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1. 4. 13. 원고에 대하여 한 감봉 1월의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해군 소령으로 해군 B 계획참모실 작전계획과에서 근무하던 자이다.
해군 B 사령부 군인징계위원회는 2021. 4. 12. 원고가 아래와 같은 징계처분사실(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이라 한다)과 같이 품위유지의무(성폭력 등)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을 의결하였고, 피고는 같은 달 13. 위 의결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상급부대인 해군작전사령부에 항고를 하였으나 해군작전사령부 항고심사위원회는 2021. 7. 20. 항고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의 이 사건 징계사유는 객관적으로 성희롱이나 성폭력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 피해자 및 같은 부대원들 사이에서 컨센서스를 가지고 한 행동으로서 서로간의 합의와 양해가 있는 행위였으므로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설사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감봉처분은 징계의 양정이 지나치게 무거워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뜻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참조).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제1 징계사유에 관하여
앞에서 본 각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각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해자에게 한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피해자와 출퇴근 방향이 같아 동승하기도 하였는데, 현재의 배우자와 연애과정을 얘기하던 중 현재의 배우자가 아닌 다른 여자가 원고의 자취방에 놀러 왔음에도 부적절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이야기하다가 제1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하게 되었던 것이고, 그 의도는 현재의 배우자에게 충실하게 하였기 때문에 결혼에 이를 수 있었다고 말하기 위한 것일 뿐이었다고 주장한다. 피해자 역시 원고가 자신의 옛날 개인 연애사를 이야기하며 제1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그렇다면 원고가 위 발언을 한 것을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발언이 구체적인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를 묘사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고, 피해자를 그 발언의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며, 원고의 발언이 수회에 걸쳐 계속되어 왔던 것도 아니다.
비록 원고의 발언이 적절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앞서 본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발언인 이상 그 발언이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제2 징계사유에 관하여
앞에서 본 각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각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해자에게 한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와 피해자가 출퇴근 방향이 같아 동승한 것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이 발언이 이루어진 경위에 관하여 원고는, 원고의 차량에서 나오는 걸그룹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피해자가 '원고 나이에 아이돌 음악을 따라 부르는게 신기하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이에 원고가 '과거에 노래방에 가서 도우미를 불러 노래 부를 때도 걸 그룹 노래를 예약해서 부르니 도우미도 특이한 아저씨라고 하였다'고 말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관하여 피해자는 원고가 갑자기 제2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아무 이유 없이 피해자에 대하여 위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는 점이 오히려 납득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발언이 원고의 주장과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원고가 위 발언을 한 것이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원고의 발언이 구체적인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을 묘사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고, 노래방 도우미와의 대화 내용에 성적인 요소가 있었던 것도 아니며, 피해자를 그 발언의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고, 원고의 발언이 수회에 걸쳐 계속되어 왔던 것도 아니다. 따라서 다소 부적절한 예를 든 것으로는 보이나, 징계의 대상이 되는 '성희롱',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제3 징계사유에 관하여
앞에서 본 각 증거들, 갑 제4 내지 6, 8, 9호증의 각 기재, 증인 C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각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해자에게 한 언동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평소 부대원들에게 '안돼'라는 표현을 습관처럼 사용하였는데, 이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손에 '안돼'라는 글씨를 쓴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관하여 피해자는 원고의 '안돼'라는 의미는 연애는 안된다는 의미로, 여성과 남성의 관계를 이성적으로 바라보고 그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이라 판단된다고 진술하였다. 원고의 사무실 동료인 C, D, E, F, G는 원고가 평소 유행어와 같이 '안돼'라는 말을 자주사용하였고, 사무실에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사무실에 오는 사람들에게까지 그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안돼'라고 표현한 것에 성적 동기나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손바닥이 사회통념상 성적으로 민감한 부위라고 보기는 어렵고, 제3 징계사유와 같은 행위는 다른 부대원들이 있는 사무실에서 이루어졌으며, 원고의 행위가 피해자에 대하여 수회 반복되었다거나 그 행위에 성적인 의미가 담긴 것으로 추단할 수 있는 별도의 행위가 결합되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한다.
C는 원고에게 업무보고를 하거나 할 때 원고가 자신에게도 수성사인펜 등으로 손등에 낙서를 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고, 제3 징계사유와 같은 사실이 있은 직후 피해자가 본인에게 원고가 낙서한 손을 보여주었는데, 당시 평소와 같이 장난하였구나 정도로 생각하였을 뿐이라고 진술하였다.
소결
그렇다면 원고가 이 사건 징계사유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은 성희롱에 해당되어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 처분사유가 될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처분사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아니하므로, 처분사유가 인정됨을 전제로 한 재량권의 일탈·남용 주장에 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우라옥(재판장) 이재민 오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