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사안의 개요
원고는 2001. 12. 3.경부터 2025. 4. 6.경까지 태백시청에서 무기계약직(공무직) 근로자로 재직하였다. 원고는 B노동조합C지부(공무직, 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조합원이다.
원고는 2012년 5월경 피고에게 2001. 12. 3.경부터 2012. 4. 20.경까지 누적된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신청하였고, 피고는 이를 승인하여 그 무렵 원고에게 중간정산퇴직금 20,757,920원(세전)을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원고는 2025. 4. 6.경 퇴직하였고, 피고로부터 퇴직금 중간정산 다음 날인 2012. 4. 21.경부터 2025. 4. 6.까지의 근속기간을 반영한 퇴직금 154,781,170원(세전)을 2025. 4. 17.경 지급받았다.
피고는 2022. 11. 25.경 노동조합과 사이에 2022년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그 주요 조항은 아래와 같다(아래 조항 중 제45조 제6항을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
피고 행정규칙인 '태백시 무기계약·기간제근로자 관리규정' 제42조 제5항은 '사용자는 근로자 등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 등이 퇴직하기 전에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 이 경우 미리 정산하여 지급한 후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 근로기간은 정산시점부터 새로이 기산한다'고 규정하고 있었고, 이후 무기계약직이 공무직으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전면개정된 '태백시 공무직 등 근로자 관리규정' 제66조도 같은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5호증, 을 1, 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의 요지
노동조합의 조합원인 원고에게는 이 사건 단체협약이 적용되고, 2022. 11. 25.경 신설된 이 사건 조항에 따라 원고가 입사한 2001. 12. 3.경부터 퇴직한 2025. 4. 6.경까지 전체 근속기간을 반영한 퇴직금에서 중간정산받은 퇴직금을 공제한 금액이 지급되어야 한다.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퇴직금 103,223,970원(= 정당한 퇴직금 278,763,060원 - 중간정산 퇴직금 20,757,920원 - 기지급 퇴직금 154,781,17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은 '사용자는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해당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 이 경우 미리 정산하여 지급한 후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은 정산시점부터 새로 계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단체협약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문언 해석을 둘러싼 이견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문언 내용, 단체협약이 체결된 동기 및 경위,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협약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21두31832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에 갑 7, 8호증, 을 3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노동조합에 대한 사실조회회신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조항은 이미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원고에게는 소급하여 적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현행 법령에 따라 중간정산 다음날부터 근속기간을 반영한 퇴직금을 지급한 것은 정당하다고 볼 수 있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 태백시 무기계약·기간제근로자 관리규정 제42조 제5항 및 태백시 공무직 등 근로자 관리규정 제66조는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받은 경우 이후 지급되는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 근로기간은 정산시점부터 새로이 기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와 노동조합은 2022. 11. 25.경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중간정산 이후 지급되는 퇴직금의 경우에도 중간정산 전후의 계속근로기간을 합산하여 산정하는 것으로 정하는 내용의 이 사건 조항을 신설하였으나, 이미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근로자에게도 기존과 다른 법률관계를 정한 위 조항이 소급 적용되려면 그 단서나 부칙에서 그와 같은 취지가 명시되어야 하는데 별다른 내용이 없다.
설령 단체협약 규정상 위 취지가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피고와 노동조합이 이미 중간정산을 받은 근로자에게도 이 사건 조항이 적용됨에 합의하고 이를 전제로 위 조항을 신설한 것이라면 달리 볼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단체협약체결 당시 회의록을 살펴보면 이에 관하여 논의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오히려 피고는 '노동조합이 이미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근로자에게는 이 사건 조항이 소급하여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하였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제출하였고,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도 노동조합은 같은 취지로 회신하고 있을 뿐이다. 아울러 이미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근로자에게도 이 사건 조항이 소급하여 적용되는 경우 지방자치단체인 피고에게 상당한 재정적 부담을 초래할 우려가 있음에도, 이러한 논의가 사전에 없었던 것은 위 조항이 신설된 이후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근로자에게만 적용됨을 전제로 한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원고가 들고 있는 증거들(갑 6호증)만으로는 이와 달리 보기 어렵다.
원고는 2012년 5월경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으면서, 그 이후 지급받는 퇴직금의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은 정산시점부터 새로이 계산되는 불이익을 감수하였다. 현재에도 공무직근로자와 달리 일반직 공무원은 현행 법령에 따라 정산시점부터 새로이 계산된 계속근로기간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지급받고 있기도 하다. 원고에게 이 사건 조항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근로자에게 2022. 11. 25.경 신설된 이 사건 단체협약 제45조 제5항이 적용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조항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종전에도,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경우라도 연차유급휴가 가산이나 승급 등 근로연수와 관계있는 다른 근로조건에 있어서의 계속근로연수는 단절된바 없는바, 이 사건 단체협약 제45조 제5항은 확인적 의미로 규정된 것일 뿐이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45조 제5항이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근로자에게 적용된다고 하여, 현행 법령의 예외를 규정한 이 사건 조항이 퇴직금 중간정산을 이미 받은 근로자에게 적용되어야 할 이유는 찾기 어렵다.
피고는 2025. 11. 18.경 노동조합과 사이에 이 사건 조항 단서에 위 조항 본문이 이미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근로자에 대하여는 소급하여 적용되지 않음을 명시하는 내용의 2025년 단체협약 잠정합의를 하기도 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