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3. 4. 21. 선고 2019가단34503 판결

주문

1.

피고 B, E 주식회사는 파산채무자 C 주식회사와 공동하여 원고에게 71,052,407원 및 이에 대해 2016. 11. 3.부터 2023. 4. 21.까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파산채무자 C 주식회사에 대한 파산채권은 92,562,793원임을 확정한다.

3.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2/3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5.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 E 주식회사(이하 ‘피고 E’이라고만 한다), F 주식회사(이하 ’F‘이라고만 한다), 주식회사 G(이하 ’G‘이라고만 한다)은 H 주식회사가 발주한 I 고속도로 건설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여 수급받은 다음 그 중 일부를 파산채무자 C 주식회사(이하 ‘C’이라고만 한다)에게 하도급 주었고, 원고와 피고 B은 C에 고용된 근로자들이다.

나.

원고는 2016. 11. 3. 07:20경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불을 쬐다 불이 붙은 휘발유가 원고의 몸에 옮겨 붙는 바람에 팔과 다리 등에 2도 화상을 입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다.

다.

피고 B은 청주지방법원 2017고단1723호에서 “2016. 11. 3. 07:20경 청주시 흥덕구 J에 있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폐 페인트깡통에 종이와 나무를 넣고 불을 붙인 다음 휘발유를 부음에 있어, 당시 깡통 안에 불씨가 있고 그 주변에 원고 등이 있으므로 불길이 크게 치솟지 않게 하고 만약 휘발유통에 불이 옮겨붙을 경우 이를 안전하게 진화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옮겨붙지 않도록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하여 깡통 안에서 갑자기 많은 양의 휘발유가 쏟아지게 하여 불길이 성인 가슴높이까지 치솟게 하고, 그 불길이 피고 B이 들고 있던 휘발유통의 호스에 옮겨 붙자 이를 끄기 위해 주변인들의 말을 듣고 휘발유통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위 통에 남아 있던 휘발유가 불똥과 함께 원고에게 튀어 원고의 몸에 불이 붙게 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어깨와 팔의 2도 화상을 입게 하는 사고를 일으켰다”는 내용의 과실치상죄 범죄사실로 2017. 12. 7. 벌금 400만 원의 형을 선고받았다.

라.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이 사건 사고에 대한 보험급여로 휴업급여 105,603,670원, 장해급여 6,612,030원, 요양급여 148,080,910원을 각 수령하였다.

마.

한편 C은 2022. 11. 23. 파산선고를 받았다(이 법원 2022하합50014).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제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책임 발생

1)

피고 B의 손해배상책임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이 사건 사고를 일으킨 피고 B은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C의 손해배상책임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보호의무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가해자의 분별능력, 가해자의 성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살피건대 피고 B의 고용자인 C은 안전교육을 실시하여 공사현장에서 불을 피우지 않게 한다거나 만약 불을 피우더라도 이로 인해 근로자들의 안전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히 관리․감독하는 등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점, 이 사건 당일 최저기온이 3.9도로 상당히 쌀쌀하였고, 늦가을이나 겨울철 작업을 앞두고는 근로자들이 통상 불을 피워 몸을 녹여왔으므로, 그 과정에서 화재나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이 어느 정도 예측가능한 점, 사고발생 장소가 이 사건 공사현장이고 사고발생 시각도 막 작업 시작을 앞둔 07:20이며,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작업은 통상 아침 7시경부터 시작되어 왔던 점 등을 모두 종합하면, C은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고 C의 이러한 잘못과 피고 B의 과실이 경합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므로, C은 피고 B과 공동하여 이 사건 사고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가사 이와 달리 보더라도, 민법 제756조에 규정된 사용자책임과 관련하여 피용자의 가해행위가 피용자의 사무집행 그 자체는 아니라 하더라도 사용자의 사업과 시간적, 장소적으로 근접하고, 피용자의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거나 가해행위의 동기가 업무처리와 관련된 것일 경우에는 외형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아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는바(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다47297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사정들 및 피고 B이 불을 피우게 된 경위 등에 비춰보면, 피고 B의 행위는 사용자인 C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C은 민법 제756조 제1항에 따른 사용자책임도 부담한다.

3)

피고 E의 손해배상책임

살피건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F, 피고 E, G은 “위 각 회사들이 60:30:10의 지분비율로 공동수급체를 구성하고, 일용직 근로자의 채용은 공동수급체의 대표자인 F로 하되, 근로자에 대한 노무관리와 안전관리 등에 대한 모든 책임은 공동수급사 구성원 전체에게 있다”는 내용의 공동수급협약(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사실에 따르면 설령 하도급계약의 체결이 F과 C 사이에 이뤄졌다 하더라도 피고 E은 이 사건 협약에 따라 여전히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근로자에 대한 노무 및 안전 등을 관리․감독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바, 그렇다면 피고 E도 앞서 본 C과 동일하게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함에도 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인정되므로, 피고 B 및 C과 공동하여 이 사건 사고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책임 제한

다만 을가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가 먼저 불을 피운 상황에서 피고 B은 원고의 지시에 의해 휘발유를 불에 붓게 되었던 점, 휘발유를 이용하여 불을 피우는 과정이므로 원고 또한 그 과정에서 불똥 등이 자신의 옷이나 몸에 옮겨 붙지 않도록 더 주의하였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 그밖에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손해의 공평 타당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의 이상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90%로 제한한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경험칙, 갑 제6 내지 18, 21, 22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가 제4호증, 을나 제1, 4, 6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K병원장, L병원장에 대한 각 신체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가.

