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에 대한 형의 선고를 각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 주장
피해자가 원심판결 선고 전에 피고인들과 사이에서 이 사건에 관한 고소를 취하하기로 합의하여 고소취소의 효력이 발생하였으므로 이 사건 공소가 기각되어야 함에도, 이와 달리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고소의 취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주장
원심의 형(각 벌금 2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고소취소는 범인의 처벌을 구하는 의사를 철회하는 수사기관 또는 법원에 대한 고소권자의 의사표시로서 고소취소의 효력이 발생하기 위하여는 고소권자가 서면 또는 구술로써 수사기관 또는 법원에 고소를 취소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수 있어야 한다.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해자가 사무처장으로서 운영에 관여한 사회복지법인 D(대표이사는 피해자의 누나인 F으로 되어 있다)은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서 피고인들을 비롯한 근로자들과 사이에 노사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하면서 2014. 3. 27. '이 사건 사용자와 이 사건 근로자들 및 노동조합은 즉시 상호 고소·고발 사건 일체를 취하한다'는 내용의 화해조서(이하 '이 사건 화해조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고(화해조서상 사용자의 표시는 사회복지법인 D으로 되어 있고, 당시 대표자인 이사장 F이 출석하여 화해조서에 날인하였다), 이 사건 화해조서가 이 사건 약식명령이 발령된 이후 피고인들에 의하여 원심에 제출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화해조서는 피고인들을 비롯한 근로자 18명 및 노동조합의 사용자사회복지법인 D에 대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과정에서 작성된 것으로 당사자는 사회복지법인 D으로 되어 있고 화해조서 작성 당시 피고인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은 피해자 뿐만 아니라 D과 F을 상대로도 고소, 진정을 해 놓았던 점, 피해자가 위 구제신청 사건의 심문과정은 물론 이 사건 화해조서 작성 과정에도 참여를 하였음에도 화해조서 상에는 이 사건 고소나 피해자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피고인들과의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이나 노동조합 및 노동조합관계법의 적용과 관련하여 사용자 지위에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 사건 화해조서의 당사자로서 그에 따라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고소를 취하할 법적인 의무를 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설령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가 이 사건 화해조서에 따라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고소를 취소할 법적 의무를 진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화해조서는 근로자들의 사회복지법인 D에 대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 대하여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서 작성된 것으로 그 작성경위나 내용 등에 비추어 위 화해조서가 작성된 것만으로 곧바로 수사기관 내지 법원에 대한 고소취소의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피고인들을 비롯한 근로자들도 이 사건 화해조서 작성 이후 F 및 사회복지법인 D에 대한 고소 및 진정을 취하하는 별도의 서면을 수사기관에 제출한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피고인들과 피해자 사이에서 이 사건 화해조서를 이 사건 고소취소의 의사표시에 갈음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있었다거나 피고인들에게 피해자를 대신하여 이 사건 화해조서를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제출하는 권한을 부여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화해조서가 작성되었다거나 원심에 제출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해자의 고소취소 의사표시의 효력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화해조서가 피고인들에 의하여 원심에 제출된 이외에 달리 피해자가 원심판결 선고전까지 수사기관이나 원심에 고소취소 또는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피해자는 당심에 이르러서야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한 서면을 제출하였을 뿐이다.
결국 이 사건 화해조서의 작성 또는 제출만으로는 고소가 취소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고소취소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들이 한 연설내용이나 이를 사람들에게 알린 방식에 비추어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저하되는 정도가 가볍지 않은 점 등은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들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당심에서 피해자가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복지법인 운영상 잘못을 지적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것으로 그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피고인들이 모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해자가 이 사건 화해조서의 취지에 따라 원심에서 고소를 취하하고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였더라면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에다가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의 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벌금 2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