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0. 12. 14. 원고에 대하여 한 해임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9. 3. 1. 단기 학군사관 장교로 임관하여 2019. 6. 26.부터 2020. 6. 24.까지 제37보병사단(이하 ‘이 사건 사단’이라 한다) B포병대대 제2포대 전포대본부 소속 전포대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사단의 징계위원회(이하 ‘이 사건 징계위원회’라 한다) 심의를 거쳐 2020. 12. 14.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징계대상사실을 사유로 해임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2020. 12. 15.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항고하였으나, 제2작전사령관은 징계항고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21. 4. 14. 원고의 항고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7,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절차상 하자
육군규정 180 징계규정 제18조 및 이 사건 사단의 사단위원회 운영예규(이하 ‘이 사건 위원회 운영예규’라 한다)에 의하면 원고와 같은 중위 계급의 장교를 대상으로 한 을반 징계위원회 위원은 이 사건 사단의 일반 및 특별참모로 구성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징계위원회는 5명의 징계위원 중 2명이 참모 아닌 일반 장교로 구성되어 위 규정을 위반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
일부 처분사유의 부존재
이 사건 처분의 사유가 된 이 사건 상관모욕 중 ‘좆같은 새끼’와 ‘그 새끼’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발언은 모욕에 해당하지 않고, 원고는 상관인 2포대장을 가리켜 위와 같은 욕설을 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상관모욕 부분은 처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재량권 일탈․남용
원고는 이 사건 비위행위 전에 상훈을 받는 등 성실한 근무태도를 견지하여 온 점, 이 사건 상관모욕의 피해자 및 원고의 지휘관이 원고의 선처를 희망하고 있는 점, 이 사건 폭행은 원고가 장난으로 가볍게 하다가 병사들이 싫어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스스로 중단한 것으로서 피해가 경미한 점, 이 사건 언어폭력은 피해자가 원인을 제공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비위행위의 내용 및 정도, 경위 및 동기, 결과 등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에 해당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절차상 하자 유무
갑 제4, 5,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위원회 운영예규는 원고와 같은 위관급 장교를 대상으로 한 을반 징계위원회의 위원은 이 사건 사단의 일반 및 특별참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이 사건 징계위원회는 위 규정과 달리 일반 및 특별참모가 아닌 통합방위지원장교와 인사근무장교도 위원으로 포함시켜 구성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위원회 운영예규에서 정한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관한 사항은 구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2021. 6. 23. 국방부훈령 제25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7조 제2항 및 육규 180 징계규정 제18조 제2항의 위임에 따라 규정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 구 군인사법(2020. 12. 22. 법률 제1768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제58조의2 제3항에서 징계위원회는 심의 대상자보다 선임인 장교․준사관 또는 부사관 중에서 3명 이상으로 구성하되 장교가 1명 이상 포함되어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제61조에서 징계위원회 등의 구성․운영 등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고, 그 위임을 받은 군인징계령 제5조는 ‘징계위원회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하여 3명 이상 7명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하고(제1항) 위원은 징계권자가 장교[징계 또는 징계부가금 부과 심의대상자가 부사관이나 병인 경우에는 장교 및 그보다 선임인 부사관] 중에서 임명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을 뿐, 징계위원회 구성에 관한 사항을 다시 하위법령에 위임하고 있지 않다.
위 법령 내용에 비추어 보면, 구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 제17조 제2항, 육규 180 징계규정 제18조 제2항 및 이 사건 위원회 운영예규의 징계위원회 구성에 관한 사항은 상위 법률의 위임을 받지 않고 제정된 것이므로 행정기관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지는 행정규칙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행정규칙은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힘이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위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이유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한편 이 사건 징계위원회의 위원 5명이 모두 원고보다 선임인 장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위원회의 구성은 구 군인사법 및 군인징계령의 규정에 부합하게 이루어졌다고 보이고, 달리 이 사건 징계위원회의 구성이 위법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원고는 징계규정에서 정한 바와 다르게 구성된 징계위원회의 결의를 거쳐 한 징계처분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취지의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7두70793 판결을 들어 이 사건 처분에도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판결은 사용자와 근로자와의 관계에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또는 이에 근거를 둔 징계규정이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경우에 관하여 판시한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5조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는 단체협약, 취업규칙을 준수할 법률상 의무가 있으므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이에 근거를 둔 징계규정은 당연히 사용자와 근로자에게 구속력을 가진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위 판결의 판시는 상위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이 사건 위원회 운영예규의 효력에 관하여 그대로 원용할 수 없다].
처분사유의 존부
을 제2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처분의 사유가 된 이 사건 상관모욕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D은 2020. 5. 27. 작성한 진술서 및 2020. 10. 19. 징계조사담당자에게 한 전화 진술에서 ‘원고가 C연수원 파견 첫날인 2020. 3. 22. 저를 자기 방으로 불러 “2포 대장 때문에 계속 야근을 하게 되었고 야근 때문에 연락하던 여자와도 잘 되지 않았다”고 말하며 “좆같은 새끼”라고 욕을 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F는 2020. 5. 27. 작성한 진술서 및 2020. 10. 15. 징계조사담당자로부터 받은 조사 당시 ‘원고가 2020. 4. 말경 C연수원 파견기간 중 알레르기가 완치되었다고 하면서 2포대장을 지칭하며 “그 새끼 없으니까 괜찮아진다”고 말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한편 위 2020. 10. 15. 조사 당시 ‘원고가 2포대장을 가리켜 ‘좆같은 새끼’라고 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고도 진술하였다.
