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C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C은 무죄.
피고인 C에 대한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피고인 A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C
사실오인
피고인 C은 A와 B이 운영하던 E과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E이 고용한 외국인들이 J 사업장에서 마스크를 생산한 것이므로, 피고인 C이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들을 ‘고용’한 사실이 없고, 위 외국인들이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못한 사실을 알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피고인 C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 C에게 선고한 형(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A
원심이 피고인 A에게 선고한 형(징역 10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피고인 A, B에 대하여)
원심이 피고인 A, B에게 선고한 형(피고인 A: 징역 10월, 피고인 B: 벌금 2,000만 원 등)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C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누구든지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을 고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C은 2020. 3. 1.경부터 2020. 3. 2.경까지 충북 음성군 L ㈜T 음성공장 내에 있는 J 사업장에서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중국 국적의 U(U, 단기방문, C-3)을 고용하였다.
피고인 C은 이를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1 연번 124 내지 134 기재와 같이 2020. 3. 1.경부터 2020. 6. 30.경까지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 총 11명을 고용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들어 J 사업장에서 일한 근로자들은 피고인 C이 고용하였고, 피고인 C은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위 근로자들이 체류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용인하면서 그들을 고용했다고 보아 피고인 C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출입국관리법 제18조 제1항은 “외국인이 대한민국에서 취업하려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제3항은 “누구든지 제1항에 따른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사람을 고용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94조 제9호는 ‘제18조 제3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을 고용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법률 규정의 문언, 형벌법규의 해석 법리, 파견법의 규율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출입국관리법 제94조 제9호, 제18조 제3항의 ‘고용’의 의미도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않은 외국인으로부터 노무를 제공받고 이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사용사업주가 근로자파견계약 또는 이에 준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파견사업주로부터 그에게 고용된 외국인을 파견받아 자신을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출입국관리법 제94조 제9호, 제18조 제3항이 금지하는 고용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8도3690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C이 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류자격을 가지지 아니한 외국인을 ‘고용’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함에도, 이와 달리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피고인 C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피고인 B이 대표자인 E은 고용알선업, 기타도급을 사업종목으로 하여 사업자등록을 마친 업체이다. 피고인 A는 위 E을 실제로 운영하면서 인력을 요청하는 업체들에게 E에서 관리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보내주었다.
피고인 A는 취업을 위해 E을 찾아온 외국인들에게 숙소와 식사를 제공하였고, 일을 나갈 외국인들에게 미리 어떤 차를 타라고 지정해 주기도 하였으며, E의 직원인 AG 또는 Z으로 하여금 외국인 근로자들을 일한 장소까지 태워 주고 일을 마친 근로자들을 다시 숙소로 태우고 오게 하였다. 또한 숙소에 입주하는 외국인들의 신분증 사본을 복사해 두고 그들의 취업에 용이할 수 있도록 건강검진서를 대신 발급받아 인력을 요청한 업체 등 필요한 곳에 제출하기도 하였다.
피고인 C은 AG을 통하여 피고인 A에게 ‘마스크를 제조하는데 여성 외국인 근로자가 필요하니 공급해 달라’고 부탁하였고, 피고인 A는 J에 외국인 근로자를 보내주었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실제 일한 J의 대표인 피고인 C이나 실무자들과 따로 근로시간, 임금에 대한 논의를 한 바가 없고, 위와 같은 근무조건은 피고인 A가 피고인 C과 직접 논의하여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A는 E의 직원인 Z을 통해 매일 근로한 외국인 근로자의 이름, 일한 날짜, 일을 한 업체, 임금 등을 장부에 기록하여 관리하였다. 피고인 C은 외국인 근로자들의 급여를 피고인 A에게 송금하고, 피고인 A가 숙식비 등을 공제하고 남은 돈을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직접 지급하였다. 그 과정에서 C이 근로자들에게 지급되는 급여를 정하는 등으로 관여한 사실이 없다.
일반적으로 ‘고용’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노무를 제공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은 이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위와 같은 E의 구체적인 운영체계, 피고인 A의 역할과 피고인 C이 E에 외국인 근로자를 요청하게 된 경위, 근무조건의 결정 방법과 급여의 지급 방식 및 피고인 C의 역할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C은 피고인 A에게 외국인 근로자들을 공급받은 것에 대한 대가를 지급할 의사가 있었을 뿐,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그들이 제공한 노무에 대한 보수를 지급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E의 직원인 Z 역시 수사기관에서 ‘E에서 관리하는 외국인들은 자신들에게 직접 급여를 주는 것이 A이기 때문에 A를 고용주로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보면, J 사업장에서 일한 외국인 근로자들 역시 피고인 C을 고용주로 생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피고인 C과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 개별적인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도 않았다.
피고인 A가 단순히 외국인 근로자들과 J 사이에서 직업을 소개하거나 일자리를 알선한 것이고 실제 피고인 C이 고용주라면, 피고인 A는 수수료만을 받으면 될 것이지 굳이 전체 근로자들의 급여를 포함한 돈을 직접 받는 방법을 택하여 근로자들이 급여를 지급받지 못할 수 있는 위험을 자신이 부담할 필요가 없다(실제 피고인 A는 인력을 사용한 업체에서 급여 정산을 해주지 않는 경우 자신의 돈으로 근로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인 C의 입장에서도 피고인 A에게 근로자들의 급여를 전부 지급함으로써 의도하지 않게 근로자들에게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위험을 부담할 이유가 없다.
결국 피고인 C이 피고인 A에게 외국인 근로자를 공급해 줄 것을 요청하고 피고인 A가 E에서 관리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보내주어 J 사업장에서 일하게 함으로써 피고인 C, A 사이에는 근로자파견계약이나 이에 준하는 계약관계가 성립했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인 C과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 명시적 혹은 묵시적인 고용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 C과 E 사이에 2020. 7. 1. 임가공 도급계약서가 작성되었다. 그러나 이는 피고인 C이 불법고용으로 수사를 받게 되자 외국인들을 직접 고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일 뿐, 위 도급계약서가 작성된 때를 전후로 하여 E의 운영형태나 급여의 지급방식 등에 특별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고, 외국인 근로자들은 앞서 본 바와 같은 방식으로 J 사업장에서 일을 하고 피고인 A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A와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A와 B이 고용하거나 알선한 외국인들의 수와 기간, 추정되는 수익의 규모, 범행에 있어 실질적으로 분담한 역할의 비중, 처벌전력, 가정환경 등 당심에서 양형부당의 근거로 주장되고 있는 유리한 정상과 불리한 정상을 두루 고려하여 피고인 A와 B의 형을 정하였다. 원심 판결 선고 후 그 형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였다(피고인 A가 당심에 이르러 원심에서 부인한 일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는 하나, 이는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 밖에 범행의 경위, 수법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연령, 성행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 A, B에게 선고한 형이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 A 및 검사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피고인 C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 C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하고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 C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하며, 피고인 A와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피고인 C에 대한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 바, 이는 위 제2의 다.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 C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김성식(재판장) 이종인 전보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