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5. 7. 25. 선고 2025가단5264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

원고는 청주시 서원구 C 일대에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설립되어 2010. 7. 22. 청주시장으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은 정비사업조합이다.

망 D(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원고의 초대 조합장이었던 사람으로, 원고의 2012.10월경 사업 중단 이후에도 조합장으로 재직하다가 2016. 3. 22. 사망하였다.

피고는 2016. 3. 25. 원고의 조합장 직무대행자로 되었다가 2017. 12. 22. 조합장으로 취임하였고, 2024. 6. 14. 해임된 사람이다.

○

원고는 2012. 10월경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여 사업이 중단되었고, 조합 사무실이 폐쇄되었다. 이후 원고는 2016. 12. 23.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다시 시공자, 설계자를 선정하고, 다시 정비사업을 진행하였다.

○

망인의 상속인들인 E, F, G, H은 2019. 3. 25. 원고를 상대로 청주지방법원 2018차723호로 '유족들이 상속한 망인의 원고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채권 134,400,774원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 신청을 하였다.

위 법원은 2019. 3. 27. 위 신청대로 "원고는 E에게 44,766,926원, F, G, H에게 각 29,844,616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지급명령 정본 송달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라는 지급명령 결정을 하였다.

위 지급명령은 2019. 4. 19.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지급명령'이라 한다).

○

원고는 2019. 4. 25. 상속인 대표 H에게 망인의 미지급 급여, 퇴직금액에서 건강보험, 소득세액 등을 공제한 나머지 120,551,500원을 지급하였다.

○

원고의 2019년 당시의 정관 제19조 제2항은 "원고는 상근하는 임원 및 유급직원에 대하여 원고가 정하는 별도의 보수규정에 따른 보수를 지급하여야 한다. 이 경우보수규정은 미리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라고 규정하였다.

원고의 운영규정 제90조 제1항은 '조합장에게 월 3,000,000원의 급료를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제95조 제1항은 '상근 임·직원이 1년 이상 계속 근무하고 퇴직하는 경우에는 퇴직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제96조는 '퇴직금은 계속근무년수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부칙 제2조는 '이 규정에 규정되지 않은 사항은 정관, 관계법령 및 대의원회의 의결에 따른다'고 규정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조합장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닌바, 그의 퇴직금채권에는 10년의 일반 민사 채권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고, 위 조합장의 매월 지급되는 급여 채권은 민법 제163조 제1호의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

그런데 원고의 경우 운영규정 부칙 제2조에 따라 조합장의 퇴직금 채권에는 '관계법령'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

망인의 상속인들은 법원에 원고를 상대로 망인의 2010, 2011, 2012년도 미지급 급여및 퇴직금에 대한 지급명령 신청을 하였는데, 망인의 급여 채권(2012년도까지 발생), 퇴직금 채권(2012년 발생)은 모두 지급명령 신청 당시(2019. 3월) 이미 3년의 경과로 소멸시효가 완성된 상태였다.

이 사건 지급명령 정본이 원고에게 송달된 당시 원고의 조합장이던 피고는, 예산집행 사항인 망인의 급여, 퇴직금에 관한 지급명령 건에 관하여, 이사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이 사건 지급명령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여 소송에서 시효소멸을 주장했어야 하는데, 2019. 4. 18. 개최된 원고의 이사회에서 이 사건 지급명령에 관한 어떠한 논의도 거치지 않은 채 예산집행 안건에 첨부된 미지급금명세서에 '조합장님(망인) 급여, 퇴직금(합계 134,300,774원)'을 포함시켜 가결시키고, 법원에는 이 사건 지급명령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출하지 아니하였으며, 2019. 4. 25. 망인의 상속인들에게 134,300,774원(세후 120,551,500원)을 지급하였다.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조합장으로서의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하여 원고의 조합재산에134,300,774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바, 피고는 원고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판단

가.

망인의 채권 내역

망인의 상속인들이 원고를 상대로 청구한 미지급 급여액은 2010년도 발생분 합계 13,000,000원, 2011년도 발생분 합계 51,400,000원, 2012년도 발생분 합계44,600,000원(이상 총 109,000,000원)인 사실, 망인의 상속인들이 원고를 상대로 청구한 퇴직금액은 25,300,774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나.

망인의 채권의 시효소멸 여부

1)

퇴직금 채권

망인은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 할 수 없고, 망인의 퇴직금은 원고의 정관과 운영규정이 정한 바에 따라 조합장으로서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해당한다.

