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B’라고 한다)와 사이에 ‘경비, 24시간 격일근 무제’에 관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7. 6. 26.부터 2018. 11. 2.까지 충북 진천군 D에 있는 피고 C 주식회사(이하 ‘피고 C’이라고만 한다)에서 경비업무를 담당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또는 갑 제1호증, 을 제1, 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 B에 대한 청구
당사자의 주장
원고
⑴ 원고는 피고 B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7. 6. 26.부터 2018. 11. 2.까지 24시간씩 격일로 근무하면서 근로계약서상 휴게시간에도 사용자의 지휘‧감독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항상 대기하고 있었으므로, 실질적으로 휴게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1 계산내역과 같이 휴게시간 7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보아 산출한 임금총액과 약정 임금총액의 차액에 해당하는 체불 임금 31,817,164원, 연차수당 1,096,368원, 법정퇴직금 5,745,205원 합계 38,658,73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⑵ 설령, 휴게시간 7시간이 근로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의 포괄임금 계약은 약정 임금총액이 근로기준법에 따라 산출한 임금총액에 미치지 못하여 무효이고, 원고의 근무기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4, 5장의 근로시간과 휴게 및 휴일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2 계산내역과 같이 근로 기준법에 따라 산출한 법정 임금총액과 약정 임금총액의 차액에 해당하는 체불 임금 11,038,922원, 연차수당 390,460원, 법정퇴직금 882,622원 합계 12,312,00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B
⑴ 피고 B는 원고에게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게시간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였으므로 휴게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보아서는 아니되고, ⑵ 경비업무를 맡은 감시‧단속적 근로자인 원고와 사이에 연장․야간근로수당을 모두 포함하여 일정액의 임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제 약정을 체결하고, 원고에게 약정임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판 단
휴게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볼 것인지 여부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계약상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한다.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현실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 등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대법원 2017. 12. 13. 선고 2016다24307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1, 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근로계약의 휴게시간에도 실질적으로 피고 B의 지휘․감독아래 놓여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⑴ 원고의 근무장소인 피고 C의 사업장은 매일 22시에 정․후문을 폐쇄하고 출입을 통제하여, 원고가 22시 이후에 야간순찰업무 이외에는 다른 특별한 업무를 위해 상시 대기하는 상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⑵ 야간 순찰업무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순찰시간이 정해져 있었고, 정문 1인, 후문 1인의 2인 1조가 배치되어 있는 근무형태로 정‧후문 근무자가 4회의 야간순찰 업무를 나누어 각 2회씩 수행하는 등 야간에도 휴게시간이 부여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⑶ 2018. 5.경부터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만 실제 야간순찰을 실시해왔는데, 피고 B가 경비근무자들의 근무상황을 감독하거나 별도의 보고를 요구한 흔적은 없다.
⑷ 원고가 각종 경비시스템, 화재감지기, CCTV 등의 작동 운용이나 야간근로자의 편익을 보아 주는 등의 업무로 주‧야간 상시 대기 상태였다는 주장에 대해, 이를 인정할 자료를 제출하지는 아니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게시간(7시간)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는 점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가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이 포괄임금계약으로서 유효한지 여부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도1211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체결되었다면 근로자가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연장근로수당 또는 이에 갈음한 시간외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 등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시간외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볼 것이어서, 근로자의 구체적인 시간외 근로시간 등을 인정하고 포괄임금으로 지급된 제 수당과 시간외 근로 등에 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수당과의 차액의 지급을 명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695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에서 본 사실관계 및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B 사이에는 원고가 격일로 24시간 근무를 하고 피고로부터 기본급과 제수당으로 구성된 정액의 월급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포괄임금계약이 체결되었다 할 것이고,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근로자인 원고에게 불이익하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포괄임금계약은 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하다.⑴ 원고가 맡은 경비직은 그 업무의 성격상 야간 및 휴일 근무가 당연히 예상되고또한 교대제 근무가 실시될 수밖에 없는 반면 근로시간을 일률적으로 미리 산정, 예측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고, 업무성질상 장시간의 계속적 노동이 필요하지 않고 간헐적으로 실제 근로가 이루어지는 감시적 근로에 해당한다.
⑵ 이 사건 근로계약서상에는 원고의 실제 야근시간과 무관하게 시간외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등이 정해져 있고, 이에 대해 포괄임금제 약정임이 명시되어 있는데, 원고도 이에 동의하여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
⑶ 피고가 원고에 대해 감시‧단속적 근로자로서 근로기준법 제4장 및 제5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제외 승인을 받은 사실은 없으나, 포괄 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됨을 전제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근로기준법상의 연장·야간·휴일근로 등에 대한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포괄임금으로 지급하려는 것이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려는 것은 아니므로,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그러한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기 위한 고용노동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이 포괄임금계약으로서 유효한 이상, 원고는 포괄임금으로 지급된 임금총액과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임금총액과의 차액을 청구할 수는 없다. 3. 피고 C에 대한 청구
원고는, 피고 C이 피고 B와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고, 파견근로자인 원고를 실제지휘‧감독해 왔으므로, 피고 B와 연대하여 원고에게 체불 임금, 퇴직금, 연차수당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그 연대책임을 구하는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가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조은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