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C(저온상태로 보관한 수액이나 혈액에 대해 환자에게 투여하기 전에 열을 가하여 체온에 근접한 온도로 데우는 의료용 장치, 이하에서 ‘D’라 한다)를 발명하여 E일자 특허등록번호 F로 별지 기재와 같은 특허권설정등록(이하 ‘이 사건 특허권’이라 한다)을 마쳐 이 사건 특허권의 최초 등록권리자로 등록된 사람이고, 피고는 의료용구의 판매업, 의료용구 제조업 및 수출입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며, 주식회사 G(이하 ‘G’이라 한다)은 의료기 및 의료장비 도소매업, 의료용구 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피고에게 인수되었다.
원고와 G 사이의 동업계약 등
원고는 2013. 3. 25. G과 사이에 G에게 이 사건 특허권을 양도하고 이 사건 특허권을 활용해 의료용 D 제품을 개발, 생산 및 판매하는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동업계약(이하 ‘이 사건 동업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동업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을 제2호증).
원고는 이 사건 동업계약에 따라 G에게 이 사건 특허권을 양도하였고, 그 대가로 G으로부터 5억 원을 지급받았다. G은 2013. 4. 30. 이 사건 특허권에 관하여 권리의 전부이전등록을 마쳤으며, 그 무렵부터 원고는 G의 독립된 사업부에서 D 제품 개발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와 G은 2014. 6. 9. 위 G의 독립된 사업부를 분리하여 이 사건 사업을 전담하여 수행할 별개의 법인인 주식회사 I(I, 이하 ‘I’이라 한다)을 설립하였고, G의 사내이사인 H가 I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원고가 I의 사내이사로 각 취임하였다.
원고는 2015. 1. 1.부터 2016. 3. 1.까지 I에서 D 제품 개발 업무를 수행하였고, 위 기간 동안 I으로부터 매달 8,160,000원을 지급받았다.
주식회사 J은 2015. 1. 21. 이 사건 특허권에 관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카합81223호로 특허권처분금지가처분 결정을 받았고, 2015. 1. 26. 이 사건 특허권에 관하여 특허권처분금지가처분등록이 마쳐졌다.
원고, G, 피고 사이의 이 사건 동업계약 및 특허권과 관련한 약정 등
원고는, 피고가 G의 지분을 인수할 무렵인 2016. 4.경 G,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동업계약 및 특허권과 관련하여 합의서를 작성하여 약정을 하였다(이하 위 합의서를 ‘이 사건 합의서’라 하고, 위 약정을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 이 사건 합의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I의 사내이사 지위를 유지한 채 2016. 4.경부터 피고가 D 제품 개발을 위해 피고 내에 설치한 연구소의 자문위원으로 근무하면서 D 제품 개발 업무를 담당하였고, 피고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매달 기본급 명목으로 8,160,000원을 지급받았다.
I은 2017. 2. 22.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해산 결의를 하였고, 2017. 3. 2. 원고에 대한 사내이사 등기를 말소하였으며, 2017. 5. 10. I의 청산종결등기가 마쳐졌다.
피고의 이 사건 약정 해지 통보
피고는 원고에게 2018. 4. 9. ‘이 사건 합의서는 원고의 기술로 D를 제품화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고, 제5조에서 제품의 연구개발은 원고의 책임임을 명시하고 있으며, 제8조에서 2016. 6. 30.까지 제품 개발을 완료하기로 하였으나, 본 내용 증명 작성일 현재까지 제품 개발이 완료되지 못하였으므로, 2018. 4. 30.까지는 제품 개발을 완료하여 피고에게 제출하기 바란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2018. 5. 2. ‘D 완성제품 제시 시한(2018. 4. 30.)이 경과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약정을 이행할 수 없음을 통지하며, D 제품화를 위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비용 지급을 2018. 5. 1.부터 중단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각 발송하였고, 위 각 내용증명우편은 위 각 발송일 무렵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2, 21, 2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약정 중 이 사건 합의서 제6, 8조에 의한 약정(이하 ‘이 사건 금원 지급약정’이라 한다)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또는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특허권의 양도대가를 지급하기로 한 약정(이하 ‘이 사건 특허권 양도대가 지급약정’이라 한다)에 해당하는데, 피고는 원고에게 정당한 해고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적법한 해고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부당하게 원고를 해고하였고, 약정한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에서 위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최종적으로 임금을 지급한 날 이후인 2018. 5. 1.부터 원고의 복직시까지 매월 8,333,333원의 비율로 계산한 미지급 임금 내지 약정금의 지급을 구한다(원고의 주장을 위와 같이 선해한다).
피고의 주장
원고, 피고 및 G은 원고와 G 사이의 이 사건 동업계약에 따른 동업관계를 종료하고 원고와 피고가 새로 동업하여 이 사건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하여 3자간에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한 것이므로, 이 사건 약정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동업계약이거나 D 제품 개발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이다. 따라서 이 사건 약정의 일부인 이 사건 금원 지급약정은 원고의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정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계약 또는 이 사건 특허권의 양도대가 지급약정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0다50601 판결).
