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5. 7. 11. 선고 2024가합5290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예금 및 적금의 수입업무, 자금의 대출업무 등을 영위하는 상호저축은행이고, 원고는 피고의 영업기획부 과장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나.

영업기획부 직원 C(이하 ‘신고인’이라고 한다)는 2024. 10. 25. 피고에게 ‘원고가 2024. 10. 21. 20:30경 2차 회식자리에서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손깍지를 끼고 손등에 여러 차례 뽀뽀를 하였으며, 식당에서 나와 걸어가는 동안에도 팔짱을 끼고 손등에 수차례 뽀뽀를 하였다’는 내용의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을 신고하였다.

다.

위 신고를 받은 피고는 조사 및 심의를 진행한 후 2024. 11. 8. 위 신고내용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2조, 피고 임직원 행동강령 제28조, 피고 취업규정 제50조 제35호, 제71조의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 인사위원회 규정 제2조, 피고 인사위원회 징계규정 제1조, 제6조에 따라 원고에게 ‘면직’ 징계의결을 하였고, 2024. 11. 11. 원고에게 징계의결 결과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고 한다).

라.

원고는 2024. 11. 14.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다. 원고는 재심 청구 사유로 원고가 신고인의 신고 내용과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사유가 없어 실체적으로 부당하며, 원고는 피고로부터 징계처분 통지서를 수령한 2024. 11. 11.경에서야 구체적인 신고 내용을 인지하였던바, 징계절차에서 그에 대한 구체적인 소명 등을 통한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가 없었으므로 절차적으로도 부당하다는 점을 주장하였다.

마.

피고 인사위원회는 2024. 12. 3. 재심을 위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심의한 결과 이 사건 징계처분을 유지하기로 하는 결정을 하였다. 피고는 2024. 12. 9. 원고에게 위 재심 결과를 알리는 징계처분 통지서를 교부하였다.

바.

이 사건과 관련한 법률 및 피고 임직원 행동강령, 취업규정, 인사위원회 규정, 인사위원회 징계 규정 및 징계의결 요구 양정기준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6, 7, 9호증, 을 제3 내지 8, 10 내지 13, 15, 20, 22, 23, 24, 27, 2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

이 사건 징계처분에는 아래와 같은 절차적 하자 및 실체적 하자가 존재하는바, 이 사건 징계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한다.

가.

절차적 하자

피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 전 조사 과정에서 원고에게 신고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고,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 통지서를 수령한 2024. 11. 11.에 이르러서야 구체적인 신고 내용을 알게 되었다. 이처럼 피고는 징계 절차에 필요한 사안 조사 및 의견 청취 절차 등을 소홀히 하여 원고의 구체적·실질적 방어 기회가 보장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절차적 적법성을 결하여 무효이다.

나.

실체적 하자

원고는 회식 당시 신고인의 손을 강제로 잡은 사실이 없고, 신고인의 손등에 입맞춤을 한 사실도 없었던바,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징계처분통지서에 기재된 내용과 관계 규정 및 당해 징계처분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조사 및 청문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징계혐의대상자가 어떠한 사유로 징계가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고, 소명의 기회가 충분히 주어져 방어권을 행사하는 데에 실질적으로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징계처분통지서에 징계사유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징계처분이 위법한 것으로 된다고는 할 수 없다(징계사유 특정 및 방어권 행사 등에 관한 대법원 2005. 3. 24. 선고 2004두14380 판결, 대법원 2018. 3. 13. 선고 2016두33339 판결의 취지 등 참조).

2)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등 참조).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징계처분의 절차적 하자 유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징계절차에 관하여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장애가 될 만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원고에 대하여 진행된 징계절차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구체적인 징계혐의 사실을 고지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에게 충분히 다툴 기회와 시간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신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징계처분의 혐의사실에 관한 신고가 접수된 이후 피고 인사총무부 D 부장과 E 차장은 2024. 10. 28. 먼저 신고인을 상대로 조사를 실시하였고, 인사총무부 E 차장과 준법감시부 F 부장은 같은 날 오후 원고에 대하여 1차 사실 조사를 실시하였다. 1차 조사 자리에서 피고 측은 원고에게 2024. 10. 21.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로 신고가 접수되었음을 고지하며 당시 상황에 대하여 질의하였고, 원고는 신고인과 단둘이 2차 장소에 있게 되었던 사정 및 신고인과 야구 이야기를 나눈 것은 기억하나 전체 술자리를 전부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하였다.

2)

1차 조사 사흘 후인 2024. 10. 31. 피고 측은 원고에 대하여 2차 사실 조사를 실시하였다. 2차 조사 당시 피고 측은 ㉠ 원고가 회식 2차 술자리에서 신고인에게 하이파이브를 하자고 여러 차례 제안하고 신고인이 이에 응하자 신고인의 손을 가져가 손등에 입을 여러 차례 맞춘 행위, ㉡ 귀갓길에 신고인에게 팔짱을 끼고 손등에 입을 맞춘 행위를 구체적으로 적시하며 해당 행위를 한 사실이 있는지 물었으나, 원고는 위 각 질문에 대하여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3)

2차 조사 후 피고는 2024. 11. 1. 원고에게 2024. 11. 8. 개최될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지하였으나, 원고는 2024. 11. 6. 진술권 포기서를 제출하였다.

