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18. 11. 22. 선고 2018가합524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88. 2. 22. 피고에 입사하였고, 2015. 7. 1.부터 피고의 B부서 차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피고 징계위원회는 2018. 1. 12. 원고가 피고 임직원행동강령 제24조와 인사규정 제42조를 위반하였고, 인사규정 제61조와 인사규정시행세칙 제75조가 정한 징계기준에 따라 파면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에 대한 파면을 의결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의 원장은 2018. 1. 12. 원고에 대하여 파면처분(이하 '이 사건 파면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원고에 대한 구체적인 징계사유는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인턴 직원에게 복장을 지적하면서 청바지의 찢어진 부분을 만지거나, 부하직원의 다리를 노골적으로 쳐다보고 회식자리에서는 허벅지를 만지는 등 부하직원이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성희롱 행위 등을 하였다'는 것이다(이하 '이 사건 처분사유'라 한다).

라.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 재심에서도 원처분인 이 사건 파면처분이 유지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가.

원고는 이 사건 처분사유와 같은 성희롱 행위를 한 적이 없다.

나.

이 사건 파면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너무 과중하다.

3.

판단

가.

징계사유 존부에 관한 판단

1)

원고가 이 사건 처분사유와 같은 행위를 하였는지 여부

을 제2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부하직원들을 상대로 이 사건 처분사유와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인턴사원에게 복장을 지적하기는 하였으나 손가락을 넣는 등 신체적인 접촉은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해당 인턴사원은 2017. 12. 12. 여직원 A에게 원고가 찢어진 청바지 사이로 노출된 자신의 허벅지 부분을 손가락으로 만졌다고 진술하였다. 인턴사원이 그러한 진술을 한 2017. 12. 12.은 원고의 비위사실이 피고의 사내 익명제보 시스템인 레드휘슬에 제보된 2017. 12. 16.보다 전이어서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가 시작되기 전이라는 점, 해당 인턴사원은 이미 퇴사하여 허위로 원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가 없어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인턴사원이 입은 청바지 중 찢어진 부분에 손가락을 넣고 만졌다는 진술은 사실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나)

원고는 부하직원의 다리를 노골적으로 쳐다보거나 회식자리에서 여직원들의 허벅지를 만진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A, B, C, D는 원고가 회식자리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여성 직원의 허벅지를 치거나 쓸어내렸다고 진술한다. 특히 피해자 중 한 사람은 원고가 회식자리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치마를 입고 있던 자신의 허벅지를 쓸어내리자 놀라서 밖으로 나온 적이 있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2017. 12. 14. 회식장소에 늦게 도착하였을 때 위 피해자가 밖에 나와 있어서 그 이유를 묻자 위와 같은 피해사실을 말했다는 참고인 1의 진술과도 일치한다. 또한 A, C, D는 원고가 위, 아래로 응시하였고, 원고의 시선에 불편함을 느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참고인 1 또한 이와 관련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가 시작되기도 전인 2016년 하반기에 원고가 여성 직원의 다리를 응시한다는 점을 들은 적이 있다고 진술한다.

다)

그 밖에도 원고는 여성 직원들에게 기안이 잘못되었다며 손바닥을 내밀라고 하여 손을 잡고 자로 때리려 했다는 점, 마술을 보여주겠다며 손을 달라고 하며 스킨십을 시도한 점, 맞은편에서 오는 직원의 엉덩이를 손등으로 스친 경우가 잦았다는 점, 의자에서 자고 있는 피해자를 쳐다보다가 피해자가 놀라며 "아 깜짝이야"라고 말하자 "뽀뽀할 뻔 했네"라고 말한 점, 문서를 정리하는 직원의 머리를 만진 점, 야한 개그 영상을 보여주거나 거부하는 직원에게 야한 사진을 보여주겠다며 보기를 권유한 점, 여 성 직원의 어깨를 자주 주무른 점 등에 관하여 피해자들과 참고인들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달리 원고를 무고할 동기나 이유 역시 찾아보기 어렵다.

라)

원고는 좋지 않은 시력 때문에 여성 직원의 다리를 응시하는 것처럼 오해될 소지가 있고, 회식장소가 비좁아서 신체적인 접촉이 있었을 수 있으나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와 함께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다수의 여성 직원들이 원고로부터 피해를 당했다고 공통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피해자들은 단순히 일회성 사건에 관한 피해를 진술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고 오랜 기간 축적된 다수의 피해를 종합적으로 진술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일부 신체적 접촉이 있었더라도 원고의 의사에 기한 것이 아니라 우연에 불과하다는 원고의 해명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그 외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처분사유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는 점에 대한 피해자들의 일관된 진술을 탄핵하기 부족하다.

2)

원고가 행한 이 사건 처분사유가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 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피고의 인사규정 제24조<1>에서도 성희롱을 규정하고 있는데, 위에서 본 성희롱과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면 족하다.

