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22. 12. 1.부터 2023. 5. 18.까지 B보병사단 정보통신대대 운용중대에서 중대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23. 7. 20.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징계혐의사실을 인정하여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3. 7. 25. 항고를 제기하였고, 제2작전사령관은 2024. 1. 9. '제1, 2, 5징계사유는 혐의가 없으나 나머지 징계혐의사실(이하 '이 사건 징계혐의사실'이라 한다)만으로도 원징계처분이 적당하다고 판단됨'이라는 사유로 항고를 기각하였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3. 7. 20. 원고에 대하여 한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취소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7,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처분사유 부존재
제3징계사유
원고의 일방적 지시가 아닌 부탁이었고, 피해자 F도 원고에 대한 징계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분명히 하였다. 따라서 취침시간에 업무를 하도록 하여 피해자의 취침시간을 방해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직권남용으로 인한 타인 권리침해라 할 수 없다.
제5징계사유
일시적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하였을 뿐 비상시 즉각 응할 수 있는 정도로 대기상태를 유지하였다.
제6, 7징계사유
원고는 피해자1 C의 전투복 목깃 뒷부분을 잡은 사실과 피해자2 C의 팔을 잡아당긴 사실은 인정하나, 피해자2 C의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를 하지는 않았다. 또한 전투복 목깃 뒷부분을 잡는 행위와 팔을 잡아당긴 행위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라 할 수 없으므로, 이를 성희롱이라 할 수 없다.
재량권 일탈·남용
원고가 장교로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성실히 업무를 수행하여 온 점, 원고의 지휘관 및 주변 동료들이 원고를 위해 탄원하고 있는 점, 원고가 교리 발전 등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제3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6호증의 기재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F은 징계사건 조사과정에서 '위와 같이 일과시간 이후에 원고로부터 내일 예정된 훈련 인원의 종합 지시를 받고 어떠한 생각이 들었나요'라는 질문에 '처음에는 불침번 근무자가 저를 깨웠습니다. 우선 불침번 근무자에게 화를 냈고 약간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어떠한 일을 시킬지는 알고 있었지만 오전과 오후 내내 대대에 안 계셨습니다. 그게 일상이었습니다. 오전 오후에 없다가 당직이니깐 밤에 자기 일을 처리하는 것을 보고 좀 어이가 없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던 점 ② 위계질서가 엄격하고 상명하복이 철칙인 군조직 내에서, 설령 직속상관인 원고가 업무수행을 부탁하는 듯한 표현을 썼다하더라도 병사인 F은 원고가 지시 또는 명령을 한 것이라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일과 시간이 종료되고 한참이 지난 22:00 이후에 업무를 지시하는 행위 자체가 직권남용에 해당하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제3징계사유는 직권을 남용하여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제3징계사유는 인정된다.
제4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2호증의 기재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직무태만은 직무유기와 같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직무를 방기한 경우는 물론 이에 미치지 않더라도 직무수행을 성실히 행하지 아니한 경우도 포함하는 점, ② 사건 당일 원고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은 C는 징계사건 조사과정에서 '원고가 2023. 3. 2. 당직근무간 지휘통제실에 들어가 텔레비전에 휴대폰을 연결하여 축구게임을 하는 것을 목격하였다'고 진술한 점(을 제2호증, 제12면), ③ 텔레비전에 휴대폰을 연결하여 축구게임을 한 것은 휴대폰의 일시적 사용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당직근무를 성실히 행하지 아니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제4징계사유는 인정된다.
