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26,937,800원 및 이에 대한 2024. 3. 22.부터 2026. 1. 2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2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수산물 수출입업,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2016. 9. 1.경부터 2020. 1. 15.경까지 원고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2021고정140)은 2022. 1. 12. 원고의 대표이사 C에 대해 피고에 대한 근로계약서 서면 작성 교부의무 위반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하면서 벌금50만 원을 선고하였고, 연차유급휴가 사용수당 미지급, 퇴직급 미지급의 범죄사실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다. 검사는 위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창원지방법원에서 2022. 7. 21. 항소가 기각되어 위 판결은 2022. 7. 29.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 사건'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피고에게 여러 차례 돈을 대여하였다. 원고가 피고의 계좌로 입금한 돈 169,284,730원과 피고의 급여 대장상 급액142,346,930원의 차액인 26,937,800원은 원고가 피고에게 빌려주었다가 변제되지 않은 돈이다. 또한 원고는 피고 대신 D에게 7,000,000원을 지급하였고, 피고는 거래업체로부터 받은 대금 1,700,000원을 원고에게 반환하지 않고 횡령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합계 35,637,8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가 피고에게 26,937,800원을 대여한 사실이 없고, 가사 대여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모든 금액을 변제하였다. 원고는 피고 대신 D에게 7,000,000원을 지급한 사실이 없고, 가사 피고가 입금 요청을 하였더라도 이를 변제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피고는 1,700,000원을 횡령한 사실이 없다.
판단
대여금(26,937,800원)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 내지 9호증<1>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원고는 피고의 근무 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수회 받고 피고의 계좌로 여러 차례 입금하는 방법으로 이자 약정 없이 돈을 대여한 것으로 보이고, 차용증(갑 제4, 5호증)과 계좌입금내역(갑 제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와의 합의에 따라 피고의 급여에서 대여금액 중 일부를 변제금으로 공제하고 남은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에 따라 원고가 2016. 9.경부터 2020. 1.경까지 피고 명의의 계좌로 입금한 돈은 합계169,284,730원이고, 같은 기간 동안 원고의 급여 대장에 기재되어 있는 피고에 대한 급여 총액은 142,346,930원<2>으로 그 차액이 26,937,800원인 점, ③ 피고는 피고의 계좌에 활어 등 판매 인센티브와 명절 상여금이 불규칙적으로 입금되었다고 주장하나, 피고에 대하여 그와 같은 판매 인센티브가 존재하였다거나 원고가 이를 지급한 바 있다고 볼 아무런 근거나 자료가 없고, 피고 역시 판매 인센티브 내역을 특정하고 있지 않으며, 명절 상여금은 이미 급여 대장에 포함되어 지급된 것으로 보이고, 달리 원고가 피고에게 대여금이나 급여 외의 돈을 지급할 사정이 엿보이지 않는 점, ④ 그렇다면 원고가 피고 명의 계좌로 입금한 돈은 '대여금 내지 급여 대장상 급여에서 일부 변제금을 공제한 남은 급여'이므로, 여기에 '급여 대장상 급여'를 공제하면, 대여금에서 일부 변제금을 공제한 돈 즉, 대여금 잔액으로 계산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2016. 9.경부터 2020. 1.경까지의 피고에게 대여하였다가 변제받고 남은 대여금 잔액은 위 26,937,800원(= 169,284,730원 - 142,346,930원)이 된다.
한편 피고는, 원고에게 현금으로 변제한 내역도 있어 차용금을 모두 변제하였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이 급여에서 공제된 변제금 외에 현금으로 변제하였음을 뒷받침할 만
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D 대위변제금(700만 원) 및 횡령금(170만 원)에 관한 판단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재판에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나, 민사재판에 제출된 다른 증거 내용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이를 배척할 수 있는 것이고, 더욱이 형사재판에서의 유죄판결은 공소사실에 대하여 증거능력 있는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이 있다는 의미인 반면, 무죄판결은 그러한 증명이 없다는 의미일 뿐이지 공소사실의 부존재가 증명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대법원 1998. 9. 8. 선고 98다25368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관련 형사사건 판결에서 원고에 대하여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및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 등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취지는, '원고가 2016. 9.경부터 2020. 1.경까지 피고에게 급여, 가불금 등을 모두 포함하여 지급한 돈은 169,284,730원이고, 같은 기간 동안 원고의 급여 대장에 기재되어 있는 피고에 대한 급여 총액은 142,346,930원인 점, 피고가 D에게 지급해야 할 700만 원을 대신하여 지급한 점, 피고가 원고의 거래업체로부터 받은 대금 170만 원을 원고에게 반환하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받아야 할 가불금 및 대여금 등이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및 퇴직금 합계액을 초과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등 이유로, 원고가 피고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고, 근로기준법위반 등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원고가 D에게 지급한 700만 원이 피고가 지급해야 할 돈이라거나 피고가170만 원을 횡령한 사실에 관한 증명책임은 원고에게 있다고 할 것인데, 원고가 제출한 갑 제8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D에게 지급한 700만 원이 피고 대신 지급한 것이라거나 원고가 피고에게 대여한 것임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갑 제1, 9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E에 대한 미수금 170만 원을 횡령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대여금 잔액 26,937,8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원고는 피고의 퇴사일인 2020. 1. 15.부터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그러나 소비대차에서 반환시기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대주는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반환을 최고하여야 하고(민법 제603조 제2항), 차주가 최고를 받은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면 변제기가 도래하며, 최고의 방법에 있어서는 아무런 규정이 없으므로 소장의 송달로써도 할 수 있는바(대법원 1969. 1. 28, 선고 68다2313 판결 참고), 이 사건 피고의 원고에 대한 대여금 채무는 변제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에 해당하고, 원고의 대여금 반환을 최고하는 의사표시가 이 사건 소 제기 이전에 피고에게 도달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대여금의 변제기는 그 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의사표시가 담긴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2024. 2. 21.부터 상당한 기간으로 인정되는 1개월이 경과한 2024. 3. 21. 도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대여금 잔액 26,937,8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3.22.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6. 1. 2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위 인정범위를 넘는 원고의 지연손해금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제1심판결 중 위 인정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박애경(재판장) 김은엽 김주미
1피고는 차용증(갑 제4, 5호증)을 작성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정성립을 부인하는 듯하나, 갑 제1,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관련 형사사건의 제1심 법정에서 '원고에게 임금에서 가불금을 공제하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였고, 가불금 등이 기재된 서면에 서명을 한 적이 있다'고 진술한 점, 위 차용증의 작성일자 및 대여금액이 원고의 피고에 대한 계좌입금내역과 일치하는 점, 위 차용증 기재와 같이 피고의 급여에서 대여금액 중 일부가 공제되어 지급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차용증은 피고가 작성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피고는 급여대장의 축소신고 가능성을 주장하기도 하나,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문에서도 설시한 바와 같이 법인의 소득을 계산함에 있어 근로자에 대한 임금을 손금으로 산입할 수 있는 점, 원고가 위 형사사건에서 문제된 연차유급휴가 사용수당과 퇴직금을 제외한 나머지 임금을 피고에게 모두 지급한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급여대장에 피고의 임금을 축소하여 기재할특별한 사정이 엿보이지 않고, 급여대장의 기재 형식이나 내용, 계좌입금내역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급여대장에 임금을 축소 기재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피고의 주장을 인정할 근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