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94,440,562원과 이에 대하여 2024. 6. 15.부터 2025. 12. 19.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80%를 부담하고, 피고가 20%를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토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자로, 2015.경 소외 C 주식회사(이하 '소외 C'이라 한다)와 사이에, 청주시 환경관리본부에서 발주하고 소외 C이 수급한 D 하수관거 설치사업 중 D면 오수관로 설치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에 관하여 하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하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가 2018. 9. 12. 이 사건 하도급계약의 계약금액을 3,139,322,727원(공급가액 기준, 이하 같다.)으로 변경하였다.
원고는 2016. 9. 5.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내지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
피고는 원고와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서 정한 계약금액의 90%에 해당하는 2,825,390,455원(=이 사건 하도급계약 공사금액 3,139,322,727원×피고의 지분 90%)의 범위에서 스스로 공사비용을 부담하여 시공하되, 이를 초과하여 원고가 대납한 부분에 대하여 원고에게 지급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하도급계약 공사금액 전부를 대납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정산금으로 위 2,825,390,455원을 초과하여 원고가 지급한 313,932,272원(=3,139,322,727원-2,825,390,455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약정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공사에 관한 하자에 대한 책임을 부담한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공사 준공 이후 피고를 대신하여 107,637,682원을 지출하여 하자를 보수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금액 상당의 구상에 응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공사와 관련된 피고 지위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이 이 사건 공사에 관한 피고의 지위에 관하여 다투고 있으므로 이에 대하여 먼저 살핀다. 살피건대, 앞서 믿은 증거와 갑 제4호증 내지 제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 내지 제2호증, 제4호증, 제10호증, 제12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원고의 주장과 같이 형식적으로 원고의 직원으로 소속되어 있으면서, 실질적으로 원고가 원사업자로부터 도급받은 공사대금의 액수를 밑도는 범위에서 하도급을 받고, 자신의 위험부담과 계산으로 공사를 완성한 다음 하도급 공사대금을 지급받는 소위 '변형된 형태의 하도급업자'의 지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와 피고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경력증명서에도 2015. 8. 13.부터 2018. 9. 17.까지 원고 근로자로 근무했다고 기재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근로계약서에는 매월 5,460,000원을 지급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반면에, 피고가 원고로부터 받은 급여라고 주장하는 내역을 보면 최소 1,000,000원에서 최대 5,000,000원 사이로 그 금액이 일정하지가 않고, 지급시기 또한 매우 불규칙하여 피고가 건설근로자임을 감안하더라도 이를 임금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약정의 주된 내용은 피고가 이 사건 공사를 책임 시공하고 하자에 대해서도 책임진다는 것인데,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체결될만한 내용이라고 보기 어려워 그 존재 자체가 피고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변형된 형태의하도급업자의 지위에 있었음을 추단하게 하는 사정이다(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약정이 원고의 강요로 인하여 체결되었다고 주장하나, 증인 E의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증인 E은 피고가 원고의 지시를 받아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고 있으나, 위 증인은 피고의 감독을 받는 지위에 있는 자로, 원고와 피고의 관계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오히려 위 증인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함에 있어서 필요한 인부들을 고용하거나 장비를 대여하는 등 이 사건 공사를 주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와 공사비 집행, 진행 상황 등에 관하여 종종 논의했던 것으로 보이나, 원고가 대신 지급한 공사비가 당초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서 정한 계약금액을 초과한 상황에서도 피고가 요구하는 공사비는 그대로 집행되었는데, 만약 이 사건 공사가 원고가 직접 시공하는 소위 직영공사였다면, 그러한 상황에서 피고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주지는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초과 공사비 관련 정산금 청구
앞서 본 사실관계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약정 제1항은 피고가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서 정한 계약금액의 90%인 2,825,390,455원(=3,139,322,727원×90%)의 범위 내에서 스스로의 비용으로 이 사건 공사를 시공하고, 원고가 실제 공사비용과의 차액을 피고에게 지급하는 내용이라고 할 것인데, 앞서 믿은 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공사비용으로 이 사건 하도급계약에서 정한 계약금액의 90%를 초과하는 금액을 피고를 대신하여 지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313,932,272원(=3,139,322,727원-2,825,390,455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하자보수비용 관련 구상금 청구
이 사건 약정 제2항이 '위 공사의 시공 잘못으로 인한 하자처리도 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믿은 증거와 갑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소외 C이 2019. 2. 28. 및 2019. 7. 26.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의 하자보수를 요청한 사실, 원고가 2019. 4. 9. 장비사용료로 5,878,400원을 지출하는 등 2019. 4. 19.까지 13,197,120원을 지출한 것을 비롯하여 2020. 1. 2.까지 사이에 107,637,682원을 하자보수비로 지출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지출 시기나 규모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위 107,637,682원을 이 사건 공사의 하자보수비용으로 대위변제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대신 지출한 하자보수비용 107,637,682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지시를 받아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으므로 건설산업기본법 제28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하자담보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증인 E의 증언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지시를 받아 이 사건 공사를 시공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원고가 위 공사 과정 전반을 주도했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항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0조, 민법 제104조 위반
항변의 요지
피고는 원고에게 고용된 근로자인데, 이 사건 약정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정한 것으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배되고, 사용자로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원고와 열악한 지위에 있는 피고가 불공정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서 민법 제104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구체적 판단
피고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자신의 위험부담과 계산으로 공사를 완성한 다음 하도급 공사대금을 지급받는 소위 '변형된 형태의 하도급업자'의 지위에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이 사건 약정이 근로기준법 제20조, 민법 제104조 위반으로 무효라는 피고의 항변은 피고가 원고로부터 고용된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항변은 이유 없다.
