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피고가 2022. 1. 3. 원고에게 한 보조금 69,918,640원의 반환명령 중 57,064,580원을 초과하는 부분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 법인은 1957. 6. 28. 설립된 사회복지법인으로서 아동복지시설인 ‘B’(이하 ‘이 사건 시설’이라 한다)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C은 2001. 3. 20. 원고 법인의 이사회에서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으로 선임되었고, 2001. 4. 19. 원고 법인의 대표이사로 선출되어 현재까지 각각 재직하고 있다.
피고는 2020년 아동양육시설 지도점검 결과 피고가 원고 법인에게 2016. 1. 12.부터 2021. 1. 2.까지 지급한 보조금 중 근로자가 아닌 법인대표이사를 겸직하는 시설장에 대하여 퇴직급여 적립금으로 29,166,310원을 적립하고, 시간외근로수당으로 39,427,090원, 근로자의 날 휴일근로수당 1,325,240원을 지급하는 등으로 부당하게 사용하였다고 판단하여, 2022. 1. 3. 아동복지법 제61조 제1호,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제34조 제1항 제1호 및 제3호에 근거하여, 원고 법인에게 위 부당 사용한 보조금 합계 69,918,640원(이하 ‘이 사건 보조금’이라 한다)을 반환할 것을 명령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인 2022. 6. 16. 제1차 변론기일에서 처분일자인 2022. 1. 3.을 기준으로 2017. 1. 3. 이전에 지급된 보조금 부분의 경우 5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음을 이유로, 이 사건 처분 중 2017. 1. 3. 이후 지급된 보조금 합계 57,064,580원[= 퇴직급여(퇴직적립금) 23,952,490원 + 시간외근로수당 32,036,660원 + 휴일근로수당 1,075,430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직권취소한다고 밝혔고(2022. 4. 20.자 답변서 참조), 2023. 1. 10. 원고에게 위 취지와 같이 12,854,060원(= 69,918,640원 – 57,064,580원)을 직권취소한다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11,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본안전항변의 요지
C이 이 사건 보조금 교부 신청을 하는 등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의 상대방은 원고 법인이 아닌 C이다. 따라서 원고 법인은 처분 상대방 아닌 자로서 원고 적격이 없고, 피고가 원고 법인에게 이 사건 처분에 따른 이행을 구하거나 체납처분 등 처분의 속행을 구하지 않을 예정이므로 소의 이익도 없다.
판단
갑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 통지문에는 처분의 당사자로 원고 법인인 ‘사회복지법인 A(B)’이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처분 명령서에도 처분의 당사자를 ‘사회복지법인 A(B)’이라고 기재되었으며 원고 법인의 법인등기등록번호 ‘(사업자등록번호 1 생략)’가 기재되는 등 이 사건 처분의 상대방이 원고 법인으로 특정되어 있는 점, 원고 법인이 이 사건 시설의 운영자이고 C은 원고 법인의 업무를 처리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 상대방은 원고 법인라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 법인에게 이 사건 결정의 위법 여부를 다툴 원고 적격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게 존재하는 이상 원고 법인이 이 사건 처분에 따른 이행이 강제되거나 체납처분을 받을 위험 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므로, 소의 이익이 없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3. 직권판단
행정처분이 취소되면 그 처분은 효력을 상실하여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존재하지 않는 행정처분을 대상으로 한 취소소송은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두16879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당초 처분 중 2017. 1. 3. 이후 지급된 보조금 합계 57,064,580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직권 취소하였으므로, 위 부분은 효력을 상실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위와 같이 직권으로 취소된 보조금 합계 57,064,580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반환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이미 효력을 상실하여 존재하지 않는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서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법인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위법하다.
C은 이 사건 시설에 관하여 근로자에 해당한다.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에 의한 보조금 교부신청이 없었던 이상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피고는 C이 원고 법인의 대표이사인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장시간 C에 대하여 퇴직급여 및 시간외근무수당 등을 지급하였는바, 이 사건 처분은 금반언 내지 신뢰보호원칙, 신의성실원칙에 위반한다.
