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18. 12. 21. 선고 2017노704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2015. 7. 13. 충주시 B 소재 건물 해체공사 중 피해자가 사다리에서 떨어져 발생한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와 피해자의 손가락 부상 및 후유장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으므로 피고인에게는 요양비, 휴업보상금, 장해보상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제3수지 근위지골 골절을 당한 것이 아니고, 따라서 피고인의 위 부상 부위에 대한 후유장해 역시 이 사건 사고와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피해자가 진단을 받았던 D병원의 2015. 7. 15.자 진단서에서는 제3수지 중 위지골의 요측측부인대 파열의 진단을 하였다가 같은 병원의 2015. 7. 30.자 진단서에서 비로소 제3수지 중위지골 골절 및 척측측부인대 부분파열 손상의 진단을 한 사실, 피해자가 사고 직후인 2015. 7. 14. - 2015. 7. 21. 다른 근무처에서 근무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해자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제3수지 중위지골 골절의 상해를 입었고, 해당 부위의 상해로 인하여 후유장해가 발생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부분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2015. 7. 13. 이 사건 사고 직후 피해자는 D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당시 진료기록에 의하면 피해자는 좌측 제3수지의 근위지관절 통증을 호소하였고, 담당 의사는 단순방사선(X-ray) 촬영 영상에 따라 좌측 제3수지의 요측측부인대에 손상이 온 것으로 판단하여 다친 손가락에 부목을 고정하여 주었다. 위와 같은 영상 및 진단에 따라 D병원의 담당의는 2015. 7. 15.자 진단서에 병명을 '좌측 제3수지 근위지관절 요측측부인대 파열 의증'으로 기재하였다.

②

피해자는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2015. 7. 30. D병원에 다시 방문하여 MRI 촬영을 하였다. 위 촬영에서 좌측 제3수지 중위지골 골절이 발견되어 D병원의 담당의는 2015. 7. 30.자 진단서에 병명을 '1, 제3수지 근위지골, 중위지골 골절, 2. 근위지관절 척측측부인대 불완전 파열'이라고 기재하였다.

③

이후 2015. 9. 8. 피해자는 E신경외과를 방문하여 위 부상 부위를 치료받았다. 위 병원의 담당의가 2015. 12. 10. 작성한 소견서에 의하면 소견서 작성 당시 피해자의 제3수지 중위지골 골절 및 관절 유착증으로 인하여 좌측 제3수지의 부종과 관절운동제한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④

위 각 병원에서의 진단 자료와 영상 자료를 바탕으로 한 산업재해보상보험 자문의 소견서를 근거로, 근로복지공단이사장은 2016. 6. 10. 피해자가 좌 제3수지의 기능장해 정도는 장해등급 기준에 미달하나 좌 제3수지 중위지골 관절면 견연성골절로 인해 단순 동통이 상존한다고 보아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47조 제1항 관련 '[별표6] 신체장해의 등급'상 '국부에 신경증상이 남은 사람'(제14급 제9호)에 해당되어 장해보상금을 '평균임금의 50일분'으로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회신을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지청장에게 송부하였다.

⑤

이 법원에서 이루어진 전문심리위원의 심리결과에 따르면, 2015. 7. 15.자 D병원의 진단서는 단순방사선과 진찰 소견을 분석하여 내린 초기 진단이고 같은 병원의 2015. 7. 30.자 진단서는 MRI를 판독하여 내린 최종 진단이기 때문에 후자가 전자보다 자세하고 최종적인 진단이고, 2015. 12. 10.자 E신경외과에서 작성한 소견서의 관절유착증은 위 부상 부위 손상 후 발생한 후유증에 대한 추가 진단인 것으로 보인다.

⑥

피고인은 위 각 진단 시점 사이에 별도의 충격이 부상 부위에 가해져서 진단명이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전문심리위원 심리결과에 따르면, D병원의 각 진단에 차이가 발생한 것은 양 시점에 별도 원인이 병상 부위에 작용한 것이 아니라 검사 방식의 차이(MRI가 더 정밀하고 자세함)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이고, E신경외과에서의 진료 당시 좌측 제3수지에 근위지관절 부종과 불용성 골감소증이 발생하여 관절운동에 제한을 겪은 것은 피해자가 부상 부위에 별도의 충격을 받아서 생긴 증상이 아니고 위 부상이 제대로 치료되지 못한 것을 원인으로 한 후유증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심의 증인신문 과정에서도 피해자는 부상 부위인 왼손 셋째 손가락을 제대로 굽히지 못하는 상태인 것이 확인되었다.

⑦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사고 다음 날부터 다른 근무처에서 근무한 것을 근거로 피해자가 이 사건 사고로 부상을 입은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위 전문심리위원 심리결과에 따르면 왼손 부상 부위에 부목을 댄 상태에서 오른손을 움직이는 정도의 노동은 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고, 실제로 피해자의 당심 법정진술에 의하면 피해자는 경제적 상황 때문에 치료에 전념하지 못하고 철도건설 현장에서 오른손으로 신호를 하는 일을 했다는 것이어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⑧

한편 변호인은 피해자가 치료를 소홀히 한 것이 피해자 부상 부위의 후유장해 발생에 약 50%가량 기여하였다는 전문심리위원의 심리결과를 근거로, 피고인이 문제된 장해에 대하여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고, 따라서 공소사실 기재 범죄행위에 대하여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사고 후에 피해자가 통증을 호소하였음에도 엄살을 피운다면서 병원비 지급 등 보상을 거절하였고 결국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피해자가 치료에 전념하지 못하여 위 후유장해가 발생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산업재해보상보험 자문의 소견서 등을 근거로 피해자의 장해 발생 사실 및 장해 등급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별다른 근거 없이 요양급여 등 지급을 거절하여 이 사건 기소가 이루어진 점 등을 종합하면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이다. 그런데 우리 형사소송법이 취하는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 하에서 존중되는 제1심의 양형에 관한 고유한 영역과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을 감안하면, 제1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함이 상당하다. 그와 같은 예외적인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제1심의 양형판단을 존중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당심에서 양형에 유리한 요소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변론과정에 현출되었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에 유리한 사정변경을 찾아볼 수 없다.

사고로부터 보름가량이 지난 후에야 MRI 촬영이 이루어져 피해자의 골절 사실이 발견되었고 피해자가 사고 발생 직후 다른 곳에서 근무하였던바 피고인이 피해자의 부상 여부를 의심한 경위에 일부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부상 부위를 치료받지 않은 것이 피해자의 후유장해 발생에 일부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이다.

그러나 피고인은 산업재해보상보험 자문의 소견서와 같은 전문의의 객관적 소견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일방적 주장으로 재해보상금 등의 지급을 거부하고 있는바 그 죄질이 좋지 아니한 점,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다수 있는 점, 피해자는 위 부상으로 인해 신체장해등급 제14급의 장해를 입게 되었고 현재에도 부상 부위인 왼손 셋째 손가락을 제대로 굽히지 못하는 점 등의 불리한 사정,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범행에 이른 경위 및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 등을 종합하여 고려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오에스더 정종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