공서양속에 반하는 위약벌 또는 손해배상의 예정
항변의 요지
설령 원고의 주장에 따라 피고가 이 사건 공사를 피고의 책임으로 시공하기로 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사건 약정은 위약벌 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는데, 위약벌에 해당하는 경우, 지나치게 원고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공서양속에 반하고,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는 경우,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원고가 그 지위를 이용하여 피고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민법 제103조를 위반하여 무효이다.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믿은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약정에는 '계약 위반' 내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 예정'이라는 표현이 전혀 없고, 액수가 특정되어 있지도 않은 점, ② 이 사건 약정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공사에 투입된 비용의 정산 및 하자담보책임의 주체를 정하기 위하여 체결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약정을 위약별 또는 손해배상의 예정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약정이 위약벌 또는 손해배상의 예정임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이 부분 항변은 이유 없다.
소멸시효 완성
항변의 요지
원고가 이 사건 소송을 통하여 구하고 있는 정산금 채권과 구상금 채권은 전부상사채권으로서, 초과 공사비 관련 정산금 채권의 경우, 5년의 상사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하여 전부 소멸하였고, 하자보수 관련 구상금 채권의 경우, 최소한 원고가 2019. 5.23. 이전에 지출한 비용은 상사채권에 관한 5년의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하였다.
소멸시효기간
당사자 쌍방에 대하여 모두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인한 채권뿐만 아니라 당사자 일방에 대하여만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인한 채권도 상법 제64조에 정한 5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는 상사채권에 해당하고, 그 상행위에는 상법 제46조 각호에 해당하는 기본적 상행위뿐만 아니라, 상인이 영업을 위하여 하는 보조적 상행위도 포함되며(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8다10920 판결 참조), 상인의 행위는 영업을 위하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상법 제47조 제2항).
살피건대, 주식회사인 원고는 당연상인으로, 원고의 행위는 영업을 위하여하는 것으로 추정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약정은 상인인 원고가 그의 영업과 관련하여 피고와 체결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상법 제47조 제1항의 보조적 상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약정에 기초한 채권은 상법 제64조에 따라 5년의 상사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
소멸시효 완성 여부
초과 공사비 관련 정산금 채권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초과 공사비에 관한 정산금을 지급해야 하는 변제기는 늦어도 이 사건 공사가 완공된 2018. 9. 12.이라고 할 것인데(원고는 이 사건 공사는 2019. 9. 21. 완공되었으므로, 변제기는 2018. 9. 12.이 아닌 2019. 9. 21. 이라고 주장하나, 갑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의 준공일인 2018. 9. 12. 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그로부터 5년이 경과한 2024. 5. 24.에야 이 사건 지급명령을 신청한 사실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초과 공사비 관련 채권에 관하여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하자보수 관련 구상금 채권
원고가 2019. 4. 9. 장비사용료로 5,878,400원을 지출하는 등 2019. 4. 19.까지 13,197,120원을 지출한 것을 비롯하여 2020. 1. 2.까지 사이에 107,637,682원을 하자보수비로 지출한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데, 2019. 4. 9.부터 2019. 4. 19.까지 지출한 13,197,120원의 경우, 지출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2024. 5. 24.에야 이 사건 지급명령을 신청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하자보수 관련 구상금 중 13,197,120원에 관하여는 상사채권에 관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초과 공사비 관련 정산금 채권 전부와 하자보수 관련 구상금 채권중 13,197,120원에 관하여는 각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이 사건 공사의 하자보수비용의 대위변제로 인한 구상금 94,440,562원(=107,637,682원- 13,197,12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지급명령신청정본 송달일인 2024. 6.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2. 19.까지는 상법에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효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