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4. 12. 20. 선고 2022노1394 판결

주문

피고인들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및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각 공소를 기각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인 B와 검사가 모두 항소하지 않았으므로 위 공소기각 부분은 분리 ·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2>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관하여

①

피고인이 주식회사 I(이하 '피해회사'라고 한다)로부터 받은 시트프레임 도면, 수직프레임 도면 등 원심 판시 별지1 기재 각 자료(이하 '이 사건 자료'라 한다)는 특허공보에 공개되는 등으로 비공지성을 상실하였고, 특히 구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2019. 1. 8. 법률 제162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이 요구하는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것으로 볼 수 없으

므로, 구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보호되는 영업비밀이 아니다.

②

이 사건 자료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2015. 10. 30. 피해 회사와 체결한 신개념 자전거 개발 등에 관한 계약(이하 '이 사건 기본계약'이라 한다)에 따라 정당하게 이 사건 자료를 취득하였고, 2016. 8. 19. 체결한 '자전거판매·조립생산에 따른 별지계약' 및 2017. 4. 11. 체결한 '협약(Y, 영업권 및 조립권)'에 따라 E라는 상호로 원심 판시 별지4 (1)항과 같이 J 등의 명칭의 자전거(이하 '이 사건 자전거'라 한다)를 생산·판매한 것이므로, 피고인이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피해회사측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사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③

피해회사가 피고인을 상대로 제기한 부정경쟁행위침해금지가처분 사건에서 2018. 7. 10. '피고인은 2019. 12. 31.까지 피고인의 공장, 사무실, 창고에 보관중인 모델명 J 등의 자전거를 피고인 스스로 판매할 수 있다'는 취지의 조정이 성립되었는바(서울중앙지방법원 2018카합20153), 적어도 2019. 말까지는 피고인이 이 사건 자료를 이용하여 생산한 자전거를 E 상호를 이용하여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나)

업무상배임의 점에 관하여

이 사건 기본계약 등에 따라 이 사건 자료를 이용하여 자전거를 생산한 후 이를 피해회사에 납품하는 것은 계약상 채무에 불과한 것으로, 피고인이 피해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다)

특허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①

이 사건 자전거의 구성부분인 원심 판시 별지4 (2)항 기재 침해대상제품1(L), 침해대상제품2(Q), 침해대상제품3(R)은 원심 판시 별지3 각 항 기재 특허발명(이하 원심 판시 별지3 제1항 기재 특허발명을 '이 사건 제1 특허발명'이라 하고, 제2항 및 제3항 특허발명도 같은 방식으로 지칭한다)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

②

이 사건 자전거가 피해자 O의 특허권을 침해하였다 하더라도,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인이 보관중인 자전거를 2019. 말까지 판매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된 이상, 피해자 O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③

이 사건 제1 특허발명은 2023. 5. 2. 소멸등록되었으므로, 소멸되기 전의 특허권자인 O이 특허권 침해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이 O을 상대로 제기한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2017. 12. 1. '1. O과 F 사이에 이 사건 제1 특허발명에 관한 특허권에 관하여 2017. 4. 18.경 체결된 양도계약을 취소한다. 2. O은 F에게 위 특허권에 관하여 2017. 4. 18. 접수 X로 마친 권리이전등록의 말소등록절차를 이행하라'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내려져 그 무렵 확정되었는데(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7가단108730), 특허는 등록이 되어야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므로 위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권리이전등록이 말소된 이상 O은 제3자와의 관계에서 더 이상 특허권자가 될 수 없다. 따라서 대외적인 특허권자를 F로 보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O이 특허권 침해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① 피고인 A 주식회사 : 벌금 400만 원, ② 피고인 B :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나.

검사(피고인 B에 대한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3.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법리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그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이들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각 범행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관하여

가)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회사가 피고인에게 제공한 이 사건 자료는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구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보호되는 영업비밀로 봄이 타당하다.

①

피해회사는 F의 딸인 T, 아들인 O 등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는 소규모 업체로, 자전거 제작과 관련한 기술은 있으나 독자적으로 자전거 부품을 생산하거나 부품을 조립하여 완성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자금력 등을 보유하지 못한 회사이다. 이러한 피해회사의 규모 및 영업형태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자료는 외부에 유출될 경우 피해회사가 경쟁상의 이익을 상실하거나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될 우려가 있는 피해회사의 핵심자산이라 할 수 있고, 피해회사와 이 사건 기본계약 등을 체결한 피고인도 충분히 위와 같은 사정을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②

이 사건 기본계약 제6조 제2항은 '피해회사와 피고인은 당사자와 계약에 연관된 자 외에는 누구에게도 보안을 유지해야 할 의무를 지며, 쌍방 중 어느 일방이 비밀누설로 인한 손해발생 또는 협약이 해지될 경우 비밀누설 측에서 전적으로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는바, 피고인은 이 사건 자료에 관하여도 보안을 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이를 위반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자료를 이 사건 기본계약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거래관계의 중단을 초래할 수 있음은 물론 민·형사상의 분쟁이야기될 소지도 있다.

