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1964. 12. 23. 사회복지사업법 등의 규정에 의한 사업을 수행함으로서 지역사회복지 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재단법인으로서 산하에 C양로원, D노인요양원, E자립생활관 등의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피고의 대표이사 F은 피고의 설립자인 G의 며느리이다.
원고는 위 G의 둘째 딸로서 피고 산하 여러 시설에서 기관장으로 근무하여 왔다(1997. 7. 1.부터 2001. 9. 30.까지 H어린이집 원장, 2001. 10. 1.부터 2004. 2. 29.까 지 I양로원 원장, 2004. 3. 1.부터 2011. 1. 24.까지 J노인요양원 원장, 2011. 1. 25.부터 C양로원 원장).
이 사건 인사이동 경위
C양로원은 2020. 10. 14. 청주지방법원으로부터 C양로원이 담당하는 5건의 상속재산관리 사건과 관련하여 ‘상속재산관리인이 6개월마다 상속재산 관리상황을 보고하여야 하나, 2018. 7. 26. 보고 이후 상속재산 관리상황을 보고하지 아니하였고 민법 제1056조 이하에서 정한 상속재산관리인의 업무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바, 상속재산 관리현황 보고서 및 상속인으로서 수행한 업무 보고 등 절차를 진행하라’는 내용의 보정명령을 받았다. 또한 피고 산하 기관인 D노인요양원도 2020. 10. 15. 청주지방법원으로부터 동일한 내용의 보정명령을 받았다.
이에 피고는 2020. 10. 21. 산하 사회복지기관들을 대상으로 무연고 사망자 상속재산관리 현황 전수조사를 실시하여 C양로원 및 D노인요양원의 경우 무연고 사망자의 사망 당시 통장 잔액과 현재 잔액이 다른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그 중 C양로원의 경우 ① 사망 당시 통장 잔액과 잡수입을 처리한 잔액 사이의 차액에 관한 증빙이 없었고, ② 사망 후 1년 2개월이 경과한 사망자의 통장에서 의료비 명목으로 269,500원이 출금되었으며, ③ 무연고 사망자의 재산 현황이 사망 당시를 기준으로 작성되지 않아 사망 당시의 통장 잔액을 확인할 수 없는 문제가 발견되었다.
피고는 2020. 11. 18. 위 두 기관에 추가 증빙자료를 요청하였다. D노인요양원은 2020. 11. 20.경 피고에게 사유서 및 사망자의 통장 사본을 제출하였으나, C양로원은 별도의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채 ‘감사가 끝난 사안에 대하여 증빙자료를 요청하면서 마치 수사를 하는 것과 같이 하는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지방노동청에 진정사건으로 접수될 수 있고, 통장내역 요구 중 병원비에 관한 부분은 개인의 사생활 침해 및 망자의 존엄성 침해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제출할 수 없으며, 마지막 통장을 제출하였음에도 그 이전 통장의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마치 범죄의 혐의를 추구하는 것과 같은 불쾌함을 주는 것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변호인 의견서를 첨부하여 회신하였다.
피고는 2020. 11. 27. 2020년 제5차 이사회 안건에 ‘무연고 사망자 유류금품 처리의 건’을 포함하여 이사들에게 소집통지 공문을 발송하였다. 그리고 피고는 2020. 12. 8.경 2020년 제5차 이사회를 개최하여 참석한 이사 6명, 감사 2명 전원의 찬성으로 피고 재단 운영규정(이하 ‘운영규정’이라 한다) 제21조에 의하여 C양로원 원장인 원고와 E자립생활관 관장인 K을 순환보직 하도록 하는 내용의 안건을 가결하였다. 그리고 피고는 2020. 12. 9.경 원고에게 2021. 1. 15.자로 인사이동 할 것을 명령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이에 불응하였고, 피고는 2021. 1. 20.경 원고에게 2021. 1. 26.자로 인사이동 할 것을 다시 명령하였다. 그리고 피고는 2021. 2. 5. 2021년 제1차 이사회를 다시 개최하여 위 인사이동을 추인하는 안건을 상정하여 가결하였다.
원고는 아래 다.항과 같이 인사이동 금지 가처분이 기각된 이후에는 E자립생활관으로 출근하고 있다. 청주시는 2021. 4. 1.경 C양로원 및 E자립생활관의 각 관장 변경신고를 수리하였다.
관련 분쟁
원고는 피고로부터 2020. 12. 9.자 이 사건 인사이동을 통보받은 후, 2020. 12. 30.경 청주지방법원에 인사이동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였고, 위 법원은 2021. 3. 10. 원고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청주지방법원 2020카합50369호)을 하였다.
관련 규정
피고의 정관 및 운영규정 중 이 사건 인사이동에 관련된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9, 24호증, 을 제1 내지 23, 2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는 2020. 12. 8.자 이사회 개최시 이사들에게 이 사건 인사이동과 관련한 안건을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절차적으로 위법하다.
