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6. 8. 12. ‘소방사 경력경쟁채용 구급분야’의 임용시험(이하 ‘이 사건 임용시험’이라 한다)에 최종 합격(이하 ‘이 사건 합격처분’이라 한다)한 후 2017. 2. 13. 지방소방사 시보로 임용(이하 ‘이 사건 시보임용처분’이라 한다)되었고, 2017. 5. 1. 지방소방사로 정규임용(이하 ‘이 사건 정규임용처분’이라 한다)되어 청주서부소방서 B에 근무하였던 소방공무원이다.
피고는 2016. 3. 4. 이 사건 임용시험의 내용을 공고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공고’라 한다),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2020. 7. 16. 아래와 같은 범죄사실이 인정되어 위계공무집행방해죄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고(청주지방법원 2019고단2197), 이에 원고 및 검사는 모두 항소하였으나 2021. 6. 10. 항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었으며(청주지방법원 2020노854),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는 2020. 8. 18. 원고에게 ‘원고가 제출한 채용시험 경력증명 서류(이하 ’이 사건 서류‘라 한다)는 2020. 7. 16. 청주지방법원(청주지방법원 2019고단2197)에서 허위 사실로 판명되었음’을 이유로 하여 지방공무원임용령 제65조 제1항, 소방공무원 임용령 제51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합격처분, 시보임용처분 및 정규임용처분을 취소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시보임용처분 및 정규임용처분을 각 취소하는 처분을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을 내렸다.
원고는 이 사건 각 처분에 불복하여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2020. 11. 25. 이를 기각하는 결정이 내려졌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각 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소방공무원임용령 제51조 제1항 제5호에 따르면 ‘병역, 가점 또는 영어능력검정시험 성적에 관한 사항 등 시험에 관한 증명서류에 거짓 사실을 적거나 그 서류를 위조ㆍ변조하여 시험결과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합격을 취소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중 ‘시험결과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란 그러한 행위가 없었더라면 시험결과가 달라졌을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사건 공고에는 원고가 지원한 소방사 ‘구급직렬’의 응시자격에 관하여 ‘응급구조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해당 분야에서 2년 이상 응급의료업무 경력이 있는 자’로 기재되어 있는 반면, ‘화학직렬’의 응시자격에 관하여는 ‘화학관련 자격증을 소지한 후 해당 분야에서 2년 이상 실무경력이 있는 자’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소방사 구급직렬의 응시자격 요건인 ‘2년 이상 응급의료업무 경력’에는 응급구조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의 경력뿐만 아니라 응급구조사 1급 자격시험에 합격한 이후 자격증을 취득하기 이전까지의 경력 역시 포함되어야 한다. 이처럼 응급구조사 자격시험 합격일로부터 자격증 발급일까지의 경력도 경력 기간에 산입될 경우 원고는 이 사건 공고에 따른 경력 요건을 갖추었고, 결국 원고가 이 사건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더라도 합격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서류를 제출한 행위는 소방공무원임용령 제51조 제1항 제5호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원고가 소방공무원임용령 제51조 제1항 제5호를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제재 규정은 재량행위로 보아야 하는데, 이 사건 공고에 따른 경력요건이 불명확하게 규정되어 있고 담당공무원의 잘못된 법해석으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서류를 제출하게 된 점, 원고는 소방공무원으로서 성실하게 근무하여 왔던 점, 원고가 이 사건 서류를 제출한 것은 고의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근무 경력을 착오한 것에 기인한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이 사건 각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충북소방서는 응급구조사 시험합격 후 자격증 발급 전 근무경력의 산입문제로 전수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조사 당시에 2년 이상 경력이 있는 경우에는 호봉조정만 하고 징계를 내린 바 없다. 또한 전라남도 소방공무원 선발과정에서는 응시자들이 응급구조사 시험합격일로부터 자격증 발급 사이 기간에 일한 경력을 제출하였고 위와 같은 경력이 인정되어 시험에 합격하여 현재까지도 근무를 하고 있는데, 원고에게만 이 사건 각 처분을 내린 것은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원고가 이 사건 서류를 제출한 행위가 소방공무원임용령 제51조 제1항 제5호에 해당하는지 여부
