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2. 8. 25. 선고 2021나52529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C자동차공업사(이하 ’이 사건 공업사‘라 한다)’라는 자동차정비소를 운영하는 사람이고, 피고는 2010. 4.경부터 2019. 10.경까지 이 사건 공업사에서 경리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나.

원고와 피고는 2015년경 구체적인 근로 조건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서(이하 ‘2015년도 근로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다.

원고와 피고는 2017. 4.경 구체적인 근로 조건과 관련하여 다시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서(이하 ‘2017년도 근로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라.

피고는 퇴직 후인 2019. 11. 5.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에 원고를 상대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진정을 제기하였고,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에서 산정한 원고의 미지급 퇴직금은 13,512,053원인데, 원고는 피고에게 위 금원 중 7,000,000원을 일시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은 월 1,000,000원씩 지급하기로 피고와 합의하였으며, 이에 피고는 위 진정을 취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 14, 15호증의 각 기재, 을 제3, 4, 5,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의 퇴직금을 분할하여 미리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하였는데, 피고가 이에 따라 원고로부터 10,641,300원 상당의 퇴직금을 미리 지급받았음에도, “퇴직 후에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원고가 피고에게 13,512,053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이 미리 지급받은 퇴직금 10,641,3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나.

피고

피고는 원고와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을 체결한 사실이나, 원고로부터 미리 퇴직금을 지급받은 사실이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지급받은 위 10,641,300원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 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법리,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 내지 이와 유사한 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가 피고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으로 판단되어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에 대하여 미리 지급한 퇴직금 상당의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1)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계속적으로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대신에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하여 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2017년도 근로계약서가 작성되기 이전에 퇴직금 분할 약정의 존재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예컨대 2015년도 근로계약서의 기재에 의하면, 퇴직금과 관련하여 ‘1년 총지급액인 21,600,000원 중 실지급액 21,000,000원(월 1,750,000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차입금을 퇴직금으로 적립한 다음 퇴사가 결정된 후에 지급하기로 한다.’는 기재만 확인될 뿐이고, ‘퇴직금을 분할하여 임금과 함께 지급한다.’는 취지의 내용은 확인되지 아니한다. 그 외에 2012년도부터 2017년도 근로계약서가 작성되기 전까지 사이에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는 점을 뒷받침할만한 객관적인 증거는 제출되지 아니하였다.

2)

더구나 위 ‘1년 총지급액인 21,600,000원 중 실지급액 21,000,000원(월 1,750,000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차입금을 퇴직금으로 적립한 다음 퇴사가 결정된 후에 지급하기로 한다.’는 기재에 의하면, 위 600,000원(매월 50,000원)은 원고가 피고에게 임금을 지급하기 전에 임금과는 별도로 적립하였던 돈으로, 피고에게는 실질적으로 지급되지 아니하였던 돈에 불과하다. 또한 2015년도 근로계약서의 기재에 의하면, 위 계약서에는 임금 항목과 관련하여 그 세부 내역으로 ‘임금 1,750,000원: 기본급 1,400,000원, 연차수당 50,000원, 연장수당 200,000원, 식대비 100,000원’이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임금 세부 내역에 퇴직금 항목은 포함되어 있지 아니하다.

3)

2017년도 근로계약서에 피고가 ‘2017년 4월 이전 그대로 퇴직금 적립을 요청합니다. 월 1,707,690원 중 퇴직금으로 142,300원 적립해야 하나 퇴직금으로 50,000원만 요청합니다.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라고 자필로 기재한 것이 확인되기는 하나, 문언의 해석상 그 의미가 상당히 불명확할 뿐만 아니라, 퇴직금 적립의 방식과 관련하여 위 2)항 기재에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2017. 4. 이전 시점인 2015년도에는 원고가 매월 자신의 돈으로 50,000원을 퇴직금으로 적립하여 온 것에 불과하고, 따라서 ‘이전 그대로 퇴직금 적립을 요청한다.’는 취지의 위와 같은 자필 기재에 의하면 결국 2017년도에도 원고가 매월 자신의 돈으로 50,000원을 퇴직금으로 적립하여야 하는 것으로 보이는바, 위와 같은 피고의 자필 기재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다.

