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주식회사 B은 원고에게 14,010,795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9. 1.부터 2026. 7.16.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B에 대한 나머지 주위적 청구와 피고 주식회사 C에 대한 예비적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B 사이에 생긴 부분 중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주식회사 B이 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관계
원고는 2018.경 건설폐기물 중 중간처리업 및 건설폐기물 수집, 운반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피고 주식회사 B(이하 'B'이라 한다)의 피용자로 근무하였다.
피고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은 피고 B과 동일한 본점 주소지를 두고 있는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 및 건설폐기물 수집, 운반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등
원고는 2018. 10. 8. 피고 B이 소유한 기계인 크라샤를 점검하기 위하여 크라샤위에 올라가 삽으로 컨베이어 벨트 롤러의 흙 제거 작업을 하던 중 삽이 컨베이어 벨트에 말려 들어가면서 원고의 오른쪽 어깨도 컨베이어 벨트에 끼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팔꿈치가 빠지고 겨드랑이 부위가 찢어졌으며,2018. 10. 8.부터 2019. 9. 30.까지 D병원, E병원, F병원, 동해근로공단 동해병원에서 각 입원치료를 받았고, 2021. 12. 3.부터 2021. 12. 14.까지, 2023. 5. 16.부터 2023. 5.25.까지, 2024. 6. 16.부터 2024. 6. 24.까지 G병원(이하 'G병원'이라 한다)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갑 제2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 B에 대한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따른 신의칙상 부수적 의무로서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 ·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하는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0다278286 판결 등 참조).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은 사업주가 기계 · 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4항의 위임을 받은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024. 6. 28. 고용노동부령 제4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사업주가 공작기계등의 정비 · 검사 · 조정 작업 또는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작업을 할 때에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기계의 구조상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없는 경우가 아닌 한 해당 기계의 운전을 정지하여야 하고(제92조 제1항), 합판 · 종이 · 천 및 금속박 등을 통과시키는 롤러기로서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부위에는 울 또는 가이드롤러(guide roller) 등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제123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증거에 갑 제24호증, 을 제1 내지 3, 5,7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B은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 내지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크라샤의 구조 및 운행 방법 등에 비추어 볼 때, 컨베이어 벨트 안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 과정에서 작업자의 신체 일부가 끼일 위험성은 내재되어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이와 관련하여 피고 B이 적절한 방호조치를 하였다거나 안전교육을 제대로 충분히 실시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는 제출되어 있지 아니하다.
경찰의 내사결과보고서(을 제3호증)에는 원고가 안전책임자인 H로부터 안전교육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피고 B이 2018년에 매월 실시한 안전보건교육일지(갑 제24호증)가 제출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원고가 참여한 2018.10. 1. 안전보건교육일지의 교육내용은 고지혈증에 대한 것으로 원고의 작업에 대한 안전교육은 아니다. 이외 피고 B의 안전교육이 지속적, 실효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 자료는 확인되지 아니한다.
크라샤의 구조상 컨베이어 벨트 롤러 안쪽의 흙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크라샤의 작동을 멈추어야 하나, 이 사건 사고 당시 크라샤의 작동을 멈추지 아니하였고, 원고의 작업을 지휘, 감독하거나 그 안전을 확인하는 작업자가 배치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당시 동료였던 I에게 크라샤를 작동해보라는 말을 하기는 하였으나, 피고 B은 원고의 사용자로 작업을 감독하면서 안전을 고려하여 크라샤의 작동을 제지하였어야 한다(다만, 원고가 위와 같이 크라샤를 작동하라고 말한 점은 아래에서 피고 B의 책임 제한 요소로 고려한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 사고 당시 근무하였던 I는 경찰에서 원고가 지시를 받지 않고 삽을 들고 크라샤 위에 올라가서 작업하였다고 진술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원고의 위와 같은 조치만으로 피고 B의 근로자에 대한 안전조치 의무 위반이 없었다거나 그 책임이 면제된다고 볼 수 없고, 다만 위와 같은 사정은 아래에서 피고 B의 피고 B의 책임 제한 요소로 고려한다.
피고 B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피고 B
이 사건 사고가 2018. 10. 8. 발생하였고 원고는 위 사고 당시부터 상완신경총손상의 진단을 받았으므로,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21. 10. 8.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손해배상채권은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되었다.
원고
원고가 2018. 10.경 D병원에서 2차례 수술을 받은 직후에는 상완신경총이 손상 없이 유지되어 정상이었으나, 통증이 계속되어 2021. 9. ~ 12.경 G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통증의 사유를 판명하여 알게 되었고, 2023. 3. 7. 근로복지공단 동해병원에서 우측 상지 상완신경총의 손상 및 마비 진단을 받아 확정적으로 손해를 알 수 있었다. 원고는 그로부터 3년 이내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하였다.