이러한 조합장의 퇴직금 채권에는 민법 제162조의 10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적용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운영규정 부칙 제2조에 따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3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운영규정 부칙 제2조의 '관계 법령'은 근로자가 아닌 조합장의 퇴직금 채권에 관하여는 민법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근거가 없다.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의 퇴직일은 사망일인 2016. 3. 22.로 볼 것이고 퇴직금 채권도 그 때 발생하였다고 할 것인데, 상속인들의 지급명령 신청 당시(2019. 3.25.)는 퇴직 시부터 10년이 경과되지 않았음이 역수상 명백하다. 설령 퇴직금 발생 시점을 2012. 10월<1>로 보더라도, 상속인들의 지급명령 신청 당시 10년이 경과되지 않았음은 마찬가지이다.

결국, 망인의 퇴직금 채권은 시효소멸하지 않은 것이었다.

2)

급여 채권

망인의 급여 채권은 민법 제163조 제1호의 채권에 해당하여 3년의 단기 소멸시효 적용 대상이라 할 것인데, 위 급여 채권의 최종 발생 시점인 2012. 10월경부터 3년이 경과된 2015. 11. 1.에는 모두 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볼 것이다.

피고는 이에 대하여, 원고가 2016. 3. 22. 망인 사망 후 망인의 상속인들로부터 망인의 급여, 퇴직금의 지급을 요구받고 '시공사가 선정되면 지급하겠다'고 약속하였고, 이후 2019년까지 계속적으로 상속인들에게 '시공사로부터 입찰보증금이 납부되면 지급하겠다'고 약속하여 채무승인의 의사표시를 하였다면서,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그러나, 피고의 위 항변은 그 내용 자체로, 소멸시효 완성(2015. 11. 1.) 후에 채무를 승인하였다는 것이어서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소결

원고의 청구 중 망인의 퇴직금에 관련된 주장 부분은 '피고의 선관주의 의무위반' 주장에 나아가 살필 것 없이 이유 없다.

이하에서는 망인의 급여에 관한 부분에 한하여 피고의 선관주의 의무 위반 여부를 살핀다(다만, 망인의 퇴직금 채권도 시효소멸되었다고 가정하고 이하에서 급여와 퇴직금 모두에 관하여 살피더라도, 달라질 것은 없다).

나.

피고의 선관주의 의무 위반 여부

1)

판단의 전제

피고는 원고의 조합장으로서, 시효소멸한 망인의 급여 채권에 관한 이 사건 지급명령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지 않고, 상속인들에게 급여 채권액을 지급하였다.

이러한 피고의 행위가 조합장으로서의 원고에 대한 선관주의 의무(민법 제61조)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 원고의 주장이다.

2)

사실의 인정

1.항의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8, 9호증,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의 사실이 인정된다.

㉧ 원고는 2012. 10월경 사업이 중단되고 조합사무실이 폐쇄되었다. 이후 초대 조합장이던 망인이 2016. 3. 22. 사망할 때까지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 원고의 이사들은 2016. 3. 25. 임원회의를 열어 조합장의 유고에 따라 당시 감사이던 피고를 조합장 직무대행자로 추대하였다. 이후 원고는 2016. 12. 23.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시공사, 설계자를 선정하는 등 정비사업을 다시 진행하였다.

㉧ 원고는 2016년 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망인의 자택에 보관되어 있던 조합의 업무관련 서류를 망인의 유족들로부터 인도받아야 했는데, 이때 유족들이 망인의 급여와 퇴직금의 지급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유족들에게 '시공사가 선정되어 조합운영비가 생기면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서류를 인도받았다.

㉧ 원고는 2016. 12. 23. 임시총회에서 I 주식회사를 시공사로 선정하였고, 위 회사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나 그 후 계약이 해지되었다. 원고는 다시 2019. 4.5. 주식회사 J을 시공사로 선정하였다.

㉧ 망인의 상속인들은 원고의 새로운 시공사 선정을 앞둔 2019. 3. 25. 법원에 원고를 상대로 지급명령 신청을 하였고, 이에 따른 법원의 이 사건 지급명령 결정이 2019. 3. 27. 내려졌으며 그 정본이 2019. 4. 4. 원고에게 송달되었다.

