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 제2항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78,716,551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2. 16.부터 2026. 4. 16.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7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이 법원이 여기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제1항 기재와 같으므로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
60247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 및 을 제6, 8, 10호증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이 법원의 충남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전문심리위원의 설명(의견) 포함]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상병 발생 직전 과중한 업무로 장시간의 근무를 계속하고 있던 상황이었고 피고로서는 이를 잘 알 수 있었을 것이므로, 위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로서 원고에게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고 업무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하여 원고로 하여금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를 겪도록 방치하였고, 이러한 장시간의 업무로 인한 만성적 피로 등이 주된 요인이 되어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생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 15분을, 발병 전 12주 동안에는 1주 평균 64시간 4분을 각 근무하였다. 원고는 위 근무기간 중 거의 매주 토요일 근무하였을 뿐만 아니라 추석 연휴 기간에도 근무를 하였다(평일의 경우 통상적으로 10~12시간 근무를 하였다).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17. 10. 24. 법률 제1493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7조 제3항,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2017. 12. 26. 대통령령 제285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 제3항, [별표 3]의 위임에 따른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고용노동부고시 제2016-25호)'에서는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와 발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의 업무시간에 비추어 이 사건 상병은 위 고시에서 정한 업무와 발병과의 관련성이 강한 업무상 질병에 해당한다.
원고가 근무하는 시운전라인 작업장의 경우 분진 등 유해물질이 배출되지 않거나 적절히 통제되고 있다 하더라도 2016. 9. 7.에 87.2db, 2017. 9. 14.에 89.4db로 각 소음측정이 되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하는 90db 이상의 소음이 1일 8시간 이상 발생하는 '강렬한 소음작업'에 거의 근접하는 환경이었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제공받은 귀마개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15db 정도의 소음감소효과만 있어 여전히높은 소음이 발생하는 환경에서 작업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줄곧 일어서서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작업공간 내에 앉아서 쉴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든가 소음으로부터 분리된 별도의 휴식공간이 존재하였음을 인정할 자료도 없다. 설령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담당한 작업이 육체적으로 심하게 고된 것이 아니고, 선행 공정에서 엔진 조립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때 원고는 자연스럽게 휴식을 취할 수도 있어 중단 없이 지속적으로 업무를 하였던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소음이큰 작업장에서 장시간 근무함으로 인하여 만성적 피로가 누적되었을 것임을 넉넉히 추인할 수 있다.
이처럼 피로가 누적되는 작업 환경에서 원고가 장시간 근무를 하고 있음에도 피고는 추가로 인력을 배치하는 등 근로자 보호를 위한 별다른 조치 없이 원고로 하여금 계속하여 과도한 업무량을 수행하도록 하였다. 위와 같은 원고의 평소 근무 내용 및 업무량, 근로 환경, 장시간의 업무시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원고에게 육체적 피로와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건강상의 이상이 초래될 위험이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잔업과 휴일근무를 자처하였을 뿐 피고가 장시간 근무를 강요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사용자로서 근로자 보호의무를 다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피고는 원고의 모야모야병 기저질환이 이 사건 상병의 주된 원인이라고 주장하나 원고에게 모야모야병 기왕증이 있었다는 점에 부합하는 듯한 을 제8호증의 기재는 이 법원에서 이루어진 전문심리위원의 설명(의견)과 충남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비추어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는, 원고에게 모야모야병 기저질환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2017년 건강검진 결과 고혈압 전단계인 수축기 혈압 136㎜Hg, 이완기 혈압 88㎜Hg로 진단받았고 피고의 사내 간호사로부터 반복적으로 혈압관리의 필요성과 병원 진료를 권유받았음에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은 채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다가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을 뿐 이 사건 상병과 원고의 근로 사이의 연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그러나 원고가 사내 간호사로부터 혈압관리의 필요성과 병원 진료를 권유받았다는 점에 관하여 을 제16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2>,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만 을 제10호증의 기재와 전문심리위원의 설명(의견)에 따르면 고혈압은 이 사건 상병을 유발시킬 수 있는 위험인자로 적시되어 있어 원고의 고혈압 증세와 건강관리 소홀이 이 사건 상병의 발생에 어느 정도 기여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앞서 살펴본 원고의 업무시간, 근무 환경 등을 고려할 때, 위와 같은 위험인자들이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단절할 정도의 요인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위와 같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손해배상책임의 제한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는 2017년경 고혈압 전단계의 진단을 받은 바 있어,
평소 자신의 건강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 사전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고, 원고의 생활습관, 건강 상태 등 내재적 요인도 이 사건 상병의 발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들과 당사자 사이의 손해의 공평 타당한 분담을 고려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3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재산상 손해
일실수입
원고가 이 사건 상병으로 상실한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총평가액 상당의 일실수입손해는 아래 인정사실과 평가내용을 기초로 하여 계산하면, 아래 계산표 기재와 같이 금 297,844,724원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
원고의 인적사항 : 아래 표 기재와 같다.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평가 : 60세 정년이 되는 2021. 12. 6.까지는 이 사건 상병 발생 당시 평균 월 급여 3,801,201원, 그 이후 가동종료일까지는 도시일용노임,월 20일 적용.
