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피고 한국도로공사 충북본부장에 대한 소를 모두 각하한다.
원고들의 피고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 A 주식회사, 원고 주식회사 B은 주식회사 D과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여 피고 한국도로공사 충북본부장으로부터 ‘E휴게소 신축공사(2차)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아 수행한 건설사업자들이고, 원고 C은 이 사건 공사의 현장대리인이다.
피고 한국도로공사 충북본부장은 2021. 6. 14. 이 사건 공사 현장에 대한 안전점검을 시행한 결과 아래와 같은 지적사항을 발견하였다.
피고 한국도로공사 충북본부장은 2021. 6. 23. 원고들에게 건설기술진흥법 제53조 및 시행령 제87조에 근거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벌점을 부과할 것을 사전통지하였다.
원고들은 2021. 7. 22. 피고 한국도로공사 충북본부장에게 위 벌점책정 사전통지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출하였으나, 피고 한국도로공사 충북본부장은 2021. 8. 24. 벌점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21. 8. 25. 원고들에게 사전통지하였던 내용과 같이 원고 A 주식회사에 1.4점, 원고 주식회사 B에 0.6점, 원고 C에게 2점의 각 벌점을 부과하는 처분(이하 통틀어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 을 제3 내지 5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적격에 대한 판단
직권으로 피고 한국도로공사 충북본부장의 피고적격에 관하여 살펴본다.
관련 법리
항고소송은 원칙적으로 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 등을 외부적으로 그의 명의로 행한 행정청을 피고로 하고, 그 행정처분을 하게 된 연유가 상급행정청이나 타행정청의 지시나 통보에 의한 것이라 하여 다르지 않으며, 권한의 위임이나 위탁을 받아 수임행정청이 정당한 권한에 기하여 수임행정청 명의로 한 처분은 물론, 내부위임이나 대리권을 수여받은 데 불과하여 원행정청 명의나 대리관계를 밝히지 아니하고는 그의 명의로 처분 등을 할 권한이 없는 행정청이 권한없이 그의 명의로 한 처분에 대하여도 처분명의자인 행정청이 피고가 된다(대법원 2010. 6. 10. 선고 2010두214 판결 등 참조). 다만, 대리권을 수여받은 행정청이 대리관계를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처분명의자가 피대리 행정청 산하의 행정기관으로서 실제로 피대리 행정청으로부터 대리권한을 수여받아 피대리 행정청을 대리한다는 의사로 행정처분을 하였고 처분명의자는 물론 그 상대방도 그 행정처분이 피대리 행정청을 대리하여 한 것임을 알고서 이를 받아들인 예외적인 경우에는 피대리 행정청이 피고가 되어야 한다(대법원 2006. 2. 23.자 2005부4 결정 참조).
판단
관련 법령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건설기술진흥법 제2조 제6호, 제53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처분과 같은 벌점부과처분을 할 권한은 피고 한국도로공사에게 있는 사실, 그런데 이 사건 처분의 처분서는 ‘충북본부장’ 명의로 작성되었고, 다만 처분서의 상단에는 ‘한국도로공사 충북본부’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한국도로공사의 로고도 표시되어 있는 사실, 한국도로공사의 내규인 「위임전결규정」제9조, 제11조, 별표 및 「벌점관리 업무기준」 제3조 제10호, 제6조 제1항 등에 의하면 ‘벌점부과를 포함한 벌점관리업무는 한국도로공사의 각 지역본부장에게 ’위임‘되는데 각 지역본부장이 ’위임‘받은 권한을 행사함에 있어서는 각 지역본부장 자신의 명의로 하도록 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 한국도로공사 충북본부장은 피고 한국도로공사의 산하기관으로서 피고 한국도로공사의 벌점부과권한을 자신의 명의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것인바, 이는 그 근거가 되는 내규의 형식적 문언(’위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벌점부과에 관한 대리권을 부여받은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처분서에 한국도로공사의 명칭 및 로고를 명기한 점, 과거부터 한국도로공사의 각 지역본부장이 한국도로공사를 대리하여 한다는 취지를 명시적으로 표시하지 않은 채 그 자신의 이름으로 한국도로공사의 권한을 행사하는 관행이 있어온 것으로 보이는 점(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3두6641 판결<1> 등 참조), 실무상으로도 이와 같은 경우에 지역본부장 명의의 행정처분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한국도로공사를 대리하여 한 행정처분으로 보아 그 처분에 대해 불복이 있을 때에는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항고소송을 제기하여 온 경우가 다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고 한국도로공사 충북본부장이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서 대리의 취지를 명시적으로 표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 한국도로공사 충북본부장은 물론 그 상대방인 원고들도 이 사건 처분이 피고 한국도로공사를 대리하여 한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 대한 항고소송의 피고적격은 피고 한국도로공사에게 있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 한국도로공사를 대리한 것에 불과한 피고 한국도로공사 충북본부장은 피고적격이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피고 한국도로공사 충북본부장에 대한 소는 모두 부적법하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절차적 하자
피고 한국도로공사(이하 ‘피고’라 지칭한다)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관련 법령으로 ‘건설기술진흥법 제53조 및 동법 시행령 제87조’라고만 기재하고, 구체적으로 동법 시행령 제87조가 규정하는 [별표8] 중 어느 벌점 항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전혀 적시하지 않았다.