③

피해회사가 피고인에게 이 사건 자료를 전달할 때 영업비밀이라는 표시 등을 하지는 않았지만, 위와 같이 피해회사는 가족에 의해 운영되는 소규모 업체인 점, 이 사건 자료가 피해회사에서 지닌 가치에 대해 피고인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이 사건 기본계약에 따라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하는 점, 피해회사는 이 사건 이전에는 영업비밀을 침해당한 적이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회사가 이 사건 자료를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하지 않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나)

피고인은 이 사건 기본계약에 따라 이 사건 자료를 피해회사에 납품하는 자전거의 생산에만 사용하여야 함에도 이를 이용하여 자체 상호를 부착한 이 사건 자전거를 생산·판매하였는바,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피해회사측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사용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기본계약 제2조(계약배경)는 '피해회사가 보유한 자전거기술 중 자전거부품에 대하여 피해회사가 생산 도면을 준비하고 피고인에게 제공하며 피고인은 자금을 투자하여 금형과 조립을 실시하고 생산된 자전거에 대하여 피해회사가 판매하여 상호간 이익을 위해 본격적으로 양산함을 배경으로 본 투자,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로 하였다'고 정하고 있고, 제4조(권리와 의무)는 '피해회사는 피고인이 조립, 생산한 자전거에 대하여 최대한 홍보, 전시, 위탁, 수출개척 등의 영업활동을 통해 자전거의 판매수량을 확보하여야 할 의무를 갖는다, 피고인은 피해회사와 합의된 내용으로 금형에 투자할 의무와 피해회사에만 자전거를 납품할 권리를 동시에 갖는다'고 정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계약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회사는 완성 자전거에 관한 판매권 내지 영업권을 갖는 대신 판매량을 확보함으로써 영업이익이 어느 정도 보장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이에 대응하여 피고인은 이 사건 자료를 이용하여 제작한 자전거를 피해회사에만 납품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②

피고인은 이 사건 기본계약 이후 체결된 '자전거판매·조립생산에 따른 별지계약' 및 '협약(Y, 영업권 및 조립권)'에 따라 피해회사로부터 완성 자전거에 관한 판매권 내지 영업권을 부여받았지만, 앞서 본 이 사건 기본계약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피해회사에 납품하기로 한 바로 그 자전거를 피고인이 직접 판매할 수 있다는 취지이지 피고인이 피해회사에 납품하기 위해 제작한 자전거가 아닌 자전거를 피고인이 독자적으로 생산한 후 자체 상호를 부착하여 판매할 수 있다는 취지로 볼 수 없다. 이는 '협약(Y, 영업권 및 조립권)' 제1항에서 'Y 전국 영업을 피고인과 피해회사가 공동으로 하기로 한다'고 하여 피고인이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자전거 모델이 피해회사의 Y으로 특정되어 있는 점에 의해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다)

2018. 7. 10.경 '피고인이 이 사건 자전거를 2019. 말까지 판매할 수 있다'는 취지의 민사상 조정이 성립되었다고 하여 피고인에게 이 사건 자전거를 제작함에 있어 이 사건 자료를 이용할 권리가 소급하여 인정된다고 볼 수 없고,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의 범죄성립에 영향이 있다거나 피고인의 형사상 책임이 면제된다고 볼 수도 없다.

2)

업무상배임의 점에 관하여

가)

배임죄에 있어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 함은 타인과의 내부적인 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할 신임관계에 있게 되어 그 관계에 기하여 타인의 재산적 이익 등을 보호·관리하는 것이 신임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을 말한다. 그러나 그 사무의 처리가 오로지 타인의 이익을 보호·관리하는 것만을 내용으로 하여야 할 필요는 없고,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성질도 아울러 가진다고 하더라도 타인을 위한 사무로서의 성질이 부수적·주변적인 의미를 넘어서 중요한 내용을 이루는 경우에는 여기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도3532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회사는 자전거 제작과 관련한 기술은 있으나 독자적으로 자전거 부품을 생산하거나 부품을 조립하여 완성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자금력 등을 보유하지 못한 회사이므로, 만약이 사건 자료가 다른 회사에 유출되거나 이 사건 기본계약 이외의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 피해회사가 경제적 타격을 입거나 그 존속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 ② 이 사건 기본계약에 따른 피고인의 업무는 이 사건 자료를 이용하여 자전거를 생산하여 피해회사에 납품하는 것이었으므로, 계약 내용의 본질상 피해회사로부터 이 사건 자료를 제공받을 수밖에 없는 점, ③ 피해회사는 그 유출 등을 막기 위해 이 사건 기본계약에 비밀유지 조항을 둔 점, ④ 피고인은 이 사건 자료를 이용하여 제작한 자전거를 피해회사 이외의 제3자에게 판매하거나 다른 상호를 붙여 판매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자료를 이 사건 기본계약에 따라 자전거를 제작하여 피해회사에 납품하는 데에만 사용하고 이 사건 자료를 유출하거나 이 사건 기본 계약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않아야 할 의무는 단순히 부수적·주변적인 의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해회사와의 계약에 따른 기본적인 급부의무인 자전거 납품 업무에 못지않은 계약의 중요한 내용을 이루는 것으로 피고인은 이에 기한 피해회사의 재산적 이익 등을 보호·관리하여야 할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를 갖는다고 할 것이다.