입원기간 및 노동능력상실률
원고는 이 사건 상병일인 2017. 12. 29.부터 2020. 8. 14.까지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으므로 위 입원기간 중 100%의 노동능력상실을 인정한다.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우측 편부전마비의 후유장해로 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의 두부, 뇌, 척수손상 항목 ⅡⅢ-A항을 적용하여 15%의 노동능력을 영구적으로 상실한 것으로 본다.
실어증의 후유장해로 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의 두부, 뇌, 척수손상 항목 V-A항을 준용하되 50%만 적용하여 17%의 노동능력을 영구적으로 상실한 것으로 본다.
복합장해율 : 29.45%[= 17% + (100% - 17%) × 15%].
계산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월 미만은 금액이 적은 쪽에 포함하고, 원 미만 및 월 미만은 버리며, 손해액의 사고 당시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표 삽입을 위한 여백」
향후치료비 : 26,154,024원(외래진찰 및 투약 비용으로 신체감정일 다음날인 2023. 12. 14.부터 기대여명 종료일인 2062. 7. 17.까지 매년 1,360,000원이 소요될 것 으로 예상되는바, 계산의 편의상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다음날 지출하는 것으로 보고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함).
[인정 근거] 제1심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개호비 : 55,471,811원(이 사건 상병일로부터 신체감정일 이후 5년까지의 기간 동안 1일 2시간의 부분적 개호가 필요할 것으로 인정되나,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일로부터 5년까지 기간만의 개호비만 청구하므로 그에 따르되,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함).
[인정 근거] 제1심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공제 :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휴업급여금 93,842,140원 및 장해급여금 89,906,580원의 합계 183,748,720원.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일실수입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피해자가 수령한 휴업급여금이나 장해급여금이 법원에서 인정된 소극적 손해액을 초과하더라도 그 초과 부분을 기간과 성질을 달리하는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며, 휴업급여는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에 대응하는 것이므로 그것이 지급된 휴업기간 중의 일실수입 상당의 손해액에서만 공제되어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16240 판결 등 참조).
다만 이 사건에서, 원고의 휴업기간(이 사건 상병일부터 2020. 8. 14.까지) 동안의 일실수입 합계액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휴업급여금을 초과하고, 휴업기간 이후 가동종료일까지의 기간 동안 원고의 일실수입 합계액 또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장해급여금을 초과하고 있으므로 그 합계액을 단순 공제하여도 무방하다.
[인정 근거] 갑 제4호증의 기재
소계 : 재산상 손해 합계 195,721,839원(= 일실수입 297,844,724원 + 향후 치료비26,154,024원 + 개호비 55,471,811원 - 휴업급여금 및 장해급여금 합계 183,748,720원).
책임제한 후 재산상 손해액
피고의 책임비율 : 30%.
계산 : 58,716,551원(= 195,721,839원 × 0.3, 원 미만 버림).
위자료
참작사유 : 원고의 나이, 이 사건 상병의 발생 경위와 결과,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
결정금액 : 20,000,000원.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78,716,551원(= 재산상 손해액 58,716,551원 + 위자료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1. 12. 1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6. 4. 1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생일인 2017. 12. 29.부터의 지연손해금 지급을 구하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서 이행청구를 받은 다음날부터 지체책임을 부담하므로,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이전 기간에 대한 지연손해금 청구부분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위 인정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피고로 하여금 원고에게 위 인정금액을 지급하도록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성기(재판장) 조의연 조영범
각주1) 소장, 각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및 항소장 각 기재의 2017. 12. 19.은 이 사건 상병 발생일인 2017. 12. 29.의 오기임이 분명하다.
각주2) 피고가 변론종결 이후에 제출한 참고자료 중 사내 간호사 진술서도 마찬가지로 피고의 위 주장을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