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16,702,566원 및 그중 160,399,913원에 대하여는 2022. 5. 20.부터, 28,769,020에 대하여는 2023. 12. 20.부터, 7,700,000원에 대하여는 2022. 12. 21.부터, 3,481,450원에 대하여는 2022. 8. 24.부터, 16,352,183원에 대하여는 2024. 9. 13.부터 각 2024. 11. 2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7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의 발병, 진단과 수술 경과
원고는 2022. 4.말경 달리기를 한 후 좌측 무릎에 통증을 느끼고 2022. 5. 9.
피고가 운영하는 청주시 소재의 C 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에 내원하였다. 피고 병원은 원고의 좌측 무릎에 대한 MRI 검사를 진행하여, 내측 반월판의 퇴행성 파열, 인대 부분파열 등을 진단하였다.
피고 병원은 2022. 5. 18. 15:15 원고의 좌측 무릎에 경골 절개 후 절개 부위를 벌리기 위하여 플레이트와 스크류를 삽입하는 근위경골절골술을 시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이라 한다).
피고 병원은 2022. 5. 19. 08:30경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을 시행한 부위에 혈관 파열이 발생한 것을 확인하고, 원고를 충북대학교병원으로 전원시켰다.
원고는 2022. 5. 19. 10:32경 충북대학교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여, 같은 날 14:10경부터 17:10경까지 근막절개술을 받았다(이하 ‘이 사건 근막절개술’이라 한다). 이후 원고는 좌측 하퇴 근육에 전반적인 허혈성 괴사가 진행되어 여러 차례 변연절제술 및 세척술을 받았으나 그 경과가 좋지 않아, 2022. 6. 10. 좌하지절단술을 받았다(이하 ‘이 사건 좌하지절단술’이라 한다).
관련 의학지식: 급성 구획증후군
발생 기전
체내 근육, 신경, 혈관 등 기능적 구조물이 구획(compartment)으로 나뉘어 있고 이 구획의 경계는 질긴 섬유조직인 근막이 감싸고 있다. 구획증후군은 폐쇄된 골건막 구획 내의 조직압 증가로 인해 구획 내 조직으로의 미세혈액 순환 장애를 초래하는 상태이다.
급성 구획증후군은 정형외과적 응급 상황의 하나로, 탄력이 없는 구획 내에 압력이 일단 증가되면 저절로 압력이 정상화되기 어려우며, 그 상태로 수 시간 이상 지속되면 점차 근육과 신경의 기능이 저하된다. 6시간이 넘으면 근육에, 12시간이 넘으면 신경에 비가역적인 변화가 나타나 영구적인 기능장애와 구축 변형을 초래하게 된다.
원인
급성 구획증후군의 가장 흔한 원인은 골절이고(약 69%), 두 번째로 흔한 원인은 연부조직 손상이며, 이외에도 출혈성 질환, 화상, 혈관 수술 후, 운동 후, 약물 복용이나 과음 후, 꽉 끼는 붕대, 지속적인 지체 압박, 정맥이나 림프선 차단 등 여러 원인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단
임상적 진단
구획증후군의 주된 증상으로는 통증(pain), 창백(pallor), 이상감각(paresthesia), 감각마비(paralysis), 무맥(pulselessness) 등이 있다. 통증은 정도의 차이가 다양하며 단순히 고정한다고 하여 완화되지 않고 붕대나 석고를 감으면 더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통증이 진단에 혼란을 가져다주는 경우가 있는데 신경손상이 있을 경우 통증이 없을 수도 있으며 심부 후측 병변인 경우 아주 적을 수도 있다. 이상감각과 감각마비는 일반적으로 신경 허혈의 첫 증상이나 신경손상이 동반된 경우가 많으므로 민감도가 높지는 않다. 근육 마비는 비교적 나중에 나타나는 증상이며 만약 운동 약화가 발생하면 완전 회복이 어렵다. 조직 내 압력 증가로 인해 팽팽히 부어오른 부종은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고 매우 주관적인 징후이나, 구획증후군 진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소견이다. 이 팽팽함은 손상 부위에만 국한되지 않고 구획 전역에 걸쳐 나타나며 그 위의 피부는 반들거리고 따뜻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말초부 맥박은 주요 동맥 손상이 있거나 절단을 피할 수 없을 정도의 구획증후군 말기 상태가 아니라면 대부분 만져진다.
