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6. 6. 26. 선고 2025노1883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다만, 피고인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하여 업무상과실치사죄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모두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만이 원심판결 중 업무상과실치사죄 부분만을 다투는 취지로 항소를 제기하였는데, 업무상과실치사죄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는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어 소송법상 일죄로 취급되므로, 상소불가분의 원칙에 의하여 피고인이 항소하지 아니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부분도 업무상과실치상죄 부분과 함께 당심에 이심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 포함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법리오해

이 사건 사고와 당초 공소사실에 기재된 피고인의 과실(고소작업대에 대해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은 과실 및 과상승방지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과실)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즉, ① 상부구조물과의 협착을 예방할 수 있는 구체적 요소는 작업계획서의 기재사항이 아니고, ② 재해조사 의견서 및 출장복명서 기재에 의하면 고소작업대에 설치된 수직형 과상승방지장치가 정상 작동하였더라도 이 사건 현장과 같이 천정이 없는 공간에서는 꼭짓점 부분이 구조물과 맞닿지 않는 이상 장비상승을 멈출 수 없다는 구조적 한계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의 발생은 피할 수 없었으며, ③ 검사가 당심에서 변경한 공소사실에서의 주의의무(천정이 뚫려있는 작업환경에서 근로자의 끼임사고를 실질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적절한 형태의 가드 또는 과상승방지장치를 고소작업대에 설치하지 아니한 과실)의 경우에도 피고인이 과상승방지장치를 설치하기는 한 이상 그것이 다소 부족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과 같은 1인 영세업자에게 이론적으로 완벽한 안전조치를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고, 오히려 피해자가 현장감독자이자 작업지휘자의 지위에 있었음에도 부검결과 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21%로 측정되어 이 사건 사고발생 당시 음주상태였던 점 등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것이 이 사건 발생의 원인이 되었을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업무상과실치사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8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직권 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검사가 당심에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제1항 중 첫 번째 문단 제5행의 "가드"를 "가드(안전바)"로, 두 번째 문단 제7행의 "가드 또는 과상승방지장치를 설치하도록 하여"를 "가드(안전바) 또는 과상승방지장치를 설치하도록 하는 등으로"로, 세 번째 문단 제4행의 "고소작업대에 부착된 과상승방지장치가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제대로 설치하지 아니한 채"를 "지붕 트러스만 설치되어 천정이 뚫려있는 작업환경에서 근로자의 끼임사고를 실질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적절한 형태의 가드(안전바) 또는 과상승방지장치를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고소작업대에 설치하지 아니하고 신호수를 두는 등 기타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변경된 공소사실의 범위 내에서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4.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 · 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에 근거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안전보건규칙'이라 한다)의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목적,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 · 보건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취지, 사업장의 규모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성격 및 이에 내재되어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 · 보건상 위험의 내용, 산업재해의 발생 빈도, 안전 · 보건조치에 필요한 기술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규범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아가 해당 안전보건규칙과 관련한 일정한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1. 9. 30.선고 2020도3996 판결).

2)

