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1995. 9. 20. 국민연금공단 6급 직원으로 입사하여 2011. 1. 1. 피고의 5급 직원으로 전환임용이 된 후 2018. 7. 12. 3급으로 승진하여 2019. 1. 1.부터 피고 B 팀장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피고는 2019. 11. 7. 원고의 부하 직원(피고 B 과장, 이하 ‘피해자’라 한다)으로부터 원고와 관련한 성희롱 고충 신고를 받았다.
피고의 성희롱 고충심의위원회는 2019. 11. 19. 원고가 피해자에게 한 행위를 성희롱으로 판단하면서 원고에 대한 중징계를 권고하였다.
피고는 2019. 12. 10. 징계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고, 징계위원회는 2019. 12. 17. 아래와 같은 각 징계사유를 근거로 원고에 대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의결하였으며, 피고는 2019. 12. 23. 원고에게 그 결과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라 하고, 아래 각 징계사유에 제시된 원고의 행위를 ‘이 사건 제○ 행위’라 하며, 원고의 각 행위를 통칭하여 ‘이 사건 각 행위’라 한다).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규칙 제37조 제1항 [별표 2]는 아래 표와 같이 성폭력등에 관한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2, 3, 5, 11,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제6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원고가 이 사건 제6 행위를 제외한 나머지 각 행위를 한 것은 사실이나, 위 각 행위는 피해자에 대한 호감을 표시한 것일 뿐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는 원고의 행위에 비추어 지나치게 과중한 징계를 선택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판단
원고가 이 사건 제6 행위를 하였는지 여부
을 제4, 7호증의 각 기재에 따르면 ① 피해자는 피고 고충상담원과의 문답 과정에서 “원고가 2019. 10. 10. 출장 당시 휴게소에서 팀 주임이 화장실에 간 잠깐 사이에 나에게 편지를 책상 위에 두었다가 회수한 적이 있다고 말해서 하지 말라고 화를 냈다”고 진술한 사실, ② 원고 또한 피고 고충상담원과의 문답 과정에서 “휴게소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팀 주임이 화장실에 갔을 때 ‘탁상달력에 (편지를) 넣어 놓은 적이 있는데 그것도 안봤죠?’라고 한 적이 있고, 피해자가 ‘그것도 넣어 놨어요?’라고 해서 안 봐서 회수해갔다고 했다”고 진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원고가 이 사건 제6 행위를 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제6 행위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각 행위가 징계사유인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 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 제6, 8, 9, 10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그로부터 추론할 수 있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행위는 징계사유인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각 행위가 발생한 당시 피고 B은 팀장(원고), 과장(피해자), 주임급 직원 총 3명의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원고는 피해자의 직근 상사로서 피해자를 관리・감독하는 지위에 있었다. 원고와 피해자는 모두 배우자가 있는 사람들이다.
원고는 2019. 7. 15. 피해자에게 “(카카오톡 프로필에) 사진을 올려줄 수 있느냐? 멈출 수가 없네요.”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이 사건 제1 행위). 이 사건 제1 행위는 피해자의 얼굴 등 신체가 나타난 사진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업로드하여 원고가 피해자를 볼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로, 여성의 신체적 특정과 관련된 언행에 해당한다. 원고와 피해자는 단순한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였고, 원고가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언행을 할 정도로 친분이 형성되었다고 볼 자료를 찾을 수 없다. 오히려 피해자는 원고가 2019. 4.경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피해자에게 바다를 보러 가자고 제안한 이후로 원고에게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원고가 보낸 위 카카오톡 메시지로 인하여 성적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꼈고, 그 다음날 원고에게 그러한 메시지를 받는 것은 불쾌하고 서로 불편하니 앞으로는 보내지 말라고 명시적인 거절의사를 표시하였으며, 원고의 카카오톡 메시지 수신도 차단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제1 행위는 징계사유인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사적인 연락을 거절하였음에도, 피해자에게 연애감정을 고백하는 편지를 보내는 등 피해자에게 일방적인 연락을 반복하였다(이 사건 제2 내지 7 행위). 원고는 위와 같은 행위에 성적 언동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하나, ① 원고와 피해자가 모두 기혼자이고, 원고가 피해자의 직장 상사라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연애감정 표시는 그 자체로 성적인 함의를 불러일으키거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점, ② 원고는 이미 이 사건 제1 행위를 통해 성적 언동을 하였고, 이 사건 제2 내지 7 행위는 이 사건 제1 행위와 동일한 선상에 있는 행위로 보아야 하는 점, ③ 원고가 피해자에게 보낸 편지에는 피해자와 애인 사이가 되고 싶다는 내용과 함께 ‘그대가 쳐다보는게(사실 훔쳐본다고 본거였지만..) 짜증나고 싫다해서, 보지 않으려 스스로를 막았는데’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이는 피해자의 신체를 대상으로 한 시각적인 표현으로서 성적 언동이라고 봄이 타당한 점, ④ 피해자는 원고의 반복되는 사적 연락과 연애감정 표시에 성적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고, 계속하여 원고에게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였으며, 결국 피고에게 성희롱 고충 신고를 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제2 내지 7 행위 또한 징계사유인 성희롱에 해당한다.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두4655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사실 및 그로부터 추론할 수 있는 사정들, 즉 ①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규칙 제37조 제1항 [별표 2] 제3항 ‘성폭력등 징계양정기준’은 ‘비위의 도가 중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도가 경하고 중과실인 성희롱의 경우’ 감봉에서 정직까지의 징계를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② 피해자가 원고에게 명시적으로 사적 연락을 거절하였음에도 원고가 장기간에 걸쳐 부하 직원인 피해자에게 반복하여 이 사건 각 행위를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행위는 ‘비위의 도가 중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도가 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한 점, ③ 원고는 징계 과정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주로 호소하는 등 진지한 반성 태도를 보이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교식(재판장) 공민아 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