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1. 6. 4. 선고 2020가합14151 판결

주문

1.

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반소원고가 부담한다.

반소청구취지

반소피고는 반소원고에게 28,936,5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반소장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인정사실

가.

C전시관(이하 ‘이 사건 전시관’이라 한다)은 2001. 11. 29. 반소피고의 예산으로 D문화를 보존, 전시, 교육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는데, 반소피고는 2001. 10. 12.부터 2007. 12. 31.까지 이 사건 전시관 관리를 B시 E(이하 ‘이 사건 재단’이라 한다)에게 위탁하였다.

나.

이 사건 재단은 2004. 11. 20. 학예연구 및 일반행정 8급 상당의 채용공고를 내고, 반소원고를 채용하였는데, 계약기간을 2004. 12. 20.부터 2007. 10. 11.까지로 하여 임용계약을 체결하였고, 2005.부터 2007.까지 각 1년 단위로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이 사건 재단은 2007. 10. 30. 반소원고와의 임용계약 기간을 2007. 10. 12.부터 2007. 12. 31.까지로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반소원고는 2008. 1. 1. 위탁기간 및 계약기간의 만료를 이유로 하여 퇴직처리 되었다.

라.

반소피고는 2008. 1. 1. F과 기간을 2008. 1. 1.부터 2010. 12. 31.까지로 하는 이 사건 전시관 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F과 3년마다 그 계약을 갱신하여 2011.부터 2013.까지, 2014.부터 2016.까지, 2017.부터 2019.까지 연장되었다.

마.

F은 2008. 1. 1. 반소원고와 근로 및 연봉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후 매 1년 단위로 근로 및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후 반소피고와 F의 위탁계약의 기간이 2019. 12. 31.까지 연장되었고, 반소원고와 F의 근로계약기간도 이에 맞추어 연장되었으나, F은 2019. 내부 직원간의 분쟁 등의 이유로 위탁계약의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하여 반소피고와 F의 위탁계약은 2019. 12. 31.자로 종료되어 반소피고가 직접 관리하게 되었고, 이에 F은 반소원고를 퇴직처리 하였다.

바.

반소피고는 2020. 1. 3. 이 사건 전시관 운영에 필요한 직원의 채용공고를 냈는데, 반소원고는 “기존 근무자를 줄이고, 학예연구사를 2명에서 1명으로 줄인다는 것은 B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부당해고다”라는 이유로 위 채용공고에 지원하지 않은 채 이 사건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하기도 하였고, 자신이 사용하던 사무실 자리에 소지품들을 그대로 두고 출근하여 왔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내지 15호증, 을 제1 내지 4, 6, 26, 2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반소원고의 주장

1)

F은 반소피고로부터 위탁받은 업무의 수행과 관련하여 독자성과 독립성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반소피고와 반소원고 사이에는 묵시적 근로관계가 성립되어 있다.

2)

반소피고와 반소원고 사이의 관계는 도급관계가 아닌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에 따른 파견관계에서의 사용사업주와 근로자의 관계이다. 따라서 파견법에 의하여 반소피고는 반소원고를 직접고용하여야 한다.

3)

반소피고가 이 사건 전시관을 2020. 1. 1.부터 직영하기로 한 것은, 물적시설과 근로제공의 내용이 모두 동일하게 존속하는 상태에서 관리방식만 위탁에서 직영으로 변경한 것이기에, 반소피고에게 묵시적 영업양도에 따른 고용승계의무가 존재한다.

4)

반소원고는 고용승계 기대권이 있고, 반소피고는 이에 따른 고용승계의무가 있다.

5)

반소피고는 F과 함께 공동사업주의 지위에서 반소원고를 고용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6)

이상과 같이 반소피고와 반소원고 사이에 2020. 1. 1.부터 근로관계가 존속하므로, 반소피고는 반소원고에게 밀린 급여를 지급하여야 하며, 반소원고는 명시적 일부청구로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2020. 1.부터 2020. 10.까지의 급여 28,936,500원을 청구한다.

나.

반소피고의 주장

반소원고와 F간의 고용관계는 2019. 12. 31. 종료되었고, 반소원고는 반소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다.

3.

판단

가.

관련법리

1)

근로자성 판단기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ㆍ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ㆍ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代償的)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정했는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ㆍ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3다77706 판결 등 참조).

2)

파견근로자 판단기준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 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 · 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 · 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 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3)

당연퇴직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5374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다툼 없는 사실 및 앞에서 거시한 증거들과 갑 제4호증, 을 제9 내지 25, 29, 30, 33, 34호증의 각 기재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 및 위 가.항의 법리를 종합하면, 반소피고와 반소원고 사이에 묵시적 근로관계가 성립되었다는 주장, 반소피고가 반소원고에 대한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가 존재한다는 주장, 묵시적 영업양도에 따른 반소피고의 고용승계의무가 존재한다는 주장, 반소원고의 고용승계 기대권에 따른 반소피고의 고용승계의무가 존재한다는 주장, 반소피고의 공동사업주로서의 지위에 따른 고용의무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각 인정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오히려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반소피고와 이 사건 재단, F은 각기 다른 목적과 다른 지침, 다른 직제에 따라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①

F은 운영위원회 개최, 규정 제정 등을 통하여 반소피고와 구별되는 독자적인 직제로 운영되었으며, 반소피고가 F에게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한 바도 없다.

②

F이 소속 직원의 급여 지급, 연차, 근태관리, 징계, 임금, 서무, 직인 제작, 지출, 계좌관리 등 업무 전반에 관련된 일을 직접 수행했다.

