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하여 설립되어 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사업자인 협동조합이고, 원고 A는 2023. 4. 1.부터 2025. 4. 9.까지, 원고 B은 2023. 9. 11.부터 2025. 4. 9.까지 피고 조합의 조합원으로서 택시운수 종사자로 활동하다가 탈퇴한 사람들이다.
원고 A가 위 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매월 지급받은 정산금에서 연료비, 경정비비용, 차량할부금, 사고수리비 명목으로 공제된 금액 합계는 60,118,938원이고, 원고 B이 위 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매월 지급받은 정산금에서 연료비, 경정비 비용, 차량할부금 명목으로 공제된 금액 합계는 26,827,713원이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청구원인의 요지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이하 '택시발전법'이라 한다) 제12조 제1항은 택시운송사업자가 택시의 구입 및 운행에 드는 비용인 택시 구입비, 유류비 등을 택시 운수종사자에게 부담시키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위 규정을 위반하여 원고들의 급여에서 연료비, 경정비 비용, 차량할부금, 사고수리비 등(이하 '연료비 등'이라 한다)을 공제하여 그에 상당하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위 공제 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상당 임금을 원고들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
설령 원고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연료비 등의 공제로 인하여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하여 원고들로 하여금 손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공제 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상당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고,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1, 2,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관계에 있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이 피고 조합에 고용된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임금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는 협동조합 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협동조합으로서, 협동조합은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업을 자율적으로 정관으로 정하여 수행할 수 있고, 그 조합원은 협동조합의 설립 목적에 동의하고 조합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자로서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1좌 이상을 출자하여야 하며, 납입한 출자액을 한도로 책임을 지는바, 이러한 조합원들인 원고들이 피고 조합에 고용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가 조합원들에 대하여 출퇴근 확인, 운행 시간이나 운행 장소 등에 대하여 특별한 관리나 제한을 가하고 있었다는 정황은 보이지 않고, 그 밖에 조합원들이 업무와 관련하여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지시나 지휘 · 감독을 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원고들은 각자 운행한 차량에 대한 운행수입금에서 4대보험 보험료, 조합 운영비 등을 공제한 금액을 개인 보수로 지급받았는데, 이와 같이 지급되는 보수는 근로 자체의 대가라기보다는 영업실적과 운행비용에 따른 정산금의 성격이 강하다고 보인다.
부당이득반환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부당이득 제도는 이득자의 재산상 이득이 법률상 원인을 결여하는 경우에 공평과 정의의 이념에 근거하여 이득자에게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으로서, 특정한 당사자 사이에서 일정한 재산적 가치의 변동이 생긴 경우에 그것이 일반적 · 형식적으로는 정당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들 사이의 재산적 가치의 변동이 상대적 · 실질적인 관점에서 법의 다른 이상인 공평의 이념에 반하는 모순이 생기는 경우에 재산적 가치의 취득자에게 가치의 반환을 명함으로써 그와 같은 모순을 해결하려는 제도이므로, 부당이득의 성립요건 중 '법률상 원인의 흠결' 여부는 공평의 이념을 기초로 한 규범적 판단의 영역에 속하므로, 급부행위의 성질이나 급부자(손실자)의 해당 급부행위에 관한 책임과 의무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14. 선고 2015다218068 판결 등 참조).
또한 이와 같이 부당이득 제도는 부당한 재산적 가치의 이동을 조절하려는 제도이므로, 이익에 대응하여 손해를 입은 사람이 있어야 하고, 어떤 사람의 재산이나 노무가 다른 사람에게 이익을 주는 일이 있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그 재산 또는 노무의 제공자에게 어떤 손해를 주는 일이 없는 이상, 이득자에 대하여 그 이득의 반환을 명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대법원 2015. 6. 25. 선고 2014다553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3) 그리고 부당이득 제도는 이득자의 재산상 이득이 법률상 원인을 갖지 못한 경우에 공평 · 정의의 이념에 근거하여 이득자에게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므로, 이득자에게 실질적으로 이득이 귀속된 바 없다면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킬 수 없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10다37325, 37332 판결, 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6다24227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설령 택시발전법 제12조 제1항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적용된다 할지라도,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서 원고들이 주장하는 연료비 등을 임금이나 다른 어떠한 명목으로든 원고들이 지급받아야 한다는 약정이 존재하지 않고, 그 밖에 위 연료비 등을 원고들이 취득하여야 할 돈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도 없는 점, ②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정산금에서 연료비 등을 공제하였다고 하여 원고들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원고들이 주장하는 연료비 등은 원고들이 각자 택시운송이라는 영업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비용을 지출한 것이어서, 만약 연료비 등을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였어도 이를 원고들 자신이 다시 지출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위와 같이 연료비 등을 원고들이 취득하여야 할 돈이라고 볼 수 없는 이상 원고들의 재산으로 피고가 이득을 얻었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연료비 등으로 지출되어 피고에게 실질적으로 금전적 이익이 귀속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정산금에서 연료비 등을 공제한 것이 원고들에게 반환하여야 할 부당한 이익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그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어서, 원고들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어느 모로 보아도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주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