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07,9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21. 3. 1.부터 2023. 9. 2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9. 3.경부터 2019. 12.경까지 사이에 주식회사 C로부터 타일, 도배, 기와 공사들을 하도급 받아 시공하였다.
피고는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이고, 피고의 남편인 D은 주식회사 C의 실질적인 경영자이다.
원고의 아내인 E와 피고는 2019. 4. 1. 공증인 F 사무소 작성 증서 2019년 제175호로 주식회사 C과 E 사이의 미지급 물품대금이 2019. 4. 1. 기준 18,400,000원임을 승인한다는 내용의 공정증서를 작성을 촉탁하였다.
원고는 주식회사 C을 상대로 하도급대금 89,500,000원(= 총 미지급 공사대금 107,900,000원 중 위 공정증서 작성 금액 제외)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이 법원 2020가단20506호), 2020. 5. 27. 무변론 원고 승소 판결이 선고되었다.
D에 대하여, D이 2016. 6.경부터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 약속대로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음에도 2019. 4.경 원고에게 ‘제천시 G 소재 건물 2동에 대해 타일, 집기류를 설치해 주면 그 공사가 끝나는 대로 공사대금을 지급해주겠다’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원고로부터 2019. 4.경 8,000,000원 상당의 타일, 집기류 등을 시공받아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17회에 걸쳐 원고로부터 182,500,000원 상당의 공사를 시공받고도 그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였다는 내용의 사기 범행을 비롯하여 다수의 피해자에 대한 사기,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등의 범죄사실로 공소가 제기되었고, 피고에 대하여는 피고가 2019년부터 주식회사 C 사무실로 돈을 받지 못했다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등 D이 피해자 H에게 정상적으로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을 알면서도 주식회사 C 운영계좌인 피고 명의 농협계좌(계좌번호 1 생략)을 관리하면서 1,200여 회에 걸쳐 계좌이체를 하는 등 운영계좌의 자금을 관리하고, 위 피해자를 비롯한 거래상대방들에게 마치 주식회사 C에서 약속대로 대금을 결제해줄 수 있는 것처럼 차용증, 지불각서 등을 작성해주어 사람들이 계속해서 D과의 거래관계를 유지하게 하는 방법으로 D의 사기범행을 용이하게 하여 이를 방조하였다는 사기방조죄로 공소가 제기되었다(이 법원 2021고단277호).
위 법원은 피고에 대한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피고에 대하여는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가 항소하였고(청주지방법원 2023노326호), 항소심에 법원은 피고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에 대하여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 1 내지 3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피고는 사기방조 범행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미지급 공사대금 107,900,000원(= 공정증서가 작성된 18,400,000원 + 이 법원 2020가단20506호 판결에서 확정된 89,500,000원)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금원 및 이에 대하여 최후 공사일 이후인 2021. 3. 1.부터 발생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이미 주식회사 C을 상대로 미지급 공사대금을 청구하여 승소 판결을 선고받았으므로, 피고에게 이를 청구하는 것은 이중 청구이다. 피고에 대한 형사사건에서 법원은 “피고는 범행의 핵심적인 부분을 담당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판단하였고, 이러한 사정이 고려되어 항소심에서 형이 감경되기도 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판단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D의 사기 범행을 방조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의 사기방조 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미지급 공사대금 107,900,000원 상당의 손해배상금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최종 불법행위일 이후인 2021. 3. 1.부터 이 판결선고일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범행의 핵심적인 부분을 담당하지 않았으므로 민사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에 대한 사기방조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 판단이 이루어진 이상 피고가 불법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되고, 방조범으로서 가담 정도가 경미하였다는 사정이 불법행위 책임 자체를 부인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위와 같은 피고의 주장을 책임의 범위가 제한되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선해하여 살피더라도,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는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가해자들 전원의 행위를 전체적으로 함께 평가하여 정하여야 하고, 그 손해배상액에 대하여는 가해자 각자가 그 금액의 전부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며, 가해자의 1인이 다른 가해자에 비하여 불법행위에 가공한 정도가 경미하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그 가해자의 책임 범위를 위와 같이 정하여진 손해배상액의 일부로 제한하여 인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다32999 판결),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측 과실을 전제로 한 구체적 책임 제한 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피고 측의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으므로, 피고의 책임 범위가 제한되어야 한다고 인정할 수도 없다<1>.
나아가, 피고는 이미 주식회사 C이 원고에게 미지급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판결이 선고되었으므로 별개의 법인격을 지닌 개인인 피고는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하나, 원고가 주식회사 C과 사이에 체결한 계약에 근거한 공사대금청구권과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권은 각각 별개의 원인으로 발생한 독립된 채권이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위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이 중 청구에 해당하지 않는다(다만 어느 한쪽이 변제하면, 타방의 채무도 소멸하는 부진정 연대채무 관계에 있을 뿐이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새미
각주1) 피고는 갑 제29호증 합의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나, 위 합의서가 작성된 2018. 11. 27. 이후 공정증서가 작성되고, 원고가 주식회사 C을 상대로 공사대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무변론 승소 판결이 선고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 합의서의 효력 유무에 따라 불법행위 책임 성립 여부 및 책임의 범위가 달라진다고 보기 어렵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