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6,72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0. 13.부터 2022. 8. 17.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3/4은 원고가, 1/4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이 법원에 현저하거나, 갑 제1 내지 5, 10, 11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2021. 8. 19.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와 사이에, C는 그가 운영하는 강원 영월군 D 소재 토석채석장에서 원석을 채석하여 원고에게 공급하고, 원고는 위 채석장 인근에 설치되어 있는 크러셔(crusher, 이하 ‘이 사건 크러셔’라 하고, 위 채석장을 ‘이 사건 채석장’이라 한다)를 그대로 인수한 뒤 이를 사용해 원석을 골재로 가공‧판매하고 C에 원석대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위 계약 체결 과정에서, C에 계약이행보증금 1억 5,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되 그중 3,000만 원은 2021. 8. 31.까지, 2,000만 원은 이 사건 계약 체결 후 3개월 이내에, 나머지 1억 원은 위 계약 체결 후 6개월 이내에 각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크러셔를 사용한 골재 생산을 위하여 이 사건 계약 체결 직전인 2021. 8. 16~18일경 크러셔 운전공, 로우더(loader) 운전공 등 근로자 3명을 임금 1인당 월 500만 원, 근로시간 1일 8시간으로 정하여 고용하고, 원석 운반 등 제반 작업에 필요한 굴삭기, 로우더 및 덤프트럭 각 1대씩을 월 임대료 합계 2,900만 원(굴삭기 월 1,100만 원, 로우더 월 1,0000만 원, 덤프트럭 월 800만 원), 가동시간 1일 8시간, 월 200시간으로 정하여 임차하였다.
피고는 2021. 8. 20. 10:00경부터 같은 달 31. 14:00경까지 사이에 이 사건 채석장에서 생산되는 원석을 이 사건 크러셔 투입구로 운반하는 이동통로에 굴삭기를 설치하여, 위 채석장에서 생산되는 원석이 위 크러셔로 공급되는 것을 막았다. 피고는 이러한 굴삭기 설치행위가 원고에 대한 업무방해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2022. 7. 8.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 2022고약317호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2021. 8. 20. 10:00 이전에 C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서 크러셔 운전, 원석 운반 등에 필요한 인력 및 장비를 확보해놓는 등으로, 위 일시부터 곧바로 이 사건 크러셔를 사용하여 이 사건 채석장으로부터 공급되는 원석을 골재로 가공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는데, 피고가 위 1의 다항과 같은 굴삭기 설치행위로 이를 방해한 점, ② 이 사건 계약상의 계약이행보증금 지급기한은 2021. 8. 31. 내지 그 이후였으므로, 원고로서는 적어도 2021. 8. 31.까지는 계약이행보증금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이 사건 계약을 토대로 C로부터 원석 공급 등을 받아 골재를 생산․판매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크러셔를 사용하여 골재를 생산․판매하는 작업을 피고가 2021. 8. 20. 10:00경부터 같은 달 31. 14:00경까지 고의로 위법하게 방해함으로 인하여, 원고는 위 기간 동안 이 사건 크러셔로 골재를 생산하여 판매하였더라면 얻었을 판매이익을 얻지 못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을 제1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피고는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 측의 지시로 원고가 누구인지 모르는 채로 위 1의 다항과 같은 굴삭기 설치행위를 하였을 뿐이어서 그 설치행위로 인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나, 위 주장과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에게 위 설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으니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오히려 위 주장이 사실일 경우 E도 피고와 공동하여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을 뿐이다. 한편 E은 이 사건 계약 체결 이전에 C와 골재생산계약을 체결하고서 이 사건 채석장 인근에 이 사건 크러셔를 설치하여 골재를 생산해오다가 2021. 8. 초경 C로부터 계약 해제를 통보받은 업체로서, 2021. 8. 20.경 당시 이 사건 크러셔를 둘러싸고 E 측과 C 사이에 분쟁이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E 등으로서는, 원고 등 다른 업체가 이 사건 크러셔를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우선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의 법적 절차를 취한 뒤, C와 계약 해제의 적법성 등을 별도의 절차로 다투었어야 한다. 이러한 절차 없이, 원고가 C와 별도로 맺은 계약관계를 무시한 채 만연히 원고의 작업을 방해한 행위가 위법하지 않다거나, 그로 인한 원고의 손해 발생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원고는 다음과 같은 취지로 주장한다. 원고는 피고의 앞서 본 방해행위가 없었더라면 2021. 8. 20. 10:00경부터 같은 달 31. 14:00경까지 이 사건 크러셔로 총 76시간(1일 09:00부터 18:00까지 1시간의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 일요일인 2021. 