 종료될 것이 명백한 사업 또는 특정한 업무에 관하여 그 사업 또는 업무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까지를 계약기간으로 정한 경우에 해당한다. 결국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의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비록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였다고 하더라도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2019. 5. 15. 당연히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해고 무효 확인을 구하거나 근로계약 종료일 이후의 임금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B는 이 사건 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2015. 12. 29. 이 사건 연구소에 설치되었는데, 이 사건 사업의 사업기간은 처음부터 2015. 8. 1.부터 2020. 4. 30.까지로 정해져 있었다.
이 사건 사업을 위해 제정된 「B 설치 및 운영지침」 제5조 제4항은 'B은 임시조직으로 설치하되, 제3조 제1항(B의 업무 범위)의 업무가 종료되고 사업화 기업이 설립되면 자동 폐지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6항은 '위 제4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소장은 B가 제3조 제1항의 업무를 지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사업단을 변경하거나 폐지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B은 별도의 법령에 근거하여 설립되는 사업화 기업[(가칭) C 고급기술연구소]의 운영 및 설치를 위해 필요한 인력 및 정보, 노하우 등을 확보하고자 한시적으로 설치된 조직으로서, 위 사업화 기업의 설치 준비가 완료되거나 업무를 지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해단될 것을 예정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B 세부운영기준」제8조 제3항에서 '사업단원의 고용기간은 B의 존속 또는 B의 개별 사업의 수행기간에 존속하며, 그 기간은 사업단의 존속 기간보다 장기로 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였다.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계약기간 1년 단위(2019년도의 경우 2019. 3. 2.부터 2019. 5. 15.까지)로 체결한 각 근로계약서에는 'B사업단 근로계약서'라고 문서의 제목이 한정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이러한 근로계약이 '피고가 B의 업무를 위해 근로자를 고용하고, 근로자는 피고를 위하여 B에서 근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사실 역시 분명히 기재되어 있다. 나아가 위 각 근로계약서 제5조 제4항은 '기한의 정함에도 불구하고 B의 사업 또는 업무 중에 근로자가 참여하고 있는 사업이나 업무가 모두 종료되거나 B가 해체되는 경우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각 근로계약서 제8조 제3항 제4호는 'B이 더 이상 존속하지 않거나 혹은 근로자가 참여 중인 모든 개별 사업의 수행기간이 완료된 때' 근로계약은 당연히 종료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각 근로계약을 통해 위와 같은 근로계약 종료사유를 정하는 것이 기간제법에 위반하여 무효이거나 기간제법을 잠탈하고자 하는 합의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원고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거나 전환될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인데, 원고에게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보는 이상 이러한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아가 원고는 위와 같은 근로계약 종료사유는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채용절차법'이라고 한다) 제4조 제2, 3항<1>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피고의 채용공고에서 B의 사업 종료시 또는 B 해체시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기재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위 채용공고에서 근무지역 및 부서를 B로 한정하였고, 채용분야 역시 B의 이 사건 사업을 위한 분야이며(원고가 응시한 '연구행정/마케팅' 분야 역시 달리 보기 어렵다), 급여 수준 역시 B 관련 규정에 따른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는바, 이러한 사정들과 앞서 본 「B 설치 및 운영지침」 과 「B 세부운영기준」 규정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채용절차법상 위 조항을 위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채용광고의 내용을 구직자인 원고에게 불리하게 변경하였다거나 채용광고에서 제시한 근로조건을 구직자인 원고에게 불리하게 변경하였다고 할 수 없고, 나아가 이러한 법률 위반이 있었음을 전제로 위 각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관계 종료사유가 무효라고 평가할 수도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와 피고가 2016년경부터 매년 계약기간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다 2019년 계약기간을 2019. 3. 2.부터 2019. 5. 15.까지로 정한 것은, 이 사건 연구소의 D본부장이 2019. 2. 8. B 고유업무의 조기 완수 및 예산 추가증액 요구 불수용에 따른 인건비 부족을 이유로 B의 해단을 요청하였고, 실제로 2019. 3. 8. 위 연구소 기획총괄위원회에서 2019. 5. 15.자로 B 해단을 의결하였기 때문이다.
앞서 본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과 B 관련 내부 규정들 등에 비추어 B 내부 사무국의 F팀장 및 H 인증 업무 등을 담당한 원고로서도 B가 이 사건 사업을 위하여 한시적으로 설치된 조직임을 알고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비록 B 채용 공고에 한시적 채용이라는 명시적인 기재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와 달리 볼 수 없다. 나아가 기간제법 제4조의 전체적인 체계 및 내용, 취지에 비추어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한 기간제 근로가 가능하다고 해석될 뿐, B의 해단 당시 이 사건 사업의 업무가 완전히 종료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계약기간 내지 B의 해단에도 불구하고 업무가 종료될 때까지 당연히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로까지 확대해석할 수 없다(B 해단 이후 남아있던 업무도 이미 진행 중이던 계약 건을 정리하는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이 사건 근로계약은 계약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가 위와 같은 종료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희수(재판장) 석동우 강동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