3)

특허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가)

특허침해와 관련한 피고인과 특허권자 O 사이의 특허심판원 심판 및 관련 소송경과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 별지4 (2)항 기재 침해대상제품1(L), 침해대상제품2(Q), 침해대상제품3(R)을 구성부분으로 하는 이 사건 자전거를 생산하여 판매함으로써 특허권을 침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F<3>는 피고인을 상대로 '침해대상제품1(L)이 이 사건 제1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주장하며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고, 특허심판원은 2018.10. 1. '침해대상제품1(L)은 이 사건 제1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이유로 위 심판을 인용하는 심결을 하였다(특허심판원 BY). 피고인은 위 특허심판원의 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특허법원은 2019. 7. 11. 피고인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위 판결은 2019. 7. 26. 그대로 확정되었다(특허법원 2018허8418).

②

O은 피고인을 상대로 '침해대상제품3(R)이 이 사건 제3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한다'고 주장하며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고, 특허심판원은 2018. 10.18. '침해대상제품3(R)은 이 사건 제3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이유로 위 심판을 인용하는 심결을 하였다(특허심판원 BZ). 피고인은 위 특허심판원의 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특허법원은 2019. 7. 11. 피고인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위 판결은 2019. 7. 26. 그대로 확정되었다(특허법원 2018허8692).

③

피고인은 O이 대표인 주식회사 CA를 상대로 이 사건 제2 특허발명은 선행발명들에 의하여 진보성이 부정되므로 그 등록이 무효로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등록무효심판를 청구하였고, 특허심판원은 2023. 9. 27. '이 사건 제2 특허발명은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선행발명들을 결합하더라도 전체 구성을 도출하기 어려우므로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심판을 기각하는 심결을 하였다(특허심판원 CB). 피고인은 위 특허심판원의 심결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특허법원은 2024. 10. 23. 피고인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2024. 11. 9.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특허법원 2023허14172).

나)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하는데(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도4934 판결 등 참조), 피고인과 피해회사 사이에 피고인이 보관중인 자전거를 2019. 말까지 판매할 수 있다는 내용의 민사상 조정이 성립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조정내용에 'O이 피고인에 대한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이상, 피고인에 대한 형사상 처벌의사가 철회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

피고인이 O의 이 사건 제1 특허발명을 침해하여 이 사건 자전거를 생산함으로써 특허법위반죄는 성립하였고, 이후 이 사건 제1 특허발명이 소멸등록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특허법위반죄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소멸되기 전의 특허권자인 O이 특허권 침해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사해행위의 취소는 채권자와 수익자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법률행위를 무효로 하는 데에 그치고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법률관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부동산매매계약이 사해행위로 취소되고 그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수익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어 채무자의 등기명의가 회복되더라도, 그 부동산은 취소채권자나 민법 제407조에 따라 사해행위 취소와 원상회복의 효력을 받는 채권자와 수익자 사이에서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취급될 뿐, 채무자가 직접 부동산을 취득하여 권리자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2017. 3. 9. 선고 2015다217980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O을 상대로 제기한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O은 F에게 이 사건 제1 특허발명에 관하여 2017. 4. 18. 접수 X로 마친 권리 이전등록의 말소등록절차를 이행하라'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채권자인 피고인과 O 사이에서만 이 사건 제1 특허발명이 F의 책임재산으로 취급될 뿐 F에게 특허권이 환원되어 그가 권리자가 되는 것이 아니므로, 피고인의 특허법위반죄 성립 여부를 다투는 사건에서는 O이 이 사건 제1 특허발명에 관한 특허권자라고 봄이 타당하고, F가 피해자라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4.

피고인들과 검사의(피고인 B에 대하여)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인들과 검사가 각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원심에서도 형을 정함에 있어 이미 충분히 고려된 것으로 보이고, 달리 원심의 양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도 찾아볼 수 없다. 그 밖에 이 법원이 피고인 B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죄전력,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다시 면밀히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형은 적정한 것 으로 보이고, 양형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정도로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과 검사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훈(재판장) 유원주 전민철

각주1)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및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당심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되므로 사건명에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근로기준법위반'을 삭제한다.

각주2) 피고인 A 주식회사는 양벌규정에 따른 책임을 부담할 뿐 실제 행위자는 피고인 A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B이다. 따라서 아래에서는 피고인 A 주식회사와 피고인 B를 구분하지 않고 '피고인'이라고 하고, 피고인 A 주식회사와 피고인 B를 함께 칭하는 경우에는 '피고인들'이라 한다.

각주3) 2017. 4. 18. O에게 특허권이 이전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