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는 피해자의 일방적 진술이 유일한데,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성이 없고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신빙성도 없으므로, 피고인의 폭행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설령 피고인이 A4 용지 4장을 말아 쥐고 피해자를 질책하면서 책상을 여러 번 치는 과정에서 위 용지 4장이 피해자의 옷에 스치며 닿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된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관련 법리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 · 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또한 어떤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법익과 침해법익과의 법익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5. 2. 25. 선고 2004도8530 판결 등 참조).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피해자의 업무태만을 지적하며 A4 용지 출력물 4장을 쥐고 책상을 "탁탁" 쳤을 뿐, 피해자의 팔 부분을 때려 폭행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들어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 내지 사정까지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을 인정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그러한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원심은 피해자를 증인으로 직접 신문한 후 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였고, 피해자 증언의 신빙성에 관한 원심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원심 증인이자 목격자인 F는 이 사건 발생 다음날인 2021. 2. 25. 피해자와 전화통화를 하며 "그러고 막 쌤 J쌤도 때리는 건 좀 아니지 아니였나 하니까 종이로 맞아가지고 뭐가 아프냐고 하고 휘둘렀다 때리지 않았다 이렇게 했거든요? 그니까 지금지 막 입막음 내가 딱 보니까 녹음한 거를 몰라. 그래서 저렇게 뻔뻔한거야... 난 딴 건 모르겠고 나는 그 때리는 장면을 너무 정확하게 봤단 말이에요. 나는 너무 정확하게 봤고 어제 녹음을 계속 들으면서 쌤이 맞은 자리 소리가 어딘지 찾았단 말이에요, 13분 04초인가 거기에 종이 마는 소리와 함께 팍! 나대? 응 13분 04초, 아 그래가지고 내가 어제 멘탈이 나가가지고, 그니까 그런 거 있잖아요, 다른 거는 머릿속에 몽롱하게 기억이 나는데, 맞은 장면이 진짜 너무 생생하게 생각이 나서, 그 때 그 쌤 놀란 표정 있잖아요"라고 말하였다(증거기록 제1권 112면). F의 이러한 전화통화 당시 진술이 자신이 목격하지도 않은 사실을 목격한 것처럼 허위로 꾸며내어 피해자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2021. 2. 26. 11:39경 피해자와 전화통화를 하며 피해자가 "음...그때 교수님한테 맞기도 했었고."라고 하니, "뭐 어떻게 맞았어? 내가 손으로 때렸니? 종이잖아. 종이잖아. 내가 손으로 때렸니? 종이였잖아."라고 하였고, 피해자가 "그래도 폭행입니다."라고 대꾸하자 그것은 폭행이 아니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증거기록 제1권 229면). 이처럼 피고인은 피해자와 대화하면서 피해자에게 종이로 유형력을 행사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고, 종이로 피해자에게 유형력을 행사한 것은 폭행이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을 뿐이다.
피해자는 이 사건 발생 이후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의 진술 외에도 당시 현장에 있던 F, J 및 피고인과의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피고인이 자신을 폭행하였다는 일관된 진술을 하였고, 이에 관하여 대화 상대방들은 이러한 피해자의 진술이 거짓말이라거나 없었던 일이라는 식으로 반응하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예를 들어 피해자는 2021. 3. 8. J과 전화통화하면서 "때리고... 남 앞에서 그렇게 모욕감 주고 하는 거는 잘못되었다고 봐요 저는. 아닌 거 같아요. 그리고 한 번 때린 것도 아니고 세 대 정도를 때리셨거든요?", "내가 뭐 정신병 있는 것도 아니고, 때리는 걸 조작했을리는 없잖아요."(증거순번 82 CD 중 "2021.03.08. J 팀장과 대화" 파일 23:31경~23:37경. 25:11경~25:16경)라고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 나갔다.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펴보면, 설령 피고인이 근로자인 피해자의 업무 미숙을 질책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에 이르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10분 이상 다른 직원들 앞에서 피해자에게 큰 소리로 화를 내면서 A4 용지를 말아 쥐고 피해자의 옆에서 탁자를 여러 번 치다가 피해자의 팔까지 치는 행위를 하였는바,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법익균형성, 긴급성 및 보충성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유진 신종환
각주1) 원심에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과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상해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의 일부 철회가 있었으므로, 이 법원의심판대상이 되지 않은 '상해'를 사건명에서 삭제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