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6. 1. 21. 선고 2024구단12062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1. 1. 24.부터 2024. 5. 24.까지 소방시설물 공사 및 판매업, 안전용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B(이하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이다.

나.

원고는 2024. 4. 13. 08:30경 창원시 성산구 C에 있는 주식회사 D(이하 'D' 또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E 주식회사(이하 'E')의 기술이사 F의 요청에 따라 물탱크 배관의 용접 및 관련 설비시설의 절단, 이동 등을 하던 중 용접 부위의 무게 중심이 맞지않아 용접 절단면에서 에이치빔이 분리되어 원고의 얼굴과 머리를 그대로 타격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

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직후 G병원 응급실로 후송되어 '외상성 지주막하 출혈, 전두동의 개방성 골절, 미만성 축삭손상, 두피 열상, 다발성 타박상'으로 진단받아 2024.5. 2.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라.

피고는 2024. 9. 25. 원고에 대하여 '원고가 소외 회사의 대표이사이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호증, 을 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가 수행한 작업은 소방공사와 관련이 없다. 원고와 원고의 작업자들은 모두E가 지정한 날짜에 일을 하러 나갔고, 점심식사를 제공받았으며, 지정된 근무장소 및 근무시설에서 작업을 진행하였다. D와 E는 각종 비용이 수반되는 자재나 장비를 원고에게 제공하였다.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E 기술이사 F의 지시를 받아 근로를 제공하였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이 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제125조가 정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 등을 제외하고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고 정하고 있다(제5조 제2호 본문). 따라서 보험급여 대상자인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9두50168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7다252079 판결 등 참조). 또한 건축공사의 일부분을 하도급받은 자가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채, 재료와 설비는 자신이 공급하면서 시공 부분만을 시공기술자에게 재하도급하는 경우와 같은 노무도급의 경우, 그 노무도급의 도급인과 수급인은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에 있다(대법원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갑 3, 4호증, 을 2호증, 을 4호증의 1, 2, 을 5호증, 을 7호증의 1, 2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증인 F의 증언, 이 법원의 D, E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E와 사이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

소외 회사는 D로부터 유틸리티 배관공사 도급을 받아 2024. 1. 29.부터 2024. 2. 29.까지 위 공사를 마쳤다. D는 2024. 3. 29. 세금을 포함한 28,270,000원을 소외 회사에 지급하였고, 소외 회사는 이에 따른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

○

E는 D로부터 알루미늄 렌칭용 열처리로 신규설비 제작 및 설치 공사를 하도급받았는데, E 기술이사 F는 원고에게 위 공사를 도와줄 것을 요청하였다. 원고는 2024. 3. 20., 2024. 3. 23., 2024. 3. 27.부터 2024. 3. 30.까지 총 6일 동안 위 F의 요청에 따라 H과 함께 위 공사 중 일부인 에어배관의 설치, 수정 작업(이하 '기존작업')을 수행하였다. 원고와 E는 기존 작업이 완료되면 금액을 정산하기로 하였는데, E는 기존 작업을 모두 마친 후인 2024. 4. 11. 세금을 포함한 396만 원을 소외 회사에 지급하고, 소외 회사는 이에 따른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 소외 회사는 H에게 이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였다.

○

원고는 또다시 위 F의 요청에 따라 2024. 4. 11.부터 2024. 4. 13.까지 기간을 정하여 위 공사 중 일부인 물탱크의 상부 철판을 두꺼운 철판으로 교체하는 작업(빔 절단, 바퀴 삽입, 배관이동, 용접 등)(이하 '이 사건 작업')을 작업자 3명과 함께 수행하기로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작업에 대한 보수에 관하여 원고의 일당은 40만 원이고, 이 사건 작업이 끝나면 관련 근로자들과 합하여 정산받기로 하였다고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으나(을 4호증의 1), 위 기재만으로는 원고와 원고가 데리고 온 다른 작업자들(이하 '작업자들')의 보수를 위와 같이 정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원고나 작업자들의 일당이나 근로조건에 관하여 사전에 얘기되었다는 자료는 없다. 오히려 이 법원 증인 F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와 F는 이 사건 작업이 완성된 이후에 보수에 관하여 협의하여 정하기로 하였다.

○

이 법원의 증인 H의 증언에 의하면, F가 원고에게 '요 라인이네, 요 라인에 뭐 얼마만큼 좀 해 달라.', '작업 내용에 대해서 어떻게 어떻게 하자고.'라는 식으로 작업을 요청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증언만으로는 이 사건 작업 과정에서 F가 그 주요 부분에 관한 협의를 넘어 원고에게 구속력 있는 지시나 지휘 · 감독을 행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 법원의 증인 F의 증언에 의하면, F는 원고에게 작업의 내용이나 방법에 관하여 의견을 전달하였고, 원고도 이에 대한 의견을 내면서 서로 협의하였다. E가 원고가 아닌 작업자들의 업무수행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시를 하거나 개별적으로 감독하였다는 자료는 없다. 한편, 이 사건 작업과 같이 하도급인이 관리하는 전체 공정 중 일부를 재하도급한 경우에, 전체 일의 완성을 위하여는 하수급인의 작업 과정에 대한 하도급인의 관여가 필수적인 것으로 볼 수도 있으므로, 이를 두고 사용자가 피용자에 대하여 구속력 있는 지시나 지휘 · 감독을 행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

F는 원고에게 작업을 완성할 기한을 정하여 작업을 요청하였고, 공사기간 내에 작업을 끝내야 하므로 인원을 더 투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고용계약의 경우라면, 원고는 단순히 사용자의 지시에 따른 노무만을 제공하면 족하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F가 요청한 기한까지 필요한 인력을 더 투입해서라도 이 사건 작업을 완성할 의무와 책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작업 현장에 투입될 작업자들은 원고가 결정하였고, H이 원고의 보조작업자로 업무를 수행하는 등 원고가 현장에서 작업자들에게 이 사건 작업을 수행하고 완성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도급계약에서 수급인은 이행보조자와 같이 일의 완성을 수행할 수 있으므로, H이 보조작업자로서 관여한 것이 원고와 E 사이의 계약을 도급계약으로 평가하는 데 방해되지 않는다.

○

이 사건 작업의 내용이 이 사건 사업장 내에 존재하는 물탱크의 상부철판을 두꺼운 철판으로 교체하는 작업이므로, 근무장소가 이 사건 사업장으로 한정될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사용자가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원고가 이에 구속을 받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

망치나 그라인더, 용접기 등의 도구는 원고가 조달하여 작업하였다. 이 사건 작업에 필요한 공장 카고크레인 10톤 이상급, 산소절단기, 전기설비, 에어설비 등은 D가 제공하였고, 25톤급 카고크레인은 D나 E가 제공하였다. 도급계약 중 노무도급의 경우에는 위와 같은 자재나 장비의 제공이 도급인 측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

고용계약에서는 노무를 제공한 이상 그 성과의 유무나 정도에 상관 없이 보수를 청구할 수 있지만, 도급에서는 약정한 일을 완성하지 않으면 도급인에게 보수를 청구할 수 없다. 이 사건 작업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완성되지 못하였다. E는 작업자들로부터 이 사건 작업에 대한 보수를 지급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사실은 없다. ○ E가 원고나 그 작업자들에 대하여 출·퇴근 카드의 작성 등을 요구하거나 임금대장을 작성한 사실은 없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에 따른 규제를 하였다는 자료는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구민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