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00. 12. 12. 선고 99노2482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은 공소사실 기재 발언을 통해서 노조원들이 쟁의행위에 참여할 경우 징계, 해고 등 불이익을 당하리라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하였는데, 위와 같은 발언을 할 때, 피고인들에게 회사측의 입장을 대변하여 노동조합활동에 개입한다는 인식이 있었음이 분명하고, 위와 같은 주관적인 인식이 있는 이상 사용자측의 노동조합활동개입금지위반의 고의는 충분하다 할 것이며, 또한 이 사건 노조원들의 쟁의행위는 주체, 수단, 목적, 절차 등에 있어서 적법한 쟁의행위이므로, 가사, 피고인들이 이 사건 노동조합활동에 개입함에 있어 노조원들의 쟁의행위가 정당한 목적과 적법한 절차를 결여한 불법한 쟁의행위로서 이에 개입하는 자신들의 행위가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하는 행위라고 믿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위법성 인식의 착오의 문제로서 위와 같이 믿는데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마땅히 피고인들을 처벌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한 것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기록에 의하면, 1998. 7. 14.자로 파업에 돌입할 예정인 노조원들에게 피고인들이 그 하루 전인 1998. 7. 13. "노동조합에 참여하면 징계회부 및 정리해고 대상이고, 노조원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갈 것이며, 배의 진수가 바쁘니 파업참여를 자제해 달라"는 취지의 각 발언을 하였는바,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각 발언은 노조원들이 쟁의행위에 참여할 경우 불이익을 당하리라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서, 피고인들이 위와 같은 발언을 함에 있어 피고인들에게 회사측의 입장을 대변하여 노동조합활동에 개입한다는 인식이 있었음이 분명하고 위와 같은 주관적인 인식이 있는 이상 피고인들에게 사용자측의 노동조합활동개입금지위반의 고의가 있었음은 넉넉히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나.

그러나 나아가,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노법'이라 한다) 제81조 제4호 소정의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정당성을 갖기 위해서는 그 목적이 정당하여야할 뿐 아니라 절차적 요건을 구비하여야 하고 이를 결여하면 위법한 쟁의행위로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할 것이며, 이와 같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쟁의행위에 가담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말하는 것은 노노법 제81조 제4호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이 사건 행위 당시 노조원들의 쟁의행위가 정당한 쟁의행위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⑴ 피고인들이 소속된 대우중공업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1998. 6. 30.자로 노동부장관에 대하여 당시 노조원들이 행하던 쟁의행위가 정당한 것인지에 대하여 질의를 하였고, 노동부장관은 위 질의에 대하여 1998. 7. 10.자로 조정신청전인 1998. 5. 24.부터 27. 사이에 이루어진 노조원들의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쟁의행위의 절차적 요건으로 유효하게 인정되기 위해서는 찬반투표 당시에 쟁의상태에 있었음을 요한다는 취지의 회신을 하였으며,

⑵ 그 당시까지의 노사간의 교섭과정을 살펴보면, ①대우중공업 주식회사의 사용자측과 노동조합측 사이에 체결된 기존의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1998. 2. 28. 만료되기에 이르자 노동조합측은 같은 해 2. 26., 사용자측은 같은 달 27. 각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 개정 요구안을 제출하였고, ②사용자측에서는 같은 해 3. 3. 노노법 제32조 제3항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같은 해 2. 28.자로 유효기간이 만료된 위 단체협약에 대하여 일방적 해지통고를 하였으며, ③노동조합측에서는 같은 해 3. 16. 같은 법 제29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단체교섭 요구안 중 임금인상 요구안 및 단체협약 갱신 요구안 중 13개 조항에 대한 단체교섭 체결권을 상급단체인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금속연맹이라 한다)에 위임하였고, ④같은 해 3. 21. 금속연맹이 한국경영자총연합회(이하 경총이라 한다)에 단체교섭 요구안을 제출하였으나, 경총에서는 중앙교섭 불가 입장을 표명하자, 금속연맹에서는 같은 해 3. 31.부터 4. 28. 사이에 5회에 걸쳐 일방적으로 교섭에 참여하였으며, ⑤같은 해 4. 28. 금속연맹이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라 한다)에 조정신청서를 제출하였으나, 중노위에서는 각 사업장별 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라 한다)에 이첩하였고, 경남 지노위에서는 "당사자간 합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도 더 이상 자주적 교섭에 의한 합의의 여지가 없는 경우라고 보기 어려워 노노법 제2조 제5호 소정의 노동쟁의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조정안을 제시하지 아니하고 당사자간 자주적 교섭을 충분히 가질 것"을 권고하는 결정을 하였으며, ⑥같은 해 5. 6. 금속연맹에서는 노동조합측에 단체교섭권을 재위임하였고, ⑦그 이후 사용자측과 노동조합 측의 구체적인 교섭과정을 보면, 같은 해 5. 4. '98단체교섭 상견례(제1차 교섭), 같은 해 5. 12. 교섭 진행원칙 합의(제2차 교섭), 같은 해 5. 4. 노사 요구안 설명 및 경영현황 설명(제3차 교섭), 같은 해 5. 19. 단체협약 갱신안에 대한 심의 착수(제4차 교섭) 등이 이루어졌으며, ⑧같은 해 5. 24.부터 같은 달 27.까지 노동조합측에서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였고, ⑨그 후 양당사자들은 같은 해 6. 25.까지 제13차에 이르기까지 교섭을 하였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게 되자, 노동조합측에서는 같은 해 7. 1. 경남 지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였으며, ⑩같은 해 7. 11. 경남 지노위에서는 조정위원회를 개최하고 당사자간 자주적 교섭으로 해결할 것을 권고하였고, ⑪같은 해 7. 14. 노동조합측에서는 별도의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치지 아니한 채 쟁의행위에 돌입하여, 위 쟁의행위는 같은 해 9. 4.까지 계속되었다.

⑶ 위와 같은 양당사자간 교섭과정 및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부터 쟁의행위 돌입에 이르게 된 과정을 종합하여 보면, 노동조합측에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던 같은 해 5. 24.부터 같은 달 27.까지의 시점에서는 양당사자간에 단체협약 갱신안에 대한 심의가 시작되던 단계에 불과하여, 위 찬반투표 당시에는 노노법 제2조 제5호 소정의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간에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 "인 "노동쟁의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또한 사용자측에서 기존의 단체협약에 대한 일방적 해지통고의 효력이 발생하는 같은 해 6. 4.이 임박하였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찬반투표의 실시목적은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 등에 관한 구체적인 분쟁의 해결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사용자측의 단체협약 일방해지통고의 효력이 발생하면 단체교섭에 있어서 노동자측에게 불리하게 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사용자측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가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와 같이 그 목적 및 절차적 요건을 구비하지 못하고 노노법 소정의 절차를 따를 수 없는 납득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불법한 쟁의행위가 시작되려 하자, 피고인들이 노조원들에 대하여 위와 같이 불법한 쟁의행위에 참석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노노법 제81조 제4호에 규정된 사용자측의 노조활동개입금지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가사 위와 같은 피고인들의 발언이 노노법 제81조 제4호 소정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행위가 법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믿었던 것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죄가 되지 아니하거나 이를 유죄로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므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인바, 원심은 피고인들에게 고의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위법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나, 이는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여 결론적으로 원심판결은 옳고, 결국 원심판결을 탓하는 검사의 항소이유의 주장은 배척될 수밖에 없다.

3.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충섭(재판장) 이한석 남양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