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⑴ 피고인은 D에게 전기공사를 도급하였을 뿐이므로 D를 근로자로 볼 수 없고, 피고인이 운영하고자 한 업종은 식당업으로서 D가 사업장의 전기공사를 하였다 하더라도 해당 사업장에서 근무한 것으로 볼 수 없어 D와의 관계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을 적용할 수 없다.
⑵ 피고인은 D에게 미지급한 임금 550만 원 중 300만 원을 지급하였으므로 미지급한 임금은 250만 원에 불과하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량(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⑴ 첫 번째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5두8436 판결).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주장과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그 설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의 판단을 위 법리에 비추어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고,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원심이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이나 근로기준법의 적용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D는 피고인의 회사 직원으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의 현장소장으로 근무하였던 E의 소개로 이 사건 공사현장의 전기 공사를 담당하였고, E과 사이에 그 보수를 일당 220,000원을 기본으로 근무시간(공수)에 따라 증감하기로 약정하였다.
‘D에게 해당 공사 현장의 전기공사를 맡기면서 현장 특성상 평당 견적 산정이 곤란하여 자재 등은 피고인 측이 제공하고 D에게 일당으로 계산하여 대가를 지급하기로 하였고, D가 일 끝날 때까지 전기 일을 계속 진행하기로 하였다’는 취지의 E의 당심 법정진술, D가 피고인 측에 공사에 대한 보수 지급을 요청하면서 보낸 문자메시지에 ‘전기공사 기성청구’라고 표현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측은 D가 이 사건 공사현장의 전기공사를 완성한다는 전제에서 공사를 맡긴 것 볼 여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D가 근무일수 및 근무시간에 따른 ‘일당’을 지급받기로 약정하면서 해당 전기공사에 필요한 기간을 미리 정하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보면, 앞서의 사정만으로 D가 자신의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부담하였다고 볼 수 없고, D가 지급받기로 한 ‘일당’이 근로의 대가로서의 성질을 상실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인은 식당을 개업한 후인 2018. 11. 21.경부터 2019. 1. 12.경까지 D의 근무일수 및 근무시간을 문제 삼아 D가 요구하는 보수 지급을 거절하였고, 2019. 3. 14. 양자 간에 이에 대하여 협의하여 피고인이 D에게 55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 이에 대하여 E은 당심 법정에서 ‘D의 작업이 끝난 후에 근무일수와 공수를 정산하여 D와 공유하고 피고인에게 결재를 올렸는데, 당시 D는 이에 대하여 이의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수사기관의 전화 조사에서 ‘피고인이 연장근로에 따른 일당 증액을 인정하지 아니하였고, 식당 개업 후 근무일수는 D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데 이를 인정하지 아니하여 조정한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D는 E을 통해 피고인이 운영하던 회사의 법인카드를 사용하여 현장에 필요한 자재를 구입하거나, 혹은 D가 미리 자재를 구입하는 경우에도 피고인의 회사 자금으로 바로바로 정산이 이루어졌다. D가 구입·설치하여 준 CCTV 대금 360만 원 역시 위 합의 전에 지급되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합의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위 합의한 금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D는 전기공사를 업으로 해온 사람으로, 그 분야의 전문가에 해당하여 피고인이나 E이 D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인이 인테리어 공사의 레이아웃을 제시한 상태에서 공사가 진행되었고, 공사 진행 도중에 세부사항과 관련하여 E이 D에게 수정을 요구하기도 하였으며, CCTV설치나 간판 타이머 설치(피고인은 D에게 간판공사를 맡긴 적이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E의 당심 법정진술에 의하면 D는 E의 지시에 따라 간판에 타이머를 설치하는 작업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등 추가 작업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인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에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으로서 D는 피고인이 개업할 식당의 전기공사를 위하여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피고인의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⑵ 두 번째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2019. 4. 25.경 D에게 위 합의한 550만 원 중 30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D가 일을 그만둔 2019. 1. 12.만이 아니라 위 합의일로부터도 14일이 경과한 후이므로, 550만 원 전액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한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 판결 선고 후에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이 동종 범행으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그 밖에 체불 금품의 액수,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연령, 성행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원심의 형량이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남기용(재판장) 이현우 박성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