소방공무원임용령 제51조 제1항은 ‘소방공무원의 채용시험 또는 소방간부후보생 선발시험에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해서는 그 시험을 정지 또는 무효로 하거나 합격을 취소하고, 그 처분이 있은 날부터 5년간 이영에 따른 시험의 응시자격을 정지한다.’고 규정하면서 제5호에서 ‘병역, 가점 또는 영어능력검정시험 성적에 관한 사항 등 시험에 관한 증명서류에 거짓 사실을 적거나 그 서류를 위조ㆍ변조하여 시험결과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먼저 원고가 이 사건 서류를 제출한 행위가 소방공무원임용령 제51조 제1항 제5호의 ‘병역, 가점 또는 영어능력 검정시험 성적에 관한 사항 등 시험에 관한 증명서류에 거짓 사실을 적거나 그 서류를 위조·변조’한 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민사나 행정재판에 있어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나 행정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 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두2824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고는 ‘원고는 주식회사 D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E에게 사실과 다른 허위의 경력증명서를 발급하여 줄 것을 부탁하였고 이에 E은 원고가 주식회사 D에 고용되어 근무한 사실이 없음에도, 원고에게 원고가 2014. 10. 21.부터 2015. 3. 25.까지 5개월 4일 동안 응급구조사로 고용되어 근무한 것처럼 사실과 다른 허위의 이 사건 서류를 발급해 주었고, 원고는 위 허위의 이 사건 서류를 소방사 경력경재채용 구급분야의 경력증빙자료로 제출하여 결국 경력경쟁채용 구급분야 합격자로 선정되어 소방사로 채용된 점’ 등이 인정되어 위계공무집행방해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그 판결이 확정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형사판결의 사실인정과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특별한 사정은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임용시험에서 허위의 이 사건 서류를 제출하였으므로 이는 소방공무원임용령 제51조 제1항 제5호의 ‘병역, 가점 또는 영어능력검정시험 성적에 관한 사항 등 시험에 관한 증명서류에 거짓 사실을 적거나 그 서류를 위조ㆍ변조’한 행위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소방공무원임용령 제51조 제1항 제5호의 ‘시험결과에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등을 고려해 보면, 이 사건 임용시험에서 요구하는 경력요건을 갖추지 못한 원고가 허위의 이 사건 서류를 제출함으로써 시험결과에 부당한 영향을 준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구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2015. 1. 28. 법률 제131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응급의료법’이라 한다) 제36조 제2항에서는 ‘1급 응급구조사가 되려는 사람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으로서 보건복지부장관이 실시하는 시험에 합격한 후 보건복지부장관의 자격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60조 제1항에서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하면서 제2호에서 ‘제36조에 따른 응급구조사의 자격인정을 받지 못하고 응급구조사를 사칭하여 제41조에 따른 응급구조사의 업무를 한 사람’ 정하고 있으며, 구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2015. 1. 8. 보건복지부령 제292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1항에서는 ‘응급구조사시험에 합격한 자는 다음 각 호의 서류를 첨부하여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자격증의 교부를 신청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에서는 ‘보건복지부장관은 자격증의 교부신청을 받은 날부터 2월 이내에 시험응시자격 유무를 확인하여 별지 제11호 서식의 응급구조사자격등록대장에 합격자를 등록하고 별지 제12호 서식의 응급구조사자격증을 교부한다.’고 정하고 있다.
위 관련 규정에서는 보건복지부장관이 실시하는 시험에 합격한 자와 보건복지부장관의 자격인증까지 받은 자를 명시적으로 구분하고 있고 보건복지부장관이 실시하는 시험에 합격 한 후 보건복지부장관의 자격인증까지 받아야 1급 응급구조사가 될 수 있으며, 응급구조사의 자격인정을 받지 못한 채 응급구조사의 업무를 할 경우에는 형사처벌까지도 가능하므로, 이러한 관련 규정의 문언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공고에서 ‘경력경쟁채용 소방사 구급분야’에 대한 응시자격에 관하여 ‘응급구조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해당분야에서 2년 이상 응급의료업무 경력이 있는 자’(이하 ‘이 사건 경력요건’이라 한다)라고 정하고 있는 것은 ‘응급구조사 시험에 합격하고 자격인정을 받은 이후에 1급 응급구조사로서의 응급의료업무 경력이 있는 자’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두4534 판결 참조).