말초부 맥박이 있다고 하여 급성 구획증후군을 진단에서 제외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임상적 증상과 징후는 급성 구획증후군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으로서 이를 통하여 90% 이상에서 진단 가능하다.
구획압 측정
급성 구획증후군에서 구획압은 임상 증상 또는 징후 전에 증가하므로 이의 확인은 진단에 도움을 준다. 급성 구획증후군이 의심되지만 임상적 증상이 불분명하거나 신경손상 혹은 의식불명의 환자여서 적절한 검진이 어려울 때 구획압을 측정할 수 있다.
합병증
초기 진단이 지연되는 것이 치료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며, 적절히 치료될 경우에 급성 구획증후군의 합병증은 드물다. 하지만 근막절개술이 6시간 이상 늦어지면 근육 구축, 근무력, 감각 소실, 감염, 골절의 불유합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감염이나 기능 소실 등으로 절단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 병원은 원고와의 진료계약상 ① 원고가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로 얻을 수 있는 이익과 구획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법익교량하여 시술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하여 슬와낭종에 대한 일반적 치료방법인 보존적 치료가 아닌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을 시행함으로써 과잉치료를 하였고, ② 수술 톱에 의한 슬와동맥손상 방지를 위하여 보호대를 대는 등 주의를 다하여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을 하여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하여 슬와동맥에 손상을 가하였으며, ③ 수술 후 8시간 이내에 구획증후군에 대한 배제진단과, 수술 후 6 ~ 12시간 내에 응급근막절개술을 이행하지 않았고, ④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 전 수술톱에 의한 슬와동맥 손상 및 구획증후군에 의한 하지 절단에 대한 위험성을 설명하여 원고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해야 함에도 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는바, 원고는 피고 병원의 위 의료상 과실로 인하여 원고의 좌측 무릎관절 아래가 절단되는 장해를 입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와의 진료계약에 따른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 손해 및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 회피의무 위반 주장에 대하여
관련 법리
의사는 환자의 상황과 당시의 의료수준 그리고 자기의 지식경험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방법을 선택하여 진료할 수 있으므로, 진료방법 선택에 관한 의사의 판단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닌 한 특정한 진료방법을 선택한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바로 의료과실이 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다95635 판결 등 참조).
판단
살피건대, 을 제8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2023. 8. 25.자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슬와낭종에 대한 일반적인 치료방법은 보존적 치료인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위 치료방법 외에도 수술적 치료 역시 널리 사용되고 있고, 근위경골절골술은 술기가 비교적 간단하고 수술시간이 짧은 장점이 있는 점, ② 의료진이 환자의 병력청취, 이학적 검사, 방사선 검사 결과에 환자의 나이, 전신 상태, 질환력, 생활/노동 정도에 따라 적정한 치료법을 결정하여, 환자의 동의를 받아 치료를 하게 되는데, 피고 병원은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을 시행하기에 앞서 2022. 5. 9. X-ray 및 MRI 검사를 통해 원고의 골관절염 및 연골의 손상을 확인하였고, 위 검사 결과에 기초하여 원고의 슬관절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슬관절내 한 쪽으로 집중된 무게 중심을 분산시킴으로써 연골 손상의 진행을 중단시키거나 속도를 늦추어 주기 위한 목적으로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을 선택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E병원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결과에 따르더라도 원고의 위 검사 당시 좌측 슬관절의 상태, 나이 등을 고려할 때 경골절골술 적응증에 해당하였고, 경골절골술을 받지 않으면 무릎의 골관절염이 계속 진행되어 심한 통증이 발생하여 걷기 힘든 상태가 된다는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단순히 슬와낭종의 일반적인 치료방법이 보존적 치료라는 점만으로 피고 병원이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을 시행한 것이 과잉 치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 중 슬와동맥손상방지 의무 위반 주장에 대하여