업무상과실치사상죄는 업무상과실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경우에 성립되고(형법 제268조), 여기서 업무상과실은 업무와 관련하여 다해야 할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주의의무를 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아니한 경우를 가리키며(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2887 판결 등 참조), 법령에 의하여 업무상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 하는 경우뿐 아니라 계약 기타 관행에 의하여 업무상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 하는 경우도 포함한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10243 판결 등 참조). 업무상 주의의무의 위반이 있었는지 여부는 행위자가 결과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예견하지 못한 것인지(예견가능성), 그리고 결과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회피하지 못한 것인지(회피가능성) 여부에 따라 결정되고(대법원 1971. 5. 24. 선고 71도623 판결 등 참조), 그와 같은 판단은 해당 상황에 처한 일반적 평균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인 주의 정도를 표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6. 1. 선고 99도5086 판결 등 참조).3)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로 하여금 고소작업대를 이용하여 지붕 철골 보강 작업을 하게 하였음에도 고소작업대 작업에 따른 협착 등의 위험 예방대책 등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아니하고, 지붕 트러스만 설치되어 천정이 뚫려있는 작업 환경에서 근로자의 끼임 사고를 실질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적절한 형태의 가드(안전바) 또는 과상승방지장치를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고소작업대에 설치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작업을 하도록 한 과실로, 작업 중이던 피해자가 고소작업대 상부 난간과 지붕 트러스 사이에 목이 끼어 압박성 질식 및 허혈성 뇌손상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것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위험방지조치의무와 업무상주의의무가 일치하고 이는 1개의 행위가 업무상과실치사죄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해당하는 경우이다(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도264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인이 해당 안전보건규칙과 관련한 일정한 조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피고인의 업무상과실이 인정되고, 그 업무상과실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면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한다.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과 관계법령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작업환경에서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를 취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피고인에게 안전사고를 미리 방지해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인정되고, 그 업무상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안전보건규칙 제38조 제1항 제2호는 '사업주는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1>을 사용하는 작업을 하는 경우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별표 4에 따라 해당 작업, 작업장의 지형 · 지반 및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기록 · 보존하여야 하며, 조사결과를 고려하여 별표 4의 구분에 따른 사항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별표 4에는 그 작업계획서에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의 하나로 "해당 작업에 따른 추락·낙하·전도·협착 및 붕괴 등의 위험 예방대책"을 들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위 규정을 준수하여 피해자의 협착 등의 위험에 관한 실질적인 예방대책을 숙고하여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였다면 이 사건과 같이 천정이 없는 공간에서는 근로자를 적정하게 보호할 수 없는 수직형 과상승방지장치를 형식적으로 설치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2)

피고인은 안전보건규칙 제186조 제1항 제6호가 "작업대에 끼임 · 충돌 등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가드 또는 과상승방지장치를 설치할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가드와 과상승방지장치 모두를 설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피고인이 수직형 과상승 방지장치를 설치한 이상 위 규정에서 정하는 안전조치를 이행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설치한 수직형 과상승방지장치는 이 사건 현장과 같이 천정이 없는 뚫린 공간에서는 고소작업대의 네 귀퉁이에 설치된 수직형 과상승방지장치에 닿지 않는 나머지 부분에서 근로자가 협착되는 위험을 방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이를 설치하여 정상적으로 작동하였더라도 이 사건 사고를 막을 수 없었다는 것인바, 피고인은 이 사건 현장의 작업환경에서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에 불충분한 형식적인 안전조치만을 취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현장에서 사용될 고소작업대에 끼임 · 충돌 등 재해를 예방하기에 충분한 가드 또는 과상승방지장치를 설치하여야 하는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업무상과실이 있다.

3)

피고인은 천정이 없는 뚫린 공간에서 근로자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는 과상승 방지장치는 현실에 존재하지 아니하거나, 1인 영세업체인 피고인이 구비하기 어려운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이론적으로 완벽하게 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에도 모든 지점에서 감지가 가능하여 천정이 없는 공간에서도 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는 수평형 과상승방지장치가 존재하였던 사실이 인정된다. 설령 현실적으로 그와 같은 수평형 과상승방지장치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면, 피고인으로서는 수직형 과상승방지장치를 보완할 수 있는 신호수를 두는 등의 방법으로도 근로자의 끼임·협착 사고를 실질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안전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고 보이고, 피고인이 영세한 업체라는 이유만으로 산업안전보건법 및 안전보건규칙에서 정하는 안전조치의무가 면제되는 것도 아니다.

4)

결국 피고인에게는 근로자의 고소작업대 이용 시의 협착 등 위험 예방대책에 관하여 실질적으로 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는 예방대책을 숙고하여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아니한 채, 뚫린 공간에서는 근로자를 충분히 보호할 수 없는 수직형 과상승방지장치만을 형식적으로 설치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신호수 등도 두지 않은 업무상과실이 있고, 만일 피고인이 위와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해태하지 아니하고 충분한 안전조치를 취하였다면, 피해자가 고소작업대 상부 난간과 지붕 트러스 사이에 목이 끼어 사망하는 이 사건 사고는 발생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므로, 피고인의 업무상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이때 피고인의 업무상과실이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발생하게 한 유일한 원인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해자나 제3자의 과실 등이 경합하여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도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바, 설령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의 혈액에서 다소간의 알코올이 검출되었다거나 피해자가 현장 안전관리 책임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업무상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단절되는 것도 아니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파기하는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