㉧ 원고는 2019. 4. 18. 개최된 이사회에서 망인의 급여, 퇴직금을 포함한 "미 지급금 명세서"를 제3호 안건(입찰보증금 대여금 전환 및 자금지출의 건)에 첨부하여 심의하고, 거수투표에 부쳐 참석이사 6인 전원의 찬성으로 '본안대로 미지급금 및 차입금을 지급한다'고 의결하였다.

㉧ 이 사건 지급명령은 2019. 4. 19. 확정되었다.

3)

판단

망인의 급여 채권의 소멸시효가 2015. 11. 1. 완성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2019년경 채무자인 원고의 대표자(조합장)이던 피고가 이 사건 지급명령에 대한 이의신청으로써 시효소멸을 다투지는 않고, 이의신청을 하지 아니하여 지급명령을 확정되도록 한 후 망인의 상속인들에게 망인의 급여액을 지급한 사정이 있으나,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아래에서 보는 바에 비추어, 피고가 조합장으로서의 원고에 대한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하여 원고의 재산에 손해를 입힌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위 2)의 사실에서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로서는 망인의 급여액 지급과 관련하여, 원고의 조합장으로서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 망인의 급여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2>되었을 뿐 처음부터 부존재한 허위의 채권은 아니었다. 또한 그 액수가 허위로 부풀려졌다고 볼 사정도 없다.

㉧ 원고는 2016. 3월 망인 사망 후 정비사업의 재추진을 위해 망인의 자택에 보관되어 있던 사업관련 서류를 망인의 유족들로부터 인도받아야 했다. 그 과정에서 유족들의 '망인의 급여, 퇴직금 지급' 요구에 대해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조건 없이 서류를 인도하라'고 하기도 어려웠으리라고 보인다(게다가 퇴직금 채권은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시효소멸한 것도 아니었다).

㉧ 당시 조합장 직무대행자이던 피고가 망인의 유족들에게 '시공사가 선정된 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정비사업 재개를 위해 필요한 서류를 확보하려는 목적이었던 이상 이를 객관적으로 원고의 이익을 해치는 배임적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3>

㉧ 원고(피고가 조합장이던 당시의 원고)가 2019. 4월경 이 사건 지급명령 정본을 송달받고 이사회에서 자금지출에 관한 안건에 망인의 급여를 포함하여 그 지급을 의결한 것은, 망인의 유족들과의 위 지급약속에 따른 것이었다.

㉧ 피고는 이 사건 지급명령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을 그냥 도과시킨 것이 아니라 지급명령 확정 전인 2019. 4. 18. 이사회에서 망인의 급여에 관한 지급을 의결 처리하였다(현재의 원고는 위 이사회에서 망인의 급여의 지급 여부에 관한 구체적인 찬·반토의가 없이 거수투표로 의결되었음을 문제삼는데, 이미 있었던 망인의 유족들과의 약

속에 따른 것이었다고 보이는 이상 구체적인 찬·반 토의가 없었다는 점을 가지고 배임적 행위라고 평가할 것은 아니다).

4)

소결

이와 같이 망인의 급여 채권 부분에 관하여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이라는 점만으로 그 지급이 원고에게 손해를 입힌 선관주의 의무 위반 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그 필요성과 합리성을 부정하기 어려운 망인의 유족들에 대한 지급약속의 의사표시가 있었고 그 의사표시에 따라 부담하는 채무를 이행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원고의 청구 중 망인의 급여 부분에 관한 주장도 더 살필 것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현룡

각주1) 원고의 사업이 중단된 시점인데, 원고는 이 시점을 퇴직금 채권의 발생 시점으로서 소멸시효 기산일이라 주장하는 듯하다. 그런데 망인은사업이 중단된 이후에도 사망 시까지 계속 조합장으로 재직하였다.

각주2) 그 소멸시효 완성도, 채권자(망인)가 채무자(원고)에 대해 3년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결과인데, 망인이 자신이 대표자로 있던 원고를 상대로 사업도 장기간 중단되고 운영자금도 없는 상태에서 급여 채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은 아니겠지만 현실적으로 쉽게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각주3) 원고(구체적으로는 당시 조합장 직무대행자이던 피고)는 망인의 유족들과의 위 지급약속 당시 소멸시효 완성에 관한 인식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이는 원고 스스로 2025. 7. 22.자 참고서면으로 인정하고 있는 내용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익을 해치는 배임적 행위라는 주관적 인식도 없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