앞서 든 증거들에 이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2023. 7. 25.자 및 2023. 9. 21.자 각 진료기록 감정결과, E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결과, F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D병원장에 대한 2023. 8. 25.자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 도중 수술용 톱날에 의하여 원고의 좌측 무릎 동맥혈관의 외막<1>이 손상되었고, 이후 동맥압이 상승하여 서서히 동맥혈관의 내막이 손상되다가 동맥이 파열되어 구획증후군이 발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 병원은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 시 슬와동맥과 경골 사이의 거리가 1㎝가 채 되지 않아 경골 근위부 절골 시에 수술용 톱이 동맥혈관에 손상을 가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원고의 동맥혈관 외막을 손상시킴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구획증후군으로 인한 하지절단 상태에 이르도록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급성 구획증후군의 가장 흔한 원인은 골절이고(약 69%), 두 번째로 흔한 원인은 연부조직 손상이며, 이외에도 출혈성 질환, 화상, 혈관 수술 후, 운동 후, 약물 복용이나 과음 후, 꽉 끼는 붕대, 지속적인 지체 압박, 정맥이나 림프선 차단 등에 의하여 발생할 수 있는데,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 이전에 원고에게 구획증후군이 발생할 만한 원인이 존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전혀 존재하지 않고,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 후 약 14시간이 경과한 후 혈관 손상 내지 구획증후군의 증상이 발현되었다.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의 특성상 절골용 톱이 혈관, 신경 손상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존재하는 반면, 감염, 불유합, 정복 소실 등 일반적인 합병증에 의하여 혈관, 신경 손상이 일어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로 삽입된 스크류가 동맥에 닿아 있을 경우 스크류 끝에 혈관이 마찰하면서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으나,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 후 시행한 방사선 검사에 의하면 금속판이 경골의 전내측에 위치하고 있고, 이 경우 스크류의 방향은 전내측에서 후외측으로 향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슬와동맥은 경골 후면 중앙에 위치하므로 스크류를 삽입하기 위한 천공 과정 및 스크류에 의한 슬와동맥 손상은 해부학적으로 발생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며, 2022. 5. 18. 16:51경 촬영한 원고의 왼쪽 무릎 측면 X-ray 사진을 보더라도 슬와동맥과 전경골동맥쪽을 향해 있는 스크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피고 병원과 충북대학교병원에서 촬영한 각 CT 영상물을 감정하였던 E병원 감정의는 낙상사고가 발생한 이후인 2022. 5. 19. 09:23경 촬영한 CT 검사 결과에 대하여, 「원고의 수술 전후 영상 결과에 의하면 경골절골술(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 중 톱에 의한 혈관 손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그럼에도 골절 주위에 합성골을 주입하여 이 합성골이 손상된 경골 근위부 뒤쪽 골막, 근막을 넘어 손상된 슬와동맥으로 인한 혈종 주변에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라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E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결과 제5쪽 참조).
또한 D병원 감정의 역시 「절골술(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 시행 과정에서 의료용 절골톱이 동맥의 외막을 일부 손상시킨 상태에서 동맥압으로 인하여 동맥의 내막의 손상이 서서히 진행되어 동맥이 파열되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D병원장에 대한 2023. 7. 25.자 진료기록 감정결과 제5쪽 참조).
한편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 이후 피고 병원의 지시를 반복적으로 위반하여 외출을 하거나 병상을 이탈하다가 낙상사고를 당하였고, 이로 인하여 동맥 외막이 완전히 파열되면서 혈관 바깥으로 출혈이 발생하자 구획압이 증가하여 구획증후군이 발생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갑 제3호증의 4 피고 병원 간호기록지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을 받은 후 8시간 동안 누워있어야 한다는 피고 병원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채 앉아있거나 서 있는 모습이 여러 차례 발견되었고, 2022. 5. 18. 22:30경에는 침대 밖으로 나오다가 낙상사고까지 당하였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D병원 감정의의 소견에 의하면 수술 중 혈관 손상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낙상 및 침상 외 활동으로 동맥의 파열이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인바(D병원장에 대한 2023. 7. 25.자 진료기록 감정결과 제4, 5쪽 및 2023. 8. 25.자 사실조회 결과 제3, 4쪽 참조),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는 위 낙상사고로 인한 부상으로 원고 무릎에 삽입하였던 스크류의 방향이 틀어지면서 혈관 사이에 마찰이 계속되어 동맥 파열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하여, F병원 감정의는「근위경골절골술 이후 합병증으로 구획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제출한 의무기록을 검토하였을 때 피감정인(원고)이 수술 당일 저녁 침상에서 나오려다 낙상하였을 때 수술한 무릎에 가해진 충격에 의해서 수술 고정물의 위치가 이동하면서 혈관 손상에 기여하였을 가능성과 피감정인이 수술 당일 지속적으로 수술 부위에 체중을 부하함으로써 수술 부위 부종이 악화되어 구획증후군의 발생에 기여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이라는 소견을 제시하였다(F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제3쪽 참조).