4)

그리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와 2015년도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피고에게 1년간 총 실지급액의 합계인 21,000,000원을 12개월에 걸쳐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으며, 2017. 4.경 2017년도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1년간 총 실지급액의 합계인 22,200,000원의 12/13에 해당하는 금액을 12개월에 걸쳐 나누어 지급하고, 나머지 1개월분은 퇴직금으로 적립하기로 약정하였는데, 위 각 약정에 의하면 2015년도 근로계약에 따라 피고가 지급받는 월 임금은 1,750,000원이 되고, 2017년도 근로계약에 따라 피고가 지급받는 월 임금이 1,707,692원이 되어, 나중에 체결된 2017년도 근로계약이 2015년도 근로계약에 비하여 오히려 피고에게 불리하게 변경되었다고 할 것이다(피고는 2019. 11. 15.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 조사에서 “2015년에는 월 1,500,000원을, 2017년에는 월 1,800,000원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피고는 연차가 증가할수록 원고로부터 더 많은 임금을 지급받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 뿐만 아니라 2017년도 근로계약서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2017년 4월 이전 그대로 퇴직금 적립을 요청합니다. 월 1,707,690원 중 퇴직금으로 142,300원 적립해야 하나 퇴직금으로 50,000원만 요청합니다.’라는 자필 기재가 확인되는데, 위 자필 기재를 원고의 주장과 같이 퇴직금 분할 약정으로 해석할 경우, 결국 피고의 월 급여인 1,707,690원에서 퇴직금 명목의 50,000원을 차감하여 지급하겠다는 것으로, 이는 원고가 별도로 퇴직금을 적립한다는 취지가 기재된 2015년도 근로계약서의 내용과 비교할 때 근로자인 피고에게 더욱 불리한 내용일 수밖에 없다.

5)

더구나 원고는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에서 피고와 대질조사 시, 조사관으로부터 2012. 6.부터 D에 입금된 퇴직적립금 명목의 50,000원에 관한 질문을 받자, “근로자 퇴직 시 퇴직금을 지급해야 할 때 한꺼번에 큰 금액을 지급하기 어려우니 D에 적금식으로 입금하였던 것입니다. 근로자 급여에서 공제된 것이 아닙니다. 회사에서 퇴직 적금식으로 가입한 것입니다.”라고 진술하였는바, 위와 같은 원고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원고로부터 임금과 함께 분할 약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받은 사실이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원고는 위 조사에서 “퇴직금으로 2019. 11. 27. 피고에게 7,000,000원을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이는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기로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과도 모순된다.

6)

제1심법원의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에 대한 문서제출명령 회신결과(피고는 이를 을 제10호증으로 제출하였다)에 의하면, 2016. 9.부터 2017. 3.까지 사이의 급여명세서의 기타사항 란에 ‘실지급액을 지급하고 나머지 차입금은 적립한다 – 50,000’이라는 기재만 확인될 뿐이고, 2017년도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2017. 4.부터 2019. 3.까지 사이의 급여명세서의 기타사항 란에도 ‘실지급액을 지급하고 나머지 차입금은 적립한다.’라는 기재만 확인될 뿐이며, 2016. 9.부터 2019. 10.까지 사이의 급여명세서 전부를 살펴보더라도 ‘지급항목’ 란이나 ‘공제항목’ 란, ‘기타지급비’ 란 어디에도 퇴직금과 관련된 내용은 보이지 아니하는바,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원고는 피고에 대한 실지급 임금과는 별도로 50,000원을 계속하여 퇴직금 명목으로 적립하여 왔던 것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된다. 비록 2019. 4.부터 2019. 10.까지 사이의 급여명세서의 기타사항 란에 ‘실지급액을 지급하고 나머지 차입금은 적립한다. 매월 퇴직금 50,000원이 입금됩니다.’라는 기재가 확인되기는 하나, 기존의 임금 지급 방식이나 퇴직금 적립 방식에 비추어 위 문구의 기재만 가지고 피고가 원고와의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매월 원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50,000원 상당의 돈을 지급받았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달리 이를 뒷받침할만한 객관적인 증거도 없으며, 2019. 4.부터 갑자기 급여명세서의 기타사항 란의 문구가 위와 같이 변경된 경위도 불분명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인권(재판장) 고진흥 성찬용

각주1) 2012. 5.부터 2013. 4.까지 12개월분 1,200,000원 + 2013. 5.부터 2017. 3.까지 47개월분 6,580,000원 + 2017. 4.부터 2019. 10.까지 31개월분 2,861,300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