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7,000,000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토목, 건축, 건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피고는 2016. 4. 27. 원고를 급여 월 3,500,000원에 채용하여 그 다음 날부터 피고가 시공하는 C 긴급복구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하게 하였다.
원고는 2016. 6. 1. 이 사건 공사의 후임 현장소장인 D에게 업무를 인수·인계하였고 2016. 6. 2.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과 피고의 사무실에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2016. 8. 10.부터 다시 피고의 사무실에 출근하여 근무하였는데, 2016. 8. 29. 피고로부터 100일간의 무급 정직처분을 받았다. 이에 원고가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원고와 피고는 2016. 11. 29.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합의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3, 14, 15호증, 을 1, 2, 4호증의 각 기재, 증인 E, F의 각 증언, 원고 본인신문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는 2016. 6. 1. 사직 의사 없는 원고에게 사직서의 제출을 강요함으로써 권고사직의 형태로 원고를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직권고'라 한다).
피고는 직접 이 사건 공사를 시공하기 위하여 원고를 현장소장으로 채용하였다가 다른 업체에 대한 일괄 하도급을 주기로 하면서 원고를 해고하였다. 또한, 피고는 해고 예고 절차를 거치지도 않았다. 이처럼 피고의 이 사건 사직권고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며 절차적 위법이 있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직권고에 따른 부당해고기간인 2016. 6. 2.부터 2016. 8. 9.까지의 임금 중 원고가 구하는 7,000,0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원고는 2016. 6. 1. 피고로부터 사직을 권고받고 후임 현장소장에게 업무를 인수인계하였다. 이후 원고는 사직서 제출, 카드 반납 등 피고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회사에서 알아서 하라"라고만 답변하다가 일방적으로 연락을 받지 아니하였다. 이는 원고가 피고에게 묵시적으로 사직의 의사를 표시한 것에 해당한다. 이처럼 원고는 원고와 피고의 합의(원고의 묵시적 사직 의사표시와 피고의 승낙)에 따라 사직하였을 뿐이므로, 이 사건 사직권고가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사직권고가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를 해고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 즉 원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 근무를 시작한 2016. 4. 28.부터 2016. 5. 31.까지 현장소장으로서 하여야 할 기본 업무인 현장 사무실 개설, 공사추진계획서 작성, 계약내역서 검토 후 실행내역서 작성, 협력업체 결정, 발주처와의 업무 처리 등을 전혀 수행하지 않았다(피고의 주장을 위와 같이 선해한다).
판단
이 사건 사직 권고의 성격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기초 사실에다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2호증, 을 2, 3, 11호증(을 2호증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증인 F의 일부 증언, 원고 본인신문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과 사정 등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E 전무, F 부장을 통하여 2016. 5. 28.부터 2016. 6. 1.까지 사이에 원고에게 수차례 사직을 권고하면서 사직서의 제출 등을 요구하였는데, 원고는 이를 거부하였다("F은 2016. 6. 1. 원고에게 먼저 사직을 권고하지 않았다. 원고에게 피고의 본사로 복귀하라고 하였는데 원고가 무작정 집으로 내려가겠다고만 대답하며 '그렇다면 사직서를 제출해라'라고 말하였을 뿐이다"라는 취지의 증인 F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위와 같은 사실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피고는 2016. 6. 1.부터 2016. 8. 2.까지 원고에게 전화, 문자메시지, 내용증명을 통하여 계속해서 사직서의 제출을 요구하였고, 원고의 연락이 없다면 피고가 지정한 날짜를 원고의 퇴직 일자로 처리하겠다고 통보하였다.
피고는 2016. 7. 25.자, 2016. 8. 1.자 각 내용증명을 통하여 원고에게 피고의 사무실로 출근할 것을 요구하였다. 한편 피고는 2016. 8. 10. 원고가 다시 피고의 사무실에 출근하자 원고를 화장실 옆자리에서 별다른 업무 비품을 주지 아니하면서 근무하게 하였는바,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피고는 위 출근 요구는 원고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는 등 원고의 퇴직에 따른 행정절차를 밟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아도 무리가 아니다.
이와 같은 사실과 사정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직권고는 사용자인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할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사직권고의 효력
쟁점
원고는 "이 사건 사직권고는 해고예고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무효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에 정한 해고예고의 절차를 취하지 아니하고 근로자를 해고하였다고 하더라도, 해고사유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이상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해고가 무효로 되지는 않는다(대법원 1993. 9. 24. 선고 93누4199 판결, 대법원 1994. 12. 27. 선고 94누11132 판결 등 참조). 결국, 이 사건 사직권고의 효력 여부는 피고가 원고를 해고할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의 문제로 돌아온다.
관련 법리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무효이고, 그러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은 사용자인 피고가 주장·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8. 14. 선고 91다2981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해고의 정당한 이유에 대한 피고의 주장(2의 나의 (2)항 기재와 같다)에 대하여 본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5호증, 을 7, 8호증(을 8호증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이 사건 공사는 긴급공사로서 그 공사 기간이 2016. 4. 25.부터 2016. 10. 21.까지인 사실, ② 원고는 2016. 4. 28.부터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하였는데 2016. 5. 31.까지 공정율이 0%에 그쳤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6 내지 12호증(갑 7, 11호증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원고 본인신문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이 사건 공사현장에 상수도, 전화선, 도시가스, 한국전력공사의 전기선, 군 통신케이블 등 지장물이 매설되어 있었던 사실, ② 원고는 관련 당사자들과 지장물 이설 협의를 진행하였으며, 군 사격장 출입문을 이설하고 가설도로를 설치하였으며, 피고에게 현장직원 채용을 요청하는 등 나름의 업무를 진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공사현장의 현장소장으로서의 업무를 해태하여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인 때는 해고된 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동안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 본문의 규정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그 기간에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사직권고가 앞서 본 바와 같이 해고로서 무효인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직권고에 따른 부당해고일 다음 날인 2016. 6. 2.부터 원고가 다시 피고의 사무실에 출근한 날의 전날인 2016. 8. 9.까지 약정 급여 월 3,500,000원에 해당하는 임금 중 원고가 구하는 7,000,0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한다.
판사 성익경(재판장) 오상혁 강경묵
각주1) 원고가 피고의 사무실에 다시 출근하기 시작한 2016. 8. 10.의 전날에 해당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