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해자 J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무죄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무죄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업무방해죄에서의 보호대상인 업무는 반드시 적법한 것에 한정되지 아니하므로, G의 이사 지위, G가 참여하거나 소집한 이사회 결의의 적법 여부 등에 관하여 다툼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G로부터 사회복지법인 C복지재단(변경 후 명칭 'D복지재단', 이하 '이 사건 재단'이라 한다)의 시설장 또는 시설장 직무대리로 발령받은 피해자들의 업무를 위력으로 방해한 행위는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
피고인(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피해자 J에 대한 업무방해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업무방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G는 이 사건 재단의 대표이사 자격으로 2016. 3. 12. 위 재단의 임시이사회를 소집하였고, 위 이사회에서 E시설의 시설장인 피고인을 2016. 3. 15.자로 해임하는 결의가 이루어졌으며, 피고인은 G로부터 2016. 3. 15.자 해임통지서를 받았다. 이 사건 업무방해의 공소사실 중 피해자 J에 대한 부분은 피고인이 위 해임통지를 받은 후 불과 이틀 만에 발생한 것인데, 피고인은 그 전에 J이 시설장 직무대리로 발령받았다는 사실이나 그 절차, 근거 등에 대하여 통보받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G는 이 사건 재단 대표이사의 지위에서 2016. 3. 15. '법인인사발령'이라는 문서를 통하여 J을 2016. 3. 15.자로 E 시설장 직무대리로 발령하였는데, 위 문서에는 '법인산하시설 E시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인사를 명함'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인사발령의 근거나 절차, 2016. 3. 12. 임시이사회에서 G를 시설장으로 선임하기로 결의하고도 3일 뒤 다시 J을 직무대리로 발령하는 이유나 근거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기재가 없다. 또한 홍천군청 R과 담당자 Q의 수사기관 진술 등에 의하면 시설장 직무대리의 경우에도 시설장에 준하는 자격요건과 변경신고절차 등을 갖추어야 하나, J의 경우에는 2016. 3. 17. 당시 시설장 자격요건을 갖추었다는 점이 확인되거나 신고절차 등이 이행된 바 없었으며, 여전히 피고인이 시설장으로 신고되어 있었다.
J이 이 사건 이전 시설장 직무대리로서의 업무를 개시하여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는 보이지 않는다.
위와 같이 ① 이 부분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해임통지를 받은 지 불과 이틀 후에 있었던 일인데,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이 이 사건 당시 G의 이사 자격이나 그가 소집하거나 참여한 이사회의 효력에 다툼이 있어 피고인에 대한 해임결의의 효력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상황이었던 점, ②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J이 시설장 직무대리로 발령받았다는 점에 대하여 통보받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도 J은 적법한 시설장 직무대리 선임 및 신고절차 등을 거치지도 못한 상황이었던 점, ③ 위와 같은 상황 하에서, J이 일정기간 사실상 평온하게 시설장 직무대리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는 등, 시설장 직무대리 선임절차 등의 불비에도 불구하고 그가 보호가치 있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피고인이 그러한 업무 수행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J의 시설 출입을 막았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인에게 J의 시설장 직무대리로서의 업무를 방해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해자 I에 대한 업무방해에 관한 판단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라 함은 직업 또는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을 말하는 것으로서 타인의 위법한 행위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면 되고, 그 업무의 기초가 된 계약 또는 행정행위 등이 반드시 적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업무인지 여부는 그 사무가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져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고, 그 업무의 개시나 수행과정에 실체상 또는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가 반사회성을 띠는 데까지 이르지 아니한 이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6도382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설령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자신에 대한 해임결의의 효력 등에 대하여 다툴 만한 여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I이 상당한 기간 동안 이미 시설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피고인도 이를 인식하고 있었으며, I의 업무의 개시나 수행이 반사회성을 띠는 데까지 이르렀다고 보기도 어려운 이상, 피고인은 자신이 I의 시설장으로서의 업무를 방해한다는 인식 하에 위력으로 그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피고인의 수사기관 진술 및 당심 법정진술 등에 의하면, I은 2016. 4. 28.부터 시설장으로 근무하였는데, 그 무렵부터 이 사건 당일인 2016. 6. 21. 피고인이 I의 출근을 막기 전까지는 매일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원장실 등에서 시설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2016. 4. 28.경 I에게 원장실을 비워주었고, 그 이후부터는 고정적으로 출근하거나 시설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 다만 G의 대표이사 자격이나 자신에 대한 해고무효 등에 대하여 다투기 위한 다른 직원들과의 의논, 노조업무 등을 하기 위하여 시설 2층에 비정기적으로 출입하였다.
피고인은 가.의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2016. 3. 15.자로 해임되었는데,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재단을 상대로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2016. 5. 17. 각하 판정을 받았다. 또한 2016. 5. 20.에는 춘천지방법원에 위 이사회결의에 대한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이 사건 당시까지는 아직 위 사건에서의 판결이 선고되지 않았다(그 후 2017. 9. 13. 소 각하 판결이 선고되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설령 피고인에 대한 해임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J의 경우와 달리 I은 2016. 4. 28.부터 이 사건 당시까지 약 2달 가까이 사실상 시설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고, 피고인도 이를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피고인은 자신에 대한 해임처분에 대하여 다투는 것과 별개로, I에게 원장실을 비워주거나, 2016. 4. 28. 이후로는 매일 출근을 하지 않는 등으로, 자신이 아닌 I이 시설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상황을 사실상 어느 정도 용인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의 입장에서 이 사건 당시 G의 대표이사 자격이나 피고인에 대한 해임결의의 유효성에 관하여 다툴 여지가 있었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I의 시설장 업무 수행이 형법상 보호가치가 없다고 보아야 할 정도의 반사회성을 띠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결국 피고인이 인식한 사실에 기초하더라도 I의 업무는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인 업무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I의 업무수행 사실을 인식하고도 위력으로써 이를 방해한 이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
결론
그렇다면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 중 피해자 J에 대한 부분은 이유 없으나, 피해자 I에 대한 부분은 이유 있고, 당심에서 새로이 유죄로 인정되는 피해자 I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과 이를 제외한 원심판결의 나머지 유죄부분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해자 J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무죄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해자 J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무죄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원심판결 중 피해자 J에 대한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무죄 부분을 제외하고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