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법리오해
원심은 피고인의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선급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과 근로자들의 피고인에 대한 확정기여형퇴직연금 미납원리금 채권을 대등액의 범위 내에서 상계하고 남은 금액에 대하여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보았으나, 그와 같은 상계합의가 유효한지 여부에 대하여 근로자들의 상계 의사표시가 진실한 의사에 기한 것인지, 상계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생계에 부당한 어려움이 발생하였는지 여부 등에 관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고, 상계합의가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근로자들의 임금채권의 특성상 1/2 금액을 초과하는 범위에서는 상계할 수 없음에도 위 범위의 제한 없이 부당이득금반환채권 전액을 상계하였으므로, 일부 근로자들에 대한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전부무죄 또는 이유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6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은,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및 그 시행령에서 정한 퇴직금 사전 정산 사유가 없음에도 근로자에게 퇴직 전에 퇴직금 선급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은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으나, 사용자는 그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금반환청구권을 해당 근로자에게 가지게 되어 근로자의 퇴직 후 그 퇴직금 채권과 대등액의 범위 내에서 상계할 수 있고(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해당 근로자가 퇴직 후 전(前) 사용자와 사이에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위와 같이 위 두 채권을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하기로 하는 내용의 상계합의도 유효하게 성립할 수 있으며(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이는 사용자에 대한 퇴직금 채권의 일종인 근로자의 확정기여형퇴직연금 채권(부담금 미납원리금 채권 포함)과 사이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이 원심판결 별지 무죄부분 일람표 기재 7명의 근로자(B, G, H, C, I, J, D)와 사이에 위 근로자들의 퇴직일(2021. 7. 31.)로부터 14일이 경과하기 전인 2021. 8. 12.경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의 퇴직 전에 위 근로자들에게 퇴직금 선급 명목으로 지급했던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위 근로자들이 피고인에 대하여 가지는 퇴직급여 채권을 대등액 범위에서 서로 상계하기로 하는 합의를 하였으므로, 위 근로자들에 대한 확정기여형퇴직연금 미납원리금 채권은 그 상계적상일인 위 근로자들의 퇴직일(2021. 7. 31.)로 소급하여 피고인의 위 근로자들에 대한 부당이득금 채권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각 소멸하였다고 보아 위 근로자들에 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대하여 전부무죄 또는 일부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해당 근로자들은 2021. 8. 12. 피고인에게 자신이 선지급 받은 금액에 대하여 "위 000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매월 본인의 통장으로 지급 받았으며 위 금액을 퇴직금과 상계함에 동의하여 서명합니다."라고 기재된 문구 아래 서명 날인한 서면을 작성하여 교부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와 같은 퇴직 후의 상계합의가 해당 근로자들의 자유롭고 진정한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고, 상호간의 합의에 따라 근로자의 퇴직으로 인하여 사용자가 지급할 퇴직금액의 정산, 조정 방법의 하나로서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에게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 금원의 반환채권과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압류금지채권(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 등)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는 민법 제497조의 규정은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법정상계에 관한 조문으로서, 당사자 사이의 서로 간 합의에 기하여 상계가 행하여지는 상계계약의 경우 위와 같은 법정상계의 요건이나 상계금지사유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에 의하여 직권으로 원심판결문 제11면 범죄일람표 순번 10번의 '미납금액(원)'란 기재 '3,879,154'를 '3,879,155'<1>로, 제26면 무죄부분 일람표 순번 6의 '인정되는 미납금액(원)' 및 '비고'란 기재 '3,879,154'를 '3,879,155'포로 각 경정하고, 제21면의 '계산표(범죄일람표 순번 10)'를 이 사건 별지 '계산표(범죄일람표 순번 10)'로 교체하는 것으로 경정한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유리한 정상과 불리한 정상을 두루 고려하여 피고인의 형을 정하였다. 원심판결 선고 후 그 형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였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선재(재판장) 이희경 김재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