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2. 3. 10. 원고에 대하여 한 실업급여 지급제한, 반환명령 및 추가징수결 정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B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에서 근무하다가 2020. 3. 13. 퇴사하고, 2020. 4. 17. 피고에게 고용보험 수급자격 인정신청을 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수급자격(소정급여일수 240일, 구직급여일액 66,000원)을 인정하여 2020. 4. 24.부터 2020. 12. 19.까지 10차례에 걸쳐 구직급여 합계 15,840,000원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원고에 관한 익명 신고를 받고 조사를 거쳐 2022. 3. 10. 원고에게 '이직사유 거짓신고'를 이유로 실업급여 지급제한 및 기지급한 15,840,000원의 구직급여 반환과 동액의 추가징수 등 합계 31,680,000원의 반환명령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고용보험심사위원회에 심사 청구하였으나 기각되었고, 다시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2. 7. 20.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10, 11호증, 을 제1, 9, 10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위법하다.
절차적 하자
이 사건 처분은 근거법령만 단순히 나열하고 있고, 처분의 이유도 '이직사유 거짓신고'라고 추상적으로만 제시하고 있어 원고가 어떠한 시점에 어떠한 위반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처분을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었으므로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
처분사유 부존재 주장 등
원고는 2016. 10.경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음에 따라 자주 업무에 차질이 생겼고, 이 사건 조합 이사장 C으로부터 수 차례 권고사직을 권유받았다. 원고의 이직은 위 권유에 따른 것이므로 원고가 고용보험법 제61조, 제62조에서 정한 거짓이나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구직급여를 받았다고 볼 수 없어 처분사유가 부존재하고, 이 사건 처분이 달성하려는 목적에 비하여 원고에게 가하는 불이익이 지나치게 과중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고 비례의 원칙 및 성실의무를 위반하였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처분사유 부존재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 있어서 그 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증명책임은 행정청인 피고에게 있다(대법원 1983. 12. 13. 선고 83누492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원고는 2016. 10.경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았고, 2019. 12. 9.부터 이 사건 조합 이사장 C으로부터 구두로 수차례 사직을 권고받았다.
원고는 2020. 3. 2. '질병으로 인한 업무수행능력이 부족하여 회사의 권고사직을 요청받은 바 사직서를 제출하고자 하오니 승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나, 당시 이 사건 조합 이사장 C이 2020. 1. 9.부터 직무정지됨에 따라 이 사건 조합 이사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 부이사장 D이 2020. 3. 2. 위 사직서를 반려하였다.
원고는 2020. 3. 2. 다시 '질병으로 인해 업무수행능력이 부족하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하여, 위 사직서가 수리되었다.
이 사건 조합은 2020. 3. 16. 근로복지공단 충주지사장에게 원고에 관하여 '이직사유: 질병으로 인한 업무수행불가', '이직일: 2020. 3. 13.'로 신고하였다.
원고는 2020. 4. 2. 퇴직사유를 '조합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사직을 권고받아 이를 수용한다'는 내용으로 변경한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업무에 복귀한 이 사건 조합 이사장 C은 2020. 4. 10. 사직사유에 '조합의 구조조정'이 적혀 있다는 이유로 결재하지 않았다.
이 사건 조합은 2020. 4. 10. 근로복지공단 충주지사장에게 원고와 관련하여 '이직사유: 권고사직', '기신고한 퇴사사유를 정정하는 이유: 이사장 C의 갑작스러운 직무정지로 직무대행자의 판단이 이사장의 판단과 다르게 적용되었고 C 이사장의 권고사직 내용을 미숙지한 상태에서 의견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서인 것 같음'이라는 내용으로 피보험자 고용정보내역 정정신청을 하였다. 위 신청에는 이 사건 조합 이사장 C이 작성한 "본인은 원고에게 수 차례에 걸쳐 병치료에 따른 후유증과 스트레스로 인해 몸이 약해지는 모습을 보고 사직을 권고하였습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이사장직을 정지당했을 때 원고가 사직을 하였으나, 그때 사직사유를 권고사직이 아닌 의원면직으로 잘못 기재되어 처리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복직하여 보니 원고가 지금도 후유증으로 생활에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근무를 하였다면 당연히 권고사직으로 처리되었어야 할 일인데 참 안타깝습니다. 수차례 권고사직을 권유한 이사장으로써 원고가 생활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합니다."는 내용의 2020. 4. 10.자 사실확인서가 첨부되었다.
근로복지공단 충주지사장은 2020. 4. 14. 원고의 이직사유를 '근로자의 귀책사유(질병으로 인한 업무수행 불가로 사업장에서 사직권유)에 의한 권고사직'으로 정정하였다.
이 사건의 경우
위 법리에 기초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조합 이사장 C이 2019. 12. 9. 이후부터 직무정지 이전까지 수 차례 사직 권고를 하였고, 그 이전에 원고가 별도로 퇴사 의사를 밝힌 바는 없었던 이상 원고의 퇴사 의사는 위 사직 권고에 영향을 받아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가 2020. 3.경 이사장 권한대행을 맡았던 D으로부터 사직 권고를 받은 사실은 없다 하더라도 기존 이사장이 한 사직 권고 조치가 실효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고의 의사가 이사장의 직무정지라는 우연한 외부적 사정에 따라 자진 퇴사로 변경된다고 보는 것은 부당한 점, ③ 이 사건 조합 이사장의 직무정지 기간의 시작일(즉 원고에게 사직 권고를 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마지막 시점)과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한 시점에 약 2개월 가량의 시간차가 있기는 하나, 원고가 이 사건 조합에서 10년 이상 근무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 2개월은 권고사직을 받아들여 퇴직을 결심하는데 소요되는 통상적인 시간으로 볼 여지도 충분한 점, ④ 원고로서는 자신의 건강 상태 및 정신적·신체적 업무능력과 이 사건 조합에서의 업무강도, 이 사건 조합에서 다른 동료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다른 직장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업무여력 등을 종합하여 권고사직 권유를 받아들이되업무 난이도가 더 낮은 다른 직장에서의 구직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고, 이를 두고 질병치료에 전념하지 않았다고 비난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원고의 이직사유가 권고사직이 아님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직사유가 권고사직이 아님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 사건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성기(재판장) 김환권 장혜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