8. 22. 및 같은 달 29. 제외) 동안 골재생산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이 사건 크러셔의 시간당 골재(쇄석) 생산량은 시간당 217톤이고, 쇄석 1톤당 1.5㎥(루베)이며, 석쇄의 1㎥당 판매단가는 6,000원이므로, 앞서 본 피고의 방해행위로 인한 원고의 손해액은 위 76시간 동안 생산되는 골재의 판매단가 총액인 6,840만 원(≒ 76시간 × 217톤/1.5 × 6,000원)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손해액의 일부인 6,384만 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을 제2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크러셔를 사용하여 시간당 생산할 수 있는 골재의 수량은 원석의 종류 및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이 사건 채석장에서 채굴되는 원석의 상태 등이 항상 일률적이라고 단정할 근거가 없다), 크러셔의 가동률도 작업 당시의 날씨 등 여러 요소에 의해 좌우되는 점, ② 원석이 크러셔를 통과하면 단일한 종류의 쇄석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작은 규격의 쇄석 또는 석분, 혼합석 등 다양한 형태의 골재가 나오는데(원고 스스로도 2022. 7. 11.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크러셔에 투입되는 원석 중 일부가 예정된 종류의 쇄석이 아닌 작은 규격의 쇄석 또는 석분 형태로 출하된다고 밝혔다), 이때 어떤 형태의 골재가 얼마만큼 생산되는지 정확하게 특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각 종류·형태별로 골재의 가격이나 비중(1㎥당 중량) 등도 다양한 점, ③ 동일한 종류 및 수량의 골재를 판매하더라도 현장의 경영조건, 거래처와의 관계 및 거래처의 실제 주문량 등 여러 요소에 의하여 그 판매이익이 달라질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6, 7, 9, 12, 13호증의 각 기재를 보태어 보아도 그것만으로는 2021. 8. 20. 10:00경부터 같은 달 31. 14:00경까지 사이의 실제 골재생산 작업시간이 76시간에 달하였을 것이라거나, 이 사건 크러셔의 시간당 생산량 및 생산된 골재의 비중, 판매가격 내지 판매이익이 원고 주장과 같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앞서 본 피고의 방해행위로 인한 원고의 손해액이 6,840만 원에 달한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앞서 2항에서 본 것과 같이 피고의 방해행위로 인하여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한 사실 자체는 인정된다. 그런데 위 가항에서 본 ①부터 ③까지의 사정들에 비추어, 그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렵다. 따라서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를 적용하여,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하기로 한다.
구체적으로,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로서는 이 사건 크러셔로 골재를 생산·판매하여 발생하는 매출액이 적어도 해당 골재 생산에 필요한 인건비 및 장비 대여료에 상당하는 금액이거나 이보다 많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앞서 1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인력을 고용하고 장비를 대여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가 이 사건 크러셔에 부수하여 이용할 로우더 등 장비를 임차하면서 그 가동시간을 월 200시간으로 정한 사정에 비추어, 크러셔 운전공 등 근로자들도 매월 200시간씩 근로한다는 전제에서 원고에게 고용된 것으로 보이는바, 이를 토대로 원고가 시간당 지출하는 인력고용·장비대여 비용을 산정해보면 그 액수는 22만 원[= (근로자 3인 × 월급 1인당 500만 원 ÷ 월 200시간) + (장비 임대료 월 2,900만 원 ÷ 월 200시간)]인 점, ③ 원고로서는 일단 앞서 본 것과 같이 인력을 고용하고 장비를 임차한 이상 실제 작업이 이루어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 인력고용 및 장비대여 상태를 한동안 유지할 수밖에 없으므로, 2021. 8. 20. 10:00경부터 같은 달 31. 14:00경까지 사이의 실제 골재생산 작업시간이 76시간에 달하였을 것이라는 증거는 부족할지라도, 원고로서는 위 기간 동안 위 시간에 해당하는 인력고용·장비대여 비용을 지출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근로기준법의 내용 및 기록상 나타나는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원고의 주장대로 근로시간 09:00~18:00, 휴게시간 1시간, 휴일 매주 일요일로 보아 위 기간 동안의 근로시간을 산정하며, 장비대여시간도 근로시간과 동일하다고 전제한다), ④ 원고로서는 이 사건 크러셔를 사용한 골재 생산·판매로 위 기간 중 최소한 위 비용에 상당하는 매출이 발생하리라 기대하였을 것으로 보이나, 앞서 본 피고의 방해행위로 그러한 매출 발생 자체가 좌절된 점 등을 종합하여, 위 방해행위로 인한 원고의 손해액을 1,672만 원(= 시간당 22만 원 × 76시간)으로 정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672만 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의 방해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21. 10. 13.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8. 17.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여동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