일실수입 : 96,850,026원

1)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

가)

성별 : 남자 (M생)

나)

사고일 : 2016. 11. 3.

다)

직업 및 소득 : 형틀목공

라)

가동연한 : 65세(2020. 9. 23.까지)

마)

노동능력상실률 : 이 사건 사고일부터 입원 종료일인 2018. 8. 5.까지는 100%(원고는 이 사건 사고 이후 N병원에 6일, O병원에 453일, P병원에 182일 등 합계 641일 동안 입원치료를 받았는바, 위 641일을 계산의 편의상 이 사건 사고일로부터 연속하여 입원한 것으로 보아 계산함), 이후는 좌측 슬관절 강직으로 15%

(2)

계산 : 96,850,026원

[일실수입]

나.

적극적 손해

1)

기왕 치료비 : 25,162,865원

가)

N병원 : 1,108,160원

나)

O병원 : 20,208,035원

다)

P병원 : 3,846,670원

라)

합계 : 25,162,865원

2)

향후 치료비 : 20,167,588원

가)

원고에게 향후 치료비로 성형외과 관련 24,353,770원이, 정형외과 관련 2,200,000원이 각 필요한데, 원고가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그 비용을 지출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변론 종결일 다음날인 2023. 4. 1. 지출한 것으로 보아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면 20,167,588원(= 위 각 비용 합계 26,553,770원 × 0.7595)이 된다.

나)

원고는 정신과 관련 향후 치료비로 1천만 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비록 원고가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고발생 시점으로부터 6년 이상 지났으므로 이 사건 사고와 현재 받는 정신과 치료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가 분명하지 않으며, 향후 치료비 액수를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위자료 참작사유로 삼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원고의 이 부분 향후 치료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개호비 : 6,950,000원

원고의 부상 부위 및 정도, 치료경과, 원고가 양쪽 허벅지를 비롯한 다리 전체에 심한 화상을 입었으며 수차례 피부 이식수술을 받았는바, 특히 수술 직후에는 거동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보면 원고에게 일정기간 동안 개호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원고가 실제로 지출한 6,950,000원을 개호비로 인정한다.

4)

교통비 : 인정하지 아니함.

원고는 19회의 입원치료 및 189회의 통원치료를 위해 보호자와 함께 청주시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교통비로 1천만 원이 지급되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입원 및 통원치료 과정에서 원고가 교통비를 지급하였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달리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치료를 위해 위 주장과 같은 교통비를 실제로 지출하였다거나 그 액수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통원치료를 위해 서울로 이동한 횟수 등을 알 수 있는 자료도 제출되지 않은 이상 위 교통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다만 이러한 사정을 위자료 액수에서 참작하기로 한다.

다.

산재급여 공제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 또는 수급권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재해근로자가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재해근로자의 전체 손해액에서 먼저 근로복지공단의 보험급여 전액을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일실수입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피해자가 수령한 휴업급여금이나 장해급여금이 법원에서 인정된 소극적 손해액을 초과하더라도 그 초과부분을 기간과 성질을 달리하는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3다61703 판결 등).

2)

계산

가)

휴업급여 : 원고는 2016. 11. 3.부터 2020. 9. 30.까지에 대한 휴업급여로 105,603,670원을 지급받았는바, 위 휴업급여에서 같은 기간 동안의 일실수입 96,850,026원을 공제하고 나면 원고의 일실수입은 없게 된다.

나)

요양급여 : 일반적으로 요양급여의 경우 원고가 진료 받은 의료기관에 직접 지급되며, 원고가 청구하는 치료비는 요양급여 이외에 원고가 추가로 부담한 비용으로 보이므로, 요양급여를 따로 공제하지는 아니한다.

라.

책임의 제한

: 47,052,407원{= 적극적 손해 합계 52,280,453원(25,162,865원 + 20,167,588원 + 6,950,000원) × 피고의 책임 비율 90%}

마.

기타 공제

1)

피고 B이 원고에게 2017. 11. 20. 손해배상 선급금 명목으로 지급한 1,000,000원

2)

공제 후 재산상 손해액 : 46,052,407원(= 47,052,407원 – 1,000,000원)

바.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결과, 원고의 나이, 상해정도, 원고가 입원 및 통원 치료를 위해 청주시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과정 등에 적지 않은 교통비가 지급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또한 팔과 다리에 화상을 입고 이후 흉터 등이 남게 되는 이 사건 사고로 원고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추단되는 점,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해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를 25,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사.

소결론

따라서 피고 B, E은 C과 공동하여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71,052,407원(= 재산상 손해액 46,052,407원 + 위자료 25,000,000원) 및 이에 대해 이 사건 사고발생일인 2016. 11. 3.부터 위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해 다툼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4. 2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C은 위 피고들과 공동하여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71,052,407원 및 이에 대해 이 사건 사고발생일인 2016. 11. 3.부터 C의 파산선고 전날인 2022. 11. 22.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21,510,386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의 C에 대한 위 손해배상채권은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으로 파산채권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의 파산채무자 C에 대한 파산채권은 92,562,793원(= 71,052,407원 + 21,510,386원)이고, 피고 파산관재인이 이를 다투는 이상 그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각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김룡

각주1) 원고는 2023. 3. 31. 변론기일에 위와 같은 취지로 청구취지를 정정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