위 각 진술은 ① 약 5개월의 시간 간격이 있음에도 각 진술자별로 진술 내용이 구체적인 부분까지 일관되는 점, ② H, G도 원고가 평소 2포대장에 대한 불만을 자주 토로하였다고 진술한 점, ③ D, F가 위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까지 허위로 작출할 동기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특히 원고 자신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원고와 F가 원만한 사이였음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한 점 등을 고려하면, 신빙성이 있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관련 법리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더라도, 징계권자가 그에 대하여 징계처분을 할 것인지, 징계처분을 하면 어떠한 종류의 징계를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 겨져 있다. 그러나 재량권의 행사가 징계권을 부여한 목적에 반하거나,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을 위반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위법하다. 징계처분에서 재량권의 행사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였는지는 징계사유로 인정된 비행의 내용과 정도, 경위 내지 동기, 비행이 당해 행정조직 및 국민에게 끼치는 영향의 정도, 행위자의 직위 및 수행직무의 내용, 평소의 소행과 직무성적, 징계처분으로 인한 불이익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4두4573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갑 제9, 10, 11호증 및 을 제2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하여 비례의 원칙에 반하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원고는 임관 후 이 사건 처분이 있기까지 2년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사단장 상장과 국방부장관 기장을 받았으며, 원고 소속 대대장이 작성한 지휘관 의견서에도 ’전반적으로 심성이 착하고 예의바르며 용모가 단정하고, 부대 업무에 대한 열의를 가지고 부여된 임무를 책임감있고 성실하게 수행한다‘는 평가가 기재되어 있는 등, 평소 성실하고 모범적으로 복무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이 사건 상관모욕은 비록 직속상관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는 하지만, 피해자가 없는 자리에서 소수 인원만을 상대로 불만을 토로하며 욕설을 한 것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행위만으로는 피해자의 명예감정이나 지휘관으로서의 평가가 크게 훼손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지휘․통솔관계에 중대한 위협이 되었다고 할 수도 없다. 이에 피해자는 ’원고가 평소 부여된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였으며,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선처를 바란다‘는 의사를 밝혔고, 원고 소속 대대장도 ’원고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장기간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헌신적으로 활동한 모습을 높이 평가하고, 감염병 확산방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용기는 타의 귀감이 될 만한 사항이다‘는 의견을 밝힘으로써, 피해자와 지휘관 모두 원고의 선처를 희망하고 있다.
원고의 이 사건 폭행이 4명의 휘하 병사들을 상대로 하여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기는 하였으나, 피해 병사들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폭행의 정도는 경미한 수준이었고, 원고는 피해 병사들이 싫어한다는 것을 인식한 뒤에는 그와 같은 행위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행위가 가해의 의도를 가지고 한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
원고의 이 사건 언어폭력은 간헐적․우발적으로 이루어졌고, 피해 병사들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직접 피해 병사들을 상대방으로 욕설을 한 경우에는 곧바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육군규정 180 징계규정 별표 7, 8, 9는 이 사건 비위행위에 관한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위 (1) 내지 (4)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여 살펴보면 이 사건 상관모욕의 경우 가중요소(피해자와 가해자의 계급관계) 보다 감경요소(피해자 및 지휘관의 선처희망, 경미한 피해, 상훈 등 비행 전 성실한 복무태도)가 많아 감경영역인 ’정직~근신‘에 해당하고, 이 사건 폭행의 경우 가중요소(상습성, 피해자 다수)와 감경요소(경미한 피해, 상훈 등 비행 전 성실한 근무태도)가 대등하여 기본영역인 ’정직‘에 해당하며, 이 사건 언어폭력의 경우 가중요소(피해자 다수)보다 감경요소[단순 우발적 언어 폭력, 복무태도(상훈 등 포함)]가 많다고 볼 여지가 있어 감경영역인 ’근신~견책‘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비위행위가 수 개이므로 1단계 가중해야 하는 것[위 징계규정 별표2 1.나.(4)]을 고려하더라도 원고에 대하여는 강등 또는 정직처분을 하는 것이 위 징계 양정기준에 부합한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장교로서의 신분을 불명예스럽게 박탈당할 뿐만 아니라, 3년 동안 일체의 공직에 취임할 수 없음은 물론 5년 동안 다시 장교, 준사관, 부사관으로 임용될 수 없게 된다(육군규정 180 징계규정 제24조, 별표 1). 이 사건 처분을 통해 군의 기강과 규율을 확립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을 고려하더라도, 원고가 저지른 비위행위의 정도에 비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이 현저히 크다고 보인다.
소결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처분에 어떠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그 처분사유도 모두 인정되나, 피고가 징계권을 행사함에 있어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판단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김성수(재판장) 장지웅 박성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