피고는 행정절차법 제26조에 따라 원고가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 그 밖에 청구절차 및 청구기간 등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
처분사유 부존재
지적내용 중 ‘비계 안전난간 미설치’ 및 ‘작업발판 설치 미흡’ 부분과 관련하여, 피고가 지적한 공간은 비계 설치 및 해체 작업 과정에서 주된 작업 공간의 작업발판이나 안전난간을 설치 및 해체하기 위하여 임시로 설치하는 부분일 뿐 작업공간이 아니다. 이처럼 근로자들의 주된 작업공간이 아니거나 출입 자체가 불가 또는 제한되는 곳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나 안전관리계획서에 의하더라도 비계 안전난간 설치 대상이 아니고, 폭 20㎝ 이상의 발판을 설치하면 충분하므로, 위 부실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지적내용 중 ‘개구부의 방호조치 미흡’ 부분 관련, 외부 판넬 설치작업 등 공정상의 이유로 불가피하게 잠시 방호조치를 하지 아니하였고, 이후 다시 방호조치를 하려고 하였으나 안전점검이 있었던 것으로, 그 이후 실제로 안전방망을 설치하였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법령 기재와 같다.
판단
절차적 하자 주장에 대한 판단
근거규정 미제시 주장에 대한 판단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여야 한다(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 이 경우 행정청은 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과 근거가 되는 법령 또는 자치법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야 한다(행정절차법 시행령 제14조의2). 행정청의 자의적 결정을 배제하고 당사자로 하여금 행정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처분의 근거 및 이유제시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처분을 하면서 당사자가 그 근거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이유를 제시한 경우에는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때 ‘이유를 제시한 경우’는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과 관계 법령 및 당해 처분에 이르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 당시 당사자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뜻한다(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6두6497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의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피고는 사전통지 시 지적사항으로 ‘비계 안전난간 미설치’ 항목에 부실내용으로 ‘난간 미설치로 인한 떨어짐 사고 발생 우려(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3조 위반)’라고 기재하고, ‘작업발판 설치 미흡 - 발판 2열 설치 너비에 1열만 설치하여 틈 과다’ 항목에 부실내용으로 ‘떨어짐(걸려넘어짐) 사고 발생 우려(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6조 위반)’를, ‘개구부에 방호 조치 미흡’ 항목에 부실내용으로 ‘떨어짐 사고 발생 우려(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규칙 제43조 위반)’를 각각 기재하여 구체적인 위반사항과 관련 규정을 밝히고 현장사진도 함께 첨부한 사실, ②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제87조의 경우 제5항 [별표 8] 5. 가. 11)에서 건설공사현장 안전관리대책등의 소홀에 관하여 벌점관리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원고들로서는 위와 같이 피고가 사전통지 시 지적한 부분이 위 [별표 8] 중 어느 부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한 점, ③ 실제로 원고들도 이의신청서(갑 제5호등)를 제출하여 피고의 지적 사항이 위 [별표 8]에서규정한 벌점 기준 항목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상세히 반박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가 관련 법령으로 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및 시행령 제87조라고만 기재하고 별표의 구체적인 해당 규정을 적시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여야 할 정도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불복방법 등 미고지 주장에 대한 판단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은 ‘행정청은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 미리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와, 이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처리방법을 당사자등에게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6조 제1항은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에는 당사자에게 그 처분에 관하여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여부, 그 밖에 불복을 할 수 있는지 여부, 청구절차 및 청구기간,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을 알려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갑 제4, 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처분의 사전 통지서에는 2021. 