4)

피고 인사위원회는 2024. 11. 8. 회의를 개최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면직을 의결하였고, 원고는 2024. 11. 11. 이 사건 징계처분 통지서를 수령하였다.

5)

원고는 2024. 11. 14.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실체적으로 부당하고, 징계처분 절차에서 원고의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았으므로 절차적으로도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하였다.

6)

피고는 2024. 12. 3. 재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다. 원고는 법률대리인인 변호사와 함께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발언 기회를 부여받았고, 위 재심청구 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의견을 진술하였다. 피고 인사위원회는 같은 날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혐의 사실은 실제로 발생하였다고 판단되고, 원고에게는 충분한 방어권이 보장되어 절차적 하자가 없었다는 취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을 유지하기로 하는 결정을 내렸다.

7)

원고는 재심 인사위원회에서 여성인 인사부장이 형식적인 의사 진행 발언을 하였을 뿐 인사위원 누구도 원고에게 질문이나 반응을 하지 않았던바, 재심 인사위원회는 형식적·요식적으로만 진행되었다고 주장하나, 재심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게는 법률대리인과 동석한 상태에서 진술과 소명 기회가 주어졌고, 달리 재심 인사위원회 의결이 형식적으로만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원고의 위 주장이 사실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상당한 기간에 걸쳐 절차를 진행하면서 원고에게 서면 및 자료 제출, 진술기회가 주어졌고, 원고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고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 주장과 같이 재심 인사위원회에서 인사위원들의 질의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징계절차에 관하여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장애가 될 만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

이 사건 징계처분의 실체적 하자 유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을 제1, 2, 9, 19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1)

징계혐의 사실과 관련된 당사자 및 참고인들의 구체적인 진술 내용, 신고인 진술의 일관성·구체성, 참고인들의 진술 내지 정황과의 정합성, 원고는 1, 2차 사실 조사 당시에는 ‘술에 취하여 전혀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다가 인사위원회에서 면직 징계의결이 이루어진 후 입장을 바꾸어 ‘그런 사실이 없다’라며 진술을 번복하였는데, 사람의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해지는 것이 일반적임에도 원고는 오히려 뒤늦게 기억이 명료함을 주장하며 원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구체화하였는바, 원고의 진술 번복 경위 및 그 시점, 사건 발생 다음 날 신고인에게 보인 원고의 태도 등에 비추어 번복한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혐의 사실이 인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2)

원고는 신고인이 2차 회식 장소에 단 둘이 가게 된 경위와 관련하여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였으므로 신고인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고, 신고인의 전체 신고 내용은 허위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신고인은 2차 회식 장소로 가게 된 경위와 관련하여, 최초 신고 당시부터 일관하여 ‘1차 자리를 파하고 G 상무의 제안으로 2차를 가게 되었다고 들었다. 회사로 간 G 상무가 오지 않아서 원고가 전화해보니 너무 취해 집으로 간다고 했다. 식당에서 주문한 메뉴들이 나와서 어쩔 수 없이 원고와 함께 술을 마셨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위 진술 내용은 원고가 주장하는 사건의 경위와 대체로 부합한다. 신고인은 1차 회식 장소에서 다른 직원들과 헤어져 2차 장소인 식당 앞에 도착하기 전까지 2차를 간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원고는 이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다), 이는 당시 신고인의 내심의 의사 또는 신고인이 알고 있던 사정을 진술한 것에 불과하고, 원고가 주장하는 경위와 모순된다고 보기 어려운데다가 위와 같은 2차 장소 이동 경위는 징계혐의 사실과 직접 관련된다고 보기는 어려운바,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신고인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3)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의 근거로 제시된 참고인들의 진술서는 원고가 재심을 청구한 이후에 사후적으로 작성된 것이고, 그 진정성립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이를 근거로 내려진 이 사건 징계처분에도 실체적 하자가 존재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신고인의 동료인 피고 직원들의 진술서에는 각 직원들의 이름과 직위, 자필 서명이 기재되어 있는 점, 각 진술서는 신고인과 진술인의 관계, 신고인 및 진술인이 나눈 대화, 신고인의 반응, 진술인의 당시 생각과 감정 등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표현하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점, 피고 측은 신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신고가 접수된 직후인 2024. 10. 28. 2차 회식 장소에 방문하여 목격한 사실에 관한 종업원의 진술을 청취하였고, 재심 인사위원회 직전에 작성된 서면 진술서의 내용도 위 녹취 파일과 같은 것으로 같은 참고인의 진술을 문서화한 것에 불과한 것인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참고인들의 진술서에 진정성립 내지 신빙성을 의심할만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4)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어, 징계처분의 재량권 일탈 또는 남용 여부에 대하여는 특별히 주장하는 바가 없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일응의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면직의 징계처분을 한 점, 원고의 신고인에 대한 행위 자체가 매우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원고는 자신의 관리 책임 아래에 있는 하급직원인 신고인을 대상으로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한 점, 원고는 현재까지도 신고인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는 주장을 하면서 자신의 억울함만을 호소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게 징계를 감경하여야 할 사유가 있다거나 이 사건 징계처분이 과중하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도 찾을 수 없다.

라.

소결론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절차의 적법성이 인정되고, 징계사유가 인정되며, 징계양정도 적정하다. 따라서 이 사건 면직처분이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미리(재판장) 이효선 정태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