③

반소피고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27조(행정재산의 관리위탁, 별지 관련 법령 참조) 등에 근거하여 F에게 명시적으로 이 사건 전시관 및 G 관리 운영을 위탁하였고, C전시관 및 G 관리 운영 위 ・ 수탁 협약서에 따르면 위탁기간의 시기와 종기가 존재하고, F은 C전시관설치및관리운영조례, 운영지침에 따라 이 사건 전시관을 수탁하여 관리 ・ 운영하기로 되어있으며, 반소피고는 관리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기로 되어있을 뿐이다.

④

이 사건 재단과 반소원고와의 계약서들에 따르면, 반소원고는 이 사건 재단 규칙에 따라 근무를 하고 보수를 받기로 하였고, 반소원고에 대한 고용기간 연장계약의 공문의 명의자는 이 사건 재단 이사장이었으며, 이 사건 재단 규정은 이 사건 재단이 채용의 주체라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⑤

이 사건 전시관을 문화관광부에 등록신청을 한다는 내용의 공문의 명의자는 이 사건 재단 이사장이고, 반소원고와 함께 근무한 H은 ‘모든 문서의 생산과 책임은 관장을 겸직한 F장의 결재하에 이루어졌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반소피고와 이 사건 재단, F은 상호 외부 발신 공문 형식으로 업무연락을 주고 받았다.

⑥

이 사건 전시관은 B시와 독립된 ‘수익사업을 하지 않는 비영리법인 및 국가기관 등’의 고유번호가 존재한다.

나)

반소원고와 관련된 모든 연봉계약서와 근로계약서, 임용계약서의 채용당사자는 B시장이 아닌 이 사건 재단 이사장 또는 이 사건 전시관 관장 또는 F장이며, 근무내용과 보수에 대하여도 반소피고가 아닌 이 사건 재단 내지 F의 내부규칙에 의한다는 내용이 있을 뿐이다.

다)

위 계약서들에 따르면 반소원고는 채용당사자와 근무기간의 시기와 종기를 정하여 두고 그 종기 즈음마다 계약을 체결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반소원고와 F간의 근로계약서에는 ‘계약기간사유’로 ‘B시와 F의 위 ・ 수탁 기간이 2016년 12월 31일 만료됨에 따라 근로자의 채용기간도 동일하다’는 기재가 있다.

라)

반소피고는 2020. 1. 1. 이 사건 전시관 직영체제 전환에 필요한 직원의 채용공고를 냈으나, 반소원고는 위 채용공고를 알면서도 지원하지 않았다.

마)

4대 사회보험 가입자 가입내역 확인서에서 반소원고 소속 사업장은 B시가 아닌 이 사건 전시관이고, 이 사건 전시관 명의 계좌에서 반소원고에게 급여가 지급되었다.

바)

2004. 11. 22.자 채용공고 명의자는 ‘이 사건 재단 이사장’이고, 채용기간은 ‘3년 이내(필요시 재계약 가능)’, 보수는 ‘(재)E 보수규칙에 의함’. 문의처는 ‘(재)E 기획관리팀’으로 되어있다.

사)

반소원고와 이 사건 재단간에 작성한 임용계약서들에는 반소원고가 본 계약이 해지된 후 사후취업을 요구할 수 없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아)

반소원고가 B시장에게 보낸 내용증명 우편에 반소원고 스스로 B시 자체가 아닌 ‘B시 산하기관인 E’에 입사하였다고 기재하였고, 근로계약의 주체는 B시가 아니라 ‘C전시관’이라고 기재하였다.

자)

정부의 2017. 7. 20.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은 대외적 구속력을 갖는 법규명령이라고 볼 수 없다.

차)

반소원고는 반소피고 소속 공무원들이 업무를 직접 지시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별지 관련법령 등에 비추어 볼 때 반소원고가 반소피고 소속 공무원들의 연락을 받고 수행한 업무들의 대부분은 안전(소방 포함), 문화재, 복지(의무보험 포함), 보조금, 민간위탁시설 자료 요청, 국회 자료 요청, 세금, 보안, 장애인,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제, 전시관 업무 보고 등 이고, 이러한 업무는 관련법령과 입법부의 요청 등에 따른 업무범위 내에 속한다. 한편으로는 보조금 수령 등 이 사건 전시관의 이익이 되는 사항에 대하여 반소피고가 이 사건 전시관 측(반소원고)에게 필요한 사항을 알려주기도 하였다.

카)

반소원고는 반소피고 소속 공무원들이 이 사건 전시관과 무관한 업무를 지시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반소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반소원고가 수행한 업무가 이 사건 전시관과 무관한 업무라는 점, 반소피고 소속 공무원의 개인적인 부탁을 넘은 업무지시에 따라 반소원고가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타)

위탁관계 종료 및 직영 전환은 본래 위탁자에 속하는 사업의 운영방식만 변경되는 것뿐이라는 점에서 사업주체의 이전을 전제로 하는 영업양도와는 본질적으로 다르고(운영과정에서 수탁자가 취득한 재산이나 권리의무를 위탁자가 승계할지는 위탁계약에서 별도로 규율할 사항일 뿐이다), 고용승계, 즉 근로계약 당사자의 인수는 사용자가 그 지위를 포괄적으로 제3자에게 이전하면서 계약관계에서 탈퇴하고 제3자가 그 지위를 승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본계약(위탁계약)에 의한 법률효과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제3자에게 귀속시키는 내용의 제3자를 위한 계약과도 본질적으로 다르므로, 영업양도 또는 제3자를 위한 계약의 법리를 직접 또는 유추 적용하여 반소피고가 반소원고에 대한 고용관계를 승계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도 없고, 이 사건에서 반소피고가 반소원고의 고용관계를 승계한다고 약정했다는 점에 대한 증거도 없다.

2)

따라서 반소원고는 반소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반소원고가 반소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반소원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병렬(재판장) 김환권 전보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