회사의 업무집행권을 가진 이사 등 임원은 그가 그 회사의 주주가 아니라 하더라도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28228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갑 제5, 9, 16, 17, 20, 21호증, 을 제3, 7 내지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금원 지급약정이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근로계약이라거나 원고가 종속적 근로관계를 전제로 한 근로자의 지위에서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G과 사이에 이 사건 동업계약을 체결하였고, 그에 따라 G에게 이 사건 특허권을 양도하고 G의 독립된 사업부에서 D 개발 업무를 수행하다가 I이 설립되자 I에서 같은 업무를 지속하였으며, G의 모회사인 피고가 I의 이 사건 사업부문을 인수하기로 함에 따라 원고, 피고 및 G은 원고와 G 사이의 이 사건 동업계약에 따른 동업관계를 종료하고 원고와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를 정립할 목적으로 3자간에 이 사건 약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원고, G 및 피고 사이에 이루어진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한 일련의 법률관계의 변동 과정, 원고가 이 사건 약정 이전에 G과 I으로부터 부여받은 회사 내 지위, G과 피고 사이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가 원고의 피고에 대한 종속적 근로관계를 설정할 의사를 가지고 이 사건 약정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합의서 제6조는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서 작성일 당시 I이 원고에 부여한 직급과 급여를 그대로 부여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합의서 작성일 무렵 I이 원고에게 부여한 직급 및 급여에 관하여 살펴보면, 원고와 G은 이 사건 동업계약 당시 원고의 급여, 직위 등을 G의 임원인 H 전무에 준하여 정하고 장차 원고를 G의 등기이사로 선임하기로 약정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I의 등기이사로 선임된 후 매달 8,160,000원을 급여 명목으로 지급받았으며, 피고 연구소의 자문위원으로 근무하면서도 매달 8,160,000원을 기본급 명목으로 지급받았는데, 위 금액은 당시 피고의 전무이사 L의 기본급 및 수당 합계액 8,140,000원과 큰 차이가 없는 금액이고, 원고는 피고의 전무이사 직함이 기재된 명함을 사용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이 사건 합의서 제6조에 따라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임원으로서의 대우를 받은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피고의 직원들과 사이에 근로조건을 명시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해 왔던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위와 같은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바 없다.
피고가 원고에게 피고 본사에 위치한 사무실 내지 연구실, 원자재, 비품 등을 무상으로 제공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이는 피고가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원고가 수행하기로 한 D 제품의 개발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신속하게 제품이 개발될 수 있도록 원고에게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원고가 이에 구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합의서 제4조, 제5조는 피고가 피고 내에 D 제품 개발을 담당할 사업부를 신설하고 원고가 해당 사업부의 장을 맡아 부서를 운영하며 해당 사업부의 책임 하에 D 제품의 연구개발을 완료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에 따라 원고는 D 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사업부인 연구소의 책임자로서 D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고, 그와 같은 연구 활동의 내용, 성격 및 전문성을 고려할 때 원고가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지는 않았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 대표이사 M가 D 제품 개발 과정에서 Air Filter의 장착과 관련하여 지시를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이는 M가 이 사건 약정에 기하여 원고에게 일정한 품질을 갖춘 D 제품을 개발하라는 취지의 일반적인 요구를 한 것으로 보이고, 이를 두고 근로계약에 기한 사용자의 피용자에 대한 지시·감독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의 직원들은 자신이 담당한 업무와 관련하여 일 단위, 주 단위, 월 단위로 업무일지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보고한 후 상급자로부터 지시를 받는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해 왔으나, 원고가 업무일지 또는 그와 같은 문서를 작성하였다거나 정기적으로 상급자에게 업무를 보고하였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
원고는 충북 진천에 위치한 피고 본사에서 피고가 정한 근무시간[주 5일(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을 준수하여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직원들의 출퇴근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본사 현관 출입문 등에 설치하여 운영한 출퇴근기록기에 기록된 2018. 1. 1.부터 2018. 4. 30.까지의 원고의 출퇴근내역에 모두 ‘결근’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피고는 근무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출퇴근을 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위와 같은 원고의 근무방식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근무시간의 준수를 요구하거나, 근무태만 등을 이유로 징계를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가 정한 근무시간을 준수하여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원고의 위 주장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금원 지급약정이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거나, 원고가 이 사건 금원 지급약정에 따라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서 근무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지급청구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특허권의 양도대가 지급약정의 존부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와 사이에 원고에게 이 사건 특허권의 양도대가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는 E일자 이 사건 특허권의 최초 등록권리자로 등록한 후 이 사건 동업계약에 따라 G에게 이 사건 특허권을 양도하면서 그 대가로 G으로부터 5억 원을 지급받았고, G은 2013. 4. 30. 이 사건 특허권에 관하여 권리의 전부이전등록을 마쳤다.
이 사건 확인서에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특허권을 양도받는다거나,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특허권의 양도대가를 지급한다는 내용과 관련하여 아무런 기재도 없고, 오히려 이 사건 합의서 제1조는 이 사건 동업계약을 상호 합의하여 현재까지 이행된 상태에서 조건 없이 종료하고 종료일 현재까지 이 사건 동업계약과 관련하여 이행되지 않은 모든 권리와 의무는 소멸한다고 규정하여, 이 사건 약정 이전에 이미 G이 유효하게 이 사건 특허권을 취득하였음을 명시하여 밝히고 있다.
피고가 G이 이미 취득하여 보유하고 있는 이 사건 특허권에 대해 다시 원고와 사이에 양도계약을 체결하거나 양도대가를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없어 보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약정 이전에 주식회사 J의 가처분신청에 의해 이 사건 특허권에 관하여 특허권처분금지가처분등록이 마쳐진 상황에서 피고가 위와 같은 양도계약 또는 약정을 할 이유도 없어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도형석(재판장) 김태형 이호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