7. 22.까지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도록 하면서, 미제출시 관련 심의절차를 거쳐 벌점이 확정된다는 취지의 안내가 기재되어 있으나, 이 사건 처분서에는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행정쟁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취지의 안내가 되어 있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원고들에게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행정쟁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취지의 안내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는 없다. 그러나 원고들이 제소기간 내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여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를 다투고 있는 이상 피고가 위와 같은 내용을 고지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여야 할 정도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처분사유 부존재 주장에 대한 판단
비계 안전난간 및 작업발판 미설치 부분 사유 관련
관계 법령 및 안전관리계획서의 내용
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제1항 제1호는 ‘발주청 등은 건설사업자가 건설공사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아니함으로써 부실공사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부실의 정도를 측정하여 벌점을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4항은 부실 정도의 측정기준 등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른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 제87조 제5항 [별표 8] 건설공사 등의벌점관리기준 제5호는 벌점 측정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가목 11)항은 ‘건설공사현장 안전관리대책의 소홀’을 주요부실내용으로 규정하면서 다)항에서 ‘각종 공사용 안전시설 등의 설치를 안전관리계획에 따라 설치하지 않아 건설사고가 우려되는 경우’에 건설사업자와 건설기술인에게 각각 벌점 2점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할 경우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안전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였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안전보건규칙’이라 한다)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의 추락 등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안전난간을 설치해야 하고(제13조), 근로자가 추락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는 장소[작업발판의 끝ㆍ개구부(開口部) 등을 제외한다]에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 비계(飛階)를 조립하는 등의 방법으로 작업발판을 설치하여야 한다(제42조 제1항). 한편 비계의 높이가 2미터 이상인 작업장소에는 폭이 40센티미터 이상이고 발판재료 간의 틈은 3센티미터 이하인 작업발판을 설치해야 하는데(제56조 제2호), 높이 5미터 이상의 비계의 경우 비계재료의 연결·해체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폭 20센티미터 이상의 발판을 설치하고 근로자로 하여금 안전대를 사용하도록 하는 등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제57조 제1항 제5호).
원고 A 주식회사 등은 안전관리계획(갑 제9호증, 이하 ‘이 사건 안전관리계획’이라 한다)을 수립하고 착공 전 이를 피고에게 제출하여 승인을 받았다. 위 안전관리계획에는 공종별 안전관리계획이 포함되어 있는데, 비계 등 가설 공사 시공에 관한 안전관리계획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구체적 판단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10 내지 13, 21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비계 안전난간 및 작업발판 미설치 부분 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들에게 ‘이 사건 공사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아니함으로써 부실공사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건설기술진흥법 제53조 제1항) 및 ‘각종 공사용 안전시설 등의 설치를 안전관리계획에 따라 설치하지 않아 건설사고가 우려되는 경우’[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 제87조 제5항 [별표 8] 제5호 가목 11) 다) 후단]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안전보건규칙 제13조, 제42조 제1항, 제56조 제2호, 제57조 제1항 제5호 및 이 사건 안전관리계획 중 비계의 작업발판과 안전난간 관련 부분 규정에 따르면, 안전난간이나 비계를 조립하는 등의 방법으로 작업발판을 설치하는 것은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작업장소에서 작업할 경우 필요한 조치이다. 따라서 그 반대해석상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가 아니거나 작업장소가 아닌 경우에는 사업주가 위 관련 법령이나 안전관리계획서에 따라 안전난간이나 작업발판을 설치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이 사건 공사 중 이 사건 지적부분과 관련된 부분은 주유소 캐노피 건설부분이다. 