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21. 3. 4. 선고 2020가합540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95. 9. 20. 국민연금공단 6급 직원으로 입사하여 2011. 1. 1. 피고의 5급 직원으로 전환임용이 된 후 2018. 7. 12. 3급으로 승진하여 2019. 1. 1.부터 피고 B 팀장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피고는 2019. 11. 7. 원고의 부하 직원(피고 B 과장, 이하 ‘피해자’라 한다)으로부터 원고와 관련한 성희롱 고충 신고를 받았다.

다.

피고의 성희롱 고충심의위원회는 2019. 11. 19. 원고가 피해자에게 한 행위를 성희롱으로 판단하면서 원고에 대한 중징계를 권고하였다.

라.

피고는 2019. 12. 10. 징계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고, 징계위원회는 2019. 12. 17. 아래와 같은 각 징계사유를 근거로 원고에 대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의결하였으며, 피고는 2019. 12. 23. 원고에게 그 결과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라 하고, 아래 각 징계사유에 제시된 원고의 행위를 ‘이 사건 제○ 행위’라 하며, 원고의 각 행위를 통칭하여 ‘이 사건 각 행위’라 한다).

마.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규칙 제37조 제1항 [별표 2]는 아래 표와 같이 성폭력등에 관한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2, 3, 5, 11,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원고는 이 사건 제6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나.

원고가 이 사건 제6 행위를 제외한 나머지 각 행위를 한 것은 사실이나, 위 각 행위는 피해자에 대한 호감을 표시한 것일 뿐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

피고는 원고의 행위에 비추어 지나치게 과중한 징계를 선택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3.

판단

가.

원고가 이 사건 제6 행위를 하였는지 여부

을 제4, 7호증의 각 기재에 따르면 ① 피해자는 피고 고충상담원과의 문답 과정에서 “원고가 2019. 10. 10. 출장 당시 휴게소에서 팀 주임이 화장실에 간 잠깐 사이에 나에게 편지를 책상 위에 두었다가 회수한 적이 있다고 말해서 하지 말라고 화를 냈다”고 진술한 사실, ② 원고 또한 피고 고충상담원과의 문답 과정에서 “휴게소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팀 주임이 화장실에 갔을 때 ‘탁상달력에 (편지를) 넣어 놓은 적이 있는데 그것도 안봤죠?’라고 한 적이 있고, 피해자가 ‘그것도 넣어 놨어요?’라고 해서 안 봐서 회수해갔다고 했다”고 진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원고가 이 사건 제6 행위를 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제6 행위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 각 행위가 징계사유인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 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 제6, 8, 9, 10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그로부터 추론할 수 있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행위는 징계사유인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

이 사건 각 행위가 발생한 당시 피고 B은 팀장(원고), 과장(피해자), 주임급 직원 총 3명의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원고는 피해자의 직근 상사로서 피해자를 관리・감독하는 지위에 있었다. 원고와 피해자는 모두 배우자가 있는 사람들이다.

나)

원고는 2019. 7. 15. 피해자에게 “(카카오톡 프로필에) 사진을 올려줄 수 있느냐? 멈출 수가 없네요.”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이 사건 제1 행위). 이 사건 제1 행위는 피해자의 얼굴 등 신체가 나타난 사진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업로드하여 원고가 피해자를 볼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로, 여성의 신체적 특정과 관련된 언행에 해당한다. 원고와 피해자는 단순한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였고, 원고가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언행을 할 정도로 친분이 형성되었다고 볼 자료를 찾을 수 없다. 오히려 피해자는 원고가 2019. 4.경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피해자에게 바다를 보러 가자고 제안한 이후로 원고에게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원고가 보낸 위 카카오톡 메시지로 인하여 성적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꼈고, 그 다음날 원고에게 그러한 메시지를 받는 것은 불쾌하고 서로 불편하니 앞으로는 보내지 말라고 명시적인 거절의사를 표시하였으며, 원고의 카카오톡 메시지 수신도 차단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제1 행위는 징계사유인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원고는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사적인 연락을 거절하였음에도, 피해자에게 연애감정을 고백하는 편지를 보내는 등 피해자에게 일방적인 연락을 반복하였다(이 사건 제2 내지 7 행위). 원고는 위와 같은 행위에 성적 언동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하나, ① 원고와 피해자가 모두 기혼자이고, 원고가 피해자의 직장 상사라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연애감정 표시는 그 자체로 성적인 함의를 불러일으키거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점, ② 원고는 이미 이 사건 제1 행위를 통해 성적 언동을 하였고, 이 사건 제2 내지 7 행위는 이 사건 제1 행위와 동일한 선상에 있는 행위로 보아야 하는 점, ③ 원고가 피해자에게 보낸 편지에는 피해자와 애인 사이가 되고 싶다는 내용과 함께 ‘그대가 쳐다보는게(사실 훔쳐본다고 본거였지만..) 짜증나고 싫다해서, 보지 않으려 스스로를 막았는데’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이는 피해자의 신체를 대상으로 한 시각적인 표현으로서 성적 언동이라고 봄이 타당한 점, ④ 피해자는 원고의 반복되는 사적 연락과 연애감정 표시에 성적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고, 계속하여 원고에게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였으며, 결국 피고에게 성희롱 고충 신고를 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제2 내지 7 행위 또한 징계사유인 성희롱에 해당한다.

다.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두4655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사실 및 그로부터 추론할 수 있는 사정들, 즉 ①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규칙 제37조 제1항 [별표 2] 제3항 ‘성폭력등 징계양정기준’은 ‘비위의 도가 중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도가 경하고 중과실인 성희롱의 경우’ 감봉에서 정직까지의 징계를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② 피해자가 원고에게 명시적으로 사적 연락을 거절하였음에도 원고가 장기간에 걸쳐 부하 직원인 피해자에게 반복하여 이 사건 각 행위를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행위는 ‘비위의 도가 중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도가 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한 점, ③ 원고는 징계 과정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주로 호소하는 등 진지한 반성 태도를 보이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교식(재판장) 공민아 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