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4. 2. 15. 선고 2023가단61144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0,336,76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6. 10.부터 2024. 2. 1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 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와 피고는 운송업체인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서 함께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9. 11. 22.부터 운전기사로 근무하였고, 피고는 2015. 1. 1.부터 근무하였다. 피고는 원고와 함께 근무한 기간 동안 차량의 배차, 운영을 담당하는 대리(상급자)로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2023. 1. 5. 법원으로부터 "2020. 5. 13. 18:00경 직장동료들과 회식 도중 술잔에 들어있던 맥주를 원고의 얼굴을 향해 뿌려 원고를 폭행하였다. 2021. 1. 일자불상 11:00경 펑크난 타이어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사고 수리 사진을 찍지 않았다는 이유로 손으로 원고의 오른쪽 뺨 부위를 3회 때려 원고를 폭행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위 약식명령은 확정되었다(청주지방법원 2022고약6481).

다.

원고는 2021. 6. 10. 이 사건 회사에 퇴직사유를 '직장 내 폭행 및 욕설'로 기재한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이 사건 회사의 상벌위원회는 2021. 6. 28.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음을 이유로 해직(해고)를 결의하였고, 이 사건 회사는 2021. 7. 2. 피고에게 해고통지를 하였다.

라.

원고는 2021. 8. 31. 충북대학교병원에서 적응장애의 진단을 받아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이유로 한 요양·보험급여의 지급을 신청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은, 원고의 적응장애가 직장 내 업무수행과정에서 발생한 폭행, 폭언 등 상급자의 괴롭힘으로 인해 우울, 불안 등의 증상이 악화된 것으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서 정한 업무상 질병에 해당한다고 판정하였다.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2021. 7. 30.부터 2023. 2. 28.까지의 요양기간을 인정받고 휴업급여 80,200,060원, 요양급여 4,045,460원, 장해급여 13,169,040원 합계 97,414,560원을 지급받았다.

마.

대전지방고용도동청 청주지청 소속 근로감독관은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조사를 실시하여, '피고의 원고에 대한 폭설, 폭언이 있었고, 이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해당하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고, 그에 따라 피해 근로자에 대한 배려 및 불리한 처우 금지, 실태 및 조직문화 진단 등 실시, 취업규칙 등 사내규정에 금지행위를 구체화하여 반영할 것, 직장 내 괴롭힘의 근절과 상호준중 문화 형성을 위한 교육 및 캠페인 실시, 피해 근로자의 신고·상담 전담 부서 지정 등을 지도하였다.

바.

원고는 현재까지 충북대학교병원, D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고 있고, 일부 병원비를 직접 부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내지 11, 31, 32, 35 내지 38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피고의 가해행위

1)

피고가 원고를 2차례 폭행한 사실에 관하여 약식명령이 확정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와 같이 확정된 약식명령의 사실인정을 배척하려면 그 사실인정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3430 판결 등 참조).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2)

직장의 상급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등 참조). 위 기초사실과 갑 제2호증의 음성, 갑 제15 내지 2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와 함께 근무하는 기간 중에 원고가 일을 잘못 처리하거나 말을 듣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욕설을 포함한 폭언을 반복하고 피고의 가해행위를 회사에 알릴 경우 위해를 가하겠다고 말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행위는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되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3)

원고는, '피고가 2020년 가을경 주먹으로 원고의 가슴을 8~9차례 때렸고, 2020. 11. 18. 커터칼날을 휘두르고 원고의 목에 겨누고 배에 찌르는 시늉을 하며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하였으며, 형사고소 사실을 안 후 원고와 원고 가족들을 총으로 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갑 제4, 8, 9, 10, 12, 30호증의 각 기재 등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은 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원고가 밝힌 목격자의 진술이 확인되지 않고, 위 사실들은 기소되지 않았으며, 근로복지공단 관련 자료에 의하더라도 위 사실들이 인정되었기 때문에 요양급여 등이 지급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가해행위의 위법성과 피해발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1)

피고는 위험물을 다루는 업무특성상(폭발 위험이 있는 가스의 운반을 다룬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다소 거친 언행을 하였을 뿐이므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정도의 위법성이 인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1, 15 내지 29호증의 각 기재, 갑 제2호증의 음성을 통해 파악되는 욕설과 폭언의 내용, 빈도, 반복된 기간, 폭행행위의 태양, 가해행위의 이유와 경위 등을 종합할 때, 피고의 가해행위는 업무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현저히 벗어났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기 전부터 불안정한 주의력, 느린 정신운동 속도 등으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였고, 일상적인 환경에서 즉각적인 판단과 대처가 어려운 상태였음을 강조하면서, 피고의 폭언으로 인해 원고의 건강상태가 악화된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기초사실과 갑 제6, 8, 9, 10, 3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할 당시 운전기사로서 담당 업무를 수행할 인지능력과 건강상태를 갖추고 있었으나, 앞서 인정한 피고의 원고에 대한 가해행위로 인하여 원고의 우울, 불안 등의 증상이 악화되었고, 그로 인해이 사건 회사에서 퇴사한 후 현재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음이 인정된다. 따라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앞서 인정한 폭행 및 직장 내 괴롭힘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피고의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임을 감안하여 과실상계나 책임의 제한은 고려하지 않는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치료비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의 요양급여와 별도로 2021. 7. 30.부터 2023. 8. 18.까지 총 22회에 걸쳐 합계 871,369원의 진료비를 부담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갑 제31, 32호증의 기재를 통해 현금이나 신용카드로 원고가 직접 지급한 사실이 확인되는 부분은 충북대학교병원 2021. 7. 30.자 50,300원, 2021. 8. 9.자 200,000원, 2021. 8. 31.자 46,200원, D병원 2022. 7. 14.자 15,500원, 2022. 7. 27.자 24,760원 뿐이다. 나머지 부분들은 '지원금'으로 처리되거나 '진료비 세부산정내역'만 제출되어 원고가 실제 진료비를 부담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이 부분 손해액으로 앞서 지출사실이 확인된 5회부담액 합계 336,760원(= 50,300원 + 200,000원 + 46,200원 + 15,500원 +24,760원)을 인정한다.

나.

위자료

피고가 가해행위를 한 이유와 경위, 가해행위의 태양, 횟수, 빈도, 지속된 기간, 원고가 그로 인해 정신건강이 악화되어 현재까지 치료를 계속 받고 있는 점, 피고가 가해행위 후 보인 태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들을 고려할 때, 원고가 청구한 위자료의 액수(10,000,000원)는 적정하다고 판단된다.

다.

지연손해금

1)

원고는 첫 번째 폭행행위가 있었던 2020. 5. 13.부터의 법정 지연손해금을 청구하였는데, 피고와의 직장생활 중에 피고의 불법행위가 지속되었음을 주장하였는바, 원고가 퇴사한 날인 2021. 6. 10.부터의 법정 지연손해금을 인정한다.

2)

위자료 부분의 경우 원고가 청구한 액수를 그대로 인정하였는데, 원고가 주장한 피고의 불법행위 중 일부 인정되지 아니한 부분이 있고, 원고가 변론종결 직전에 청구금액을 상당 부분 감축한 사정을 감안하여, 피고가 이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보아 이 판결 선고일 다음날부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의 지연손해금 비율을 적용한다.

라.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10,336,76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6. 10.부터 2024. 2. 1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소송비용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101조 단서를 적용하여 피고가 모두 부담하는 것으로 정한다).

판사 권노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