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0. 7. 2. 선고 2019노1380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1)

피고인은 D에게 의무적으로 교무일지, 문자메시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통통통-Lite'를 통해 업무내용을 보고하도록 지시한 바 없다.

①

업무일지, 교무일지 등은 이를 기준으로 수강료를 산정하고, 학부모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알려주거나, 충청북도교육청의 "교습비, 교습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지도점검 및 자료제출명령을 할 경우 이에 응하기 위하여 작성한 것일 뿐 피고인이 D에 대하여 지시·감독하기 위해 작성하게 한 자료가 아니다.

②

문자메시지는 피고인과 D이 정보를 교환하거나 현황파악차원으로 연락한 것이지 D의 강의 여부를 감시하거나 지도하기 위함이 아니다.

③

피고인은 D에게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통통통-Lite' 가입을 강제하지 않았고, 수학과목을 위한 어플리케이션이므로 영어강사인 D이 업무상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

2)

피고인은 D에게 강의실이나 화장실 청소, 결강이나 휴강시 보강하기, 광고지 돌리기, 학부모 상담 등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지 않았다.

①

강의실 내지 화장실 청소는 비용절감을 위해 강사들이 분담하여 자발적으로 하는 분위기였다.

②

결강이나 휴강시 보강하기 등은 D이 학생들과 협의하여 정한 후 피고인에게 그 사실을 정보제공 차원에서 알려주었을 뿐이다.

③

피고인은 D에게 광고지를 돌리도록 한 적이 없고, D이 광고지를 돌린 적도 없으며, 학원강사가 학부모를 상담하는 것은 학생 지도를 위한 강사의 업무 중 하나이고, 영어과목을 듣기 원하는 학부모와 상담한 것은 D의 영어과목 수입을 증대시키기 위한 상담이지 피고인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다.

3)

주1회 교사회의는 H학원을 개원하면서 시작하였고, 교사회의 참여는 필수가 아니었으며, 정기적으로 진행되지도 않았는바, 피고인이 교사회의를 통하여 D을 지시·감독한 적이 없다.

4)

D은 피고인이 시중교재를 사용하도록 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이 자체 제작한 교재를 사용하는 등 자유롭게 강의활동을 하였다.

5)

원심 증인 D, E, F은 피고인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등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의 D에 대한 각종 지시·감독관계에 있었음을 인정하여 D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인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위반 등을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법리오해

피고인은 D과 처음 계약을 체결할 당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합의로 인하여 퇴직금 지급의무에 대한 인식과 퇴직금 지급의무를 위반하려는 의사가 없었다.

피고인은 D이 퇴직의사를 표시할 당시 D에게 위협을 가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D이 수강생들에게 피고인의 학원을 퇴원하고 자신이 개원하는 학원으로 오라며 종용하는 등 배신적 행위를 하던 중 피고인으로부터 발각될 것을 우려하여 스스로 위축되었던 상황일 뿐이었는바, D이 피고인에게 퇴직의 의사표시를 하면서 금전 청산을 할 것이 없다는 것에 동의한 의사표시는 유효, 적법한 포기의 의사표시이므로 이에 따라 피고인도 D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위반하려는 의사도 없었다.

따라서 가사 D의 근로자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D이 퇴직 당시 피고인에게 퇴직금 포기의사를 밝혀 피고인으로서는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고 인식하고 퇴직금 지급의무를 위반할 의사도 없었는바, 피고인의 고의가 조각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정한 원심은 고의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D이 피고인의 근로자인지 여부

1)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항소이유와 유사한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에 관한 판례 법리를 설시한 후 원심판결문 제4쪽 제10행부터 제7쪽 제8행까지 자세하게 판시한 바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2)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D이 피고인으로부터 출퇴근, 수강생 출결상황, 강의내용, 강의교재, 원생현황 등에 관한 전반적인 지시·감독을 받으며 피고인의 학원에서 영어수업을 담당한 강사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원심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D이 작성한 교무일지, C학원 영어 원생 현황, 교사보고서에 의하면, 각 학생별 현황, 수업태도, 수업내용, 현안에 해당하는 건의·보고사항 등이 기재되어 있고, D과 피고인이 주고받은 문자내역에 의하면 휴강 및 보강일자, 수강생들의 출결에 관하여 보고하는 등 피고인이 D으로부터 영어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수강, 출결 등에 관하여 지시·감독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위 서류들을 교육청 지침을 이행하기 위한 형식적인 자료라고 보기 어렵다(D이 '통통통-Lite' 어플리케이션을 업무용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②

D이 학원 전체의 강사들이 참여하는 회의에 참석하여 학생들의 현황, 성적을 보고하고, 학원의 광고지를 돌리는 등과 같은 홍보방법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기도 하였으며, 다른 강사들과 함께 시간표 조율을 하였고, 화장실 청소를 하였으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교무일지를 작성하는 등 고정급을 받는 강사 E과 업무태양 , 원장인 피고인과의 지시·감독의 형태 및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D이 직접 광고지를 돌리지 아니하였다거나, D의 학부모 상담이 자발적으로 진행되었다거나 D에게 이익이 된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과 지시·감독관계를 부정할 만한 정황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

원심증인 E은 D과 근무기간이 일부 겹치는 수학강사로, 피고인과 F 사이의 폭행사건과 관련이 없고, D과도 같은 학원에서 근무하였다는 점 이외에 친분관계를 찾을 수 없는바 학원 내부 사정을 비교적 잘 알고 있는 객관적 증인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달리 허위진술을 한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다.

