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5. 9. 14.부터 현재까지 청주시 흥덕구 D에 있는 의료법인 E(이하 '이 사건 재단'이라 한다) 산하 N요양병원을 운영하는 사용자로서,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위 병원에서 근무한 F, G, H, I의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 및 퇴직금 등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관련 법리 및 원심의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지급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6도300 판결 등 참조).
원심의 판단
원심은 위와 같은 법리에 기초하여 검찰이 제출한 모든 증거자료를 검토하여 보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재단의 속칭 '바지 이사장'이 아닌 실질적 경영자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2015. 9. 14.부터 현재까지 이 사건 재단의 대표권 있는 이사로 등기되어 있는 점과 (피고인과 뒤에서 보는 J 사이에 병원의 경영권과 관련하여 갈등이 있었다는 취지의) 원심 증인 L의 법정진술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재단의 실질적 경영자임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음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피고인이 2015. 9. 14.부터 현재까지 이 사건 재단의 대표권 있는 이사로 등기되어 있는 사실은 검사의 주장과 같으나, 한편 원심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당심 증인 J의 법정진술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재단의 전 이사장이었던 L가 2015. 8. 27. 재단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J에게 실양수금 5억 3천만 원에 양도하는 내용의 권리양도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같은 해 9. 14. 위 J이 이 사건 재단의 이사로 등재된 사실(공판기록 제27쪽부터 제30쪽까지, 당심 증인 J에 대한 녹취서 제6쪽 참조), ② 2015. 9. 1.부터 이 사건 재단 운영의 위 N요양병원에서 관리부장으로 근무하였던 K은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은 형식적으로 이사직에 있었다. N요양병원 지하실에서 대기만 하였을 뿐 병원 관련 업무를 본 적이 없다.'(공판기록 제197쪽, 제203쪽), 'N요양병원 운영과 관련하여 J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사실은 있으나, 피고인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사실은 없다.'(공판기록 제201쪽), '이 사건 재단 명의의 통장 및 도장은 당초 피고인이 보관하였다가 나중에는 J이 보관하며 관리하였다.'(공판기록 제208쪽)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③ 당심 증인 J 역시 '피고인이 이 사건 재단에서 하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고 직함만 대표이사 내지 이사장이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며(당심 증인 J에 대한 녹취서 제2쪽), ④ 위 L는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재단의 이사로 등재된 경위에 관하여 '(권리양도계약 상의 양수인인) J이 다른 사업장이 있다는 이유로 본인 대신 대표자를 할 사람을 구해 오겠다고 하여 J이 소개한 피고인을 이 사건 재단의 이사로 등재하였다.'(공판기록 제214쪽)고 진술하였는바,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판단과 같이 피고인은 이 사건 재단의 실질적 경영자라기보다는 속칭 '바지 이사장'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각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실질적 사용자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하게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증거가 없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성묵(재판장) 강경묵 윤상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