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공영주차장 관리 및 운영 등을 목적으로 하여 2000. 12. 27. 지방공기업법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는 2011. 2. 10. 피고의 직원으로 채용되어 근무하다가 2019. 12. 31. 정년퇴직한 사람이다.
행정자치부는 2015. 7.경 충청북도에 지방공기업 임금피크제 도입 권고안을 통보하였다. 이에 충청북도는 2015. 7. 22. 청주시와 피고에게 임금피크제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2015. 9. 23.까지 제출하라고 통보하였다.
피고는 2015. 8. 26.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C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을 대표한 위원장 D과 사이에 아래와 같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피고는 2015. 9. 4. 임금피크제 관련 설명을 위한 노사현안업무 설명회를 개최하고, 이어 2015. 11. 30. 피고의 보수규정을 개정하여 아래와 같이 임금피크제 규정을 신설(이하 ‘신설 임금피크제 규정’이라 한다)하였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35,597,440원 및 그중 32,345,658원에 대하여 2021. 10. 1.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의 1, 을 제2호증의 1, 을 제3호증의 1, 을 제5,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 당시 이 사건 노동조합 위원장과의 합의만으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 노동조합의 동의절차를 거친 사실이 없고,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는 원고 등 2017년도에 만 58세가 되는 직원들의 동의를 받은 사실도 없었다. 따라서 피고와 노조위원장 사이의 이 사건 노사합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등 관계법령과 대법원 판례에 비추어 무효라 할 것이고, 이 사건 노사합의와 신설 임금피크제 규정에 근거하여 원고에게 지급할 매월 임금총액에서 임금피크제 공제율에 따른 임금을 공제한 임금을 지급한 것은 부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청구취지 기재와 같이 그 미지급 임금 등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이 사건 노사합의의 무효 여부
노동조합법 제33조 제1항 본문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는 그 노동자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단체협약의 체결 기타의 사항에 관하여 교섭할 권한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교섭할 권한"이라 함은 사실행위로서의 단체교섭의 권한 외에 교섭한 결과에 따라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포함한다.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수임자가 단체교섭의 결과에 따라 사용자와 단체협약의 내용을 합의한 후 다시 협약안의 가부에 관하여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쳐야만 한다는 것은 대표자 또는 수임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을 전면적, 포괄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사실상 단체협약체결권한을 형해화하여 명목에 불과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어서 위 법 제33조 제1항의 취지에 위반된다(대법원 1993. 4. 27. 선고 91누1225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당시 사용자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노사합의가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노사합의가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사건 노합합의 당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 D은 이 사건 노동조합을 대표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고 있었는데, D은 이 사건 노사합의에 직접 서명을 하였다. 따라서 설령 D이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노사합의서에 서명을 하였다거나 이 사건 노사합의 이후 노사합의안의 가부에 관하여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이 사건 노사합의 자체가 무효로 된다고 볼 수는 없다.
행정자치부는 지방공기업의 임금피크제 도입 확산을 통해 정년연장 또는 정년보장으로 발생하는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모든 지방공기업에 대하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하였고, 지방공기업인 피고는 위와 같은 권고에 따라 이 사건 노동조합과 협의를 거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으며, 을 제4호증의 기재는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피고의 근로자들은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정년이 연장되지 않고 임금만 일부 삭감되는 불이익을 받았으나, 행정자치부의 권고안에는 ‘정년을 종전 60세 미만에서 60세로 연장하는 기관뿐만 아니라 현 정년이 60세 이상인 기관도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임금피크제 도입을 이유로 정년을 종전 60세 이하에서 60세를 초과하여 연장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임금피크제는 고령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도입된 것으로,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 또는 보장하여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을 제4호증의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단지 인건비 절감, 정리해고 등 탈법적인 목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신설 임금피크제 규정의 무효 여부
취업규칙의 작성ㆍ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ㆍ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고 할 것인바,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1. 9. 24. 선고 91다17542 판결, 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다37522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다21494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개정하려면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대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이러한 노동조합의 동의는 법령이나 단체협약 또는 노동조합의 규약 등에 의하여 조합장의 대표권이 제한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장이 노동조합을 대표하여 하면 되는 것이다(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2507 판결, 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45376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① 이 사건 노동조합은 피고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고, ② 이 사건 노동조합의 대표자인 D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하는 이 사건 노사합의를 하였는데 당시 법령이나 단체협약 또는 노동조합의 규약 등에 의하여 D의 대표권이 제한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으며, ③ 피고의 신설 임금피크제 규정은 이 사건 노사합의에 따라 신설되었으므로, 피고의 신설 임금피크제 규정은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소결론
이 사건 노사합의와 그에 근거한 신설 임금피크제 규정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식
사건정보
청주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가단27396
판결선고
2021. 11. 3.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