‘구급직렬’에서 정하고 있는 ‘응급구조사 1급 또는 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해당분야에서 2년 이상의 응급의료업무 또는 간호업무 경력이 있는 자’와 ‘화학직렬’에서 정하고 있는 ‘화학관련 자격증을 소지한 후 해당분야에서 2년 이상 실무경력이 있는자’ 모두 해당분야에 대한 자격인증을 받은 후 해당분야에서 2년 이상 실무경력이 있는 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고 구급직렬에서는 ‘자격증을 취득하고’, 화학직렬에서는 ‘자격증을 소지한 후’라고 각 규정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구급직렬과 화학직렬의 자격요건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이처럼 이 사건 경력요건을 ‘응급구조사 시험에 합격하고 자격인정을 받은 이후 1급 응급구조사로서의 응급의료업무 경력이 있는 자’라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는 이 사건 경력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응시자격 자체가 없는 사람이고, 이 사건 서류가 제출되지 않았다면 원고는 이 사건 임용시험에 합격할 수 없었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
소방공무원임용령 제51조 제1항 제5호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 합격을 취소하는 처분은 기속행위이므로(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7두18321 판결 등 참조), 소방공무원임용령 제51조 제1항 제5호를 위반한 원고에 대하여는 이 사건 합격처분이 취소되어야 한다.
나아가 이 사건 각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에 관하여 본다.
행정처분에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처분청이 이를 취소하는 경우에도 그 처분이 국민에게 권리나 이익을 부여하는 처분인 때에는 그 처분을 취소하여야 할 공익상의 필요와 그 취소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교량한 후 공익상의 필요가 당사자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 처분의 하자가 당사자의 사실은폐나 기타 사위의 방법에 의한 신청행위에 기인한 것이라면 당사자는 그 처분에 의한 이익이 위법하게 취득되었음을 알아 그 취소가능성도 예상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그 자신이 위 처분에 관한 신뢰이익을 원용할 수 없음은 물론 행정청이 이를 고려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도 재량권의 남용이 되지 않는다(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두5286 판결).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이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임용시험 담당 공무원 중 C로부터 이 사건 공고에서 요구하는 경력이 1급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의 경력임을 고지 받은 이후에 허위인 이 사건 서류를 제출하였고, 원고는 이로 인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위계공무집행방해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피고가 이 사건 각 처분을 통하여 공무원임용시험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회복하고 공무원임용시험과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자 하는 공익이 이 사건 각 처분으로 인한 원고의 불이익보다 작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각 처분에 따라 원고의 임용 시부터 이 사건 각 처분 시까지의 근로는 법률상 원인 없이 제공된 것이 되므로, 피고에게는 소속 공무원이 같은 업무에 같은 기간 동안 근무할 경우 지급받게 될 근로의 대가 상당액을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그에 따라 원고는 지급받은 봉급을 반환할 필요가 없다. 나아가 원고는 퇴직급여 중 적어도 근로기준법상 퇴직금에 상당하는 금액은 재직기간 중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받을 수 있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4다10350 판결 참조).
평등원칙 위반 주장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충북소방서가 응급구조사 시험합격 후 자격증발급 전 근무경력의 산입문제와 관련한 전수조사를 할 당시 2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징계를 한 사실이 없는 점 또는 전라남도 소방공무원 선발과정에서 응급구조사 시험합격일로부터 자격증발급 사이 기간의 경력이 인정되어 임용된 사람이 있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설령 그러한 사례가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만을 상대로 한 이 사건 각 처분이 평등원칙을 위반하였다는 주장은 불법의 평등을 요구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한데, 헌법상 평등은 불법의 평등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므로[헌법재판소 2016. 7. 28. 선고 2014헌바372, 2016헌바29(병합) 결정 참조], 이 사건 각 처분이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김성수
판사 조정민 박성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