관련 법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는 것인바, 여기에서 '손해를 안 날'이라 함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뜻하고 손해발생의 추정이나 의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통상의 경우 상해의 피해자는 상해를 입었을 때 그 손해를 알았다고 볼 수가 있지만, 그 후 후유증 등으로 인하여 불법행위 당시에는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예상 외로 손해가 확대된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가 판명된 때에 새로이 발생 또는 확대된 손해를 알았다고 보아야 하고, 이와 같이 새로이 발생 또는 확대된 손해 부분에 대하여는 그러한 사유가 판명된 때로부터 시효소멸기간이 진행된다(대법원1982. 3. 9. 선고 81다977, 81다카500 판결, 대법원 1991. 3. 22. 선고 90다8152 판결, 대법원 2001. 9. 14. 선고 99다4279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갑 제22, 2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D병원에서 2018. 10. 8., 같은 달 18. 2차례 우측 상지 부분에 대한 수술을 받았고, 2018. 10. 8. 수술기록에는 '상완신경총, 겨드랑이 동맥 및 정맥은 손상되지 않았다(The bracial plexus and axilary artery and vein were intect).'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5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2019. 2. 11. 이미 F병원에서 '상완신경총의 손상' 등을 병명으로 하는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은 점, ② 근로복지공단 동해병원의 후유·장해 진단서의 '주요 치료경과'란에는 '2019. 2. 11. 우측 상지 완전 마비 상태로 본원으로 전원되어 재활치료 받으심'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원고는 2019. 2.경 이미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우측 상지 마비 증상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이후 '통증'이 계속되어 G병원을 내원하여 '신경병성 통증'으로 진단받고, 2021. 12. 6. 배근신경절 절개술을, 2023. 5. 시험적으로 척수 신경자극기 삽입술을, 2024. 6. 영구적인 척수 신경자극기 삽입술을 각각 받은 점, 이외 원고가 입은 상해의 부위와 정도, 치료 경과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적어도 2019. 2.경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우측 상지 마비 또는 상완신경총 손상으로 인한 손해의 발생사실을 알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원고의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3년이 도과한 2022. 11. 7.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우측 상지 마비 또는 상완신경총 손상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은 이 사건 소 제기 이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한편, 앞서 본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G병원에서 최초 진료를 받은 2021. 9.경에서야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후유증인 신경병성 통증의 발병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신경병성 통증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은 원고가 G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시작한 2021. 9. 10.<1>부터 시효소멸기간이 진행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이 사건 소는 2021. 9. 10.부터 3년이 경과하기 이전인 2022. 11. 7.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이 사건 소 중 신경병성 통증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볼 수 없다.
책임의 제한
원고도 사고 위험이 있는 작업을 함에 있어 크라샤를 정지시키는 등의 안전조치를 할 것을 요구하거나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이러한 의무를 게을리 하였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임의로 삽을 들고 크라샤 위에 올라가 크라샤의 작동을 요청하여 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이러한 과실이 손해의 발생 및 확대의 한 원인이 되었으므로, 피고 B의 책임을 5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일실수입
J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 촉탁 결과에 의하면, 상지 전신 장해율 50%, 영구장해, 최종 노동능력 상실률 50%로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상지 전신 마비로 인한 원고의 손해배상채권은 시효로 이미 소멸하였고, 신경병성 통증으로 인한 장해율이나 노동능력 상실률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제출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치료비 및 개호비
원고가 2021. 9. 1.부터 의료기관에 지급한 통증으로 인한 치료비 내역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합계 6,081,590원이다.
또한, 원고는 G병원에 입원한 기간인 2023. 5. 16.부터 2023. 5. 25.까지 간병인 K에게 간병비 합계 1,100,000원을 지급하였고, 2024. 6. 16.부터 2024. 6. 21.까지 간병인 L에게 간병비 합계 840,00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그 합계액인 1,940,000원(=1,100,000원 + 840,000원)을 개호비로 인정한다.
한편, 피고 B은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요양급여가 공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므로 피해자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요양급여, 휴업급여,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 및 발생기간 등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끼리만 할 수 있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7다269374 판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로 354,776,240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요양급여는 치료비 손해에 대응한다고 할 것인데, 원고는 별도로 지출한 치료비에 대하여만 치료비 및 개호비로 청구하고 있고, 달리 기록상 원고가 이 사건에서 구하는 치료비 및 개호비가 요양급여의 범위에 포함되어 이미 지급되었음을 인정할 자료를 찾을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책임 제한 후 손해배상액: 4,010,795원{= (치료비 6,081,590원 + 개호비1,940,000원) × 50%}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원고의 나이 및 과실 정도, 치료 경과 및 부상의 정도 등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원고에 대한 위자료 금액을 10,000,000원으로 정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 B은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14,010,795원(= 재산상 손해액 4,010,795원+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1. 9. 1.부터 위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6. 7. 1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일부 받아들이는 이상 피고 C에 대한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주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며,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윤정
각주1) 갑 제11호증 제10면(전자소송기록 기준 면수)에 의하면, 초진일이 2021. 9. 10.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