나)

원고는 인턴사원이 입은 청바지의 찢어진 부분 사이로 손가락을 넣어 허벅지를 만지고, 회식자리에서 여성 부하직원의 허벅지를 만졌으며, 여성 직원들의 특정 부위를 응시한 사실, 원고는 그 외에도 피해자들에게 위 3. 가. 1). 다)항에서 적시한 행위를 한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고, 을 제2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와 같이 원고가 여성 부하직원에게 한 말과 행동은 상급자인 원고가 하급자인 피해자들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피해자들은 모두 원고와 함께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부하직원이고, 이 사건 처분사유와 같은 행위들은 모두 사무실 내지 회식자리에서 이루어졌다.

(2)

피해자들은 원고가 회식자리에서 허벅지를 만지자 불쾌감을 느끼며 밖으로 나가거나 손을 달라는 원고의 요구에 명시적으로 거절하기도 하였고, 원고의 부적절한 행위로 인한 고충을 직장 동료에게 토로하거나 상급자에게 면담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3)

원고는 피해자들의 상급자일 뿐 원고와 피해자들 사이에 어깨, 머리를 주무르거나 이야기 도중 허벅지를 치거나 할 만큼의 친분이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4)

원고의 행위는 단기간에 일회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들 또한 장기간 동안 수치심 내지 불쾌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 일부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성적 수치심으로 인하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약을 처방받기도 하였다.

3)

소결

원고는 이 사건 처분사유와 같은 성희롱 행위로 인하여 피고 임직원행동강령 제24조제서 정하는 성희롱 금지의무를 위반하였다. 그렇다면 피고 인사규정 제55조<2>에서 정한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0906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을 제1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비록 이 사건 파면처분으로 인한 원고의 불이익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파면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거나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세칙<3>에서 정한 징계양정기준(별표 3)은 아래와 같다.

나)

원고는 2015. 8. 17. 정직 1월의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 당시 구체적인 징계사유는 ① 2015. 5. 27. 부서 워크숍에서 남녀직원이 한 쌍이 되어 가슴으로 풍선을 터트리는 게임을 진행하여 몇 명의 직원이 이에 항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강행하였고, ② 같은 날 워크숍 회식자리에서 건배사로 "여자는 브라를 풀고, 남자는 혁대를 풀고 놀자"라는 말을 하여 현장에 있던 다수 직원들에게 불쾌감을 들게 하였으며, ③ 2015. 6. 22. 사무실에서 모 과장의 목을 한 팔로 감싼 후 떼며 "좋았지?"라고 하여 모 과장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켰다는 것으로서 이 사건 처분사유와 같이 성희롱에 해당하는 사유이다. 그렇다면 이미 성희롱으로 인하여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원고가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만연히 다시 부하직원들에게 이 사건 처분사유와 같은 성희롱을 한 것으로서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할 수 없고, 이를 순전히 원고의 과실로 인한 행위라고 평가할 수도 없다.

다)

원고의 성희롱은 위에서 본 바와 다수의 여성 부하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단순히 일회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장기간 반복적으로 지속되었으며, 그 정도도 가볍지 않다. 이러한 원고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들은 적지 않은 심적 고통과 수치심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의 근무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사건 파면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받을 불이익이 위와 같은 피해자들의 고통과 피고에게 미친 악영향에 비하여 명백하게 무겁다고 하기 어렵다.

라)

성희롱은 성에 대한 차별임과 동시에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할 수도 있는 사안으로, 건전한 직장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성희롱에 대한 사전적 예방과 사후적 조치가 필수적이다. 특히 직원의 다수가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는 피고의 경우 성희롱에 관하여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하며 이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

마)

파면과 해임 사이에는 국가기관 등에 재취업이 제한되는 기간의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선일(재판장) 이화연 고철만

각주1) 제24조(성희롱 금지) 성희롱은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고 직장 분위기를 저해하므로 임직원은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각주2) 1. 입맞춤, 포옹,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는 행위 등의 육체적 행위

각주3) 2. 음란한 농담,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평가 등의 언어적 행위

각주4) 3. 외설적인 사진을 보여주거나 성과 관련된 특정 신체부위를 고의적으로 노출시키는 등의 행위

각주5) 4. 기타 사회통념상 성적 굴욕감을 유발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언어나 행동

각주6) 제55조(징계 사유) 원장은 직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경우에는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하고, 그 의결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여야 한다.

각주7) 1. 이 규정이 정하고 있는 직원의 의무를 위반하였을 경우

각주8) 2.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심사평가원에 손해를 끼쳤을 경우

각주9) 제75조(징계양정기준) ① 징계위원회는 별표 3의 징계양정기준, 별표 4의 금품 등 수수금지 위반 징계양정기준 및 별표 4의2 음주운전 징계기준에 따라 징계의결하여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