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3. 7. 11. 선고 2021가합30866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수도법 등의 법령에 따라 H시 소재 상수도 시설의 관리·운영 등 수도사업을 경영하는 지방자치단체이다.

나.

합자회사 I(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는, 2002년경까지 피고 소속으로 상하수도 검침업무에 종사하던 근로자들이 2002. 12.경 5천만 원의 자본금을 공동 출자하여 설립한 회사이다.

다.

피고는 H시 상수도 급수조례(이하 ‘이 사건 조례’라 한다) 및 H시 상하수도 검침 업무 등의 민간위탁에 관한 규칙(이하 ‘이 사건 규칙’이라 한다) 등에 따라 2003년경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회사와 H시 상하수도 검침업무 등의 민간위탁 협약(이하 ‘이 사건 위탁협약’이라 한다), H시 상하수도 검침업무 등의 민간위탁 계약(이하 ‘이 사건 위탁계약’이라 한다) 등을 체결하고, 상하수도 사용량 검침 및 점검 등의 업무를 이 사건 회사에 위탁하여 왔다. 상하수도 사용량 검침 및 점검 등의 업무 중 위탁사무의 범위는 아래 과 같고, 이 사건 회사와 피고 사이의 구체적인 업무분장은 아래 와 같다.

라.

원고들은 아래 ‘입사일’란 기재 일에 이 사건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상하수도 계량기 검침 및 고지서 송달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해 온 근로자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피고의 시설관리업무에 종사하면서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하에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바, 원고들, 피고, 이 사건 회사 사이의 법률관계의 실질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이 정한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

구 파견법(2012. 2. 1. 법률 제112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파견법’이라 한다) 제6조의2는 파견의 적법 여부를 불문하고 파견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 사용사업 주로 하여금 고용의무를 지도록 규정하였고, 이후 개정된 파견법 제6조의2는 허가를 받지 않은 근로자파견사업자로부터 그 즉시 사용사업주로 하여금 고용의무를 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는 ① 원고 A, B, C에 대하여는 구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라 위 각 원고들의 입사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고용의무발생일’란 기재 일부터 고용할 의무를 부담하고, ② 원고 D, E, F, G에 대하여는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5호에 따라 각 원고들의 입사일(현행 파견법 시행일인 2012. 8. 2. 당시 파견기간이 종료되지 아니하였던 원고 D의 경우 현행 파견법의 시행일)인 ’고용의무발생일‘란 기재 일부터 고용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각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파견법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해당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나.

근로자파견관계의 성립 여부

앞서 든 증거, 갑 제9 내지 13, 15, 16, 18, 내지 20, 22호증, 을 제1, 2호증의 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갑 제7, 29호증의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실과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 피고, 이 사건 회사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1)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

앞서 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와 이 사건 회사의 업무 분장은 사무실에서의 업무와 현장에서의 업무로 명확히 나뉘어져 있으면서도, 단계별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 피고 소속 공무원과 이 사건 회사 근로자들의 협업을 필요로 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즉, ① 이 사건 회사 근로자들이 상하수도 계량기 검침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 피고 소속 공무원이 검침 결과를 바탕으로 상하수도 요금을 산출하고, ② 다시 이 사건 회사 근로자들이 위와 같이 산출된 요금의 고지서를 수용가 등에 송달하고 수용가 등으로부터 요금 적정 여부에 관한 의견을 수렴한 후 이를 다시 피고 소속 공무원에게 전달하면, ③ 피고 소속 공무원이 요금 조정 등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업무가 수행된다. 이와 같은 업무수행 구조상 피고 소속 공무원과 이 사건 회사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서로간의 협조가 필요한 형태라 할 것이고, 그 업무수행 과정에서 일방이 타방에 대하여 업무상 협조를 요청하였다고 하여 이를 두고 반드시 구속력 있는 지시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

피고는 이 사건 회사 내지 원고들에게 상하수도 요금부과 및 고지서 출력 등의 일정을 지정ㆍ통보하였던 것으로 보이고(갑 제22호증 참조), 원고들은 이를 두고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업무수행에 관한 구속력 지시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매월 정해진 시기에 요금 수납을 필요로 하는 피고로서는 매월 공휴일 등을 확인하고 그에 따라 요금부과 및 고지서 출력 등의 일정을 지정한 후 이 사건 회사 내지 원고들에게 업무협조를 구하는 것이 계약상 목적 달성을 위하여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두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원고들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폭우 등 기상악화로 인해 피고가 지정한 일정에 수용가를 방문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원고들의 일정 조정 요청을 피고가 일부분 수용해 오기도 하였는바,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일정 지정과 관련하여 피고의 일방적인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

원고들은, 피고가 제공한 PDA 기기, WIMS 프로그램<1>을 이용하여 상하수도 계량기 검침 수치를 입력하는 등의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이러한 업무수행 방식은 원고들과 피고의 양자 모두의 업무상 편의를 위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피고가 원고들로 하여금 위 기기나 프로그램을 이용하도록 한 것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의 업무 수행 방식에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위 기기나 프로그램을 통하여 피고가 원고들에게 업무수행에 있어 구체적인 지시를 한다거나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

원고들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검침상의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 원고들은 피고의 담당 직원에게 그와 같은 검침상의 오류가 발생하게 된 경위가 담긴 사유서(갑 제16호증)를 작성ㆍ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피고가 검침오류로 인한 민원에 대한 대처하기 위해서는 검침상의 오류가 발생하게 된 원인 및 경위 등을 소상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피고가 위와 같은 사유서를 원고들로부터 징구하였다는 점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에게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

원고들은 피고 소속 공무원들이 원고들에게 민원해결, 단수처리 등을 직접 지시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들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피고 소속 공무원이 원고들에게 요구하였다는 민원해결, 단수처리 등을 특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검침관련 민원 현장 즉결처리, 체납자 정수처분(해제 포함) 업무 등은 이 사건 회사에 위탁된 업무이므로 피고 소속 공무원으로서는 원고들에게 그 이행을 촉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

원고들이 피고 소속 공무원과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

앞서 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소속 공무원과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근로자들이 협업을 하고 있기는 하나, 그 업무분장이 명확히 분리되어 있다.

