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 사이의 관계
피고는 1985. 12. 10. E와 혼인하였다가 1996. 9. 4. 이혼하고 1998. 2. 11. F(이하 '망인'이라고 한다)과 혼인하였으며, 원고는 망인이 전 남편인 G과 사이에 낳은 아들이다.
원고의 피고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의 발생 및 확정
피고는 2008. 3. 12. 03:20경 춘천시 H 소재 I(망인의 동생)의 집에서 망인이 피고에게 모욕적인 말을 하였다는 이유로 망인과 다투던 중 격분하여 주먹으로 망인의 얼굴을 수회 때리고 바닥에 넘어뜨린 후 목을 졸라 살해하였다(이하 '이 사건 범죄'라고 한다). 피고는 위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2008. 6. 27. 살인죄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고, 위 형이 확정되어 복역하였다.
원고는 인천지방법원 2011가합3424호로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범죄로 인하여 망인과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가 입은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3. 10. 4.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187,252,046원 및 이에 대하여 2008. 3. 12.부터 2013. 10. 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피고가 이에 항소하였으나 기각되었고(서울고등법원 2014. 5. 23. 선고 2013나69264 판결), 피고가 상고하였으나 이 역시 기각되어(대법원 2014. 9. 17. 선고 2014다40091 판결)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차임 상당 부당이득반환채권의 발생 및 확정
피고는 인천지방법원 2009가합8853호로 원고에 대하여, 피고가 망인에게 명의신탁해 두었던 피고 소유의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면서 원고가 피고 소유의 위 토지와 건물 등을 점유·사용함에 따라 발생한 차임 상당 부당이득의 반환을 함께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은 위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기각하였으나 피고가 이에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위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분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뒤집고 '원고는 피고에게 2009. 8. 15.부터 이 사건 판결 확정일까지 월 9,85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차임 상당 부당이득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서울고등법원 2011. 9. 16. 선고 2010나4273 판결), 이후 원고가 상고하였으나 위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분에 관한 상고가 기각되어(대법원 2013. 1. 24. 선고 2011다99498 판결) 결국 위 판결 중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분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는 인천지방법원 2013가합15513호로 원고 등을 상대로 부동산명도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4. 12. 19. '원고는 피고에게, 별지 목록 제1 내지 4항 기재 부동산을 명도하고, 별지 목록 제1항 기재 부동산에 대하여 2009. 8. 15.부터 2010. 8. 14.까지는 매월 875,000원의, 2010. 8. 15.부터 2011. 8. 14.까지는 매월 918,000원의, 2011. 8. 15.부터 2012. 8. 14.까지는 매월 984,000원의, 2012. 8. 15.부터 2013. 8. 14.까지는 매월 1,162,000원의, 2013. 8. 15.부터 명도완료일까지는 매월 1,167,000원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각 지급하며, 별지 목록 제2, 3, 4항 기재 각 부동산에 대하여 2013. 1. 25.부터 명도완료일까지 매월 11,400,000원의 비율에 의한 돈을 각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5나2517호)은 2015. 10. 8. 항소기각판결을 선고하였고, 재차 원고가 상고하였으나 상고심(대법원 2015다66304호)은 2016. 2. 18. 상고를 기각하여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원고는 위 나.항과 같이 확정된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에 기하여 인천지방법원 J로 부동산 강제경매를 신청하였다.
피고는 원고에 대한 위 다. 2)항의 인천지방법원 2013가합15513호 사건의 가집행 선고부 판결에 기하여, 춘천지방법원에 '위 부동산 강제경매사건의 매각대금 중 원고가 대한민국으로부터 배당받아 수령할 272,105,438원의 청구채권 및 위 부동산 강제경매 사건으로 인하여 원고가 대한민국부터 지급 또는 상환 받을 집행비용, 공탁금 등 일체의 금원'에 대한 2015타채10318호로 압류·추심명령을 신청하였고, 위 법원은 2015. 9. 14. 이를 받아들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하 위 채권압류명령을 '이 사건 채권압류명령', 추심명령을 '이 사건 추심명령'이라 하고 이를 통틀어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라 한다)을 발령하였다.
이에 원고가 항고하였고, 항고심(춘천지방법원 2015라186호)은 2016. 5. 4. 원심결정을 취소하고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피고가 재항고하였는데, 재항고심(대법원 2016마5365호)은 2016. 8. 19. 위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파기환송결정'이라 한다)을 하였고, 환송심(춘천지방법원 2016라5041호)은 2016. 9. 12. 항고기각 결정을 하였다.