③

D이 피고인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시중교재를 사용하였거나, 임금을 비율제로 받고, 강의 시간표 작성에 배려를 받았던 사정 등은 D의 나이, 강의 경력, D이 피고인의 학원에서 강의를 시작할 당시 수강할 학생들 일부 데려오기도 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여 업무상 편의를 봐준 것에 그칠 뿐, D의 근로자성 즉, 피고인에 대한 종속적인 관계가 부인될 정도에 이르지 아니한다.

나.

D의 퇴직금지급청구권 포기의사의 유효성 여부

1)

계약 체결 전 퇴직금지급청구권의 포기에 관하여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바와 같이 D이 강의계약 체결 전 퇴직금은 전혀 문제삼지 않겠다고 말하여 사전에 퇴직금지급청구권을 포기하는 취지로 말하였더라도 이는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2)

D이 퇴직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퇴직금지급청구권 포기 의사를 밝혔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D이 2018. 8. 11. 피고인에게 퇴직의사를 밝힌 후 통화한 내용만으로는 퇴직금지급청구권을 포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①

D은 피고인에게 퇴직의사를 밝히기 전날인 2018. 8. 10. "원장님, 페이입금 좀 부탁드려요^^"라고 문자를 보냈고, 2018. 8. 11. 21:08경 피고인이 같은 날 D에게 동료 선생님인 F과 사이에 폭행사건의 사진을 공개한 학생의 사진을 달라며 고함을 쳤던 일을 항의하며 바로 학원을 그만두겠다는 취지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원장님의 폭력사건에 새우 등 터진 제가 오늘 진심 폭력의 위협을 체험했네요ㅠ 어떤 앤지도 모를 애 이름을 대며 눈을 부라리고, 이를 갈며 고함을 치면 어쩌겠다는 걸까요? 오늘부로 저는 학원을 그만둡니다. 열쇠는 교탁위에 두었습니다."

②

D은 2018. 8. 11. 22:09경 피고인과 통화할 당시 피고인으로부터 같은 날 있었던 일을 사과 받고, D의 영어 수업을 듣던 학생들의 수강료 환불 내지 수업을 마무리할 방법, 학생들에게 다른 학원을 소개해주어야 하는지 등에 관하여 질문을 받아 학생들이 알아서 할 것이고, 영어수업은 더 이상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해달라는 취지로 답변하였고, 피고인이 "금전적인 거라든가 그런 게 지금 없는 거잖아요, 우리가. 그렇죠?"라고 묻자 "예, 예"라고 대답하면서 바로 통화가 마무리 되었다.

③

D의 문자 및 피고인과의 통화 내용, 퇴직의사를 밝힌 경위, 대화 앞·뒤 맥락에 비추어 보면, D은 같은 날 있었던 피고인과의 일로 위협을 느꼈고, 피고인의 사과 및 D의 급작스러운 퇴직의사로 당장 해결해야할 영어수업 및 수강생들의 정리에 관하여 주로 피고인의 주도로 대화하였을 뿐 D이 전날부터 말한 미지급 페이 문제 등 금전적인 부분에 관하여 진지하게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 위 대화만으로는 D이 피고인에 대하여 진지하게 미지급 페이 및 퇴직금지급청구권을 포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피고인의 고의 유무

앞서 나.항에서 살펴본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D이 퇴직의사를 밝히기 전부터 D으로부터 2018. 8. 페이 입금을 요청받았고, D은 2018. 8. 25. 피고인에게 "원장님, 제가 퇴사한지 2주일이 지났네요. 8월 1일부터 11일까지 근무한 페이랑, 2015년 8월 31일부터 2018년 8월 11일까지 근무한 퇴직금 정산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자를 보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D의 퇴직 후 D으로부터 구체적인 기간 동안의 미지급페이 및 퇴직금정산요청을 받고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내지 특별한 사정없이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는바, 피고인이 D의 근로자성 및 D의 퇴직금 등 지급청구권에 관한 포기의사의 유무 및 유효성에 관하여 법적 평가를 달리 하고 있었더라도 D이 피고인의 학원에서 근무하였다가 퇴직하였고, 그에 관한 임금 및 퇴직금을 청구한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던 이상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각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창섭(재판장) 오상혁 곽여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