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5. 3. 19. 선고 2024가합10480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22. 3. 23.경 설립되어 엠씨티(MCT) 가공업, 씨엔씨(CNC) 선반 가공업, 절삭가공 및 용접, 제관업 등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이고, C은 피고의 설립 당시부터 현재까지 피고의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사람이다.

나.

원고는 피고의 설립 당시 피고의 법인등기부에 사내이사로 등기되었고, 그 무렵부터 2023. 10. 16.경까지 피고의 공장에서 기계구입 및 재료구입, 제조 및 판매 등 여러 업무를 수행하였다.

다.

C은 2023. 10. 17. 원고에게 ‘사업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으니 일을 그만두어 달라’는 취지의 통보(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4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1)

해고무효확인청구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매월 4,000,000원의 임금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22. 4.경부터 피고의 공장에서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2023. 10. 17. 이 사건 통보를 통하여 일방적으로 해고되었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서면통지의무 및 해고예고의무를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중대한 절차상의 하자가 있고, 나아가 정당한 이유도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다.

2)

미지급 임금청구

가)

피고는 근로계약 체결 당시 원고와 사이에 매월 4,000,000원의 임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음에도, 매월 2,000,000원은 적립한다는 명목으로 그 지급을 유예함으로써, 원고에게 임금으로 매월 2,000,000원만을 지급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22. 7.부터 2023. 10.까지의 미지급 임금 합계 32,000,000원(= 2,000,000원 × 16개월)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또한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인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이 사건 해고를 당한 이후인 2023. 11.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4,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민법상 위임관계에 있는 전문경영인일 뿐,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부당하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ㆍ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ㆍ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ㆍ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0다296819 판결 등 참조).

한편, 주식회사의 이사가 상법상 정하여진 이사로서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한편 회사의 경영을 위한 업무를 함께 담당하는 경우에, 그 담당하고 있는 전체 사무의 실질이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이사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주식회사의 이사가 정관이나 주주총회의 결의에서 정한 바에 따라 지급받는 보수는 원칙적으로 상법 제388조의 규정에 근거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또한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퇴직금을 지급받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재직 중의 위임 사무 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보수와 퇴직금을 지급받았다고 하여 그 이사가 반드시 근로자의 지위를 가지게 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3다215225 판결 등 참조).

나.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

앞서 본 기초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호증, 을 제1, 2, 3, 5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원고는 피고의 등기임원으로서 피고와 위임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원고는 당초 금속부품 제조, 판매 등 제조업을 영위하던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의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었던 반면, 피고의 대표이사인 C은 서점 운영, 국정교과서 공급 사업 및 임대업을 영위하던 사람으로 제조업에 관하여는 아무런 경험이 없었다. 그러던 중 원고는 D의 운영이 어려워지자, D의 공장부지 소유자인 C에게 ‘자신이 도움을 줄테니 D의 사업을 인수하여 가라’고 제안하였다. C은 원고의 제안을 받아들여 피고를 설립한 후 D가 영위하던 제조업 영업을 시작하였고, 그 과정에서 원고는 피고의 설립 당시 피고의 사내이사로 등기되는 한편 피고의 주식 중 30%를 인수하였다<1>. 이와 같은 피고의 설립 경위, 원고와 C의 경력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단순히 피고의 근로자로서 근무를 시작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②

피고가 원고의 출퇴근이나 근태 등을 관리·감독하였다거나 원고가 피고의 복무규정이나 인사규정에 구속되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오히려 원고가 제출한 G 작성의 사실확인서(갑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원고의 출퇴근 시간은 피고의 다른 일반 직원들과 달리 일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가 자금집행과 관련하여 C의 결재를 받은 사실, C에게 공장 운영상황 등 일부 업무에 관하여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임계약관계의 경우에도 위임인이 수임인에게 위임사무의 처리 방향을 제시하고 수임인이 위임사무의 처리 결과를 보고하는 체계는 얼마든지 가능하고(민법 제683조 등), 더욱이 피고는 C이 전적으로 투자한 자금에 기초하여 운영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단지 원고가 자금집행과 관련하여 C으로부터 결재를 받고 C에게 업무보고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위임사무에 대한 처리현황을 보고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업무수행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보기 부족하다. 오히려 원고는 피고의 직원 채용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거나 피고의 직원들에게 직접 업무지시를 하는 등 구체적인 공장 운영 사항에 관하여는 상당한 재량권을 부여받았고, 업무수행에 있어서도 자율성을 보장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④

위임계약의 경우에도 기간으로 보수를 정할 수 있으므로(민법 제686조 제2항 단서), 원고가 매월 일정 금액의 보수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그 보수가 위임 사무처리에 대한 대가로 지급된 것이 아니라 원고가 제공하는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지닌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⑤

2022. 7. 1.경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기간, 임금 등의 내용이 기재된 계약서(갑 제2호증, 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가 작성되기는 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계약서는 원고가 피고의 공장에서 근무를 시작한 때로부터 약 3개월이 지난 2022. 7. 1.경 작성되었던 점, 이 사건 계약서에 기재된 계약기간(2022. 7. 1.부터)이나 임금(월 4,000,000원)의 내용이 원고의 실제 근무기간(2022. 4.경부터)이나 실제로 지급받은 보수(월 2,000,000원)와 일치하지 않고, 그 밖에 근무일, 근로시간, 상여금 등의 사항은 모두 공란으로 되어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계약서가 근로계약의 체결 목적으로 작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⑥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실이 있기는 하나, 앞서 본 피고의 설립 경위, 원고의 지위 및 역할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다.

⑦

한편, 원고는 피고로부터 업무 전반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E, F, G의 사실확인서(갑 제4호증의 1, 제5, 6호증)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E, F은 외부인으로서 원고와 피고의 내부 계약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E, F의 사실확인서는 그대로 믿기 어렵다. 나아가 G의 사실확인서는 G와 피고의 관계 및 그 내용의 구체성 정도(전문에 불과하거나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시받은 내용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음) 등에 비추어 믿기 어렵다. 그 밖에 원고가 피고로부터 업무에 관하여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윤정(재판장) 남승우 김나영

각주1) 한편, 원고는 2022. 4. 6. C에게 주식을 양도하였으나, 그 이후에도 여전히 피고의 사내이사로서의 지위는 유지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