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건강보험사업 등을 수행하여 국민보건 및 사회보장을 증진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6조에 의한 기획재정부장관 고시에 따라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어 있다.
원고는 2017. 12. 18.경 피고에 임용(6급)되었고, 2020. 12. 31. 5급(대리)으로 승진하였으며, 2020. 1. 13.경부터 피고 본부 자격부과실에서 근무(2022. 9. 13.부터 2023. 7. 14.까지 육아휴직)하였다.
피고는 2023. 3. 8. 원고와 같이 피고 본부 자격부과실에서 주임(6급)으로 근무하는 피해자 ㉮로부터 원고와 관련한 성희롱 고충처리 신고를 접수하였고, 2023. 3. 17.경 역시 자격부과실에서 주임(6급)으로 근무하는 피해자 ㉯로부터도 원고와 관련한 성희롱고충처리 신고를 접수하였다. 피고의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이하 ‘이 사건 고충심의위원회’라 한다)는 2023. 6. 1. 원고의 행위가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에 대한 중징계 및 피해자들과의 분리배치, 원고에 대한 재발방지 교육 이수 권고를 심의·의결을 하였다.
피고의 중앙(초심)징계위원회는 2023. 7. 4.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성희롱‧성폭력행위를 함으로써(이하 ‘이 사건 비위행위’라고 한다) 인사규정 제38조(직원의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고 한다)로 원고에 대하여 해임을 의결하였고, 이에 따라 2023. 7. 14. 피고에 대한 해임처분(이하 ‘이 사건 해임처분’이라 한다)이 이루어졌다.
원고는 2023. 7. 25. 이 사건 해임처분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였고, 피고의 중앙(재심)징계위원회는 2023. 8. 22. 원고의 재심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규칙은 별지 관련 규정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1, 2, 5, 9,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절차상 하자에 관한 주장
원고는 인권센터 문답 과정에서 제3 징계사유 중 ‘뽀뽀를 하거나 키스를 시도하는 행위’(이하 ‘이 사건 신체접촉’이라 한다)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없었고, 이 사건 성희롱 고충심의위원회에서도 이 사건 신체접촉에 대한 심의나 의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피고는 이 사건 신체접족이 기재된 이 사건 징계의결요구서를 원고에게 교부하지 않았다. 원고는 징계 과정에서 이 부분에 대한 소명의 기회나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가 박탈되었으므로, 제3 징계사유 중 이 사건 신체접촉에 관한 징계사유는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
실체상 하자에 관한 주장
제1 징계사유
‘너를 갖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은 원고와 피해자 ㉯가 친분관계를 바탕으로 스스럼없이 서로 대화를 나누며 원만히 지내오던 중에 나오게 된 언사에 불과하다. 원고의 위 발언은 성적 욕망을 충족할 목적에서 남녀관계를 전제로 피해자 ㉯에게 이성적 호감을 진지하게 표현하였다거나 위 피해자를 성적 대상화하는 수준에 이르지 않았으므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제3 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가 피해자 ㉮에 대하여 어깨동무를 하거나 포옹, 머리를 쓰다듬은 사실은 인정하나, 이 사건 신체접촉은 없었다.
징계양정에 관한 주장
원고가 피해자들에게 불쾌감, 수치심을 느끼게 한 점에 대해서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고, 성적 발언이 일회성에 불과하며, 원고 역시 피해자들과 같이 사원의 지위에 있어 직, 간접적으로 업무상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다. 원고는 피고에 입사한 이래 성실하게 근무하여 왔고, 성희롱 등 어떠한 징계처분도 받은 바 없으며, 가족들에 대한 부양책임을 부담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임처분은 지나치게 무겁다.