제6, 7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우선 원고가 제7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하였는지에 관하여 살펴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2 C는 징계사건 조사과정에서 이 부분 징계혐의사실에 대하여 일시, 장소, 당시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였고,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 내용 자체로 경험칙에 반하거나 비합리적이라고 볼 만한 부분이 없는 점, ② 피해자2 C는 징계사건 조사과정에서 '원고가 다른 주무관님들을 챙겨야 한다. 너도 같이 놀면 안 된다는 말을 하면서 손과 팔을 잡았고, 어깨동무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원고는 2023. 6. 19. 징계사건 조사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민간인들과 신체적 접촉을 하길래 제가 대놓고 말릴 수는 없으니 피해자2 C를 끄집어내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보아 당시 신체접촉이 있었던 상황 자체는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제7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다음으로, 제6, 7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건대, 앞서 본 증거들에 을 제2 내지 6호증의 각 기재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제6, 7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행위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피해자들도 원고의 이러한 행위에 성적 수치심을 느꼈으므로, 제6, 7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행위는 양성평등기본법 등 관련 법령에서 규율하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가 하급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던 피해자1 C의 뒤에서 다가가 피해자1 C의 전투복 목깃 뒷부분 잡아챈 행동, 회식장소에서 피해자2 C의 손, 팔, 어깨를 잡거나 어깨동무를 한 행동은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었는지와 무관하게 일반적으로 상관이 하급자에게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볼 수는 없고, 상대방으로서는 성적인 수치심과 불쾌감이나 모욕감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1 C는 징계사건 조사과정에서 '당황하고 불쾌한 감정과 동시에 원래 불편한 사이였던 것에 더하여 불안한 감정까지 느끼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피해자1 C과 함께 현장에 있었던 병장 J은 징계사건 조사과정에서 '원고의 행위가 군 내부가 아닌 외부 사회에서 이루어졌어도 난리가 나는 상황이고, 피해자 1 C이 원고의 행위로 인해 성적 수치심 혹은 모멸감을 느꼈을 것 같다'고 진술하였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병장 F 역시 '피해자1 C가 많이 당황하는 표정으로 원고랑 저희를 바라보았습니다. 그 행위 자체가 친해서 편해서 했다라고 하기에는 부자연스러웠습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제3자가 보더라도 제6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행위는 피해자1 C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행위라고 보인다.
피해자2 C은 징계사건 조사과정에서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리고 하지 말라고 했음에도 계속 접촉을 해서 화가 났습니다. 근데 저보다 상급자여서 화를 낼 수 없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므로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참작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원고의 비위 정도보다 객관적으로 명백히 과중하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정도로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은 품위유지의무위반(성폭력 등) 중 성희롱의 경우 '정직'을 기본으로 하되, 가중요소가 있는 경우에는 '파면 내지 강등'으로, 감경요소가 있는 경우에는 '감봉'으로 그 징계기준을 정하고 있고,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 제33조에 의하면 여러 개의 비행사실이 경합되는 경우에는 불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그 중 책임이 무거운 비위에 해당하는 징계양정 기준 상의 징계종류보다 1단계 위의 징계로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징계혐의사실 중 책임이 무거운 비위사실인 품위유지의무위반(성폭력등)에 감경요소가 있음이 인정된다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혐의사실은 여러 개의 비행사실이 경합되어 있어 징계양정 기준 상의 징계종류보다 1단계 위의 징계를 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징계혐의사실의 징계양정기준은 '정직'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 양정기준에 범위 내에 있고, 피고의 위와 같은 내부적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원고는 2022. 12. 5.부터 2022. 12. 6.까지 소속부대 대대장으로부터 여성근무자에 대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자제할 것을 교육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재차 제6, 7 징계사유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하였는바,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상명하복 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군대에서 하급자들이 겪었을 심리적 고통이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원고의 직무태만행위 등과 더불어 군대 내 군기 형성에 악영향을 주어 결국 국방력의 저하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으므로 엄중하게 제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받을 불이익이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군 내부의 기강 확립, 하급자에 대한 성희롱의 근절, 향후 유사사례의 재발 방지 등 공익보다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곽희두(재판장) 백장미 강동관
사건정보
창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구합14099
판결선고
2024. 9. 5.
별지
각주1) 변론종결 후 소송위임장 제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