이는 주벽(외벽) 없이 기둥이 캐노피 부분을 지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반 건물의 건설공사와 달리 비계를 설치하더라도 전 층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또한 그럴 필요가 없으며, 실제로 지상이나 3층에서 2층으로 접근할 수 있는 통로나 연결계단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근로자들의 작업공간은 최상부의 캐노피에 접근할 수 있는 캐노피 바로 밑 부분(3층)인 이상, 이 사건 지적 부분인 2층공간은 근로자들의 작업공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위 공간이 추락 발생 우려가 있는 장소라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 결국 원고들이 작업공간(3층) 외에 이 사건 지적 부분(2층)에까지 안전난간이나 작업발판을 설치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안전보건규칙은 비계를 조립․해체하거나 변경하는 작업에 관한 별도의 준수사항을 정하면서(제57조), ‘비계재료의 연결ㆍ해체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폭 20센티미터 이상의 발판을 설치하고 근로자로 하여금 안전대를 사용하도록 하는 등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할 것’(제57조 제1항 제5호)을 규정하여, 안전난간 설치와는 별도로 근로자의 추락 등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준수사항을 정하고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지적 부분이 비계 해체작업을 위한 공간이었다고 하더라도 안전 점검 당시 해체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고, 비계 해체작업 공간의 경우 당장의 작업공간에서는 제외될 수 있으나 작업장 내에서 근로자들의 이동공간으로 기능하며, 해체작업에 있어서는 발판이나 안전 지지대가 함께 해체되는 작업의 특성상 더욱 안전의 필요성이 강조되어야 하므로, 안전난간이 설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공사의 특성상 이 사건 지적 부분이 근로자들의 작업공간이나 이동공간으로 기능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한 것으로 보이는 이상, 해체작업 공간인지 또는 해체작업이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안전난간이나 폭 40cm 이상의 발판 설치를 요구할 근거가 없다(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업주는 해체작업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안전보건규칙 제57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폭 20cm 이상의 발판을 설치하고 근로자로 하여금 안전대를 사용하도록 하는 등의 의무를 부담할 뿐이다).
개구부 방호조치 미수행 관련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피고의 안전점검 당시 개구부에 안전난간, 울타리, 수직형 추락방망 또는 덮개 등 안전보건규칙 등에서 정한 개구부 방호조치가 설치되지 아니하였던 점, ② 2021. 4. 13. 개구부 안전난간을 해체하면서 안전망이나 안전대를 설치하지 아니하여 근로자가 추락하여 중상을 입은 사고가 있었는데, 이 부분 지적사항은 위 안전사고가 발생한 개구부와 동일한 곳에 관한 것인 점, ③ 이처럼 불과 두 달 만에 이루어진 안전점검에서 이전 사고와 동일 개구부에 방호조치를 설치하지 아니한 것이 다시 적발된 것은 원고들이 주장하는 공정상의 불가피성을 고려하더라도 공사용 안전시설의 설치가 미흡하다고밖에 볼 수 없는 점, ④ 원고들이 주장과 같이 개구부 방호조치를 하였다가 외부 판넬 설치작업 등 공정상의 이유로 이를 철거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해당 공정을 고려한 별도의 개구부 방호조치가 설치되지 않아 ‘개구부의 방호조치가 미흡’하였다고 봄이 타당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은 ‘이 사건 공사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아니함으로써 부실공사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제1항) 및 ‘각종 공사용 안전시설 등의 설치를 안전관리계획에 따라 설치하지 않아 건설사고가 우려되는 경우’[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 제87조 제5항 [별표 8] 제5호 가목 11) 다) 후단]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여러 개의 처분사유 중 일부가 적법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다른 처분사유로써 그 처분의 정당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3두963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것처럼 비록 이 사건 처분의 지적내용 중 비계 안전난간 및 작업발판 미설치 부분은 그 위반사항이 인정되지 아니하나, 개구부 방호조치 미수행 부분이 인정되어 원고들에게 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제1항 및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 제87조 제5항 [별표 8] 제5호 가목 11) 다) 후단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고, 그에 따른 벌점이 2점인 이상,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모두 각하하고,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수(재판장) 박성준 장혜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