판단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또한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으로서 업무수행의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고,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5두13414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절차상 하자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7호증, 을 제11, 12, 14,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면, 제3 징계사유에 관한 절차상 하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성희롱, 성폭력 예방 및 처리지침 제21조는 ‘심의위원회 위원장은 심의ㆍ의결 결과를 별지 제8호 서식의 성희롱ㆍ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 심의ㆍ의결 결과 통보서를 이용하여 신고인 및 피신고인에게 지체 없이 통보(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통보를 포함한다)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위 지침 제22조 제1항은 ‘이사장은 심의위원회의 심의ㆍ의결 결과에 따라 관련 부서의 장에게 가해자에 대한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요구하여야 한다. 이 경우 징계 등의 조치를 하기 전에 피해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성희롱ㆍ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의 심의ㆍ의결 결과는 징계처분의 근거자료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심의ㆍ의결 결과를 피신고인에게 통보할 때 고충심의위원회에서 성희롱ㆍ성폭력 행위에 해당된다고 판단한 비위행위를 모두 기재함으로써 향후 예정된 징계절차에서 다루게 될 징계사유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함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이 사건 고충심의위원회는 원고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심의, 의결 결과를 원고에게 통보하면서, 고충신고 주요내역, 당사자 진술 내용 중 신고인의 진술 란에 제1, 2, 3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비위행위 중 이 사건 신체접촉에 관한 사항을 기재하지 않았다. 이처럼 이 사건 고충심의위원회가 이 사건 신체접촉에 대한 기재를 누락하였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피고의 내부문건인 이 사건 고충심의위원회 심의ㆍ의결 결과 보고(요약)에는 이 사건 신체접촉도 포함되어 있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해자 ㉮는 성희롱 고충신고 당시부터 이 사건 신체접촉을 포함하여 피해사실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었으며, 이 사건 고충심의위원회의 피해자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 신체접촉에 관한 질의도 이루어졌다. 비록 원고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는 이 사건 신체접촉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고충심의위원회의 심의ㆍ의결 대상에서 제외되었다고 평가할 수 없다.
이 사건 고충심의위원회가 이 사건 신체접촉에 대한 기재를 의도적으로 누락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이 없고, 이 사건 해임처분은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규칙 제79조에 따라 별도로 구성된 징계위원회의 심의ㆍ의결에 의하여 이루어지므로, 설령, 고충심사위원회의 심의ㆍ의결 절차에 다소 미흡한 점이 발견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임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피고의 이사장 직무대리는 2023. 6. 27. 원고에 대하여 중앙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하였고, 2023. 6. 28. 징계의결요구서와 출석통지서 파일을 첨부하여 원고에게 이메일로 징계위원회 출석을 통지하였다. 위 징계의결요구서에는 제1, 2, 3 징계사유가 모두 기재되어 있었다. 원고는 같은 날 징계업무 담당자에게 자필로 서명ㆍ날 인한 출석통지서 수령증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중앙(초심)징계위원회에 출석하기 이전 이미 이 사건 신체접촉에 대한 비위행위도 징계대상에 포함되어 있었음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원고는 중앙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모든 신고내용에 대해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나, 이 사건 고충심의위원회에서 인정된 모든 비위행위에 대해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진술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해임처분에 불복하고 이 사건 신체접촉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중앙징계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중앙(재심)징계위원회는 원고의 재심청구를 기각하였다. 원고가 중앙(초심)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이 사건 신체접촉에 대한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고 모든 비위행위를 인정한다고 진술하였을 가능성이 있기는 하나, 위 4)항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신체접촉은 징계대상에 포함되어 있었고, 원고도 그 사실을 인지하고 충분히 소명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었을 뿐 아니라, 재심을 청구할 때 주요한 재심사유로 주장하였으므로, 원고에게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가 박탈된 것으로 볼 수 없다.
실체상 하자에 관한 판단
제1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 제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면, 제1 징계사유에 기재된 원고의 비위행위는 단지 친근감의 표현이 아니라 피해자 ㉯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해자 ㉯는 만 23세로 피고 소속 부산지부에서 근무하다가 2022. 1. 17.경 피고 본부 자격부과실로 발령받았고, 원고는 피해자 ㉯의 전입 당시 자격부과실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직원으로 기혼자였으며, 육아휴직이 예정되어 있었다. 원고가 육아휴직을 하기 전까지 피해자 ㉯와 약 7개월간 함께 근무하였다.
원고와 피고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을 보면, 원고는 피고에게 ‘너가더예뻐^^, 나는 너보고싶다고, 너보러가지, 좋아하는 사람 취급한다’라고 직접적으로 호감을 표현하였다. 원고는 제1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비위행위를 한 날인 2022. 8. 27.
