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4. 9. 27. 선고 2023노2189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F의 근로계약상 야간근무 시의 휴게시간은 실질적인 근로시간이 아닌 휴식시간이다. 또한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 위반의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들어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살피건대,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C은 2012년경부터 E병원의 시설관리용역을 수행해 왔고, 2017년경 F를 포함한 야간근무자 3인에 대하여 노동부로부터 ‘단속적 근로종사자’로 승인을 받았다. ‘단속적 근로종사자’란 근로가 간헐적ㆍ단속적으로 이루어져 휴게시간이나 대기시간이 많은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10조), 근로기준법 제5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 단속적 근로종사자에 관한 노동부의 사용자에 대한 권고내용에 의하면, ⓐ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별도의 수면시설 또는 휴게시설이 마련되어 있어야 하고, 그 휴게시설이 소음 등에 노출되지 않아야 하며, ⓑ 근로자가 단속적 근로자로서 근로시간, 휴게,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이 제외된다는 것을 근로계약서 등에 명시하고, 휴게시간 보장을 위해 외부 알림판 부착, 소등 조치, 고객 안내 등의 조치를 취할 것 등의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근로감독관 집무규정 제68조).

②

그런데 이 사건의 근로계약서에는 야간근무 시의 휴게시간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F가 단속적 근로자로서 근로기준법 제5장의 적용이 제외된다’는 점이나 ‘휴게시간은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하고, 비상사태 등으로 휴게시간을 갖지 못한 경우 다음 근로시간에서 미사용 휴게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그에 대한 임금은 청구하지 않는다’는 등의 휴게시간 보장을 위한 규정이 명시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③

피고인은 E병원 내에 휴게시간을 고지하는 안내 표지 등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았고, E병원 측에 이를 별도로 공지하였다고도 보이지 않는다. 이에 따라 민원인이나 병원 관계자 등은 돌발 상황 등이 발생할 때마다 휴게시간인지 여부를 구분하지 않고 전화로 업무처리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④

또한 F가 대기하는 E병원의 방재실에는 간이 침대, 냉․난방 시설, 냉장고 등이 마련되어 있기는 하나, 칸막이 등으로 구분이 되어 있지 않아 불빛이나 소음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점에서 방재실 내의 일정 공간을 수면 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⑤

증인 K 및 L은 원심 법정에서, ‘휴게시간에 돌발 상황이 발생하였는데 방재실에 앉아 있으면서 이를 무시하고 휴식을 취한다거나, 휴게시간이라는 이유로 민원을 거절하기는 어렵다’, ‘휴게시간에 방재실을 비우는 것 자체는 어렵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⑥

비록 근로자들과 사용자 간의 합의에 따라 하루에 1명씩만 돌아가며 야간근로를 하기로 정하였고, 야간에 발생하는 민원의 빈도수가 매우 낮으며, 민원의 내용이 화재경보기 오작동 해결, 의료용 산소게이지 확인, 고장 난 부분의 수리 등과 같이 단순하고 간단한 일이 대부분이고, 휴게시간에 쉬지 못하였을 경우 다른 근로시간에 미사용 휴게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인정되나, 현실적으로 야간근로 시에 대체인력이 없어 방재실을 비우기는 어렵고, 휴게시간에 관해 병원 측에 공지된 바가 없으며, 대기장소와 휴게장소가 같은 장소라는 등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대기시간과 휴게시간의 경계가 모호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이 사건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훈(재판장) 유원주 전민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