○

이 사건 회사의 사무실은 AA에 위치한 반면, 피고 소속으로서 상하수도 검침 및 요금수납 등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피고 상하수도사업소 경영지원과 소속 공무원들은 AB 소재 H시청 내에서 근무하여, 업무 장소도 분리되어 있다(과거 피고가 이 사건 회사에 그 소유의 건물 등을 사무소로 제공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 때에도 피고와 이 사건 회사 사이의 사무실은 분리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따라서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이 사건 회사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

이 사건 회사가 원고들을 채용함에 있어 근로계약서 등을 작성하였고, 채용과정에서 모집공고나 면접도 자체적으로 진행하였으며,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의 검침 업무 관할 결정 및 변경, 근무시간, 휴게시간, 작업수행 형태는 이 사건 회사에서 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회사의 이러한 업무에 대하여 피고가 관여한 정황은 보이지 아니한다(원고들은, 피고가 원고들이 담당해야 할 검침 지역과 수용가 명단을 지정한 후 이를 PDA 기기에 저장하여 원고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업무수행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또한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에 대한 근태사항 관리나 징계 등에 있어서도 이 사건 회사가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 근거하여 독자적으로 결정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에 피고가 관여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원고들은 피고가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회사의 직원에 대한 징계를 피고가 직접 시행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

○

피고 측이 이 사건 위탁계약과 관련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업무수행과 관련한 안내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안내는, 공적업무의 특성을 가지는 상하수도 검침업무의 수행에 있어 절차상 유의사항, 관련 지침 변경사항, 민원발생 예방 방법 등을 알려주고,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들의 주위를 환기하기 위한 차원에서 일회적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안내가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들 지속적으로 꾸준히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

이 사건 위탁협약 제17조에 따르면, 이 사건 회사는 위탁사무 수행에 필요한 직원을 채용함에 있어 지방공무원법에 따른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 자를 채용하도록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이 사건 위탁사무의 공공성에 비추어 필요한 최소한 제한으로서 이 사건 위탁계약 등의 체결에 있어서 피고가 요구할 수 있는 정당한 계약조건으로 보이고 이 사건 회사가 이러한 조건을 수용한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이를 두고 이 사건 회사가 근로자 선발에 있어 독자적 결정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였다고 볼 수 없다.

○

이 사건 위탁계약 제4조에 따르면,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의 수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근로자 신상 변동 시 피고 시장에게 이를 통보하도록 규정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 규정은 이 사건 회사가 자기책임 하에 독자적으로 체결한 이 사건 위탁계약의 내용일 뿐만 아니라, 추후 계약 연장 과정에서 변경될 여지가 있는 점, 위탁계약의 발주자인 피고로서는 위탁 규모에 따라 필요한 업무수행인원의 수를 정하고 위탁수수료의 액수를 산정하기 위한 기준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점, 위 규정에 따르더라도 ’수도계량기는 56,000전 기준으로 1,800전 이상 증가 시 피고와 이 사건 회사가 협의하여 직원을 증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규정을 두고 이 사건 회사가 근로자의 수에 관한 결정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

이 사건 규칙 제11조 제2항은, ’피고 시장은 이 사건 회사의 직원이 업무태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민원을 발생시켰을 경우에는 해임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실제 피고 시장이 이 사건 회사의 직원을 상대로 해임을 요구하였던 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4)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원고들이 맡은 업무가 피고 소속 공무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

앞서 , 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위탁계약 등에 따라 이 사건 회사의 위탁사무 범위는 명확히 확정되어 있고, 원고들이 맡은 업무와 피고 소속 공무원의 업무는 분리된다.

○

검침업무 자체는 단순ㆍ반복적 업무로서 전문성과 기술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이 사건 회사의 책임사원들은 상하수도 검침업무의 전문적 경험과 노하우를 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를 바탕으로 2003. 1.경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피고로부터 위탁업무를 수행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

5)

이 사건 회사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

이 사건 회사는 대표 1명, 팀장 3명, 검침원 29명, 사무원 1명으로 구성된 회사로서, 이 사건 위탁계약 등을 수행하기 위한 독립적 인적 조직은 충분히 갖추고 있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자체적인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이 사건 회사는 소속 근로자들에게 급여, 수당 등을 지급하고 원천징수 및 4대보험 관련 업무를 모두 수행하였다. 또한 이 사건 회사는 자체적인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을 가지고 있고,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자체적으로 교육 및 훈련을 실시해 왔다.

○

피고는 과거 이 사건 회사에게 피고 소유의 건물 등을 사무소로 제공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안정적인 위탁업무 수행을 위한 조치로 보일 뿐, 이를 근로자 파견관계의 징표로 보기는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재형(재판장) 김장환 허소라

각주1) 검침 관련 종합프로그램으로서 고지서 부과, 고지서 출력, 민원접수, 계량기 정보 일체가 담겨있는 프로그램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