23:57경 ‘그냥 너가 좋은데 그게 여자로 좋은거라 참..’이라고 메시지를 보냈고, 다음날 00:05경 피해자 ㉯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를 시도하였으나, 피해자 ㉯가 전화를 받지 않자 위 메시지를 삭제하였다(다만, 피해자 ㉯는 상대방이 삭제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복원하여 볼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그 내용을 확인하고, 인권센터에 제출하였다).
원고는 이 부분 비위행위 이후인 2022. 9. 5.경 피해자 ㉯에게 구두로 ‘너가 좋다’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피해자 ㉯가 원고의 고백을 완곡하게 거절하자, 사내 메신저를 이용하여 ‘너가 좋아서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왜 그러나 모르겠다. 뭔가 이성으로 좋아지려고 그래서 내가 말을 속 시원히 못했다. 휴직 들어가면 알아서 잘 정리하겠다’라는 취지로 보냈다. 또한 원고는 카카오톡으로, 2022. 9. 7.경 ‘이따 내가 데리러갈거야. 아 근데 벌써부터 피해자 ㉯ 보고싶은데 우짬’, ‘보고싶다고도 못하냐’, ‘와, 보고싶으니까’, 2022. 10. 3.경 ‘너만 보고싶은데’, ‘보고싶다는게 뭐가 문제여’, ‘좋은걸 어쩌냐’, 2022. 12. 26.경 ‘너도 안보는데 굳이 또 뭘 만나겠어’, ‘여전히 좋긴한데 그게 뭐선넘는 그런거 아니야’, 2023. 2. 2.경 ‘근데 또 나는 너도 보고싶은데’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처럼 원고의 주장과는 달리 친근감의 표시라거나 돈독한 친분관계를 바탕에 둔 표현이 아니라, 이 부분 비위행위를 전후하여 이성적인 호감을 표현한 것으로 봄이 합리적이다.
피해자 ㉯는 ‘피고 소속 부산지사에서 근무할 때 함께 일한 대리가 원고와 동기였고, 원고 덕분에 근무를 희망하던 본부로 전입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자격부과실에 적응하지 못하였는데, 원고가 잘 챙겨주었다. 남자친구와 이별한 이후부터 원고가 호감을 표현했는데, 그때는 나이 차이도 많이 나서 별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하지만 원고의 이 부분 비위행위 이후 피해자 ㉯는 원고의 호감 표현에 대하여 ‘헛소리한다, 정신차려, 그런말 하지마, 동료로 말하는거 아니자나, 평소처럼 안들리구 다르게 들린다구, 그런말 하지말라구, 그런말하지마’라고 다소 직접적으로 거절하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이와 같은 피해자 ㉯의 반응은 원고가 보낸 메시지나 발언이 친분관계가 아니라 이성관계가 전제된 표현으로 인식하였고, 원고 역시 이성관계를 염두하였을 것으로 추단된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육아휴직 기념으로 어떤 선물을 받고 싶은지 물었을 때, 원고가 ‘너요’라고 답한 행위는, 바꿔 말하면 ‘너를 선물로 갖고 싶다’는 발언으로 이해할 수 있고, 이러한 발언에는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에 대한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이 비분 비위행위는 객관적으로 피해자 ㉯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피해자 ㉯도 이 부분 비위행위를 겪고 ‘불편하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충분히 인정된다.
제3 징계사유 중 이 사건 신체접촉이 있었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들, 을 제5, 6,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해자 ㉮가 2023. 3. 8. 피고 직장 내 성희롱 고충처리 신고서에 기재한 신고내용에는 원고가 저녁 회식 이후 둘이서 귀가하는 길에 어깨동무를 한 사실, 포옹을 한 사실, 번쩍 안아들었다 내려놓았다는 반복적으로 한 사실 등과 함께 원고가 이마에 뽀뽀를 반복적으로 하였고 그 후에 입에 뽀뽀를 한 사실, 원고가 키스를 하기에 급하게 얼굴을 돌린 사실이 피해사실로 포함되었다.