그런데 이 역시 원고의 혈관 손상을 야기한 다양한 원인 중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서, 오히려 E병원 감정의가 ‘충북대학교병원이 작성한 진료기록에 2022. 5. 19. 10:51 촬영한 CT 결과 스크류 끝이 슬와동맥과 전경골동맥쪽을 향해 있고 흐름 저하되어 있음이라고 기재되는데, 위 스크류가 어느 것인지 구체적으로 지적하여 달라’는 감정 사항에 대하여,「스크류와 혈관 손상을 짐작하고 계속적으로 이와 연관 지어 질문을 하시는데 수술 과정을 살펴보면 스크류 삽입으로 인한 혈관 손상은 거의 일어나지 않으며 이는 스크류를 삽입을 시작하는 위치나 그 방향이 혈관과는 다소 동떨어진다.」라고 답변한 점(E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결과 제6쪽 참조), 스크류의 방향이 틀어졌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스크류와 혈관 사이에 지속적인 마찰이 발생함으로써 혈관 손상이 초래되었다고 점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는 설령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 중 혈관 손상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표준적인 수술 절차에 따라 수술을 시행할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고, 원고가 피고 병원의 지시에 따라 움직임을 제한하였다면 위 손상은 자연치유될 수 있었던 것이므로 피고가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사정들에 의하여 피고 병원이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 도중 과실로 원고의 동맥 혈관외막을 손상시켰음이 인정되는 이상, 이후 원고의 과실에 의하여 상태가 악화되었더라도 이는 손해배상액을 정하는데 피고의 책임제한 사유 등으로 참작할 수 있는 사정에 불과하고, 그 때문에 곧바로 피고 병원이 면책되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구획증후군 배제 진단 및 응급근막절개술 불이행 주장에 대하여
관련 법리
진료상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손해가 발생하는 것 외에 주의의무 위반,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2다219427 판결 등 참조).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하거나 그러한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신속히 전문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다른 병원으로의 전원조치 등을 취하여야 한다. 또한 응급환자를 전원하는 의사는 전원받은 병원 의료진이 적시에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환자의 주요 증상 및 징후, 시행한 검사의 결과 및 기초진단명, 시행한 응급처치의 내용 및 응급처치 전후의 환자상태, 전원의 이유, 필요한 응급검사 및 응급처치, 긴급성의 정도 등 응급환자의 진료에 필요한 정보를 전원받는 병원 의료진에게 제공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도7070판결, 2006. 12. 21. 선고 2006다41327 판결 등 참조).
판단
살피건대, 갑 제3호증의 4의 기재, 이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 병원이 고의 내지 과실로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 후 8시간 이내에 구획증후군에 대한 배제진단을 하지 않거나 수술 후 6 ~ 12시간 내에 응급근막절개술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구획증후군의 주된 증상으로는 통증(pain), 창백(pallor), 이상감각(paresthesia), 감각마비(paralysis), 무맥(pulselessness) 등이 있는데 구획증후군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는 구획압을 측정하는 등 구획증후군 감별 검사를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D병원장에 대한 2023. 9. 21.자 진료기록 감정결과 제4쪽 참조).