배당절차
춘천지방법원 C로 인천지방법원 2016금 제7764호의 공탁금 349,292,860원, 이자 77,867원, 집행비용을 제외한 실제 배당할 금액 346,359,885원을 목적물로 하는 배당절차가 진행되었는데, 위 법원은 2016. 11. 22.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에 따른 추심권자인 피고에게 325,188,538원을 배당하는 내용의 배당표를 작성하였다.
춘천지방법원 D로 인천지방법원 2016금 제7763호의 공탁금 6,515,074원, 이자 1,470원, 집행비용을 제외한 실제 배당할 금액 6,509,316원을 목적물로 하는 배당절차가 진행되었는데, 위 법원은 2016. 11. 22.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에 따른 추심권자인 피고에게 6,509,316원을 배당하는 내용의 배당표를 작성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파기환송결정은 이 사건 추심명령의 성질 및 효력에 관한 것이고 그 선행 단계인 이 사건 채권압류명령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 사건 채권압류명령의 피압류채권은 피고의 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근거한 부동산 강제경매의 배당금 채권으로서 그 본질은 피고의 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라고 보아야 하고, 민법 제496조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위 피압류채권은 성질상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채권압류명령은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이므로, 이에 기초한 이 사건 추심명령 역시 무효이다.
또한,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에 따른 배당을 허용하게 되면 이는 권리남용 내지 반사회질서 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에 따른 피고에 대한 배당은 위법하다.
따라서 이 사건 배당표 중 피고에 대한 배당액을 삭제하고 이를 원고에게 배당하는 것으로 경정하여야 한다.
판단
이 사건 채권압류명령이 무효라는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채권압류명령이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은 적법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민법 제496조의 취지는, 고의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채권에 대하여 상계를 허용한다면 고의로 불법행위를 한 자까지도 상계권 행사로 현실적으로 손해배상을 지급할 필요가 없게 되어 보복적 불법행위를 유발하게 될 우려가 있고, 또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가 가해자의 상계권 행사로 인하여 현실의 변제를 받을 수 없는 결과가 됨은 사회적 정의 관념에 맞지 아니하므로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의 발생을 방지함과 아울러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에게 현실의 변제를 받게 하려는 데 있다(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1다52506 판결 등 참조). 고의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채권에 기하여 부동산 강제경매를 신청하고 그 강제경매에 따라 배당금 청구채권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배당금에 대하여 이 사건 채권압류명령을 발령하는 것이 위 상계금지를 규정한 민법 제496조의 취지에 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파기환송결정은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의 효력에 대하여,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재항고인(피고)은 집행법원의 수권에 기하여 일종의 추심기관으로서 채무자를 대신하여 추심의 목적에 맞도록 채권을 행사하는 것이어서 그러한 추심명령을 구하는 것 자체가 민법 제496조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재항고인이 추심에 의해 사실상 자신의 채권에 관해 만족을 얻게 되는 결과가 되더라도 이는 추심명령의 성질 및 효력에 의한 것일 뿐 상계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는데, 이는 이 사건 추심명령뿐만 아니라 이 사건 채권압류명령도 유효함을 전제로 한 것이다.
구 근로기준법(1997. 3. 13. 법률 제53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6조 제1항 본문에 규정된 임금의 전액지급의 원칙에 비추어 사용자가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다른 채권으로 상계할 수 없지만, 그 경우에도 임금채권에 관한 압류가 가능한 점(대법원 1994. 3. 16. 자 93마1822,1823 결정 등 참조)에 비추어 보면, 상계가 금지된다고 하여 곧바로 압류까지도 금지된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에 따른 배당이 권리남용 내지 반사회질서 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①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의 집행채권의 내용이 실체적 권리관계에 배치되지 아니하고, 피고가 이중지급 등 불법한 이득을 목적으로 한 것도 아닌 점, ② 피고가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에 기초하여 강제집행을 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고 상대방인 원고로 하여금 그 집행을 수인하도록 하는 것이 정의에 반함이 명백하여 사회생활상 용인할 수 없다고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집행법원의 수권에 기하여 일종의 추심기관으로서 채무자인 원고를 대신하여 추심의 목적에 맞도록 채권을 행사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 고의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를 금지하는 민법 제496조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피고가 추심에 의해 사실상 자신의 채권에 관해 만족을 얻게 되는 결과가 되더라도 이는 추심명령의 성질 및 효력에 의한 것일 뿐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에 기초한 강제집행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거나, 무효라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동국(재판장) 윤아영 이소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