피해자 ㉮는 2023. 3. 22. 인권센터에서 위 고충상담에 관한 조사를 받았는데, 이 사건 신체접촉이 발생하기 이전까지의 상황에 대하여 상세하게 진술하였고, 이 사건 신체접촉의 구체적인 경위, 진행 과정, 그 이후의 대응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피해자 ㉮는 사건 당일 소주 2병을 마셨지만 3차 때는 거의 안 마셔서 사건 당일 상황에 대하여 비교적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반면, 같은 날 인권센터에서 조사를 받은 원고는 ’평소 주량인 소주 2병보다 더 마셔서 술이 좀 많이 취한 상태였다‘라고 진술하여 기억이 명확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있을뿐더러, 피해자 ㉮와 귀가하는 길에 발생한 상황에 대하여 ’기운 내라는 식으로 어깨동무를 하였고, 포옹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 외에는 사건 당일의 상황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원고는 2023. 2. 24.경부터 그 다음날에 걸쳐 피해자 ㉮에게 카카오톡으로 ’할 이야기가 있다. 미안한 게 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고, 없던 일로 하자는 피해자 ㉮의 답변에도 ’위로해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술을 많이 마셔서 과하게 행동하였다. 정말 미안하다‘는 취지로 메시지를 보냈다. 이처럼 원고가 지속적으로 피해자 ㉮에게 연락하여 사과한 행위는 위로 차원에서 용인될 여지가 있는 정도를 초과하여 이 사건 신체접촉의 존재까지 추단하게 한다.
피해자 ㉮는 계속하여 원고를 피하던 중 피해자 ㉯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서 둘 다 원고의 행동 때문에 원고를 불편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공유하게 되었다. 피해자 ㉮는 원고를 신고한 이유에 대하여, ’피해자 ㉯와 대화 이후 원고의 행동이 실수가 아니었고, 다른 피해자가 나오면 안 된다는 생각에 성희롱 고충처리를 신고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자 ㉮의 신고 경위에도 자연스럽고, 특별히 의문을 품을 만한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징계 양정의 적정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로부터 추론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피고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자격부과실의 5급 직원으로, 해당 부서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사람이고, 피해자 ㉮, ㉯는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다가 피고 본부로 전입하여 근무하게 된 사회초년생인 사람들이다. 비록 원고와 피해자들의 직급 차이가 한 단계에 불과하기는 하나, 해당 부서에서의 근무기간, 인맥, 연령 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할 때, 원고가 피해자들보다 우월한 지위에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원고는 처음에 피해자들을 친절하게 대우하면서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친근감의 표시로 포장된 성희롱을 저지름으로써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원고의 성적 언동에 대하여 불쾌감을 표시하기 어렵게 하였다.
피해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원고는 이 사건 각 비위행위 외에 다른 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에 해당할 여지가 있는 신체접촉(팔뚝이나 배를 만진다)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각 비위행위는 지속적,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측면이 크고, 일회성에 그쳤다거나 우발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해자들은 원고와 같이 근무하고 싶지 않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해자 ㉯는 본부 근무를 포기하고 다시 부산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처럼 원고의 이 사건 각 비위행위로 인하여 직장 내의 근무 기강이나 근무 분위기가 현저하게 저해되었다고 볼 수 있다.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규칙 제81조 제1항 및 [별표10]의 징계양정기준표에 따르면, 성희롱의 경우, ㉠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파면’, ㉡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파면-해임’, ㉢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는 ‘강등-감봉’, ㉣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는 ‘정직-견책’의 징계처분을 하도록 정하고 있다. 원고의 이 사건 각 비위행위는 ‘비위의 정도가 무겁고 중과실이 있는 경우’ 또는 ‘비위의 정도가 가볍고 고의가 있는 경우’로 보기에 충분하다.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임처분은 위 징계양정 기준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피해자 ㉯는 원고의 성희롱 고충상담을 신고하면서 요구사항으로 인사조치를 원한다는 취지로 기재한 사실은 있다. 그러나 피해자 ㉯가 위와 같이 발언한 전체의 취지를 고려하면, 원고가 사내 부부로 원고의 배우자 역시 피고 소속 직원이어서 피해사실을 신고하게 되면 혹시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생길까 두려웠고, 원고의 보복이 있을지도 몰라 신고하기 두려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요구사항으로 인사조치를 체크한 취지도 원고가 아닌 피해자 ㉯ 본인에 대한 전보조치를 희망하는 의미인바, 피해자 ㉯는 원고와 더는 마주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표시하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피해자 ㉯가 원고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거나 원고의 성희롱 행위를 용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가 종전에 성희롱 행위를 저지른 다른 직원을 대상으로 한 징계사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해임처분이 이례적으로 무거운 처분이라거나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수웅(재판장) 이지수 황정현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