갑 제3호증의 4 피고 병원 간호기록지에 의하면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 이후 원고의 상태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2>. 피고 병원은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을 마친 후 지속적으로 원고의 상태를 확인하였는데, 약 1시간 40분이 경과한 2022. 5. 18. 20:00경 원고의 감각, 운동, 혈액순환 상태를 확인하였으나 이상 증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무릎 통증의 정도는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없으므로 환자의 답변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구획증후군이 발병할 경우 환자가 골절이나 손상에 의한 통증보다 극적으로 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피부가 타는 듯한 감각이 동반되기도 하며, 이완된 근육이 단단해지는 느낌 또는 터질 듯한 느낌이 동반될 수 있어 일반적인 수술 경과 후의 통증과는 구별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 직후인 2022. 5. 18. 17:20경 원고의 NRS<3> 통증 척도가 1에 해당하였고, 2022. 5. 19. 01:30경 5로 상승하였으나 진통제를 투여하자 30분 후 다시 통증 정도가 2로 완화되었으며,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 이후 약 12시간 40분이 경과한 2022. 5. 19. 06:00경에는 1로 회복되면서 같은 시간에 방문객과 함께 외출을 하기도 하였다. 2022. 5. 19. 07:00경 다시 NRS 통증 척도가 ’5‘까지 상승하였으나, 이 역시 진통제 투여 후 통증 정도가 1로 완화되었는바, 위와 같은 경과에 비추어 볼 때 구획증후군의 전형적인 통증 양상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S/M/C(감각/운동/순환) 확인함. 발가락 저릿한 감 약간씩 있으며 마취 덜
풀려 발가락 움직이기 힘들다고
함. 무릎 통증 외엔 특이사항 없음.
한편 D병원 감정의는 원고의 경우 구획증후군이 아닌 동맥파열로 발생한 혈종이 혈관, 신경을 압박하여 원위부로 혈류가 감소되고 허혈이 발생하는 압궤증후군으로 보이고, 이 경우 구획압력의 증가가 크지 않을 수 있어 통증보다는 감각이상, 마비, 냉감, 맥박소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학적 소견을 밝혔는데, 원고가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 직후인 2022. 5. 18. 20:00경 ’발가락 저림‘, ’발가락 움직임이 어려움‘을 호소하였으나, 이는 척추마취 후 회복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일반적인 증상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보이고, 2022. 5. 19. 08:00경에 이르러서야 무릎 아래 냉감, 발가락 마비 등이 확인되었을 뿐, 그 이전에는 통증 이외에 혈관 손상을 의심할 만한 나머지 증상이 발현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 후 약 14시간 40분이 경과한 2022. 5. 19. 20:00에 이르러서야 원고에게 구획증후군 또는 혈관 손상을 의심할 만한 특징적인 임상 증상이 확인되었다. 피고 병원은 위 증상을 확인하자 즉시 응급 CT검사를 시행하였고, 2022. 5. 19. 10:00 원고를 충북대병원으로 전원조치를 하였는데, 위와 같은 결정은 피고 병원이 혈관 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장비나 전문의가 없어 위 수술을 직접 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음을 고려하였을 때 적절한 조치였다고 보이고, 그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시간이 지체되었다거나 전원받는 병원에 원고의 상태 및 치료 경과 등에 관한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다는 사정 등도 찾아볼 수 없다.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살피건대, 갑 제3호증의 6의 기재, D병원장에 대한 2023. 7. 25.자 진료기록 감정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병원이 2022. 5. 18. 10:30 이 사건 근위경 골절골술을 시행하기에 앞서 원고에게 수술동의서를 교부하였고, 위 수술동의서에는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의 목적(통증 완화, 기능 회복)과 수술, 시술, 검사 과정 및 방법, 다른 치료 방법 및 제한점, 수술, 시술, 검사 진행 중 혹은 회복 중 예상되는 위험 및 합병증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원고가 위 수술동의서 동의자 란에 자필로 서명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아가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을 집도한 담당의가 직접 수술동의서의 각 항목에 동그라미 내지 별표를 표시하면서 원고에게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고, 특히 이 사건 근위경골절골술에 따른 위험 및 합병증과 관련하여 ‘신경 및 혈관 손상’, ‘절단 가능성’이라는 문구를 기재하고, 재수술 가능성에 대하여 설명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 병원이 설명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손해배상의 범위
별도로 설시하는 것을 제외하고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당사자의 주장 중 이하에서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모두 배척한다.
일실수입 : 169,142,734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