원고는 C양로원 관장으로서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 왔다. 그리고 이 사건 인사 이동시 기존까지 보조금에서 지급해 온 원고의 급여를 피고가 직접 지급해야 하는데 이는 피고의 재정상황에 비추어 감당할 수 없는바, 이 사건 인사이동은 그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서 피고 대표이사의 개인적인 보복 및 C양로원 노조를 탄압하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진 것이다. 게다가 원고가 인사이동을 통보받은 E자립생활관은 입소인원의 감소 등으로 사업중단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인사이동에 관하여 원고에게 어떠한 소명기회도 주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인사이동은 실체적으로 위법하다.
피고
피고는 2020. 12. 8.자 이사회 의결시 정관상 철차 및 운영규정을 준수하였다. 그리고 원고는 상속재산 관리상황 문제 등 C양로원의 업무미비사항의 처리 과정에서 피고의 정당한 자료제출 요구나 개선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는바 이 사건 인사이동은 투명성 및 공익성 확보를 위해 진행된 것으로서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이다. 게다가 C양로원장과 E자립생활관장은 피고 산하 시설의 장으로서 동일한 직급에 해당하고 그 대우 역시 동일하며, 이 사건 인사이동 후에도 피고는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이 발생한 사실도 없다.
판 단
절차상 위법 여부
위에서 든 각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정관 제26조 제3항은 이사회 개최 7일 전까지 각 이사에게 회의 목적을 명시하여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 피고는 정관에 따라 2020. 11. 27.경 등기우편으로 각 이사에게 이사회 개최를 통지하여 이사회 개최 7일 이전에 이를 통지한 사실, 그 통지 문서에는 “무연고 사망자 유류금품 처리의 건”이라는 안건이 명시되어 있는데, 당시 원고가 기관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C양로원이 위 안건과 관련이 되어 있었으므로 피고의 이사들은 위 안건과 관련하여 원고의 대응방식 등 원고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리라는 것에 대해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는 정관상 이사회 소집 절차를 준수하였으므로 절차적 위법을 주장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실체상 위법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하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하며,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7두22306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32 내지 3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인사이동이 피고가 가지는 인사재량권의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였다거나 권리를 남용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 이 사건 인사이동에 실체상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가 실시한 2018년도 및 2019년도 회계감사시 입소자 통장관리 업무의 미흡 조치 개선요구 및 입소자 금전거래 내역과 수입·지출 증빙서류 제출 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그리고 무연고 사망자의 상속 재산 관리 문제가 발생한 것과 관련하여 피고 산하 다른 시설들은 충실히 피고의 소명자료 제출 요구를 이행하였음에도 원고는 그 이행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곧, 이 사건 인사이동은 능률적 업무수행 및 근무태도 개선을 위해 행해진 것으로서 그 필요성이 인정되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인사이동이 피고 대표이사의 개인적인 보복이나 C양로원 노조를 탄압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는 1997. 7. 1.부터 2001. 9. 30.까지 H어린이집원장, 2001. 10. 1.부터 2004. 2. 29.까지 I양로원 원장, 2004. 3. 1.부터 2011. 1. 24.까지 J노인요양원 원장, 2011. 1. 25.부터 C양로원 원장으로 근무하였는바, 피고 산하의특정기관에서만 근무하여 온 것이 아니고, 아동복지시설에서 근무한 경력도 존재한다. 또한 피고 산하 다른 시설 기관장들의 인사내역을 살펴보더라도 다수의 시설을 오가며 인사가 이루어졌고, 노인복지시설, 아동복지시설, 지역사회복지관, 정신요양시설 등을 순환하며 인사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인사이동이 예측가능성이 없다거나 보복성 인사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일 정도로 이례적이라고 보이지 않으며, 노인복지 전문가는 노인관련 시설에서만 근무한다는 관행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인사이동시 기존까지 보조금에서 지급해 온 원고의 급여를 피고가 직접 지급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사실만으로 이 사건 인사이동의 필요성이나 정당성이 부정되지는 않는다. 게다가 피고는 이 사건 인사이동 이후에도 원고의 급여를 계속 지급해 왔는바,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재정상황이 어려워 앞으로의 급여를 지급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인사이동으로 근무하게 된 E자립생활관의 경우, 입소인원의 감소 등으로 인하여 청주시의 사업정지 처분이 예정되어 있는바, 이 사건 인사이동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인사이동으로 인하여 원고의 근무장소가 규모가 큰 C양로원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E자립생활관으로 변경되기는 하였다. 그러나 위 두 기관은 모두 피고 산하 시설이고, 원고의 직급도 그 시설의 장으로 동일하다. 그리고 시설의 장의 본연의 업무는 시설을 대외적으로 대표하면서 시설업무 총괄, 시설종사자들의 채용 및 업무배치, 업무환경 조성, 예산․회계 처리 업무인데, C양로원과 E자립생활관의 기본적인 업무 내용이 동일하다. 게다가 C양로원의 소재지는 청주시 상당구 L인데 E자립생활관의 소재지는 청주시 흥덕구 M으로, 두 시설의 거리는 차량으로 20분 정도에 불과한바, 이 사건 인사이동으로 인한 생활상의 불이익이 업무상 필요성에 비해 크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인사이동시 피고가 원고와 협의를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인사이동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도형석(재판장) 조경진 조수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