구체적 판단
C이 이 사건 시설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C은 적어도 2012. 9. 12.부터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으로 근무하였고, 당시 원고 법인의 대표이사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다가 갑 제7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 법인의 대표이사이자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인 C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는 어렵다. 원고 법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C은 원고 법인의 대표이사로서 원고 법인 정관에 의하면, 원고 법인을 대표하고, 원고 법인의 제반 사무를 총괄하며, 이사회의 의장이 되고,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원고 법인이 설치한 시설장의 임면에 관한 사항, 이 사건 시설 운영을 포함한 사업계획, 예산·결산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의결하는 데에 관여한다.
원고 법인의 대표이사인 C이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직을 수행하면서 누구의 지시나 감독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사회복지사업법, 아동복지법에서 아동복지시설의 예산 집행이나 시설종사자의 자격기준 및 배치기준 등 운영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시설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원받은 시설 운영비·인건비 상당의 보조금으로 운영되고 관계 법령에 따라 관할 관청으로부터 지도·감독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단지 사회복지사업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보조금을 지원하고 지도·감독 권한을 행사하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이 사건 시설의 사업주나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고 볼 수도 없다.
C도 원고 법인에 고용된 시설장과 동일하게 상근할 의무가 있어 근로시간에 있어 큰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나, 사회복지사업법 제21조 제1항과 원고 법인의 정관이 이사의 시설장 겸임을 허용하고, 그에 따라 원고 법인이 이 사건 시설에 시설장을 별도로 고용하지 않고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이었던 C을 원고 법인의 대표이사로 선임하여 C이 원고 법인의 대표이사와 원고 법인 소속의 이 사건 시설 시설장을 겸하는 것을 선택함에 따라 시설장에게 부과되는 상근의무를 원고 법인의 대표이사인 C이 이행하게 된 것에 불과하다.
보건복지부장관이 발간한 ‘아동분야 사업안내’에서는 ‘퇴직급여는 종사자의 근로자성이 인정될 경우 지급 가능, 시설의 인사권, 예산 집행권 등을 가지고 그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 법인의 대표자 겸 시설장은 근로자가 아닌 자로 간주하여 지급 불가’라고 명시하고 있다.
아동복지시설의 설치 및 운영과 프로그램의 운용에 필요한 비용(아동복지법 제59조 제1호 참조), 사회복지사업의 운영비(사회복지법 제42조 제1항) 등의 전부 또는 일부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에 의해 충당된다. 따라서 한정된 공적 재원에서 아동복지시설 또는 사회복지시설을 위해 지급되는 보조금은, 관련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그 취지에 부합하게, 투명성과 공공성을 담보하는 형태로 운용되어야 한다.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지 여부
지방보조금관리법 제34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지방보조사업자는 지방보조금수령자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방보조금을 지급받은 경우(1호) 외에도 지방보조금을 지급받기 위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밝혀진 경우(3호) 지급한 지방보조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한을 정하여 반환하도록 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따르면, 거짓이나 그 밖이 부정한 방법으로 지방보조금을 지급받은 경우 외에도, 지방보조금을 지급받기 위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임이 사후에 밝혀진 경우 역시 환수의 대상이 되는 이상, 원고 법인이 위와 같이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몰랐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C에게 지급된 퇴직급여 및 시간외수당 등은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지방보조금법 제34조 제1항 제3호에 근거하여 환수대상이 되어야 한다. 원고 법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금반언 내지 신뢰보호원칙, 신의성실원칙에 위반하는지 여부
일반적으로 행정상의 법률관계에 있어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첫째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하고, 둘째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셋째 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상응하는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넷째 행정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그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위 견해표명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경우 이로 인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대법원 2006. 6. 9. 선고 2004두46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피고가 ‘시설을 운영하는 법인의 대표이사인 시설장의 경우로서 근로자성이 부인되는 경우에까지 퇴직급여나 시간외근무수당 등 인건비가 보조된다’고 적극적이고 명시적으로 공적견해를 표명한 바는 없고, 그 외에 달리 퇴직급여 등의 지급대상에 해당함을 피고가 명시적으로 확인해 준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C이 퇴직급여 및 시간외근무수당 등 지급대상이라는 점’에 대하여 공적 견해를 표명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 법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 중 57,064,580원을 초과하는 부분의 취소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수(재판장) 박성준 장혜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